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진달래가 주단처럼 깔려있는 천주봉~용지봉능선♨
*산행코스(2001.4.11) 천주암 입구(11:57)-천주암(12:08)-산태샘(12:20)-고개(12:28)-천주봉(12:48)-534봉(중식)(13:17~14:05)
-613봉(14:17)-천주산 용지봉(15:50)-임도(14:45)-허목선생 유허비(15:40)-달천계곡
주차장(15:50) ===== 약 7km, 총
소요시간:3시간 50분 ====
▼용지봉에
오른 거북이들▼ *GUIDE
마산의 무학산, 창원 정병산, 진해 장복산을 비롯해 몇 년 전부터 진달래
산행지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천주산이 오늘의 산행지이다. 매년 4월
진달래 만개시기에 맞춰 진달래축제가 열리고 있으며 올해가 6회째로
4월 15일이 축제일로 잡혀있다. 부산방면에서 천주산을 찾는다면
일단 남해고속도로상의 진영인터체인지에서 내려선 후 창원입구인 소계동에
들어서서 마금산 온천방향인 1045번 국도쪽으로 우회전하여 철길과 고속도로를
지나 고개를 넘어서면 곧바로 산행기점인 천주암 입구가 나타난다. 하산을
위하여 차량 1대를 5분 거리에 있는 외감마을에 주차시킨후 다시 천주암
입구로 돌아와 산행을 시작한다.
이종선氏가
준비해 간 포도주 한 잔에 목을 축이고 개구리참외 한 입을 베어 물고서는
천주사를 향해 발길을 재촉한다. 국도변에서 천주암까지는 시멘트길로
이어지고 초입에는 철기둥으로 일주문을 만들어 놓았다. 서쪽 방향으로
천주암지붕이 올려다 보이고 길 중간 중간에 주차할 수 있는 공터가
몇 군데 나타난다. 10분 가량을 올라서니 고즈넉한 천주암이 나타나고
허름한 요사채를 몇몇 채 거느리고 있지만 천주봉을 뒤로하고 버티고
있는 대웅전의 규모와 위엄은 절로 옷깃을 여미게 한다. 절 뒤 능선위로는
전망대가 빤히 올려다 보인다. 오름길은 절 앞쪽으로 나 있고 본격적인
등산로 초입에는 통제소가 있어 입산자의 서명을 받고 있다. 여기에
이정표가 있고 천주산주봉인 용지봉까지는 2.27km라고 표시되어 있다.
통제소를
지나치면서부터 좌우로 로프가 쳐진 넓다란 흙길로 올라서게 되는데
봄가뭄이 계속되는 탓에 한발 한발 움직일 때마다 흙먼지가 뽀얗게 일어나고
있다. 마침 소풍 나온 학생들이 한바탕 지나가는 바람에 온통 먼지 투성이다.
오름길 도중에는 간간이 벤치와 체육시설들이 눈에 띄어 마산, 창원쪽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톡톡히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천주암을 지나 12분 가량을 올라서니 지붕을 설치한 "산태샘"이
나타나고 계속되는 가뭄탓인지 수량은 그리 풍부하지가 않다. 산태샘을
지나면서부터는 키 작은 소나무 숲길로 변하게 되고 더러 통나무 계단길이
나타나기도 한다. 산태샘에서 5분 가량의 된비알을 올라서니 길 왼편으로
무덤 1기가 있고 다시 2~3분 만에 고개길에 올라서게 된다. 천주암에서
천주봉과 주봉인 용지봉으로 갈라지는 이 고개길까지는 20분이 소요되었다.
고개에서
왼쪽길은 방화선을 따라 534봉, 613봉을 거쳐 용지봉으로 올라서는 길이며
1.44km의 거리를 두고 있다. 오른쪽은 천주봉으로 갈라지는 길이다.
능선 고개마루에 올라서니 용지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으로 붉게 채색된
진달래꽃의 향연이 줄을 잇는다. 정면으로 산허리를 꿰뚫어 달천계곡과
음달마을까지 이어지는 임도가 선명하고 그 왼쪽 허리로는 핏빛 주단을
깐 주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한 길이 넘는 진달래가 온 산을 붉게
태우고 있어 어디에 시선을 집중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우선은
오른쪽 천주봉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천주봉까지는 약 0.6km의 거리로
한껏 늑장을 부리며 걸어도 왕복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야트막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보기 좋게 쌓아놓은 몇몇 돌탑군을 지나치니 이내
전망대가 나타나고 이 전망대에 올라서면 서쪽으로 천주산 주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과 상봉(농바위)까지 일목요연하게 들어온다. 주능선
끝단에 있는 천주봉에 올라서면 남쪽으로 창원시가지가 내려다 보이고
북동쪽으로는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주남저수지가 보인다. 잔뜩 흐린
날씨 탓에 멀리 그림처럼 펼쳐질 듯한 남해바다를 볼수 없는게 못내
아쉽다.
다시 고개까지
되내려 온 후 534봉까지는 넓직하게 펼쳐진 방화선을 따르게 되는데
좌우로 도열한 진달래의 환영을 받으며 올라서게 된다. 진달래의 이미지는
수줍은 걸로 알고 있었지만 무리지어 만개한 이곳 천주산의 진달래는
그 이미지를 바꾸기에 충분하다. 여느 산의 색조와는 달리 붉디 붉은
꽃망울은 화려함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휴식중에 한 잔 마신 막걸리
한 사발에 취하는 건지 일렁이는 꽃빛에 취하는지 얼굴마져 발그스레해
지는 것 같다. 534봉의 넓직한 헬기장 한 켠에서 도시락을 펼쳐 놓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정철균氏가 고향(함양)에서 갖고 온 솔송주
한 잔이 더 들어가니 내가 곧 진달래가 되고 바람에 일렁이는 진달래의
물결은 빨간 부채를 든 화관무를 보는 듯 하다.
이후
613봉을 지나 천주산 주봉인 용지봉까지 꽃노래의 향연은 계속된다.
613봉에는 예의 그 돌탑들이 자리하고 있고 산불감시용 카메라가 360도
회전을 하고 그 옆으로는 옹색한 구조의 시멘트대피소가 있다. 건너편
용지봉까지 한 달음에 올라서니 낙남정맥의 맥이 한 껏 고개를 낮춘
후 저 멀리 무학산으로 치솟으며 용틀임하는 모습이 선연하다. 천주암뒤
고개길에서 이곳 용지봉까지는 순보행으로 대략 35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용지봉에서 계속 서쪽으로 떨어지는 능선은 마산시 합성동 제2금강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용지봉은 창원 북면 사람들이 스스로 이 산의
정기를 받고 있다고 자부할 정도로 온갖 길흉화복이 이 산과 연결되어
있다고 믿고 있으며 예로부터 이 산에 묘를 쓰면 집안이 잘 된다고 하여
묘를 쓸때마다 동네에 가뭄이 들어 농사를 망치곤 해서 가뭄이 들면
주민들이 용지봉으로 몰려가 암장지를 찾았다고 한다. 건너편 농바위가
있는 상봉을 거쳐 구고사까지는 1시간 정도가 소요되고 구고사에서는
다시 양미재를 거쳐 외감마을까지 50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천주봉에서 용지봉까지 둘러 보았다면 일단은 천주산 산행의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나머지 절반은 달천계곡을 따르는 일이다.
하산은
북쪽 고개길로 10분 정도 통나무 계단길을 내려서면 임도에 닿는다.
임도로 내려서면 왼쪽 넓직한 길을 따라 음달마을로 내려설 수도 있고
상봉을 거쳐 구고사코스를 잡을 수도 있다. 달천계곡이 있는 외감마을로
내려서려면 임도를 따라 내려설 수도 있고 정면의 550봉을 우회하여
외감마을로 내려서는 능선길을 택할 수도 있다. 이곳 임도가 곧 5거리
갈림길인 셈이다. 산행시간의 여유도 많고 해서 임도를 따라 내려선다.
휘적 휘적 꽃빛에 취해 내려서기를 시작하니 여유로운 산행은 이종선씨의
재담과 어우러지는 한바탕 웃음소리가 달천동 계곡을 타고 떼굴 떼굴
굴러 내린다. 10분 정도 임도를 따르다 보니 왼쪽 아래로 내려서는
갈림길이다. 코 앞에 보이는 고개길은 천주암에서 올라왔던 바로 그
고개길이다. 왼쪽길을 따라 얼마를 더 내려서니 달천동계곡 상류가 시작되고
오랜 가뭄에도 불구하고 반석 위를 흐르는 맑은 옥수소리가 귓전을 간지럽힌다.
물가에
비치된 평상에 자리를 잡고 베낭 속에 남은 음식들을 꺼내 놓고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키니 시인묵객이 따로 없다. 세상사는 이야기가 보따리
보따리 풀어 헤쳐지고 산과 물을 닮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는 막걸리
두 통을 비우고 나서야 겨우 자리를 턴다. 이후 계류를 한 번 넘어서는
다리를 지나니 임도를 따르지 않고 용지봉~상봉사이의 임도에서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길과 합류하게 되고 이 다리에서 30m 정도를 더 내려오게
되니 조선 숙종때 유림의 거목이었던 미수 허목선생의 비석이 잔뜩 이끼를
덮어쓰고 세월의 풍상을 맞고 있다. 여기서 이미 꽃잎이 다 떨어져
가는 벚꽃나무숲을 10분 정도 내려오니 달천계곡 주차장이다. 미리
선발대로 출발했던 정철균,이한혁씨가 벌써 천주암쪽의 차량을 회수하여
주차장에 도착해 있었고 잔뜩 먹장구름을 끼고도 용케 참아주고 있던
하늘은 비바람을 뿌리기 시작한다. 서늘한 한 줄기 바람에 흩뿌리는
꽃잎이 오늘 산행의 대미를 장식한다.
*피에쑤:외감마을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마금산 원탕온천"에서 목욕(3500원/대인.
2000원/소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