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가는길

   
   
 
 

백두대간32구간

한계령-점봉산-단목령-조침령(진동리)-갈전곡봉-구룡령

★일시:2000.7.25~26
★참가:39명(백호산악회) ★날씨:맑음

★산행코스
7월25일: 한계령-점봉산-단목령-조침령-진동리

한계령(03:45) -능선안부(03:55) -1157봉(05:07) -십이담계곡 갈림길(05:46) -망대암산(조식)(06:25~06:50) -점봉산(07:25~07:45) -홍포수막터(08:05) -오색내림길(08:22) -사거리안부(08:35) -사거리갈림길(오색,진동리)(08:55) -단목령(09:30~09:42) -875봉(10:02) -북암령(10:35) -1136봉(11:00) -중식(11:32~12:07) -943봉(12:49) -900.2봉(13:05~13:15) -조침령(13:32) -진동리(13:55)
=== 도상거리:22km+1km=23km,  총소요시간:10시간 10분 ===

7월 26일: 진동리-조침령-갈전곡봉-구룡령

진동리(04:20) -조침령(04:42~04:47) -야영터(06:35) -1114.6봉 옆(07:12~07:35) -함정(08:09) -956봉(08:30) -두무터갈림길(08:41~08:52) -헬기장(09:14) -왕승골갈림길(10:13~10:23) -중식(11:35~12:00) -갈전곡봉(12:30~12:43) -1121봉(13:35) -1100.3봉(13:50) -구룡령(14:05)
=== 도상거리:18.8km+1km=19.8km,   총소요시간:9시간 45분 ===

★GUIDE

7월 들어 정신없이 대간을 누비며 다닌 것같다.
그동안 빼 먹었던 세 구간을 모두 마치고 다소 후련해진 마음으로 7월의 다섯 번째 산행에 돌입이다. 이번 구간은 구룡령에서 출발해야 하지만 점봉산 구간이 자연휴식년제 임을 감안하여 계획이 변경되면서 한계령-점봉산-조침령-구룡령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계획되었다. 도상 거리만도 40km가 넘고 강원도까지의 차량운행 횟수를 줄이기 위해서 1박 2일을 계획하고 조침령 서쪽의 진동리에서 야영을 하기로 했다.
한계령에서 점봉산 구간의 전경은 가히 환상적이고 이후 조침령에서 구룡령 구간은 고도차가 심한 능선을 오르내려야 하므로 거리에 비해 소요시간이 많이 걸린다.

=== 7월 25일 ===

6시간을 내리 달린 버스는 새벽 3시 오색주차장에 도착했다. 한계령에서의 빠른 출발을 위해 미리 행장을 꾸리고 등산화 끈을 조여 메고 다시 버스에 승차.
새벽 3시 45분, 한계령 정상 조금 못미쳐의 인제방면 필례약수로 이어지는 지방도로 갈림길에서 하차하여 곧바로 출발이다. 한계령 쪽에서의 진입을 염려(?)하여 샛길을 이용하는 것이다. 5분 정도 도로를 따라 올라서니 산허리가 돌아가는 지점쯤에 진입로가 있고 감시초소 쯤으로 추측되는 건물이 있다. 철조망을 넘어서 사면을 타고 5분을 올라서니 능선안부에 이르게 되고 곧바로 대간에 진입한 것이다.
칠흙같은 숲 속의 어둠속에서 작은 손전등 불빛에 의지한 채 깊고 깊은 숲으로 빨려든다. 숲길의 경사도가 높아질 즈음 바위구간이 시작된다. 특별히 위험한 구간은 없지만 충분한 확보를 하고 올라서면 무난하다. 이 구간은 한계령쪽에서 점봉산으로 올려다 볼 때 기기묘묘한 암릉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만물상구간이다. 얼마를 올랐을까? 가파른 구간의 확보를 위하여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많은 사람이 통과하느라 시간이 지체된다. 첫 번째 로프를 통과한 후 다시 10분 후에 두 번째 로프를 통과하게 되고 로프 통과 후 다시 또 10분을 올라서게 되니 암릉 오름길이 끝나고 어둠 속에서 왼쪽으로 하얀 암벽이 펼쳐지는 구간이 나타나고 길은 암벽 아래로 이어진다. 가파른 암릉을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여 1시간 정도 후에 암릉구간이 끝나는 1157봉 직전의 안부에 도착한다. 이 안부에서 1157봉까지는 다시 10분 정도가 더 소요된다.

1157봉을 지나면서부터는 길이 완만하게 이어지면서 상태가 좋은 길로 이어진다. 1157봉을 지나 5분 후에 왼쪽으로 내려서는 갈림길 하나를 통과하게 되는데 오색으로 이어지는 길로 추측된다. 이후 23분 만에 안부 하나를 지나치게 되고 여기서부터 빼곡하게 들어 차 있는 조릿대 숲을 통과하게 된다. 등산로 주변으로는 자주 "자연휴식년제구간 식생조사구"라는 자그마한 팻말이 눈에 띈다. 1157봉을 지나 40분 만에 십이담계곡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이 지점은 평평한 평지로 구성되어 있다. 서쪽으로 5분 거리에 샘이 있다고 하지만 길이 있는 흔적을 쉽게 찾을 수가 없다.
이후 망대암산까지는 등산로 상태가 좋고 계속 오르막을 치고 올라야 한다. 울창한 숲속에서 새벽녘에 만나는 짙은 안개는 "전설의고향" 속으로 빨려든 것같은 음침한 분위기다. 줄창 오르막을 오르니 다시 삐죽이 솟아오른 바위암봉을 만나게 되는데 여기가 망대암산(1236m)이다. 왼쪽으로 삐죽삐죽 솟은 암봉에 올라 선다면 이름 그대로 전망대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암봉이건만 짙은 안개는 사위를 가로막고 있다. 십이담계곡 갈림길에서 오르막 길로 40분이 소요 되었다. 여기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노라니 건장한 청년 4명이 한계령쪽으로 지나친다. 진고개에서 출발하여 점봉산 아래에서 막영후 설악산을 오르는 길이라고 한다.

06시 50분, 아침식사후 정상의 바위암릉 아래로 난 길을 따라 점봉산으로 향하기를 시작한다. 망대암산에서 수더분하게 내려선 후 다시 오름길에서 간헐적으로 주목이 눈에 띈다. 다른 지역에서 보아왔던 주목에 비해서는 상태가 형편없지만 그 고고한 자태만은 주위의 잡목들을 압도하고 있다.
어느 순간, 안개가 걷히면서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인다. 뒤를 돌아보니 귀때기청봉에서 설악산 주봉인 대청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구름 속에 머리를 쳐든 설악의 주릉이 내내 시선을 잡아둔다. 점봉산 오르는 길 주변으로는 키 작은 잡목들이 빼곡하게 들어 차 있다. 워낙 바람이 많고 기후 변화가 심한 탓인지 큰 나무라고는 도저히 찾아볼 수가 없다. 망대암산을 출발한지 35분 만에 드디어 점봉산(1424.2m) 도착.
점봉산에서 펼쳐지는 전경은 실로 장관이다. 저 멀리 대청봉이 보이고 그 옆으로 중청봉의 대피소를 비롯하여 귀때기청봉까지 이어지는 설악산 서북릉의 파노라마가 구름을 거느리고 도도하게 이어지고 있다. 방금 지나온 망대암산이 운무속에 보이고 그 뒤로 험한 바위암릉 구간인 만물상일대도 내려다 보인다. 저 험한 바위지대를 지나왔다는게 실감나지 않는다. 그러나 잠깐만 눈을 돌리면 이내 운무 속에 모습을 감추었다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간신히 기회를 포착하여 한 커트 "찰칵", 점봉산 정상부는 표석은 없지만 "설악 26"이라 씌여진 삼각점이 있고 그 옆으로는 산악인 추모비(故 임주영 추모비)가 자리하고 있다. 남쪽으로 이어지는 작은점봉산 초입으로는 "한계령 6.5km 3시간 30분 소요, 안터마을 5.7km 2시간 20분 소요" 라고 나무판자에 적힌 이정표가 있다.

설악의 모습을 가슴에 담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옮겨 단목령으로 향한다. 제법 가파른 내리막을 따라 20여분을 내려서니 내리막이 끝나는 지점에 "천연보호림" 이라 씌여진 팻말이 나타나고 이 지점이 홍포수막터이다. 주변 안부에는 막영하기에도 좋고 오른쪽으로 50m 정도 내려가면 계곡이 시작되므로 물을 구할수도 있다. 여기서 다시 17분 진행 후에 왼쪽으로 완연하게 길이 갈라지는 지점에 이르게 되고 이 길 역시 오색쪽으로 내려선다. 오른쪽으로도 희미하게 소로길이 나 있다. 이후 13분 만에 사거리 안부를 하나 지나치게 되면 오르막으로 진입하게 된다. 오르막에 올라서게 되면 밋밋한 봉우리를 이루고 있으며 왼쪽으로는 지능선이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여기서는 정면(동쪽)으로 난 길로 진입해야 한다. 능선이 내려서면서부터 오른쪽으로 골을 끼고 걷는가 싶더니 다시 왼쪽으로 골을 바짝 끼고 걷게되고 이후 나타나는 평평한 안부에 4거리 갈림길이 있다. 이 지점에 뜸부기산악회에서 나무판자에 이정표를 그려 놓았다. 왼쪽은 오색약수, 오른쪽은 설피밭 진동리(40분), 정면방향은 단목령이라 표시해 두었고 방금 내려온 길은 점봉산 방향으로 점봉산쪽으로 방향을 잘 잡으라는 주의까지 곁들였다. 이후 고속도로같은 길을 35분 정도 내달리니 단목령(檀木嶺)이다. 점봉산을 내려선지 1시간 45분이 지났다.
단목령은 평평한 4거리 안부로서 이 곳을 먼저 지나간 사람들의 흔적이 깨알같이 적힌 낡은 나무전봇대에 빛바랜 나무간판이 붙어 있고 운치(전서인지? 예서인지?)있는 글로 적은 檀木嶺 팻말이 자리하고 있다. 왼쪽으로는 오색, 오른쪽으로는 설피밭行 이정표도 있다. 넓직한 평지에 퍼져앉아 느긋하게 달리쉼을 하며 사과 하나를 깍아 먹는다.

단목령을 출발해 1~2분 정도 지나니 오른쪽 아래로 물소리가 들려온다. 소리만 들어도 제법 수량이 풍부할 것같은 생각이 든다. 잠시 물소리를 따라 오르니 오른쪽으로 계류로 내려서는 슾길이 삐죽이 보인다. 약 10여m 아래에 수량이 풍부한 계곡이 형성되어 있다. 단목령에서 완만하게 올라서는 길을 따라 20분 정도 오르면 875봉을 통과하게 되고 여기서 방향은 남동쪽으로 꺽이게 된다. 이후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게 되니 북암령이다. 북암령은 제법 넓직한 공터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웅덩이 하나도 보인다. 특이한 모습은 전혀 찾을 수 없고 오른쪽으로 희미하게 내려서는 길 하나가 보이는데 인제쪽 설피밭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단목령에서 약 55분이 소요되었다.

북암령을 지나 가파른 오르막을 25분 정도 진행하니 "속초 24" 라고 적힌 삼각점이 있는 1136봉이다. 1136봉을 지나면서부터는 능선길이 거의 평지나 다름없지만 잡목이 너무 빼곡하여 두 손을 휘져으며 수풀을 통과해야 한다. 20여분 가까이 진행하니 오른쪽 아래로 중장비소리가 들려온다. 양수발전소 건설을 위한 댐공사가 진행중인 현장이 가까워지는 모양이다. 선두와의 거리도 적당히 떨어졌고 후미와도 제법 차이가 나는지 홀로 떨어져 호젓하게 걸으며 바위에 걸터앉아 여유도 부려본다. 평평하게 진행되던 숲길을 빠져 나오니 갑자기 하늘이 뻥 뚫리고 벌목 흔적이 있는 봉우리에 잡풀이 무성하다. 아마도 헬기장쯤으로 사용된 듯하다. 내리막길로 접어들어 얼마 되지 않아 그늘아래에서 일행들이 도시락을 펼쳐 들고 있다. 점심식사중 젊은 남학생 3명과 여학생 2명이 산더미만한 베낭을 메고 점봉산을 향하고 있다. 오늘이 산행 4일째로 오대산 상원사에서 출발하였다고 한다. 엊그제 비가 많이 왔었는데 고생이 많았을 것같다. 모두들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

12시 07분, 식사를 마치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조침령을 향하여 출발. 작은 봉우리 하나를 통과하는 지점에 올라서니 "한전 32" 라는 삼각점이 있고 뒤쪽으로 양수발전소 건설현장이 내려다 보이는 지점이다. 깊고 깊은 산중에 공사로 인해 속살이 벌겋게 내려다 보인다. 이후 943봉 직전의 능선에 올라서게 되면 정면으로 길이 잘 나있는 지능선이 나타나게 되고 주의를 요하는 곳이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1분 정도 진행하게 되면 943봉이다.
943봉을 지나면서부터는 온통 잡목 투성이의 길을 헤쳐 나가야 한다. 15분쯤 키작은 잡목지대를 허우적거리니 900.2봉에 이르고 저 아래로 양양쪽에서 구룡령으로 올라서는 56번 국도가 내려다 보인다. 이제 조침령까지는 얼마 남지 않은 거리다. 베낭속의 먹거리를 처리하며 900.2봉에서 잠시 휴식. 조침령이 가까워질 무렵 산허리 하나를 휘어도니 갑자기 "꼼짝마! 손들엇!" 하며 군인모양의 인형이 총을 들고 불러 세운다. 깜짝 놀란 마음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이후 5분만에 숲을 빠져 나오니 양양쪽 서림리와 인제쪽 진동리를 연결하는 비포장 차도가 맞는다. 조침령에 이른 것이다. 비포장 도로지만 간간이 차량이 지나다닌다. 북암령을 지나 3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길 건너로는 조침령표석이 다소곳하게 우릴 맞아주니 얼마나 반가웁던지, 이후 도로를 따라 500m 정도(5분소요) 내려서니 내일 가야할 대간 진입로가 나타난다. 내일 새벽에 들어서야 할 초입을 눈여겨 살펴두고 15분 정도 도로를 따라 내려서니 진동리 도로변에 이른다. 도로 접속점에는 천하대장군과 천하여장군인 장승 4개가 나란히 서 있고 그 가운데로 솟대 2개가 걸려있다. 보통은 장승 2개가 서 있지만 왜 장승 4개와 솟대 2개가 쌍을 이루도록 세웠는지 자못 궁금하다.
도로 접속점에서 북쪽 설피밭방향인 양수발전소 공사장쪽으로는 도로포장이 된 상태이고 두무터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비포장 상태이다. 도로변에 이르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개울가로 내려가 발가벗고 시원한 계류에 몸을 담근다. 그러나 차량이 아직 도착되지 않은 상태이고 휴대폰 연락도 되지 않자 총무님이 걱정스러워하며 차량을 찾기 위해 아랫마을까지 내려간다. 늘 수고하는 이경수 총무님께 고마울 따름이고 덕분에 우리 모두는 늘상 편안한 산행을 하고 있다. 얼마후 차량이 도착하고 미리 준비한 야영장비를 챙겨 도로 옆 공터에 텐트를 세우고 부산을 떤다. 삼겹살 굽는 냄새가 조용한 마을 진동리를 진동하고 맑은 물 한 순배씩 돌아가니 오늘 하루의 피로는 사라지고 그렇게 백두대간의 밤은 깊어만 간다.

=== 7월 26일 ===

새벽녘 부산하게 텐트를 철거하고 간단하게 요기를 한 후 04시 20분 출발하여 조침령으로 올라서기를 시작한다. 어저께 먹은 술이 아직까지 부담스럽다. 비포장도로를 따라 22분 만에 조침령에 올라선 후 대간 진입로에서 늦게 출발한 일행이 모두 도착할 때까지 다리를 쭉 뻗고 휴식을 가져본다.
조침령을 출발한 초입부터 잡목들이 성가시게 베낭끈을 잡고 쉬이 놓아주질 않는다. 별이 총총한 밤하늘에 기울어져 가는 하현달이지만 제법 환하게 비추고
다. 50분 가까이 빼곡한 숲길을 걷고 나니 우측으로 내려서는 소로 하나가 나타난다. 쇠나드리로 내려서는 길로 여겨진다. 이후 다시 25분 정도 오르막을 치고 오르니 작은 봉우리 하나에 올라서게 된다. 날은 이미 훤하게 새고 있지만 주위는 숲에 가려 조망이 없다. 수더분하게 이어지던 길이 오른쪽으로 방향을 꺽는가 싶더니 이내 조릿대 숲이 빼곡한 급한 내리막을 내려서니 사거리 안부가 나타난다. 작은 봉우리를 지나서 25분 거리이다. 여기서 다시 10분 정도를 더 올라서니 넓직한 안부가 나타나고 야영터로 적당할 것같은 지점이 나타난다.
길은 계속 가파른 오르막으로 이어지고 20분 정도 올라서니 4거리 갈림길 안부가 나타난다. 좌우로 내려서는 길이 선명하다. 정면으로 난 가파른 오르막을 다시 20여분 가까이 비지땀을 흘리며 올라서니 주위에 더 이상 높은 봉우리는 보이지가 않는다. 여기까지 올라오는데 경사도가 보통이 아니다. 모두들 기진맥진하여 거친 숨을 몰아쉰다. 지형도의 1114.6봉 옆으로 추측되는 지점이다. 조침령을 출발하여 2시간 25분이 소요되었다. 미쳐 아침식사를 하지 못하고 출발한 사람들은 여기서 아침식사를 하고 20분 이상 휴식을 취한후 07시 30분 다시 출발.

이제부터 고도를 낮추며 수더분해진 길을 따라 내려서기를 시작한다. 35분 가량 내려서니 등산로 옆으로 작은 짐승을 잡기 위한 함정이 설치되어 있다. 작은 드럼통을 땅에 묻어 놓아 짐승이 빠지면 쉽게 올라오지 못할 것같다. 이후 20분을 더 진행하니 956봉으로 여겨지는 지점에 이른다. 다시 10분을 내려서니 안부가 나타나고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길이 확연하다. 연기리골을 타고 두무터로 내려서는 길이다. 다리쉼을 하기도 좋은 곳이다.
주능선의 전체구간이 오르내림이 심해 거리에 비해 시간이 예상외로 많이 소요되고 있다. 이 안부에서 10분 정도 휴식을 가진 후 다시 잡목으로 이루어진 오르막을 22분 정도 올라서니 돌을 이용해 "H字"형으로 만든 헬기장이 나타난다. 조침령을 출발하여 처음으로 확실한 이정표를 만난 셈이다. 조침령에서 이 헬기장까지는 4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이 헬기장에서 1시간 정도를 내려서니 다시 넓직한 안부가 나타나고 4거리 길이다. 이 지점은 왼쪽으로 왕승골로 내려서는 갈림길이며 오른쪽의 희미한 숲길을 따라 5분 정도 가면 샘터가 있다고 한다. 누군가가 나뭇가지에 주머니 하나를 걸어두어 폐건전지를 수거하도록 배려해 두었다. 이제 여기서 갈전곡봉까지는 약 3.5km 정도가 남은 셈이다. 10분 정도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서니 작은 봉우리에 이르고 다시 10분을 더 오르니 또 봉우리 하나가 나타난다. 등산로 주변에는 그 귀하다는 곰취나물이 자주 눈에 띄고 나물 뜯는 재미도 솔솔하다. 왕승골 갈림길에서 1시간 10분만에 힘겹게 마지막 봉우리를 올라서니 먼저 온 일행이 점심식사 중이다. 여기가 갈전곡봉인가하고 생각했지만 진짜 갈전곡봉은 여기서 1km를 더 가야 한다고 한다. 이 지점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방향을 남동쪽으로 꺽어 내리막을 내려서게 된다. 식사때 먹어본 곰취나물 향이 오랫도록 입안에서 향긋한 여운을 남긴다. 점심식사후 30분 가량을 나서니 갈전곡봉 정상(1204m)이 반긴다.
왕승골 갈림길에서 식사시간을 포함하여 2시간 1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갈전곡봉은 특이한 지형지물 없이 큰 나무만 빼곡하고 남서쪽(정면)으로 가칠봉쪽으로 이어지는 평평한 능선이 뻥 뚫려있다. 자칫 길을 잘못 들기 십상인 곳이다. 제대로 된 대간길은 남동쪽(왼쪽)능선을 타야 한다.

모든 일행이 도착하고 기념촬영후 구룡령을 향하여 출발.
연속적인 내림길에는 잡목숲이 계속 이어진다. 약 40분 만에 봉우리 하나를 올라선 후 다시 15분 정도를 진행하니 1121봉이다. 도중에 장기종주하는 팀을 만났는데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2명과 여자 3명이 팀을 이루고 우리 일행의 실팍한 베낭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산더미 만한 베낭을 멘 여학생들이 존경스러울 지경이다. 1121봉에서 다시 10분을 내려서면 안부가 나타나고 왼쪽으로 내림길 하나가 선명하다. 이 지점이 옛 구룡령길이라 하며 5분 후에 1100.3봉에 이르게 된다. 1100.3봉 정상부는 나무를 잘라놓은 흔적이 역력하고 일전에 구룡령을 내려서기 전의 약수산에서 본 벌목에 대한 등산객의 양해를 구하는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1100.3봉에서 내리막 길을 15분 내려서니 이미 구면인 구룡령에 이른다. 갈전곡봉을 출발하여 1시간 20분이 소요되었다.
구룡령에서 양양쪽 갈천리 근처의 계류까지 차량으로 이동해 땀에 찌든 몸을 씻고 나니 1박 2일의 긴 여정은 끝나고 이제 포항땅에만 도착하면 두 다리 쭉 뻗고 잠이나 실컷 자야겠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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