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가는길

   
   
 
 

사일고개-원고개-토함산목장-토함산-추령 ☞지도보기 ☞형남3구간 사진모음

*일시: 2004.5.25
*날씨: 맑고 가시거리 넓음, 초여름 같이 더운 날씨

*산행상세
사일고개-(1.4km/37분)-대평레미콘고개-(3.4km/1시간 8분)-193봉(산불초소)-(3.0km/42분)-원고개-(2.5km/36분) -감산사입구-(2.2km/1시간)-토함산목장-(3.6km/1시간)-석굴암주차장-(1.4km/25분)-토함산-(2.6km/43분)-추령
*도상거리:20.1km *총소요시간: 9시간 4분(순보행: 6시간 11분)

사일고개08:10)-329봉(08:25~30)-56번송전탑(08:39)-대평레미콘 고개(08:49~59)-54번송전탑(09:06)-242.1봉(09:15~25)-마을주택(09:35)-신원마을도로접(09:50)-산기슭진입,대밭,월성이씨묘(09:54)-단양우씨묘(10:04)-마당바위(10:15)-193봉 산불초소(10:17~25)-산불지대-옥산장씨묘(10:37)-원고개(11:07~15)-무덤(식사 11:20~55)-괘릉마을 도로접(11:58)-마을회관(12:05)-차도,사슴목장안내판(12:07)-감산사입구(12:26~42)-무명봉(12:56)-무덤(휴식 13:04~20)-토함산목장 시멘트도로(13:52~14:04)-토함산 솔밭가든3거리(14:10~15)-불국사,석굴암3거리(14:32~15:07) -석굴암주차장(15:50)-성화채화지(16:06)-토함산(16:18~23)-경주최씨묘(16:49)-추령(17:14)

*참가: 백호산악회 20명
김승현, 권순태, 김진선, 김지용, 박영태, 박준희, 박춘하, 방상래, 성기봉, 유영찬, 이경모, 이병목, 임상운, 전준식, 정태영, 조동범, 주영기, 지유영, 최부근, 최호우


=== 논두렁 가로지른 기맥은 신라천년 흥망성쇠를 지켜 본 토함산으로 치닫고... ===


오늘 산행계획은 원래 사일고개에서 출발하여 토함산 주차장까지 계획되었지만 예상외로 진행이 수월하였던 관계로 토함산 지난 추령까지 내려서게 된다. 특이할 만한 것은 외동읍 냉천리 일대에서 기맥은 거의 평야지대를 이루며 그 맥(脈)을 찾기 어려울 지경이고 이후 죽동리 일대로는 야트막한 야산지대를 따르게 되는데 주변으로 옛 고대국가시대의 고인돌로 추측되는 거석을 간간이 마주치게 된다.
원고개를 지난 기맥은 괘릉동 일대에서도 비산비야 지대를 잇다가 형남기맥의 대표산봉이라 할 수 있는 토함산을 일구기 위해 토함산목장까지 기운차게 솟아오른다. 토함산목장에서는 기맥이 분기하여 태화강의 북쪽수계를 이루며 울산방향으로 삼태봉-동대산-무룡산을 이어 방어진등대까지 이으며 맥을 마감하게 되고 형남기맥은 계속 토함산을 솟구치며 북동진하게 된다.

형남기맥의 대표적인 산봉이라 할 수 있는 토함산(745m)-표석 옆 구호대장 김승현님▼

지난 2차구간때 신나게 비 맞으며 하산주 마셨던 사일고개에 올라선다. 고갯마루 흥부휴게소 옆 공터엔 그새 무슨 건물을 지으려는지 철골 뼈대를 세워놓았다. 날씨는 화창하기 이를데 없고 싱큼, 생큼한 푸른 신록의 기운이 온 몸으로 스며들고 있어 기분 좋은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08시 10분, 사일고개 출발. 북쪽 숲으로 난 또렷한 길을 따라 오르게 되면 3분 간격으로 "수원백씨 묘2기" "월성최씨묘"에 이어 무명무덤 1기를 만나게 되는데 세 번째 무덤 이후로는 솔가리 수북히 쌓인 푹신푹신한 오솔길이 펼쳐진다.
"뚝~뚜구리" "뚝~뚜구리" 이름 모를 산새 소리에 박자를 맞춰 오른다. 잠시라도 새소리가 뭠춰 이 넘이 어디갔나? 여길라치면 "나 여기있소!" 하고 신호음을 보낸다.
한 차례 올라선 산봉으로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펑퍼짐한 바위봉에 올라 329봉인지 알고 기념사진까지 찍었건만, 어라! 1분 후에 나타나는 바위봉이 진짜 329봉이네!(08:25~30)

329봉 직전에서 기맥은 곁가지 하나를 틀어 경주 마석산(451.1m), 남산방면으로 지맥 하나를 흘리고 있다. 329봉은 둥글둥글한 바위가족들이 집단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이 바위 저 바위를 건너뛰며 외동읍 일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하는 곳이다. 바로 아래로 무슨 공장인 듯한 건물들이 보이고 멀리로 희뿌옇게 토함산이 건너다 보인다.
와웃! 오늘 가야할 길이 저렇게나 멀어.....
뒤편으로 치술령 일대와 지난번 미로게임을 즐긴 사일고개 내려서는 산줄기가 선명하다. 이리저리 사진찍는 답시고 밍기적거리는 동안 일행들은 죄다 내려가 버리고 오늘도 외톨이가 되어 꽁무니를 쫓는 신세 면치 못할 것같다.

329봉 내려서는 길은 기이하게 생긴 바위들을 자주 마주친다. 송곳처럼 삐죽하게 솟아오름 바위며 동글동글 괴상망측한 바위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전주이씨묘"(08:38)를 지나치자 송전탑이다.(No 56)(08:39) 길은 송전탑 직전 오른쪽 아래로 열려있다. 송전탑을 지나 5분 가량 내려서면 희미한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여기선 오른쪽으로 내려서야 한다. 앞선 일행들은 왼편으로 방향을 잡았던 관계로 레미콘공장 아래로 내려서고 말았다.
우측길은 희미한 편이지만 또렷한 족적이 이어지는 편이고 숲 사이로 레미콘공장이 내려다 보일즈음 우측 지릉으로 건너타게 되면 망주석과 봉분이 엄청나게 커서 거의 왕릉수준인 "월성이씨묘"를 지나 또다른 "월성이씨" 무덤1기를 지나치게 되고 이어서 2차선 포장도로가 관통하는 고갯마루로 내려선다.(08:49~59)
이 고개는 냉천리 냉천마을에서 제내리를 잇는 고갯길로 레미콘차량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고개 왼편 아래에 대평레미콘 공장이 있어 그냥 레미콘고개라 칭해본다.

고개에서 모든 일행이 합류하자 곧바로 건너편 전봇대 옆 숲길을 파고든다. 왼편 건너로 올라야 할 242봉이 올망졸망한 바위를 덮어쓰고 있는 모습을 보며 올라서게 되고 송전탑(No 54)(09:06) 아래에서 올려다 본 바윗덩이는 보는 각도에 따라 설핏 남자 거시기의 중요한 부분(?) 형상을 하고 있다.
송전탑에서 방향을 틀어 10분 남짓 올라서게 되면 사방팔방 시야가 넓게 펼쳐지는 242봉이다.(09:15~25) 242봉은 바윗돌이 앉아있는 봉우리로 삼각점(울산 404)과 지적경계표식이 나란히 박혀있고 한 켠으로 운동기구까지 놓여져 있는게 인근 주민들의 산책등반로 쯤으로 여겨진다. 지초마을에서 만난 동네 주민은 이 산을 독점산이라 부른다고 한다. 비록 표고가 242m에 불과한 산봉이지만 조망만큼은 웬만한 고산 빰칠 정도로 시원하다.
왼편 바로 건너로 제내리 뒤편 마석산(451.1m)이 빤하고 외동읍 일대의 농가며 국도까지 내려다 뵈고 죽동리 일대 논 가운데로 야트막하게 맥을 유지하고 있는 야산 너머로 토함산을 어림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논밭 사이로 위태롭게 겨우 명맥만을 유지하는 산줄기에 붙는 맥은 도대체 어디쯤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만큼 맥세는 미약하다.

▼242봉은 가까이로 마석산을 비롯하여 외동읍 일대의 야산지대며 진행해야 할 토함산까지 시야가 트이는 곳이다.
242봉에서의 내리막길 초입은 북쪽 아래로 나 있다. 바위틈을 비집고 내려오는 길로 로프가 쳐져 있는걸로 봐서 꽤 왕래가 있는 길로 여겨진다. 내리막은 곧장 북쪽으로 떨어지더니 10여분 후 치초마을과 거산마을을 연결했던 넓은 고갯길 하나를 가로질러(09:34) 최근에 지은 듯한 주택 한 채가 있는 곳까지 내려선다.(09:35)
우측 건너로 송전탑이 있는 능선이 기맥인 것같아 못내 찜찜한 마음이 든다. 주택을 지나 만난 시멘트 길에서 우측으로 접어들어 야트막한 둔덕을 이룬 밭둑길을 가로질러 내려선다. 마을에서 만난 동네분께서 이곳 지리를 상세히 설명해 주신다. 이곳 지초, 거산, 냉천마을을 통틀어 냉천2리라 부르며 한 여름에도 얼음같은 물이 흐르는 계류가 있어 냉천이라 부르고, 뒤돌아 보면 예쁘장하게 바위를 품고 있는 242봉을 독점산이라 부른다고 한다.

사실 이 일대로는 어디가 맥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나중에 2만5천 지형도를 꼼꼼히 짚어본 결과 지초마을을 가로지르는 길이 미약하지만 물길을 가르는 경계임을 재삼 확인하게 되었고 정상적인 맥을 따라 왔다는걸 확인하게 되었다.
이후 곧장 마을과 논밭길을 따라 나서자 신원마을 2차선 포장도로에 이른다.(09:50) 도로에서 왼편으로 접어들어 잠시 나서면 "연지낚시터"를 알리는 간판을 따라 우측 농로길로 접어들게 된다. 곧장 차도를 따라가면 불국사 창건당시 석가탑을 무영탑이라 부르게 된 아사달, 아사녀의 애틋한 전설이 서려있는 영지(影池)에 이르게 된다.
헌데 낚시터를 알리는 농로길 초입에서 농수로를 건네게 되는데 이는 농지정리를 위하여 인위적인 수로를 형성한 탓이라지만 이 일대로는 평야지대를 이룬 관계로 정확히 어느 부분이 물가름을 하는 경계라고 꼬집어 말할 수 없는 지형이다. 어쩌면 형남기맥은 이 일대에서 끊어져 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괴지심마져 든다. 하지만 산자분수령의 원리라면 작은 논길 하나라도 물가름의 경계가 될 수 있다.

불안 불안한 마음으로 농로길을 5분 가량 따라 나서자 기맥은 겨우 그 명맥을 유지하며 왼편 야산자락으로 붙게 된다.(09:54) 마을 텃밭을 지나 대숲이 있는 길로 접어들자 누렇게 익어가는 보리밭 옆을 지나친다. 문득 꽁당보리밥 도시락이 창피해 깜빡 잊은 척하며 슬며시 도시락 놔두고 다녔던 철없던 유년시절이 이젠 아득하게 그리울 지경이다. 천대받던 보리가 이젠 쌀보다 더 귀한 곡식으로 자리메김하고 있으니 세상 이치는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마을 야산을 향해 올라가는 길에서 갓비석이 세워진 "병조참판 월성이씨묘"를 지나치면서부터 마을길은 넓은 수레길로 변하는 소나무 숲길이다. 무덤 3기가 있는 "단양우씨묘"를 지나(10:04) 올라선 고갯마루에선 왼편으로 진행해야 한다.(10:10) 하지만 우측 20m 거리로 거대한 바윗덩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궁금증을 못이겨 올라서 봤더니 집채만한 바위가 2단으로 올라 앉았는데 밑에 있는 돌은 받침대 역할을 하고 있다. 마치 일부러 올린 듯한 거대한 고인돌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 일대 야산의 특징은 동글동글한 형태를 이룬 고인돌 모양의 거석 출현이 잦다.

사료에 따르면 죽동리 일대는 청동기시대와 초기 철기시대의 유물 출토가 있었던 곳이고 신라가 기틀을 잡기 이전 삼한시대의 부족국가가 있었던 곳이다. 바윗돌 아래로 받침돌로 여겨지는 기초가 있는 걸로 봐서 고인돌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간간이 나타나는 거석의 출현에 의아심을 갖고 진행하던 중 비박하기에는 안성맞춤인 큼직한 바위 옆을 지나친다.(10:15) 이 바위는 상단으로 올라설 수 있도록 로프까지 설치되어 있고 윗 부분은 장정 10여명은 족히 앉을 수 있는 평평한 반석을 이룬 마당바위다. 하여튼 이렇게 야트막한 야산지대에 출몰이 잦은 거대한 바위들은 의문스럽기 짝이 없다.
마당바위를 지나치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193.6봉으로 삼각점은 찾지 못했다.(10:17~10:25) 마을 어귀에서 만난 할머니께선 이 산봉을 장구뱅이라고 부른다고 했었다.

▼원고개는 국도와 철길이 나란하게 달리고 때마침 기차 한 대가 궤적을 남기며 지나친다.
산불초소를 지나면서 원고개에 이르기까지는 더 이상 거석을 찾아볼 수 없고 대신 수도 없이 많은 무덤을 만나게 된다. 가까이로 마을이 인접한 탓이리라. 7~8분 정도 나서면 산불지대가 약 10분 이상 이어지게 되는데 흉측하게 타 버린 소나무들의 주검이 마치 영화 <킬링필드> 속 폐허가 된 사막지대를 통과하는 기분이다.
"옥산장씨무덤" 이 있는 산봉을 지나(10:37) 잠시 내려서면 화마의 흔적은 자취를 감추게 되지만 예상외로 야산지대가 길게 이어져 은근히 지루하게 느껴지는 길이다. 독골과 영지를 잇는 넓직한 옛 고개 하나를 지나(11:00) 둔덕을 넘어서자 기차길과 4차선 국도가 나란히 있는 원고개로 내려선다.(11:07~15)
때마침 무궁화호가 울산을 향하여 기운차게 달려 나간다. 일행이 기차를 향해 손 흔드는 모습이 마냥 정겹기만 하고 아련한 향수까지 물러 일으킨다. 원고개 횡단보도를 건너면 "충효마을 괘릉동"을 알리는 입석과 뒤로 아직 단청을 입히지 않은 진흥사 절집이 있다. 휴게소와 매점을 겸하고 있는 "낙가돈가"(낙지, 돼지고기 전문식당)처마에 앉아 막걸리 한 사발을 청해 목을 축인다. 근디... 원고개 막걸리가 유명하다 헀건만 영 그게 아니다....유통기한이 지났나?

원고개에서는 낙가돈가 왼편 시멘트 길을 10여m 올라선 후 왼편 소나무 숲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밀양박씨무덤"을 지나 (11:17) 올라선 산봉으로 무덤 1기가 나타나고 무덤 뒤편으로 가운데 부분이 뾰족하게 솟아 올라 괴이한 형상을 하고 있는 큼직한 바위가 있다.(중식, 11:20~55) 이 지점은 방향이 오른쪽(남쪽)으로 크게 꺽어나가는 지점으로 3분 가량 내려서면 텃밭을 지나 괘릉마을 시멘트 길로 내려서게 된다.(11:58)
이 길은 원고개와 통하는 길로서 이후 마을길이 기맥이 된다. 마을 표석과 정자가 있는 괘릉마을회관 옆을 지나면(12:05) 차도와 접하게 되고 "괘릉자율방범대" 초소와 길 건너로 "청심사슴목장 1km"를 알리는 안내판이다.(12:07)  왼편 차도를 따르게 되면 불국사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도로다. 이 일대 역시 펑퍼짐한 지형으로 어디가 기맥인지 판단하기가 난해한 곳이다. 곧장 사슴목장 진입로를 따라 좌우로 논을 끼고 진행하는 길에선 왼편으로 토함산 줄기와 석굴암주차장의 종각이 시야에 잡히게 된다.

오후가 되면서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쨍쨍한 햇살이 내리꽂는 농로길에선 한 줌 그늘이 그립다. 계절은 벌써 여름을 향해 치닫고 있는가? "사슴목장은 농수로를 따라오세요" 라고 적힌 두 번째 사슴목장 안내판에서 곧장 정면을 향해 싸리밭등을 가로질러 나가면 감산사 입구 표석 앞에 이르게 된다.(12:26~42) 괘릉마을을 관통하여 감산사입구에 이르는 기맥 역시 그 맥세가 미약하여 물가름의 경계가 쉬이 가름되지 않는 지형이다.
감산사(甘山寺)는 현재 불사중창 중이며 신라 성덕왕의 만수무강을 기원하기 위하여 지었던 절로 이 절터에서 석조미륵보살입상(국보81호)과 석조아미타불입상(국보82호)이 발굴되어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고 현재는 3층석탑 1기와 석등(石燈), 대석(臺石)이 남아 있다. 감산사 상단 계곡쪽으로 잠시 들어섰던 일행의 말로는 절 안쪽에 저수지를 축조하고 있다고 한다.

▼감산사 입구표석-감산사는 현재 불사중창 중이고 기맥은 이 표석 우측능선으로 접어든다.
감산사 표석 우측 능선 초입의 넓은 길을 따라 들면 이내 능선이 시작되는 부분으로 "김해김씨무덤" 2기가 있고 무덤 뒤로 해묵은 옛 길을 따라 오르게 된다. 이제부터는 제대로 산을 타는 기분이 드는 가파른 오름으로 이어진다.
그동안 야산과 농로길에 길들여진 발길이 거친 된비알에 힘겨워 할 즈음 능선 날등에 올라선다.(12:54) 올라선 봉우리 왼편 아래로 산사태 지역이 있고 깊숙한 골짜기 건너로 석굴암 주차장 종각이 건너다 뵌다. 위태로운 날등을 이어 올라선 무명봉에서(12:56) 한 차례 곤두박질 쳐 내려서자 풀밭 가운데로 갓비석이 세워진 "경주김씨묘" 가 있는 안부로 내려선다.(12:58) 길은 감산사 계곡을 크게 오른쪽으로 돌아 나가고 있다.
어어지는 길 역시 계속되는 오름이지만 이 일대로는 복분자가 지천이다. 시큼 새큼 달콤한 빨간 열매의 유혹으로 인해 발걸음은 지체되지만 덕분에 힘든 줄 모르고 올라서게 된다. 다들 복분자로 배가 부를 만큼 포식하자 무덤가에 앉아 느긋하게 오수를 즐기는 여유까지 부려본다.(13:07~20)

우측으로 지능선 하나가 뻗어가는 산봉 직전에서 길은 왼편 허리길로 슬쩍 꺽어들더니 방향을 전환하여 북동으로 나선다.(13:47) 이어서 "월성최씨, 월성이씨" 쌍무덤을 지나쳐(13:50) 철책이 쳐진 무덤 4기를 지나치자(13:51) 저 앞으로 목장초지와 이동통신탑이 시야에 잡힌다.
13시 52분, 토함산목장이 코 앞으로 보이는 시멘트 도로에 닿았다. 기맥은 여기서 목장건물을 향하는 왼편 능선이고 시멘트 도로를 따라 나서도 무방하다. 시멘트길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백운산 이후 줄곧 형산강과 태화강을 가르던 산줄기가 분기하는 곳으로 형남기맥은 토함산을 향해 북진하고 곁가지를 튼 산줄기는 경주 외동방면 삼태봉(三台峰, 629.1) 울산쪽 동대산(東大山, 444m)~무룡산(舞龍山, 452m)~방어진등대까지 이어지며 태화강의 북쪽 수계를 형성하게 된다.

14시 04분, 목장 입구 숲그늘에서의 달콤한 휴식을 뒤로 하고 시멘트길 왼편 능선으로 접어든다. 물론 시멘트 길을 따라 나섬이 훨씬 현명한 것은 말할 나위가 없겠지만...
5~6기의 무덤군을 지난 능선은 족적이 희미한 편이지만 그런대로 길이 나 있다. 우측 바로 아래로 식당 산막이 있는 안부를 지나 올라서면 이동통신 시설물과 통신탑이 있는 철조망 외곽을 돌아 "토함산 숯불솔밭가든" 정문쪽 3거리로 내려서게 된다.(14:10~15) 이곳은 토함산목장 3거리로 지형도의 가나안목장은 "토함산목장"이란 안내판을 걸고 있다.
이 길은 불국사에서 토함산 자연휴양림, 기림사, 감포방면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여기서부터 석굴암주차장까지는 약 4km의 차도가 마루금이 된다. 앞선 일행을 따라잡기 위해 잰 걸음으로 포장도로를 따라 나선다. 17분 가량 부지런한 발품을 팔자 불국사, 석굴암 갈림길 3거리에 섰다.(14:32~15:07)

▼길 건너로 토함산 목장이 건너다 뵈는 숲 그늘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일행- 한 줌 그늘이 그리운 날씨다.
앞섰던 일행들이 삼거리 옆 정자에 자리를 틀고 막걸리 판을 벌이고 있다. 제일관광 조사장님께서 현지에서 직송해 온 울산 태화루막걸리가 한낮 땡볕 속에 내쳐 달려온 열기를 단숨에 식혀준다. 아직 산행이 끝나지 않았건만 이렇게 날머리에 근접하여 멋들어진 정자 속에서 미리 먹는 하산주는 새로운 경험 속 추억이 될 것이다.
막걸리 잔이 몇 순배씩 돌고 다들 알큰해지고 나서야 토함산을 향한다.(15:07)
불국사 갈림길을 지나 50m 가량 나서자 도로 왼편에 능선으로 올라붙는 표식기가 나타나기에 그 길을 따라 나섰더니 끝내는 그 길이 고행의 길이 되고 만다. 굳이 능선을 고집할 필요없이 차도를 따라 석굴암주차장까지 나서는게 훨씬 현명한 처사다. 능선상에는 희미한 족적이 계속 이어지고 간헐적으로 표지기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잡목과 잡풀을 헤치고 나가야 할뿐더러 갈림능선도 나타나게 되므로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니다.
결국 무덤 4기가 앉은 봉우리에선(15:29) 더 이상의 흔적은 묘연해지고 수풀 속을 헤쳐 내려서자 능선은 도로와 다시 접하게 되고 이 지점은 "참물레기 약수터"를 조금 지나친 지점이다.

주차요금 매표소를 지나 불국대종각이 있는 석굴암주차장에 올라선다.(15:50) 평일 이건만 관광객의 숫자가 제법 많다. 땀에 절은 쉰 냄새를 풍기며 그들 옆을 지나치는게 조금 죄송스럽지만 그래도 씩씩하게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석굴암 매표소 뒤편 토함산 들머리로 오른다. 이 길은 토함산 오르는 메인 등산로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길이다.
초입 입산통제소 옆으로 "정상 1380m"를 알리는 팻말을 지나치게 되면 역시 메이커 산답게 고속도로같은 산책로가 펼쳐진다. 불국사 정문 갈림길(16:00), 성화채화지(16:06~09)를 지나면 밋밋한 길로 이어지기 시작하고 약 5분 후 우측 아래로 추령갈림길(16:14)을 차례로 지나 헬기장을 올라서면 주차장에서 25분 만에 토함산 정상(745m)이다.(16:18~23)

불과 두어 달만에 다시 오른 토함산이건만 그새 정상에는 돌탑자리로 큼직한 표석이 들어서 새 주인행세를 하고 있다.
토함산은 신라때부터 신성시하는 호국진산으로 불국사 관광을 겸한 해맞이 명소로 각광받아 매년 연초가 되면 새해소망을 기원하는 일출인파로 혼잡을 이루는 곳이고 형남기맥의 가장 대표적인 산봉이 되므로 일부 지리관련자는 형남기맥을 토함기맥, 토함지간이라 부르기도 한다.
토함산에서 추령으로 내려서려면 남쪽 아래 헬기장으로 내려와 왔던 길을 되짚어 3~4분 가량 내려선 후 왼편 아래 갈림길로 접어든 후 산허리를 타고 내려서다가 낡은 무덤 1기를 지난 우측 내림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또다른 길로는 정상 동릉을 따라 6~7분 가량 나서다가 희미한 내리막 갈림길에서 뚜렷한 길을 버리고 우측으로 내려서면 무덤 1기가 있는 사면으로 내려와 산허리 길과 만나게 되는데 우측사면으로 떨어지는 지점은 거의 족적이 없는 편이라 찾아내기가 힘들고 왼편능선으로 치우쳐 잘못 내려설 소지가 있는 길이다. 초행자라면 가급적 전자의 길을 택하는게 안전하다. 선두팀은 전자의 코스로 , 그리고 후미 몇 명은 후자의 코스로 내려선다.

산허리길에서 추령으로 내려서는 길은 급한 내리막 날등을 이루고 있고 5분 정도 내려서면 자그마한 바위전망대를 지나치게 된다.(16:35~43) 전망바위 아래 숲 그늘에 앉아 행장 속 먹거리를 깔끔하게 비우고 추령까지 곧장 줄달음 친다.
급한 내리막으로 떨어진 "경주이씨묘"에서(16:49) 야트막한 둔덕봉을 넘게 된 안부자리는 우측 아래 범곡면 상범마을로 내려서는 길이다.(16:50) 잠시 후 올라서게 되는 봉우리에도 역시 우측으로 상범마을행 갈림길이 있다.(16:52) 이후 추령까지는 특별한 갈림길 없는 외길로 이동통신탑을 지나(17:11) 로프가 쳐진 급경사 지대를 내려서면 추령 고갯마루에 이른다.(17:14)
추령은 경주 감포간 옛 4번 국도의 고개턱이지만 추령터널이 관통됨으로 해서 차량왕래가 한적해진 곳이다. 옛 관해동휴게소 건물을 새로이 개조한 백년찻집에서 은은하게 들려오는 산사음악과 기분 좋은 백년차 향기에 취해 보람찬 하루 발품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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