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가는길

   
   
 
 

백두대간31구간

진고개-동대산-두로봉-만월봉-응복산-약수산-구룡령

★일시:2000.7.12
★참가:34명(백호산악회) ★날씨:오전 비, 오후 맑음

★산행코스
진고개(07:05) -동대산(07:54) -1421봉(08:04) -1296봉(08:25) -차돌바위(08:45) -1267봉(09:05) -1383봉(09:48) -북대사갈림길(10:00) -두로봉(10:07~10:19) -신배령(11:31) -1210봉 우회로만남(11:50) -만월봉(중식)(12:15~12:50) -응복산(13:21~13:38) -통마람갈림길(13:45) -심마니터(샘)(14:05) -1126.6봉(14:15) -1261봉(14:45) -1280봉(15:00~15:06) -안부(15:25~15:30) -약수산(15:52) -헬기장(16:05) -구룡령(16:23)
=== 도상거리:22.5km, 총소요시간:9시간 18분 ===

★GUIDE

"무지개다!" 하는 소리에 눈을 떠 보니 오른쪽 하늘에 오색 찬란한 무지개가 선명하게 반원을 그리며 산자락에 걸려있다. 실로 얼마만에 보는 무지개인가?
황폐화된 도시의 기층은 이미 무지개를 만들기에는 역부족 하리만치 그 오염도가 심각하지만 이곳 강원도의 맑은 공기는 아직도 동심의 순수를 간직한 무지개를 만들만큼 맑고 깨끗하다. 그러나 무지개의 환상도 잠깐, 차창 밖으로는 강한 바람과 함께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과연 이런 날씨속에서 산행이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오전 6시 30분 버스는 강릉 연곡 방면에서 힘겹게 진고개산장까지 올라섰다. 비바람은 그 기세를 더해가고 정차된 버스가 바람에 흔들릴 정도다.
일부는 버스 안에서 또 일부는 휴게소 간이매점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노인봉쪽으로 올려다 본 하늘은 차츰 맑아지고 있지만 동대산을 거쳐 오대산쪽으로는 먹장구름이 두껍게 깔려 있는 모습을 보니 오늘산행은 비바람과 한판승을 겨뤄야 할 만큼 순탄치는 않으리라...
진고개~두로봉~구룡령 전체구간은 울울창창한 원시림을 방불케 할 만큼 빽빽한 수목이 들어차 있고 계절이 여름인지라 잡목이 등산로를 비집고 나와 산행하기도 몹시 불편하고 도중에 하산로를 제대로 찾아내기가 힘들 정도다. 두로봉까지는 비와 함께한 산행이었고 이후 날씨가 맑아지면서 바람만 불어 여름날씨에 산행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후에 뉴스를 들어보니 이번 강풍으로 인해 대관령일대의 고랭지채소밭 단지에 엄청난 피해가 있었다고 한다.

7시 05분 휴게소 건너편 도로를 넘어 동대산으로 진입한다. 나무계단길을 올라서는 초입에는 "백두 대간의 심장부 평창입니다" 라고 씌여진 커다란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나무계단을 올라서면서부터 본격적인 숲으로 진행하게 된다. 숲속에 들면서부터 빗방울은 숲이 막아주고 바람만 요란하다. 동대산까지는 약 1.5km의 된비알을 한 치의 여유도 없이 올라야 한다. 다행히도 시원한 바람탓에 힘든지 모르고 47분 가량 올라서니 처음으로 이정표가 맞이한다. 이정표에는 동대산정상(1433m)라고 표시되어 있고 "진고개산장 1.1km, 동대골야영장 4km, 동대산 0.1km" 표시되어 있다. 이 지점은 구곡동을 거쳐 오대산장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실제 동대산정상은 여기서 50m 정도 더 진행해야 하며 정상부는 밋밋한 헬기장으로 아무런 표식도 없다. 진고개에서 쉬지 않고 올라 50분이 소요되었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진행해야 할 두로봉방향은 먹장구름이 짙게 덮여있다. 대신 동쪽으로는 전번구간에 지나온 황병산의 군시시설물이 조망될 만큼 하늘이 맑아지고 있다. 숲을 빠져 나온 탓인지 빗발이 더 굵어지는 것같고 바람도 더욱 세차게 분다. 동대산정상을 지나면서부터는 길이 완만한 능선으로 이어지고 길 상태도 좋아진다. 북으로 10분을 진행하니 잡초가 무성한 헬기장이다. 1421봉에 이른 것이다. 이후 다시 7분 정도 진행하게 되면 헬기장 하나를 더 만나게 된다. 무성하게 자란 숲은 원시림을 방불케 할 정도이고 길 옆으로 뻗어난 잡목 숲이 제법 걸리적거린다. 아랫도리는 이내 젖어들어 벌써 축축하다. 동대산에서 두 번째 만난 헬기장을 지나 14분만에 이정표가 있는 1296봉에 도착한다. 이정표에는 현위치 해발 1300m, 동대산 2km, 두로봉 5km로 표시되어 있다. 길은 계속 밋밋하게 이어지고 길바닥에 간헐적으로 차돌조각이 보이는 듯하더니 20분만에 차돌바위에 이르게 된다. 길 오른편으로 커다란 차돌바위 3개가 떨어져 있고 눈이 부실정도로 하얗다. 바로 옆에는 이정표도 붙어있다.(두로봉 3.9km, 동대산 2.7km) 차돌바위까지는 완만한 능선길이라 동대산을 출발하여 5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이후 15분을 더 진행하게 되니 헬기장 하나가 나타나고 다시 5분을 더 나서게 되면 또 헬기장이 나타나며 이정표가 붙어있다.(현위치 1267m, 두로봉 3km, 동대산 4km) 지형도상의 1234봉이다. 능선상에서 만나는 바람은 그 기세가 대단하다. 아름드리 상수리나무 몇 그루가 세찬바람에 견디지 못하고 밑둥부터 송두리채 부러져 등산로를 가로막고 있는 곳이 몇 군데 나타나고 메추리알 만한 야생배가 바람에 떨어져 길바닥에 즐비하다. 헬기장 이정표를 지나 18분만에 또다시 이정표 하나를 만나게 된다.(두로봉 1.5km) 이후 두로봉직전의 1383봉까지는 또다시 급경사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서야 한다. 20분 정도를 줄창 올라서니 오르막이 끝나는 지점이다. 여기가 1383봉인가 했는데 다시 수더분하게 이어지는 오르막을 5분 정도 더 진행하게 되면 헬기장이 있는 1383봉이다. 여기서 평평한 능선길을 다시 12분 정도 진행하니 갈림길이 나타나고 이정표가 붙어있다.(북대사 2.7km, 동대산 5.7km, 두로봉 0.3km)
이 지점은 오대산 동쪽의 북대사로 내려서는 갈림길이고 홍천방면에서 오대산 북대사를 연결하는 446번 지방도로를 건너 상왕봉(1491m)을 거쳐 오대산정상인 비로봉(1563.4m)으로 연결되는 곳이기도 하다. 오대산정상은 백두대간상의 두로봉에서 서쪽으로 약 6km 정도 벗어나 있지만 워낙 산덩치가 큰 탓에 백두대간상의 중요한산으로 인식되어 오고 있다.
두로봉은 여기서 약 7분 정도 북으로 더 진행해야 한다. 이정표가 있는 두로봉(1421.9m) 도착.(북대사 4km, 동대산 7km) 차돌바위에서 1시간 22분 소요. 두로봉에 서니 비는 그치고 바람만 요란하다. 상봉식을 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날씨가 더울걸로 예상하고 얼린 물을 3.2리터나 들고 왔지만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오늘 산행은 날씨덕을 톡톡히 보는 셈이다. 여기서 50m 정도 진행하니 넓직한 헬기장에 수풀이 무성하다. 이 헬기장이 아마도 두로봉 정상인가 보다. 사방으로 조망이 좋다.
이후 신배령까지는 평탄한 능선길의 연속이다.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에 온 산이 흔들리며 요란한 소리를 내고 있고, 수풀은 어지러울 정도로 심하게 일렁이고 있다.

"바람은 저 혼자 부는데 숲이 바람소리를 대신하고 있다.
대간의 심장부에서
온 몸으로 바람을 받으며 하늘 가까이로 오른다."

두로봉을 출발하여 50분 만에 1121봉 도착. 평탄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걸으니 힘든 줄 모르고 이어져 나간다. 1121봉에서 다시 15분 정도 진행하니 넓직한 공터가 나오며 숲을 빠져 나오게 되어 하늘이 빤하다. 파래진 하늘이 얼마나 맑고 높게 보이던지 가을하늘을 연상케 한다. 이후 8분가량 내리막을 내려서니 잘록한 안부에 이르게 된다. 자세히 살펴보니 왼쪽으로 희미한 소로가 보이고 홍천쪽 446번 지방도로로 내려서는 길이다. 이 곳이 지형도상의 신배령에 이른 것이다. 우측으로는 가파른 급경사지대다. 왼쪽으로는 제법 평탄하여 텐트사이트로도 가능하다. 동대산에서 1시간 12분이 소요되었다.

신배령을 지나면서 약수산까지는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계속 오르내려야 한다. 숲 사이로 언뜻언뜻 1210.1봉이 올려다 뵐 즈음 길은 북서쪽으로 트래바스되어 이어진다. 1210.1봉을 우회하는 길이다. 1210봉을 오른쪽에 두고 20여분 정도 진행하니 다시 1210.1봉에서 만월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에 접한다. 주능선에서 이어져 접속되는 길을 찾아보지만 숲이 우거진 탓인지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만월봉까지도 계속 오르막이다. 20여분을 더 진행하여 오르막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 오른쪽으로 거대한 바위 하나가 나타나고 다시 5분 정도 진행하니 만월봉정상(1280.9m)이다. 신배령에서 45분 소요.
만월봉은 잡목이 시야를 가리고 있고 특이한 지형지물이 없다. 다만 정상부 웅덩이에 낙엽이 수북하고 군데군데 음료용 패트병이 어지러이 널려져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남서쪽 방향으로 희미한 소로길이 보인다. 30여m 정도 따라 나서보니 길은 점차 확연해지고 홍천쪽 명계리 통마람으로 이어지는 길로 추측된다. 만월봉에서 점심식사.

12시 50분 응복산을 향하여 출발. 도중에 통마람을 지나 명계리로 내려서는 길을 찾기위해 유심히 살펴보지만 워낙 빼곡히 들어찬 잡목으로 인해 찾아내지 못했다. 응복산 오름길은 경사가 심한 된비알을 올라서야 한다. 드디어 30분 만에 삼각점(연곡 11)이 반듯하게 설치되고 주변에 나무를 베어낸 흔적이 있는 응복산(1359.6m) 정상도착. 구룡령쪽은 숲이 가려 제대로 보이지 않고 두로봉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가물가물하다. 응복산에서는 특히 독도에 조심해야 한다. 무심코 정면으로 난 북쪽 내리막으로 접어들게 되면 양양군 서면과 헌북면의 경계능선을 따라 1052봉쪽으로 내려서게 되므로 주의를 요한다. 실제 우리 일행도 북쪽 내리막길로 접어들어 약 15분 정도의 시간을 허비하고 되돌아 올라오는 헤프닝을 겪기도 했다. 길은 북쪽으로 완연하게 잘 나 있지만 여기서 서쪽으로 방향을 급선회 해야 한다.약수산으로 이어지는 초입은 숲이 가려 잘 보이지도 않고 그나마 몇 개 붙어있는 표지기도 여름날씨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응복산을 지나 10여분 정도 진행하여 1281봉 근처에 왼쪽으로 내려서는 갈림길 하나를 만나게 되는데 이 길 역시 통마람쪽으로 내려서는 길인 듯하다.
응복산을 지나면서부터 등산로 주변은 온통 땅을 파헤친 흔적이 많이 나타나는데 산짐승의 소행으로 보인다. 어떤 곳은 넓은 지역에 걸쳐 마치 밭을 갈아 놓은 듯 흙을 뒤집어 놓은 곳이 자주 눈에 띈다. 응복산을 지나 27분 정도의 거리에 평평한 지역이 나타나고 습지인 탓인지 풀밭이 넓게 형성되어 있고 왼쪽으로는 텐트친 흔적이 있는 심마니터에 도착한다. 왼쪽 아래로 내려서는 희미한 길이 보이고 이 길로 5분 정도 내려가면 샘터가 있다고 한다. 다시 10분 정도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서니 1126.6봉에 도착. 1126.6봉에서 내려오며 건너편으로 보이게 되는 1261봉이 까마득하게 올려다 보인다.

오후로 접어 들면서부터 바람도 그 기세를 누그러뜨리고 햇볕이 제법 따갑다. 1126봉에서 30분후 1261봉 도착. 1261봉까지도 경사도가 만만치 않다.여기서 보면 서쪽 건너로 정상부의 나무를 잘라놓은 약수산이 건너다 보이고 그 아래로 홍천쪽에서 구룡령으로 올라서는 구불구불한 56번 국도가 내려다 보인다. 그 건너로는 점봉산, 설악산으로 이어지는 스카이라인이 아련하다.
다소 경사가 죽은 길을 15분 올라서니 1280봉이다. 8시간 정도 걷고 나니 이제는 어지간히 지치는지 쉬는 시간이 잦아진다. 1280봉에서 25분 정도 내려선 안부에서 베낭에 남은 마지막 먹거리를 정리하고 왼쪽아래로 아찔한 급사면을 두고 22분을 빠르게 올라서니 약수산정상이다.(1306.2m) 나무를 잘라놓아 전망이 확 트이는 지점이다. 양양쪽으로 내려서는 구룡령도로가 내려다 보인다. 정상에는 낡은 삼각점 표석이 잘라진 나뭇가지에 덮여있다. 삼각점 측량을 위해 벌목을 해 두었으므로 등산객의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는 친절한 안내판이 풀 속에 쓰러져 있다. 응복산을 출발하여 2시간 15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50m쯤 내려서게 되면 백두대간 생태복원을 위한 조림지 안내판이 있고 희귀수인 주목, 전나무, 분비나무, 구상나무를 심어놓았다고 적혀있다.

약수산에서 채 10분을 내려서지 않아 헬기장 하나를 지나치게 되고 이후 가파른 내리막으로 접어들게 된다.발 아래서 구룡령을 넘나드는 차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30분만에 홍천과 양양을 연결하는 56번 국도인 구룡령에 도착한다. 구룡령도로에는 절개지 복원을 위하여 고갯마루 도로 상단에 다리를 놓고 그 위에 흙을 덮어 잘려진 산허리가 서로 연결되도록 하는 공사가 진행 중인 것같다. 산짐승의 이동로가 끊어지지 않도록 하려는 산림청의 노력이 좋게 받아들여지는 현장이지만 처음부터 도로를 개설할 때 터널식으로 했다면 이러한 이중공사는 필요없을 터인데...
구룡령에는 나무로 외부치장을 한 휴게소가 멋들어지게 서 있고 "구룡령 산림전시 홍보관" 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다. 이 건물은 지은지 약 2년정도 되고 산림청에서 지은 건물이지만 지금은 농협에서 임대하여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더운 날씨에 이열치열이라고 했던가? 휴게소에서 뜨거운 커피 한 잔을 한다.

후미에 부상자가 생기는 바람에 약 1시간 가까이 시간차가 벌어지게 되고 덕분에 느긋하게 구룡령일대의 자연을 충분히 감상한다. 오후 5시 30분경 구룡령을 출발한 버스가 양양으로 내려서는 동안 굽이굽이 험하게 이어져 내려오는 구룡령도로와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후천일대의 절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귀포도중 양양에 있는 "38훼밀리 휴게소"에 들러 5000원짜리 육개장으로 배를 채운 후 포항에 도착하니 새벽 1시. 이것으로 꼬박 24시간의 멀고도 긴 여정은 끝났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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