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가는길

   
   
 
 

백두대간33구간

한계령-서북릉-대청봉-희운각-공룡릉-마등령-저항령-황철봉-미시령

★일시:2000.8.14
★참가:43명(백호산악회) ★날씨:맑음

★산행코스
한계령(03:10 -서북릉삼거리(04:40) -1474봉(06:02) -끝청(06:35) -중청(07:00) -대청(07:20~08:20) -희운각(09:10~09:50) -천화대(11:20) -1275봉(11:35) -마등령(12:40~13:20) -금강굴갈림길(13:25) -1326.7봉(13:35) -저항령 직전봉우리(15:00~15:10) -저항령(15:25) -너덜봉우리(16:03) -황철봉(16:150 -1318.8봉(16:55) -너덜끝지점(17:15) -능선갈림길(17:35) -미시령(18:15)
=== 도상거리:21km,  총소요시간:15시간 05분 ===

★GUIDE

반쪽의 백두대간 막바지에 접어들어 이제 설악권으로 접어 들었다. 가장 빼어난 암릉미와 아름다움을 간직한 설악산은 구태여 부연설명이 필요없는 산이다. 설악을 몇 번 오르기는 했지만 고작 오색 또는 천불동계곡으로 이어지는 코스만을 연결했을 뿐 설악의 진면목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었고 오랫동안 타보고 싶었던 서북릉과 공룡릉을 한 번에 탈수 있는 기회다.
지금껏 대간을 타면서 당일산행으로는 무려 15시간 이라는 최장의 산행시간을 기록했고 그만큼 힘이 많이 들었다. 특히나 공룡능선의 빼어난 암봉미와 마등령을 지나면서부터 끝없이 이어지는 너덜지대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이다.

8월 13일 오후 8시 30분, 포항을 출발한 버스는 다음날 새벽 2시 55분 한계령(935m)에 도착했다. 한밤중인 시간이지만 휴게소에는 선남선녀들이 더러 눈에 띈다. 밝은 날이라면 오색쪽으로 내려서는 도로와 점봉산쪽의 절경이 눈에 들어 오겠지만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서둘러 한계령을 출발한다.
03시 10분, 휴게소 앞으로 난 108계단을 올라서니 설악루가 자리하고 있다. 이 설악루에 올라서면 동해바다와 만물상의 기암절벽을 감상할 수 있건만 깜깜한 어둠만이 사위를 감싸고 있다. 매표소(1300원/人)를 지나니 철조망 쪽문이 열려있고 계속 오름길로 이어진다. 한계령을 출발한지 20분 만에 가파른 암릉길에 로프가 설치되어 있고 암릉위로 올라서니 첫 번째 안내판이 있다.(중청대피소 7.2km) 이후 두 번째 이정표(중청대피소 6.7km)를 지나 몇 번의 오르내림을 반복하니  세 번째 이정표(중청대피소 5.6km)가 나타나고 첫 번째 이정표에서 55분이 소요되었다. 이후 10분 정도를 진행하게 되니 서북릉 삼거리 아래로 야영터와 샘터가 있다. 여기서 5분 정도 올라서게 되면 본격적인 설악산 서북릉의 능선마루에 이르게 되며 서북릉 삼거리에 도착하게 된다. 한계령을 출발하여 가파르게 이어지는 오르막을 1시간 30분 정도 올라왔다. 이 지점에 현 위치를 알리는 안내판이 정면으로 붙어있고 대간길은 오른쪽(동)으로 진입해야 한다. 왼쪽으로 이어지는 빤한 길은 귓때기청봉(1577.6m)을 거쳐 대승령으로 이어진다.

서북릉 삼거리를 지나면서도 1397봉까지는 계속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1397봉을 지나면서부터는 암릉 오름길이 계속 이어지게 되고 오른쪽으로 간간이 나타나는 한계령휴게소 불빛을 보며 1397봉과 1474봉의 중간 지점쯤 되는 봉우리에 이르니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서북릉 삼거리에서 55분이 소요되었고 바위봉에 오르니 새벽안개가 자욱하다. 날은 희끄므레 새기 시작하고 안개 사이로 오색에서 한계령으로 오르는 도로가 내려다 보인다. 건너편 점봉산과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전망될 법도 하건만 짙은 안개는 조망에 인색하기만 하다.
이 바위암봉을 지나면서부터는 지금까지 온 길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속도로같은 길이 전개된다. 5분 정도 진행하니 이정표가 서 있고(중청대피소 3.6km, 한계령4.1km) 다시 22분 진행 후에 안내판 하나를 더 만나게 된다.(중청대피소 2.6km, 한계령 5.1km) 지형도상의 1474.3봉으로 추측되는 곳이다. 등산로 주변의 나뭇잎은 새벽안개로 인해 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가끔씩 얼굴에 와 닿는 안개비는 신선한 감촉으로 다가온다. 도중에 서북릉구간에서 밤새 야영을 하고 아침준비를 서두르거나 행장을 꾸리는 장기종주팀들을 서너팀 만나게 되고 방학기간 중이라서 인지 모두들 대학생으로 보인다. 혈기왕성하던 한 때 저들처럼 산에서 밤을 지세며 개똥철학을 읊어대던 그 때가 아련한 향수처럼 떠오른다.

1474.3봉에서 평탄하게 이어지는 길을 따라 33분을 진행하여 너덜지대를 올라서니 안내판이 붙어있는 끝청(1604m)이다. 끝청 정상부는 작은 바위지대로 이루어져 있고 여전히 짙은 안개가 자욱하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일순간 남쪽 아래로 안개가 걷히며 잠시 오색마을의 온천지구가 그 모습을 내비친다. 그러나 대청봉을 비롯하여 점봉산일대는 여전히 안개만 자욱하다. 끝청에서 잠시 휴식후 키작은 잡목지대를 지나 25분 만에 중청봉에 도착하니 철조망이 쳐져 있고 정상부는 군사시설물이라 출입을 통제하는 안내간판이 붙어있다. 저 아래로 중청대피소가 보이고 대피소 주위로는 많은 팀들이 아침식사 준비로 부산하다. 장터를 이룬 중청대피소를 지나 넓직한 등산로 옆으로 경계선이 쳐진 등산로를 따라 올라서니 드디어 해발 1708m의 대청봉정상이다.
서북릉 삼거리를 지나 2시간 40분이 소요되었다. 정상부의 바위지대와 대청봉표석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고 멀리 동해바다의 푸른 물결은 아침햇살을 받아 찬란할 정도로 반짝거리고 있다. 저 아래로는 화채봉을 거쳐 칠성봉으로 이어지는 화채능선, 마등령으로 이어지는 공룡능선이 선명하게 드러나지만 서북릉쪽은 여전히 안개에 쌓여있다. 중청~소청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하얗게 건너다 보이고 쉴새 없이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의 행렬이 줄을 잇는다.
대청봉정상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아침식사도 하고 기념촬영도 한다. 그러나 후미가 도착하고 인원파악 결과 일행중 한 사람이 없어진 사실을 알고 모두들 걱정이 태산이다. 나중 일이지만 다행히도 연락이 되었고 서북릉 삼거리에서 짙은 안개로 인해 귀때기청봉으로 잘못 진입하여 시간을 허비한 후 한계령으로 다시 하산하여 지금은 미시령으로 이동 중이라는 연락을 받고. 모두들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대청봉에서 1시간 정도를 보낸 후 희운각으로 내려서기를 시작한다. 대간길은 정상에서 중청방향으로 약 20m정도 되돌아간 후 철조망이 쳐진 지역을 넘어서 희운각으로 떨어지는 직등을 타야한다. 중청을 지나 소청에서 희운각대피소로 내려서는 길이 있지만 그 길은 희운각대피소 직전에서 가야동계곡의 상단부를 이루는 계류를 건너야 하므로 대간길이 아니다.
대청봉에서 희운각으로 내려서는 능선은 가파르게 떨어지고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탓인지 잡목이 계속 걸리적거린다. 오른쪽 아래로는 악명 높은 죽음의계곡을 끼고 왼쪽으로는 계곡 건너의 소청봉을 조망하며 내려서게 된다. 도중에 없어졌던 일행과의 연락이 이루어지고 연락과정에서 몇 번의 정체가 빚어 지기도 했다. 가파른 내리막을 50분 정도 내려서니 희운각대피소다. 도중에 왼쪽 아래의 계곡길로 빠지는 길이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희운각대피소 역시 시끌벅적한 장터를 이루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부산하게 움직인다. 계절이 여름인 탓인지 대피소 앞 계류에는 시원한 물이 흘러 내리고 그 옛날 하룻밤을 묵었을 때의 고즈넉함과는 딴판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또 한번의 불상사가 일어나니, 대청봉에서 희운각으로 이어지는 대간길은 자연휴식년제구간 이라며 후미에 내려온 총무님과 산장관리인과의 언쟁이 있었던 모양이다. 법은 어떤 인간들이 정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악법도 법인 이상 엄청난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럭저럭 40분 정도의 시간을 허비하게 되었다.
유명 메이커의 산들은 한결같이 자연휴식년제라는 허울 좋은 미명하에 구간 구간을 폐쇄하고 있지만 그 폐쇄구간이 문제이다. 등산로 훼손방지를 위해 실시하는 휴식년제구간은 사실 등산객들의 왕래가 적은 구간들이 대부분 설정되고 실제로 복원되어야할 구간들은 닳고 닳아 벌겋게 속살을 드러내고 있어 시급히 복원되어야 할 구간들이지만 절대로 휴식년제구간으로 정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도 등산객들의 왕래가 가장 빈번한 곳은 사철 개방되어 입장료 수입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 아니가 하는 의구심이 솟는다.
산을 사랑하는 등산인의 한 사람으로서 누구를 위한 행정편의주의인지 일말의 분노감마져 든다. 또한 아름다운 금수강산 이나라 내국토가 곳곳이 파헤쳐져 몸살을 앓고 있건만 그 모든 산림훼손이 합법적으로 이루어진다는게 한심한 노릇이다.

희운각에서 벌금형을 언도 받은 터라 식상한 마음 탓인지 이후 구간들이 더욱 힘들게 느껴지는 것은 나 뿐만 아니라 모두의 마음일게다. 희운각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무너미고개에서 모든 일행이 합류되고 다시 대열을 정비하고 험하디 험한 공룡능선의 초입으로 진입한다. 무너미고개는 설악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으로 꼽을 수 있는 천불동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여기서부터 마등령까지 이어지는 공룡능선은 오른쪽으로는 천불동계곡을, 왼쪽으로는 가야동계곡을 아래에 두고 험준하게 이어지는 바위암릉길의 연속이다. 가야동계곡 건너로는 용의 이빨을 한 용아장성릉이 하얗게 드러나 있다. 가파른 암릉을 오르내리고 릿지가 심한 곳은 우회를 하고 눈앞에 펼쳐지는 기암괴석과 절경에 탄복하기를 반복하며 1시간 가량 땀을 흘리니 천화대 직전의 샘터에 이르게 된다.
바위틈으로 흘러나오는 샘물을 한 모금 마시니 달고 시원하다. 잠시 휴식후 천화대의 뾰족한 암릉을 우측에 두고 20분 정도 가파른 길을 올라서니 천화대 안부가 나타나고 이 지점에 이정표가 서 있다.(마등령 2.1km) 여기서 15분 정도 더 진행하게 되면 이정표가 있는(마등령 1.7km) 1275봉이다. 계속되는 가파른 암릉길을 오르내려 25분 후에 다시 이정표(마등령 1.1km) 하나를 만나게 되고 이후 40분 후에 그 위협적인 암릉길이 끝나는 오세암 갈림길에 이르게된다.
초입에는 커다란 돌탑이 세워져 있고 그 가운데로 고사목이 자리하고 있다. 안부에는 야영하기 좋을 만큼 넓직하게 이루어져 있고 나무그늘 아래에는 몇몇 팀이 나른한 오후의 낮잠을 즐기고 있다. 여기서 왼쪽 아래로 이어지는 길을 따르면 오세암을 거쳐 백담사로 내려서는 길이며 초입에는 오세암 1.3km 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희운각을 출발하여 3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오세암 갈림길에서 점심식사후 13시 20분 출발, 5분 정도 올라서니 오른쪽으로 금강굴을 지나 비선대로 내려서는 갈림길 초입으로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마등령에 이른 것이다. 안내지도를 살펴보면 이 지점이 마등령으로 표시된 것도 있고 조금전의 오세암 갈림길을 마등령으로 표시한 것도 있지만 금강굴로 내려서는 이 지점이 마등령으로 표시된 지형도가 월등히 많은 것같다.
마등령에서 10여분을 올라서면 1326.7봉이고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너덜지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너덜밭을 넘어서니 잡목구간으로 이어지고 공룡능선에 비해 조금도 뒤지지 않을 만큼 그 지형이 험준하다. 이곳 또한 오르내림길의 연속이고 주능선은 암봉으로 연결된다. 특히, 1249.5봉으로 이어지는 칼날같은 바위암봉지대를 통과하려면 우회로를 따라 내려섰다가 올라서기를 여러 번 반복해야 하고 암릉으로 이루어진 1249.5봉 왼쪽으로 바짝 붙어 이어지게 된다. 이후 넓다랗게 펼쳐지는 너덜지대를 빠져나와 급경사 암릉길을 치고 오르니 저항령 내려서기 직전의 바위암봉에 이르게 된다. 저 아래로 저항령이 내려다 보이고 그 건너로는 너덜밭이 전개되고 황철봉이 손에 잡힐 듯하다. 암봉 위에 올라서니 깊은 협곡으로 이루어진 저항령계곡이 길게 이어져 설악동까지 완연한 골을 이루고 있고 설악동의 시설물 일부도 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망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곳이다. 한동안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느긋하게 다리쉼을 한다.
여기서 넓직하게 펼쳐지는 너덜밭을 따라 오른쪽으로 약간 치우치며 돌밭길을 따라 15분 정도 내려서니 넓직한 안부로 형성된 저항령이다. 마등령에서 저항령까지는 꼬박 2시간이 소요되었다. 저항령는 넓직한 텐트사이트가 형성되어 있고 주변은 부드러운 풀밭이 전개된다. 좌우로 길골을 따라 백담사로 내려가는 길과 저항령계곡을 따라 설악동으로 내려서는 길이 완연하다. 한계령을 출발하여 이미 12시간이 지났지만 설악의 아름다움에 심취한 탓인지 피곤의 한계가 지난 탓인지 피로감에 대해서는 무감각해 진다.

저항령에서 너덜밭을 지나고 숲을 빠져 나와 다시 바위암릉을 올라서니 38분 만에 전망좋은 봉우리에 올라서게 된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오래도록 주변을 감상하고 싶을 만큼 좋은 전망을 제공한다. 저항령 건너의 바위봉 위에 일행의 모습이 어림된다. 황철봉은 여기서 12분 정도 더 진행해야 하며 수더분하게 이어지는 능선상에 있으므로 정확하게 위치를 파악하기가 곤란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평평한 봉우리에 자연보호림이라고 씌여진 표석이 있다.
이후 15분 후에 무명봉을 하나 지나치게 되고 여기서부터 다시 너덜밭이 전개된다. 너덜을 통과하여 25분 만에 암릉정상부에 올라서니 1318.8봉에 이른 것이다. 정상부에는 "설악 22" 라는 삼각점이 반듯하게 설치되어 있고 저 아래로 다시 너덜지대가 끝없이 펼쳐진다. 그리고 그 너머로는 울산바위와 미시령으로 갈라지는 능선이 완연하고 미시령으로 오르는 도로와 미시령이 어림된다. 미시령 너머의 신선봉까지 조망되는 지점이다.
1318.8봉에서는 끝없이 내려서는 너덜지대를 내려서야 하고 지금까지 지나온 너덜중에서는 가장 긴 구간이다. 장시간의 산행에 무릎에 통증이 올만도 한 시간이건만 다행히도 잘 견뎌주고 있음에 고맙기도 하다. 꼬박 20분을 내려서니 겨우 너덜밭을 통과하게 되고 다시 숲길로 접어들게 된다. 대부분의 너덜밭이 그렇지만 들머리는 확실하지만 날머리는 불확실하다. 그 너른 너덜지대에서 빠져 나가는 길을 찾아내기는 결코 쉽지가 않다. 자세히 살펴보면 중간중간 돌을 쌓아 길을 표시한 곳이 있으므로 유심히 살펴야 하고 이곳 너덜지대는 오른쪽으로 약간 치우쳐서 내려오면 무난하게 다시 숲으로 들어서는 초입을 찾아낼 수가 있다.
너덜이 끝나고 숲길로 접어들게 되면 길이 평탄하게 이어지고 20분 만에 울산바위쪽으로 이어지는 능선 갈림길을 만난다. 여기서 왼쪽 미시령으로 이어지는 길은 확연하지만 울산바위쪽 갈림길은 희미하게 나 있다. 이후 완만하게 내려서는 길을 따라 40분 가량 내려서면 미시령에 이르게 되는데 미시령이 가까워지면서 휴게소의 음악소리와 차량 지나다니는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리게 되고 어느 순간 숲을 빠져나오게 되니 허리쯤 오는 나지막한 잡목들이 시원하게 펼쳐지게 된다.

미시령도로가 관통하는 절개지에 이르게 되면 울타리가 쳐져 있는 절개지 바로 상단부의 철조망을 통과해야 하는데 잠시 방심하는 사이 그만 철조망이 바지를 뚫고 살 속 깊숙이 파고든다. 이내 피가 줄줄 흐르고 철조망은 도저히 빠지지 않는다. 어금니를 깨물고 살을 찢어낸 후에야 겨우 철조망의 위험을 벗어난다. 철조망을 피하려고 자칫 발을 잘못 디디면 그대로 20여m 정도 아래의 절개지로 추락할 수 있는 아주 위험한 구간이다. 미시령휴게소에 이르니 왜 그렇게도 사람들과 차량이 많은지...
한계령과 미시령은 이미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으로  미시령은 속초시내가 한 눈에 보일 정도로 시원한 경관을 제공하고 있다. 이것으로 무려 15시간의 설악산구간이 끝났다. 대간을 시작하여 가장 힘들게 통과한 구간이 아니었는가 싶다.
후미의 일행은 상당히 시간이 지체되는 모양이다. 휴게소 2층의 "미시령식당"에서 설렁탕 한 그릇으로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서도 일행이 모두 도착하지 않는다. 이미 사방은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모두들 걱정이다. 선두가 도착하고 약 2시간 정도가 지난 후에야 겨우 마지막 일행이 도착하고 모두들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사방에 땅거미가 짙게 깔린 8시 50분경 미시령을 출발하여 다음날 새벽 3시 경에야 겨우 포항에 도착.
장장 31시간의 긴 여정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골목 어귀를 꺽어드니 신문을 돌리는 오토바이가 휑하니 지나간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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