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가는길

   
   
 
 

백두대간12구간

큰재-회룡재-개터재-윗왕실-백학산-개머리재-지기재-신의터재

★일시:2000.7.23
★참가:18명(새천년산악회)
★날씨:비
★산행코스

큰재(04:23) -시멘트길(04:55) -회룡재(05:35~05:40) -개터재(06:10) -505봉(06:30) -윗왕실임도(07:25) -백학산(조식)(08:23~08:50) -임도(09:08) -임도(10:00) -인삼밭(10:06) -개머리재(10:15) -임도(10:30) -지기재(11:050 -임도(11:18) -암릉지나 우회(11:350 -농로길(11:45) -송전탑(11:05) -신의터재(12:15)
=== 도상거리:22.5km,   총소요시간:7시간 52분 ===

★GUIDE

본격적인 우기에 접어든 탓인지 이번 산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와 함께한 산행이었다. 지금까지의 산행중 이번처럼 많은 비를 맞기도 처음이다. 상주근무자들로 구성된 새천년 산악회 회원 17명과 동행이 되어 큰재에서 신의터재까지의 구간을 함께하게 되었고 이번 산행이 땜빵구간으로는 마지막이다. 그동안 틈틈이 시간을 내서 몇몇 구간을 보충했고 모든 땜빵을 마치고 나니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후련했다. 이번 구간은 추풍령을 지나면서부터 화령재까지 이어지는 일명 중화지구대를 통과하게 되고 고개를 납짝 엎드린 야트막한 야산지대를 통과하게 되므로 주위에 민가와 소로길이 많아 길을 잃기가 쉽지만 그만큼 탈출도 용이한 구간이다.
일기예보에서 중부지방 강우량 100mm 이상을 예고한 터라서 각오는 했지만 포항을 출발할 때 날씨가 맑았던  관계로 혹시나 하늘이 참아주지 않을까 하는 기우는 고속도로에 접어들면서 이내 깨지고 만다.

4시 30분 출발. '97년 2월 27일 폐교가 되었다는 옥산초등교 인성분교의 나무울타리 옆을 지나 숲으로 접어든다. 어두운 숲길을 랜턴불빛에 의지하여 5분 정도 올라서니 무덤을 통과하게 된다. 내리는 빗줄기는 이내 굵어져 벌써부터 바지가랭이가 젖어들기 시작한다. 산행출발후 정신없이 앞 사람의 꼬리만 붙잡고 가다보니 32분 만에 숲을 빠져 나오며 시멘트 도로를 만나게 된다. 이 시멘트 길은 큰재가 지나는 920번 지방도에서 이영도목장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시멘트길을 따라  80여m 정도 전진하게 되면 오른쪽으로 난 능선진입로에 표지기들이 빼곡하다.
다시 능선으로 접어들어 잡목숲이 완만하게 이어지는 작은 봉우리를 거치니 40분 만에 옛 고개길이 완연한 회룡재에 이른다. 큰재를 출발하여 1시간 10분 정도가 소요되었고 경운기 정도는 너끈히 다닐 수 있는 회룡재는 잡풀이 무성하고 모동면 회룡마을과 공성면 봉산리를 연결하는 우마도로이다. 신발 속은 물이 흥건하여 발을 옮길 때마다 질퍽거린다. 빗발은 점점 굵어지고 날이 밝아질 시간이건만 숲은 아직도 어둠이 채 가시지 않는다.

회룡재에서 5분 정도의 휴식후 정면으로 난 오르막 길로 접어들게 된다. 약 6분 만에 봉우리 하나를 올라서 평평한 지형의 능선에 올라서니 왼쪽으로 밭이 나타난다.그리고 간간이 철사줄로 만든 목장울타리가 보이는데 나무에 못을 박아둔 자리는 볼성 사납다. 다시 희미한 능선으로 올라선 후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 내리막으로 접어들게 되고 내리막이 끝날 즈음 쌍묘 2기가 나란히 계단을 이룬 지점에 이르게 되는데 여기서 무덤 오른쪽 잡목을 빠져 나가면 개터재에 이르게 된다. 회룡재에서 30분이 소요되었고 개터재는 회룡재와 비슷한 분위기를 갖고 있으며 역시 우마도로로서 모동면 효곡리와 공산면 봉산리를 연결한다. 개터재는 주위 지명을 따 봉산재, 효곡재, 왕실재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개터재를 출발하여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고 제법 가파른 오르막을 따라 20분 만에 두 번째 봉우리에 이르니 505봉이다. 505봉에서는 방향을 북으로 전환하여 소나무와 잡목이 빼곡한 구간을 1시간 정도 거쳐야만 윗왕실에 도착할 수 있다. 개터재에서 윗왕실 마을뒤 임도 절개지까지는 1시간 15분이 소요되었다. 윗왕실임도는 왕실마을과 소상마을을 연결하는 넓직한 임도로서 절개지로 붉은 흙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어 보기 흉하다.
선두 일행은 식사를 위해 왕실마을까지 내려선 후 비닐하우스와 민가의 처마에서 비를 피해 아침식사를 하였고 후미에 따르던 우리 일행은 선두와의 무선착오로 인하여 계속 백학산까지 오르게 되었다. 비는 내리고 있지만 간간이 안개가 걷히면서 백학산을 조망할 기회가 한두 번 있었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져 오르게 된다. 8시 23분 드디어 백학산(615m) 정상도착. 사방은 짙은 안개로 인해 어디가 어딘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정상부에는 상주시청산악회에서 세운 예쁘장한 표석이 세워져 있다. 윗왕실 절개지에서 이곳 백학산까지는 1시간이 걸린 셈이다.
내리는 비를 피해 나무 밑으로 들어가 보지만 역부족이다. 행동식으로 준비해간 빵으로 아침요기를 한다. 눈물, 아닌 비에 젖은 빵을 먹어 보았는가? 어쩌면 비에 젖어드는 빵을 먹는 이 심정은 고달픈 즐거움 일지도 모른다. 식사 후 밀려드는 한기를 견디지 못하고 후미에 무선연락후 출발을 서두른다.

표지기를 따라 약 10m 쯤 전진을 하게 되면 길이 희미하게 갈라지는데 정상적인 대간길은 여기서 오른쪽으로 떨어지는 급한 내리막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자칫 정면으로 평탄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르게 되면 성봉산(572m)쪽으로 이어지게 되고 혹시 이 길로 접어 들었다면 처음 만나는 임도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꺽어 들어야 한다. 이 갈림길 지점에는 표지기도 붙어있지 않아 헷갈리기 좋은 지점이다. 급한 내리막을 15분 가량 내려서게 되면 넓직한 임도를 만나게 되고 이 임도는 96년 개설된 것으로 원산마을과 함박골을 연결한다. 임도 건너 계곡아래로 물이 불어난 계곡물 소리가 거칠게 들린다.
임도를 따라 50m 정도 내려서게 되면 건너편으로 능선 진입로에 표지기가 서너 개 걸려있다. 후미에 인기척이 없는 탓에 천천히 늑장을 부리며 걷는다. 완만하게 오르 내리는 능선을 따라 50분 가량 걸으니 임도 하나를 지나치게 되고 다시 오르막을 치고 올라 내려서기를 6분 만에 왼쪽으로 검은 차양을 친 인삼밭이 나타난다. 인삼밭을 지나면서부터는 왼쪽에 넓직한 밭을 두고 잡풀로 무성한 수풀지대를 통과해야 한다. 인삼밭을 지나 10분 만에 고추밭이 나타나고 이어서 넓직한 개머리재에 도착. 백학산에서 천천히 걸어서 1시간 25분이 소요되었다.
개머리재는 개의 머리형태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소정리와 함박골을 연결하는 비포장 도로이다. 고개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도 평평한 지역이고 건너편으로는 민가 한 채가 보인다.

개머리재를 건너 왼쪽으로 과수원을 두고 소나무가 있는 우측 능선으로 진입하게 된다. 오르막 길로는 빗물이 골을 이뤄 흘러 내리고 등산화는 이내 잠수함으로 변한다. 10여분 만에 오르막 길을 올라서니 무덤 2기가 자리하고 있다. 이후 5분 만에 임도가 나타나게 되는데 임도에 내려선 후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이후 다시 작은 봉우리를 거쳐 급경사 내리막으로 접어들게 되는데 쏟아붓는 빗줄기는 그 기세가 가히 위협적이다. 내리막 길은 이내 골을 이루고, 내를 이루고 급기야는 강물을 이룬다. 후에 뉴스를 통해 알게 된 사실로는 이 날 상주지방에 200mm 정도의 강우를 기록했다고 한다. 백두대간은 물을 건너지 않지만 내리막이 거의 끝나갈 즈음에는 강을 헤엄쳐(?) 건너야 했다. 쏟아져 내리는 흙탕물은 발목을 휘어 감고 물보라까지 일으킨다.
어느 사이 고추밭이 나타나고 이어서 포도밭 그 뒤로 사과밭을 왼쪽에 끼고 내려서니 2차선 포장도로인 지기재에 도착한다. 개머리재에서 오르막 내리막을 잠수하여 50분이 걸렸다.
지기재 또한 고개라고 여겨지지 않을 만큼 평탄한 지형이다. 지기재에 이르니 서울 잔디밭산악회에서 타고 온 대형버스가 주차되어 있고 몇 몇이 우산을 받쳐 들고 도로에 나와 있다. 이들도 백두대간을 타고 있으며 진부령에서 천왕봉으로 내려오는 중이고 오늘 구간은 화령재에서 지기재 구간이며 도착시간이 다 되어 간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강원도 일대에서 잔디밭산악회의 표지기를 본 기억이 난다.

지기재에서 지기동재마을 입구에는 승정원 좌승지를 지닌 "성진항"의 묘비가 서 있고 마을 진입로 시멘트 길을 따라 500m 쯤 진행하다가 민가를 몇 십m 정도 앞두고 고추밭 옆으로 난 우측 능선길로 접어 들어야 한다. 오르막길에서 잔디밭산악회 일행들을 만나 정겨운 인사를 나눈다. 능선에 진입하여 얼마 되지 않아 금은골마을 뒷산에 이르게 되고 여기서 방향을 오른쪽으로 급선회하여야 한다. 자칫 정면으로 접어들게 되더라도 내리막 골짜기로 접어들게 되므로 이내 잘못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5분 만에 임도를 하나 지나치게 되고 다시 20분 정도 오르게 되면 암릉 오름길을 올라서게 되는데 여기서도 암릉을 올라선 후 방향을 오른쪽으로 급하게 꺽어야 한다. 곳곳에 표지기가 잘 붙어있고 날씨만 좋다면 주변환경이 잘 조망될 것같아 크게 길이 잘못 되지는 않으리라 생각된다.
암릉을 올라선 후 10분 만에 좌우로 논을 끼고 논뚝길을 따라 걷게 되는데 상당히 높은 지역에서 논농사를 짓는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숲길로 접어들어 20분 정도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지나니 고압 송전탑이 나타나고 주변에 나무를 베어낸 곳이 나타난다. 송전탑에서 소나무가 간간이 나타나는 내리막을 따라 솔잎을 뜯으며 10분 정도 지나서니 3일 전에 상봉한 적이 있는 신의터재에 도착한다. 지기재를 출발하여 1시간 10분이 소요되었다.

여전히 비는 그칠 줄 모르고 8시간 가까이 빗속을 걸어 무사히 도착하니 왜 이리도 후련한 걸까? 이것으로 모든 땜빵구간이 끝난 셈이다. 이제 대간의 남은 구간은 구룡령~진부령 구간이다. 스스로 대견하다고 위로를 하며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마지막 후미가 도착하기까지는 약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고 모두들 비로 인해 고생들을 많이 했다. 아마도 산행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렇게 많은 비를 맞으며 걸은 기억은 오랫도록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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