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가는길

   
   
 
 

 대  간  별  곡

새벽안개를 가르는 어설픈 오름짓은
분단의 아픔이 가로막는
여기 진부령에서 그쳐야 하나?
저기 한 발짜욱만 더 올라서면
백두가 손을 내밀 것도 같건만

허접스런 일상이 껍질을 깨고
눈내리는 겨울
대간의 끝자락에 붙어
발자국 남기기를 시작하여
계절의 성상을 보내고 맞기를 여섯 번

장쾌하게 이어지는 민족의 맥은
끝간데 없이 이어지고
때론 고개를 납짝 엎드려
우리네 일상으로 파고든다.

낯선 이름으로 다가서던 고개들은
질곡한 민초들의 애환과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고갯마루를 지키는 돌탑과 당집은
세월의 이끼를 머리에 쓰고
거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간에 놓인 돌뿌리 하나, 낙엽 한 자락
이름 모를 잡초마져도
나름대로 거기 있어야 할 이유가 있듯이
내 삶에도 스스로의 무게를 싣고
부단히 일어서야 함을 세삼 깨닫는다.

안개 자욱한 진부령에서
고단한 날개짓을 접고
어쩌면,
삼천리가 이어지는 그날
분연히 일어나
나머지 반쪽의 대간을 향한
고단한 날개짓을 또 시작할지 모를 일이다.

==== 2000년 8월 28일  안개 자욱한 진부령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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