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가는길

   
   
 
 

백두대간30구간

대관령-선자령-매봉-소황병산-노인봉-진고개

★일시:2000.6.29
★참가:44명(백호산악회) ★날씨:맑고 더움

★산행코스
대관령(04:55) -기상관측소(05:25) -선자령(06:12) -조식(06:16~06:48) -목장전망대(07:49) -매봉(08:25) -소황병산(10:05) -노인봉산장(11:15~11:27) -노인봉(중식)(11:35~12:15) -고냉지채소밭(13:00) -진고개(13:12)
=== 도상거리:24.2km, 총소요시간:8시간 17분 ===

★GUIDE

일찍 시작된 장마는 벌써 5일째 비를 뿌리고 있다. 산행 전날까지 비가 내리더니 출발 당시에야 비로서 날씨가 좀 빤해 지는 것같다. 달리는 차량 차창가로 올려다 본 하늘은 별이 초롱초롱하다. 이제 백두대간도 종반부를 달리고 있다. 빼먹은 구간의 보충수업도 해야 하고,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마음부담이 앞선다. 대관령~진고개구간, 대간길에 이렇게 순탄하고 이국적인 분위기의 초원이 있는가 할 정도로 수월하고 소풍나온 기분마져 든다. 오전 이른 시간에는 시원한 바람과 가슴이 탁 트이는 초지의 연속이었지만 점심때가 가까워지면서 작열하는 태양 속에 바람도 숨을 죽인다. 밤 11시 40분 포항을 출발하여 다음날 04시 45분에야 대관령상행선 휴게소에 도착한다.

4시 55분, 이미 날이 훤하게 샜다. 고속도로에서 시멘트 포장길로 올라서게 되면 대간 초입에 "대관령 국사성황당입구" 안내팻말도 붙어있다. 시멘트길을 따라 약 30여m 정도 따르면 왼쪽으로 기상관측소 부속건물 쯤으로 추측되는 건물이 한 채있다. 이어서 오른쪽으로 산 속으로 진입하는 넓다란 길이 나 있다. 정상적인 대간길은 이 숲길을 따라야 한다.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올라서도 대간 주능선으로 진입할 수 있다.
성황당입구 팻말을 지나 신선한 새벽공기를 마시며 올라서기를 10분 정도, 시멘트 갈림길이 나타난다. 오른쪽으로는 선자령으로 표시되어 있고 정면은 국사성황당쪽이다. 국사성황당은 이 갈림길에서 약 5분 정도 더 올라가야 한다. 오른쪽 선자령길은 통신중계소 옆으로 통과하게 되며 국사성황당 뒤쪽 능선에서 합류하게 된다.
국사성황당에 이르니 성황사라는 간판이 있고 요사채도 두 동이 보인다. 참배객인 듯한 몇몇 사람이 부지런한 아침을 열고 있다. 국사성황당은 영동지방의 가뭄,홍수,질병,풍작등을 보살피는 여러 신들을 모시는 곳이라고 한다. 왼쪽으로 당집인 듯한 건물이 보이고 주위에는 온통 금줄이 쳐져 있다. 당집을 왼쪽에 두고 오르막 사면길로 5분 정도 올라서게 되면 정상적인 대간 주능선의 시멘트길을 만나게 된다. 저 아래로 통신중계소 옆으로 돌아 올라오는 길이 보인다. 시멘트길을 따라 다시 5분 정도 올라서니 정면으로 넓직하게 조성된 "대관령 기상관측소"가 나타난다. 시멘트길은 대관령에서 통신중계소를 지나 이곳 기상관측소에서 끝이 난다.

저 멀리 능선상의 초원지대가 아스라히 펼쳐져 있고 황병산 정상부의 군사시설물까지 조망된다. 뒤로는 지난번 구간에 지나온 능경봉도 보인다. 기상관측소 정문 못미쳐에서 시멘트 도로를 버리고 본격적인 초원지대를 향해 왼쪽 숲길로 접어들게 된다. 철조망 울타리를 돌아 나서게 되면서부터 광할한 대관령목장 일대의 초지가 압권이다. 아직은 이른 날씨 탓인지 날씨도 제법 선선하고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은 최고의 산행조건을 제공하고 있다.지금껏 대간을 따라 오면서 이렇게 순탄한 능선길을 이렇게 좋은 날씨 속에서 걷기도 처음이다. 오늘 내내 이런 날씨만 유지되어 준다면 금상첨화 일 듯한데 ...
기상관측소 건물을 지나 50여분 가까이 걸으니 평평한 능선상에 선자령(1110m) 이라고 씌여진 간판이 나타난다. 여기서 3,4분 정도 오르막을 올라서니 산 정상부가 펑퍼짐한 조망 좋은 곳을 만나게 된다. 왼쪽 아래 목초지 사이로 임도가 어지럽게 나 있고 저 멀리 황병산이 또렷이 조망되는 지점이다. 부드러운 초원에 퍼져 앉아 아침식사를 한다. 푸른 초원에 산들산들 부는 바람은 파도처럼 일렁이고 오랫도록 머물며 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송두리채 가슴 속에 담고 싶다.

6시 48분, 자리를 털고 일어나 황병산을 가름하여 고속도로같은 능선길을 다시 내려선다. 임도를 만나고 다시 임도에서 산길로 올라서고 또 다시 임도를 내려서는 길의 연속이다. 임도 도중에 간간이 이정표가 서 있다. "보현사 2.3km, 선자령 1.1km, 곤신봉 1.4km, 대공산성 2.4km" 라고 씌여진 안내판을 만난다. 왼쪽 계곡 건너편으로 파란 지붕의 절집 비슷한 건물이 목측되는데 지형도상의 청연암 쯤으로 추측되고 능선 오른쪽 아래로 강릉시 성산면방면의 대공산성과 보현사를 지형도로만 확인하고 통과.
아침 식사후 35분쯤 지난 지점에 또 이정표를 만나게 되고 "곤신봉 300m" 로 표시되어 있다. 임도를 따라 잠시 올라서니 정상 이정표가 나타나는데, 아뿔싸! 이게 웬 일인가? 한자로 "선자령(仙者領)(1200m)" 라고 표시되어 있는게 아닌가? 지형도상으로는 이 위치는 곤신봉 이어야 하는데...
표기의 오류인지? 지형도가 잘못 되었는지 영 헷갈린다. 어쨋든 나는 억지로라도 곤신봉(1127m)이라고 확정을 짓기로 했다. 이후 임도는 주능선을 오른쪽에 두고 계속 이어진다. 왼쪽 건너로 이어지는 산판길이 갈래갈래 연결되어 있고 건너편의 작은 산봉우리 하나는 초등학교 운동장만한 크기만큼 평평하게 닦여져 있고 타이탄 한 대가 태양빛을 반사하고 있다. 선자령이라고 표시되어 있던 곤신봉에서 20분 정도 임도를 따르다 보니 임도 갈림길이 나타난다. 여기서 임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올라서야 한다. 길 옆으로는 풀을 깍았던 흔적이 역력한 트랙터 두 대가 서 있다. 여기서 채 5분도 되지않아 대관령 목장전망대(1140m)가 나타난다. 간간이 이정표상에서 목장전망대까지의 거리가 표시되어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왼쪽 아래로 대관령 목장일대가 한 눈에 내려다 뵈는 지점이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지금껏 목장의 풀만 보아 왔지 정작 소는 한 마리도 보지 못했다. 기념사진을 찍으며 휴식을 취한다. 전망대의 작은 바위 난간에 서니 아래로는 급경사지대를 이루고 멀리 강릉시내가 조망된다. 전망대에는 삼양축산에서 설치한 대형 기념석이 비스듬히 땅에 박혀 있고 자잘한 글씨는 웬만한 인내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끝까지 읽을 수가 없을 정도로 빼곡하게 씌여져 있다.

오전 8시, 매봉을 향하여 다시 발길을 옮긴다. 이른 아침의 그 시원하던 바람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아직은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태양이 더위를 몰고오기 시작한다. 임도에서 다시 풀밭으로 진입하여 급한 경사의 오르막을 올라서니 대형 철기둥 하나가 오똑하니 서 있고 꼭대기에는 전화선인지, 전기선인지 중계역할을 하고 있고 그 중간부에는 태양열을 이용한 밧데리장치로 추측되는 시설물이 나타난다. 지형도상의 1163봉 지점으로 우측으로 약 200m 지점에 매봉(1173.4m)이 어림된다. 매봉 정상부에는 나무사이로 삐죽이 고개를 쳐든 철조망이 엉성하게 쳐져 있는 모습이 선명하다. 목장전망대에서 25분 소요되었고 선자령을 출발한 지는 1시간 40분이 소요되었다.
여기서 길은 매봉을 거치지 않고 임도를 따라 내려서게 된다. 이후 또다시 임도와 숲길을 번갈아 가며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간혹 숲 사이에서 소똥냄새가 코를 자극하는 걸로 보아 소를 키우기는 키우는 모양이다. 이제 삼양목장의 줄지어선 건물축사(?)가 바로 아래로 내려다 보이고 아파트처럼 생긴 건물도 가까이 보인다. 소황병산 정상 가까이까지 이어지는 임도도 또렷이 보이고 황병산의 군사시설물인 돔형 기지도 아주 가까이 보인다.

임도에서 본격적인 대간의 숲길로 접어드는 입구에서 잠시 휴식 후 1시간 가량 잡목지대를 줄창 올라야만 소황병산에 이르게 된다. 잡목숲으로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 오른쪽에 작은 골을 두고 비탈을 오르게 되는데 어제까지 비가 온 탓인지 식수를 보충하기에 충분하다. 이후 희미한 계류를 넘어서게 되는데 정상적인 대간 길인지 의심이 될 정도지만 표지기들은 잡목을 따라 계속 이어진다. 드디어 잡목숲을 빠져 나오니 다시 초지로 나서게 되고 소황병산이 코 앞에 보이게 된다. 방금 지나온 잡목구간이 오늘 산행에서는 최고로 가파른 구간이지만 지금껏 타 구간에 비한다면 조족지혈이다. 오늘 구간이 워낙 순탄하여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초지를 따라 잠시 나서면 다시 넓은 길로 이어지고 군사시설물을 위함인지 전봇대가 도열해 있다. 이 넓은 길을 계속 따라 나서게 된다면 소황병산 정상부를 거치지 않게 되므로 적당한 지점에서 풀밭을 가로질러 소황병산 정상으로 나서야 한다.
소황병산 정상(1328m)에는 정상표지판이 설치되어 있고 건너편 황병산 군사시설물이 손에 잡힐 듯하다.  매봉에서 1시간 40분이 소요되었다.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것은 소황병산의 표고를 1430m로 표시해 두었다. 선자령, 곤신봉에 이어 이곳 또한 표고가 모두 지형도와 달리 표시되어 있는데 어떤 기준으로 표기되었는지 내내 궁금하다.
소황병산 정상의 초지는 얼마나 무성한지 그 깊이가 어깨높이까지 된다. 정상에서 다시 전봇대 있는 쪽으로 나서게 되면 건너편으로 노인봉과 그 아래의 노인봉산장이 보이는 능선 끝지점에 서게 된다. 이 지점에 한 평정도의 넓이로 벽돌이 채곡히 깔려 있고 그 옆으로는 폐타이어를 이용한 진지도 구축되어 있다.

이제부터 목장초지는 끝나고 내리막을 내려서게 된다. 넓직하게 조성된 길을 따라 20여분 정도 후에 사거리 안부에 도착하게 되는데 왼쪽은 안개자니를 지나 병내리로 내려서게 되고 오른쪽은 너등을 타고 소금강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이후 40분 만에 노인봉산장에 이르게 된다. 노인봉산장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 퇴색한 백두 대간 나무간판이며 심지어 산장 관리인인 털보氏도 늙지 않고 옛 모습(?) 그대로다. 산장 평상에 걸터앉아 느긋한 휴식을 취하노라니 소금강으로 내려서는 등산객들이 여럿 보인다.역시 청학동계곡과 노인봉의 유명세를 실감한다. 털보氏의 그칠 줄 모르는 입담에 연신 긍정의 표현을 아끼지 않는다. 그의 말에 의하면 대관령에서 설악산 구간까지는 9月 말까지 진드기가 극성을 부리며 한 번 물리게 되면 그 후유증이 심각하다며 풀밭에 함부로 앉지 않기를 충고해 준다. 산장에서 노인봉까지는 약 8분 정도가 소요된다. 소황병산에서는 1시간 20분 정도 소요.

노인봉(1338m) 바위암봉에 올라서니 사방이 울울창창한 밀림이고 황병산을 비롯해 매봉까지도 잘 조망된다. 강릉시내도 어렴풋하게 조망된다. 한껏 여유를 부리며 노인봉 정상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정철균氏가 준비한 문어맛이 일품이다. 이제 진고개까지 남은 거리는 3.9km, 현재 시간은 12시 15분. 늑장을 부리며 내려서도 좋을성 싶다. 진고개로 내려서는 길에는 몇 군데의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지금 시간에도 진고개쪽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을 간간이 만나게 된다. 약 45분 정도를 내려서니 커다란 고랭지채소밭이 나타난다. 한 켠에서는 배추모종을 심고 있고 저쪽 산비탈에는 중장비를 이용한 채소밭 조성작업이 계속 진행중이다. 채소밭 끝지점에는 진고개휴게소 건물 지붕이 삐죽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밭 언저리를 돌아서 진고개휴게소까지 내려오는 시간이 무려 12분이나 소요된다. 밭길이 끝나면 곧바로 진고개에 이르게 되고 검은 페인트를 칠한 진고개산장이 먼저 반긴다. 장마로 인해 오랫만에 햇빛이 나온 탓인지 이불을 죄다 꺼내놓고 말리고 있다.

매표소(입장료 100원/인) 옆으로 노인봉안내판이 설치되어 있고 도로 건너로는 계단을 따라 동대산으로 올라서는 길 초입에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일행 중 송주임을 비롯한 3명은 다음 구간인 구룡령까지 넘어서기 위하여 1박 준비를 한 베낭을 바꿔 메고 동대산쪽으로 거침없이 오르기를 계속한다. 휴게소 지하에 있는 지하수로 얼굴을 씻고 나니 달아오른 열기가 다소 식는다. 귀포길 백암온천에 들러 목욕 후 "이조식당"에서 저녁식사. 식당에서 냉장고 음식냄새 제거에 효과가 좋다는 게르마늄 원석을 덤으로 얻으니 집에 가면 사랑 받것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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