산으로가는길

   
   
 
 

백두대간9구간

부항령-삼도봉-밀목재-화주봉-우두령

★일시:1999.6.22
★참가:38명(백호산악회)
★날씨:맑음
★산행코스

쑥병이마을(04:36) -부항령(04:36) -970봉(05:10) -1030봉(헬기장)(05:30) -1170봉(06:36) -이정표(갈림길)(08:00) -삼도봉(08:09) -사거리안부(08:42) -1123봉(09;05) -밀목재 -1175봉(11:28) -화주봉(12:07) -1162봉(헬기장)(13:21) -814봉(13:55) -우두령(14:03)
☆☆☆ 도상거리:17km,  총 소요시간:8시간 ☆☆☆

★GUIDE

04:10 웅성거리는 소리에 눈을 떠 보니 차량은 어느새 부항령을 가로지르는 터널입구에 도착해 있다. 졸리는 눈을 비비며 행장을 꾸린다.

04:30 부항령 서쪽 아래에 있는 쑥병이마을 방향의 터널입구에서 사면을 타기  시작한다. 터널공사가  8차산행 하산 때 보았을 때 보다 많이 진척된 상태다. 터널입구에서 우측으로 난 절개지를 올라서면 커다란 전기철탑 하나를 옆으로 끼고 좁은 오솔길로 접어들어 오르게 된다.

04:36 일전에  한번 지나왔던 부항령 도착. 이미 이 곳은 눈에 익혀둔 터라 거침없이 왼쪽 능선을 향해 숲길로 들어선다. 초여름 날씨라 이미 서서히 동이 터오고 랜턴을 접어도 산행이 가능할 정도다.

04:55 오르막 능선길에 허름한 무덤 1기가 자리하고 있다.

05:04 길 왼쪽으로 무덤 1기가 또 나타난다. 이 무덤은 비석도 있고 꽤 잘 가꾸어진 상태지만 계절 탓인지 잡초가 무성하다. 안내책자 "백두대간 종주산행"에는 이 지점에 묘 뒤 능선으로 올라서는 길과 오른쪽 사면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다고 표시되어 있으나 우측 우회로는 워낙 숲이 우거진 탓인지 전혀 길을 찾아 볼 수가 없다. 묘 뒤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제법 가파르다.

05:10 시야가 트이는 970봉 도착. 등줄기는 이미 후줄근하고 이마에는 연신 육수가 흘러 내린다. 방향을 북동으로 꺽어 급한 내리막으로 접어든다. 안부를 지나면 다시 오르막으로 접어들게 되고 1030봉 조금 못 미쳐 짧은 암릉구간이 나타난다.

05:30 헬기장이 있는 1030봉 도착. 헬기장 공터는 제법 넓직한 편이고 정상 주위의 잡목을 잘라낸 흔적이 있다. 북서쪽으로 1170봉이 어림되고 북동쪽으로는 금릉군 부항면 해인리가 구름 아래로 내려다 보인다. 여기서부터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며 내려서게 된다. 작은 바위암릉이 있는 곳에 서면 조망이 좋다. 이후 특이한 지형지물도 없는 그저 평범한 능선길을 타게 된다. 작은 봉우리 두 개를 넘어서게 되면 제법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오르게 된다.

06:30 뾰족하게 생긴 봉우리 위에 이르게 된다. 조망이 좋은 곳이다. 정북쪽에 1170.6봉이 코 앞에 보인다.

06:45 북동쪽으로 방향을 꺽어 내리막에 접어들어 10여분 정도 내려가니 헬기장이 나타난다. 헬기장 왼쪽으로는 목장지대가 나타나고 넓게 개간된 지역이 나타난다. 헬기장에서 아침식사. 허기진 배는 모든 것이 꿀맛 같이 맛있다.

07:15 아침식사후 다시 출발. 헬기장을 지나면 길은 넓은 산판도로로 내려서게 된다. 유행가 가사에 나오는 "목장길"이 생각난다. 목장길을 따라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큰 길을 버리고 우측 숲길로 접어들게 된다. 이 후 북쪽으로 난 능선의 작은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 도착하게 된다. 이정표는 삼도봉까지의 남은 거리를 안내하고 있다. 여기서 우측은 김천 해인동으로 내려서는 길로서 계곡쪽으로 내려서는 길이  완연하다. 서쪽 무주 미천리로 내려서는 길은 온통 잡목에 덮여 있어 초입을 찾기가 쉽지 않다.
아뿔사! 그러나 이게 웬 일인가? 1170봉을 지나면서부터 무릎에 이상이 오기 시작하더니 약간의 내리막만 나타나도 무릎이 시큰거리면서 한 발 한 발 옮기기가 고통스럽다. 최근 들어 무릎상태가 좋지 않더니 기어이 말썽을 부리기 시작하는가 보다. 아직 오늘 구간의 절반도 못 왔건만 벌써 이렇게 고통스러우면 큰 일이 아닐 수없다. 내심 삼도봉을 지난 사거리에서 물한리로 혼자 하산해야겠다는 생각이 굳어져 가고 있다.

08:09 정북쪽 오르막을 10여분 정도 치고 오르니 삼도봉(1172m)이다. 삼도봉은 충북 영동, 경북 김천, 전북 무주의 경계를 이루는 봉우리로 정상에는 삼도화합비가 화강암으로 조성되어 있다. 서쪽으로 삼도봉이 그 위세를 자랑하고 그 뒤로 민주지산이 이어진다. 삼도봉쪽 길 초입에는 이정표가 표시되어 있다.

08:25 삼도봉 출발. 대간길은 삼도봉에서 북동쪽으로 내려서는 길로 접어 들어야 한다. 초입에는 백두대간 표지기가 길을 밝히고 있다. 삼도봉을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무릎 통증은 점점 심해지고 한 발 한 발 옮기기가 고통 그 자체였다. 다행히도 김상래氏가 준 "소염진통제" 두 알을 먹고 절룩거리며 기다시피 내려온다.

08:42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 안부에 도착.(헬기장이 잡초에 덮여 있어 이미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된 듯하다) 왼쪽 물한리와 오른쪽 부항면 해인리로 내려서는 내림길이 완연하다. 계속 대간길로 접어 들어야 하는가, 아니면 하산을 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에 봉착. 그러나 욕심이 훨씬 앞선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오기를 부린다. 다행히도 오르막 길에서는 무릎의 통증이 덜한 편이다. 오르막에서는 바짝 치고 올라 앞 사람과의 간격을 줄이고 내리막에서는 다시 거북이가 된다. 사거리 안부를 지나면서부터는 대간길이 온통 잡목 투성이라서 길 찾기도 힘들지만 보행속도를 더디게 만든다. 잡목에 의해 얼굴도 긁히고 두 손으로 잡목을 헤치고 앞으로 나서야 한다.

08:46 작은 봉우리 하나를 통과하게 된다.

08:55 봉우리 하나를 또 통과.

09:05 작은 봉우리에 삼각점이 있다.(영동 459) 1123.9봉이다. 여기서 길은 우측으로 급격하게 꺽이면서 돌아 내려서게 된다. 이제부터 잡목의 강도는 점점 더 심해지고 허리를 바짝 구부려 잡목 밑둥을 통과하거나 온 몸으로 잡목을 헤치기를 거듭한다. 중간 중간 경계가 확실하지 않은 안부가 몇 개 나타나지만 무릎 통증으로 지도를 정확하게 독도하지 않아 어느 지점이 밀목재인지 확인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10:05 밀목재를 통과한 후 능선이 북쪽으로 꺽이는 지점에서 사건이 일어난다. 일행중 김재년氏가 보이지 않는다. 모두들 걱정을 하며 대책을 논의한다. 일행중 2명이 왔던 길을 거슬러 삼도봉 아래에 있는 사거리 갈림길까지 가 보기로 했다. 나머지 인원은 그 자리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10:40 일행은 휴대폰 연락으로 뒤돌아 간 사람에게 먼저 출발한다는 연락을 하고 그 자리에 두 사람을 남겨둔 채 화주봉을 향해 다시 출발. 1089봉을 지나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오르니 1111봉이다.

11:28 바위지대를 지나고 나니 전망이 탁 트이는 1175봉이다. 1175봉은 바위암봉으로 최고의 전망을 제공한다. 멀리 석기봉, 민주지산, 각호산이 조망되고 동쪽 건너편으로는 화주봉이 건너다 보인다. 1175봉에서 화주봉으로 이어지는 길은 급경사 지대로 뚝 떨어진다. 바위암릉 내리막 길은 겨울철 빙판으로 변한다면 대단히 위험한 구간이다. 내리막이 끝나고 안부를 지나면서부터 서서히 고도를 높이게 되고 제법 땀을 쏟고 나면 드디어 화주봉이다.

12:22 화주봉(1207m) 도착. 화주봉에서의 조망도 좋다. 정상은 헬기장으로 되어 있으며 정상 서쪽으로는 이십여평 정도되는 공터가 있다. 푸른 잔듸가 점심식사 하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이제부터 느긋한 점심식사를 한다. 등산화 끈도 풀어놓고 두 다리를 쭉 뻗어본다.

12:55 동쪽으로 뻗은 능선을 따라 1162봉으로 향한다. 우두령은 1162봉을 지나 북동쪽으로 내려 서므로 여기서는 조망되지가 않는다.

13:21 화주봉을 내려서서 밋밋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30여분도 채 되지 않아 1162봉에 이른다. 무릎통증때문에 전체적인 보행속도는 많이 늦은 편이다.  능선은 거의 평지나 다름없이 이어진다. 이 후 등산로는 넓직하고 순탄한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13:55 814봉 삼각점에 이른다.(영동 461) 왼쪽 아래로는 간간이 차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우두령이 지척에 있는 모양이다. 얼마 되지 않아 철조망이 나타나고 길은 철조망 왼쪽으로 이어진다.

14:03 철조망 옆으로 돌아서 내려서면 참호 하나를 지나게 된다. 곧 이어 숲을 빠져 나오면 우두령에 도착한다. 우두령은 영동군 황간과 김천으로 이어지는 579번 지방도로로서 차량통행은 거의 없는 편이다. 도로 우측으로는 "매일유업 김천농장" 간판이 있고 간판 철조망 안쪽으로는 시멘트 길이 길게 이어져 내려간다. 시멘트 길을 따라 가게 되면 마산리로 내려 설 수 있다. 철조망 저 안쪽으로는 흑염소 수십여 마리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화주봉에서 우두령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지만 무릎통증으로 인해 약 30분 정도가 더 소요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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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사항
제 9차산행 부항령~화주봉구간을 완주했다는 자축감도 잠시.
일행은 다시 김재년氏에 대한 걱정으로 머리를 맞대고 있을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이야기한다. 혹시나 산행중 다른 루트를 통해 하산하여 이 곳 우두령에서 기다릴지도 모른다는 기대는 무너진 것이다. 각자의 의견은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 이미 다른쪽으로 하산을 했다면 지금쯤 우두령을 향해 이동중일지도 모르는 일이고 또는 도중에 부상을 당하거나 뱀에 물려 아직도 산 속에서 위기를 맞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 한 가지 확률은 길을 잘못 들어 궤도 수정후 이 곳을 향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등 추측들이 그럴싸하다. 약 30여분 후 후미에 찾으러 갔던 일행이 하산했다.
후미 일행은 왔던 길을 샅샅이 훑었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대책회의 끝에 다시 최종적으로 헤어졌던 곳부터 찾아보기로 하고 10여명 정도는 우두령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나머지는 물한리로 버스를 타고 가서 다시 삼도봉쪽으로 올라 가 보기로 했다. 우두령에서 물한리까지는 버스로 약 1시간 정도 소요하여 물한리 주차장에 도착했다. 체력이 좋은 몇몇이(7명) 다시 삼도봉을 향하여 출발. 약 1시간 30분 정도 후 정상에 도착했다는 무전연락이 왔다. 하지만 시간은 이미 오후 5시를 가리키고 있고 산 정상부는 짙은 안개와 안개비로 인해 지척을 분간 할 수가 없다는 비보. 오후 6시 쯤 되어서 우두령에 대기하고 있던 일행 2명이 물한리로 왔다. 김재년氏가 우두령에 도착 했다는 반가운 전갈과 함께....
일행은 모두 기뻐하며 환호성을 지른다. 긴급 무전으로 산에서 수색작업을 벌이던 일행에게 전갈하여 하산토록 했다.
6시 30분 쯤 되어 수색조가 모두 하산했다. 급하게 서둘러 우두령으로 이동. 일행 모두가 합류하여 안도의 한숨과 함께 막걸리 한 잔으로 그동안의 마음고생과 육신의 피로를 푼다. 김재년氏는 혼자 길을 잘못 들어 약 3시간 가량 숲 속을 헤멘 후 다시 정상적인 대간길로 진입하여 우두령까지 고생고생하여 도착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온통 잡목 투성이인 대간길에서 누구나가 겪을 수 있는 일이므로 결코 남의 일이 될 수없다.
이번 일을 계기로 좀더 산에 대해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겠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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