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가는길

   
   
 
 

강원 삼척시 가곡면, 경북 울진군 북면 (지도보기)


 관광울진,환경울진을 기원하기위해 울진군에서 군헬기의 도움으로 설치된 정상표석(1998.11.23 설치)▼

응봉산은 강원도와 경상도의 경계에 동해를 바라보며 우뚝 서 있는 산이다. 정상을 기준으로 서쪽에는 삿갓봉, 용인등봉, 묘봉, 면산등 1000m 가 넘는 장쾌한 봉우리들이 낙동정맥을 형성하며 솟아있다. 정상 동쪽 온정골 아래에 있는 덕구온천 때문에 알려지기 시작한 응봉산은 약 12Km에 이르는 계곡에 크고 작은 폭포와 암반이 산재한 작은 당귀골과 용소골이 비경으로 남아 있다. 기암괴석 사이로 계곡물이 폭포수를 이루며 흘러내린다.
응봉산은 그 모습이 비상하려는 매의 형상을 하고 있어 원래 매봉이라 불렸다고 하며 전설에 의하면 울진의 어느 조(趙)씨가 사냥중에 놓친 매를 이곳에서 찾아 응봉(應峰)이라 불렸다고도 한다. 산은 그다지 높지 않으나 나름대로의 자랑거리를 지닌 여러 계곡들을 자락에 품고 있다.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울진쪽의 온정골과 삼척쪽의 용소골이다.
온정골은 원래 노천온천이 있었으나 지금은 덕구온천으로 개발되어 이 지방의 명소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용소골은 무인지경의 원시림 속에 꼭꼭 숨겨져 있는 우리나라 최후의 비경지대다. 몇몇 전문산악인들만 끼리끼리로 찾을 만큼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곳의 자연은 전인미답의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다. 한 굽이를 돌면 또 한 굽이의 계곡이 열리는 장관이 장장 14km에 걸쳐 쉼 없이 펼쳐진다.
또한 덕풍마을을 중심으로 형성된 문지골, 괭이골, 보리골등은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협곡으로 함부로 발을 들여놓기 어려울 정도로 험난하다. 그 외에도 정상 북쪽의 재량박골도 손꼽을 만하다. 응봉산 주능선을 따라 오르게 되면 만날 수 있는 아름드리 적송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응봉산의 자랑이라 하겠다.

*관련사이트: 덕구온천관광호텔

♨덕구온천:응봉산 (일명 매봉산) 해발 999미터 아래 지금으로부터 약 600년 전 고려말기에 활과 창의 명수인 전모라는 사람이 20여명의 사냥꾼과 함께 멧돼지를 쫓았다. 상처를 입고 도망가던 멧돼지가 어느 계곡가에서 몸을 씻더니 쏜살같이 달아나기에 이상하게 여긴 전씨등 사냥꾼들이 살펴보니 그 계곡에서 자연으로 유출되는 온천수를 발견하였다는 전설이 있으며, 그후 인근 주민들이 손으로 돌을 쌓아 온천탕을 만들고 통나무로 집을 지어 관리해 온 것이 노천온천탕으로 이름나고 있었으며, 온천지 주위에는 협곡이고 공간이 비좁아 시설물 설치등 개발이 불가하여 당 온천개발에서 온천장까지 4km 송수관을 연결하여 개발하게 되었다.
주요 성분으로는 칼륨,칼슘,철,염소,중탄산,나트륨,마그네슘,라듐,황산염,탄산,규산이 함유되어 약알칼이성이기에 온천수로서는 귀한 수질이며,온도는 자연용출 41.8℃이다. 신경통,류마치스성 질환,근육통,피부질환,중풍,당뇨병,여성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다.





1.덕구온천(능선길)-민씨묘-응봉산-원탕-용소폭포-덕구온천(12.2km)
2.덕구온천-민씨묘-응봉산-제3용소-제2용소-제1용소-덕풍마을(15km) 

 

☞승용차:*덕구온천방면:포항-영덕-울진 외곽도로를 따르다 보면 왼쪽으로 덕구온천 이정표 있음. 좌회전 후 약 18km 정도를 더 달려 나가면 덕구온천에 이른다.(2시간 20분 소요)
울진을 지나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부구까지 진입해도 덕구온천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포항-덕구온천:155km)
*풍곡, 덕풍방면:포항에서 7번 국도를 타고 울진을 지나 경상도,강원도 경계지점인 동해휴게소를 지난 호산 삼거리에서 태백행 416 지방도를 타고 가곡천을 따라 약 30Km를 달려 풍곡교를 건너면서 좌회전 하게 되면 풍곡리에 이른다. 우측은 동할계곡을 따라 태백으로 가는길이다.

☞시내버스:*풍곡리:호산정류장 - 풍곡리(1일 7회 운행/ 35분소요)
*덕구온천:울진,부구에서 06:00~19:00까지 약 1시간 간격으로 운행


1.덕구온천-민씨묘-응봉산-제3용소-제2용소-제1용소-덕풍마을
 

덕구온천(능선길)-민씨묘-응봉산-원탕-용소폭포-덕구온천

♨일시:1993.10.24  *참가:2名(김영남)
*교통:승용차(포항~덕구온천 155km, 2시간 30분 소요)

*산행코스:덕구온천(10:00) -북쪽고개(10:20) -묘(10:25) -능선상갈림길(온천장가는길)(10:40) -민씨묘(10:50) -헬기장(11:08) -주능선직전 헬기장(12:05) -정상(12:30~13:05) -안부(길무너진곳) (13:55) -계류 -원탕(14:15)-덕구온천(15:30)    -순보행:5시간-

*GUIDE

덕구온천 버스종점에서 북쪽 고개길로 접어들면 각종시설 건축을 위한 부지조성이 한창이다. 고개길로 올라선 후 서쪽능선길로 접어들면 오솔길로 접어들게 된다.
서쪽능선을 따라 잠시 오르면 묘가 나타나고 능선좌우로 아름드리 소나무가 빽빽한 완만한 능선길로 오르다 보면 좌측아래로 갈림길이 나타나고 나무에 "온천장 가는길"이라는 희미한 이정표가 있다. 여기서 10分 거리에 민씨묘가 있다. 능선상에서는 북쪽에 있는 덕구채광장 건물과 도로가 가끔씩 희미하게 보이고 북쪽 665봉도 보인다 665봉 능선은 강원도와 경상도의 경계다.
민씨묘를 지나 약 7분거리에 "울진 고우산악회"에서 설치한 나무 이정표가 처음으로 나타난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오라서면 전망좋은 헬기장이 나타나고 이 후 고도를 약간 높이면 두번째 이정표(정상 1.4Km)가 있는 주능선이 코 앞에 다가올 무렵 또 하나의 헬기장이 나타나고 여기서 정상까지는 25分 거리.

정상 가까이에는 울창하던 소나무숲이 사라지고 참나무지역이 나타난다. 정상부에는 헬기장이 있고 정상 반대쪽 남서쪽 아래에도 헬기장이 있다. 정상 조망은 동쪽으로 망망대해와 죽변, 임원항이 한 눈에 보이고 멀리 북쪽으로는 태백으로 이어지는 고갯길이 보인다.
하산로는 남동능선을 따라 가파른 내리막길을 50分 정도 내려가면 길이 무너져 내린 안부에 이를 수 있고 여기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계류를 만난다.

산행중 처음 만나는 물이라 반갑기도 하지만 계곡 풍치가 가히 선경이라 할 수있다. 계류를 따라 약 15分 정도 내려오면 원탕에 이른다. 원탕에는 좌측 암벽사이로 파이프를 박아 온천수를 빼고 있는데 수온이 약 40℃정도로 바위틈에서 뜨거운 물이 나온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이후 하산로는 송수관을 따라 계류를 따라 내려오면 8개의 철사다리를 통과한 후 덕구온천에 이른다. 

계곡산행의 진수를 맛 본 용소골....

*일시:2002.8.18   *참가:거북산악회 30여명

*산행코스:덕구온천 고개마루(08:48)-원탕갈림길(09:10)-민씨묘(09:18)-헬기장(09:32)-헬기장(구조11번지점)(10:25)-응봉산(10:58~11:24)-갈림길(원탕,덕풍)(11:39)-작은당귀골(12:15)-3용소(12:30~13:40)-사고터(14:10)-자연수로(14:40-15:10)-큰터골초입(15:50)-2용소(17:15)-1용소(18:05)-덕풍마을(18:37)
==== 총 소요시간: 9시간 50분 ===

*GUIDE

용소골 "자연수로 " 직전의 계류를 건너며...▶
올 여름은 참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한창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8月 초부터 시작된 때아닌 장마로 연 열 이틀동안 한 시도 쉬지 않고 주야장창 비를 뿌렸다.
얼마 살지 않은 인생이건만 이렇게 많은 비가 연속적으로 내린 기억은 처음이다.
응봉산 용소골산행이 결정된 이후 조바심만 태우며 내리는 비를 원망도 했건만 다행히도 하루 전부터 개이기 시작하던 하늘은 응봉산으로 향하는 동안 마치 가을처럼 깨끗하고 맑은 모습을 보이더니 반가운 햇살까지 내비치기 시작한다.
덕구온천으로 향하는 차량은 폐장을 기다리며 다소 쓸쓸한 분위기까지 풍기는 7번 국도의 몇 몇 해수욕장을 지나쳐 시원스럽게 달려 나간다.

응봉산 용소골!
혹자들의 말을 빌면 숨막히는 비경의 연속이며 오지의 원시림 속에 꼭꼭 숨겨져 있는 우리나라 최후의 비경지대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요즈음은 무인지경의 오지로 인해 오히려 유명세를 떨치고 있으며 여행지 추천코스로도 해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용소골을 찾는 산객의 마음은 마냥 설레이기도 하거니와 한편으로는 비로 인해 불어난 계곡물과 곳곳에 도사린 위험지역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런지에 대한 걱정도 앞선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 일행들은 복병처럼 숨어있는 몇몇 위험구간을 끌어주고 밀어주는 산정(山情)을 발휘하여 안전하게 통과했다. 늘 마음에만 품고 있던 용소골 산행은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움에 경외감까지 들 정도로 다가섰고 나에겐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

오늘은 사내 거북산악회의 일일회원으로 편승하여 응봉산 오르는 영광을 얻었다. 여학생도 7명이나 포함되어 있다. 산을 통해 알게 된 몇몇 지인들과도 인사를 나눈다. 30여명 남짓한 인원을 태운 버스는 포항을 출발하여 2시간 20분 만에 덕구온천 북쪽 능선마루의 고개마루에 올라 앉는다.
보통은 덕구온천 주차장에서부터 다리품을 팔게 되지만 고개마루까지 차량을 이용해 올라서게 되니 10분 정도 시간을 번 셈이다. 고개마루에 서게 되면 왼편으로 응봉산 등산안내도, 화기물 보관소가 있고 입산에 대한 안내를 알리는 대형 표지판이 서 있다.

08시 48분, 응봉산정상 5670m를 알리는 대리석 표석을 지나 서쪽 지릉으로 올라서는 나무계단길로 오름짓을 시작한다. 연일 계속되던 비로 인해 잔뜩 습한 기운을 뿜고 있던 숲은 아직까지 물방울을 흘리며 몸을 털어내고 있다.
고속도로같은 넓은 길은 곳곳에 물길이 생기며 심하게 패여 나간 곳도 보이는가 하면 아직도 물이 흘러 내리는 질퍽한 구간도 나타난다. 다시 한 번 용소골의 불어났을 물이 걱정이다.
완만하게 올라서는 길을 따라 20분 정도 걷게 되니 길이 다소 좁아지는가 싶더니 원탕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이다. 자그마한 이정표와 정상 4345m를 알리는 표석이 있는 곳이다.

길은 계속 또렷한 주능선을 따른다. 왼쪽 아래로는 덕구온천에서 원탕으로 올라서는 골짜기가 지척이다. 몇 년만에 찾은 응봉산은 정상석을 제외하고는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응봉산은 무엇보다도 아름드리 적송이 쭉쭉 뻗어 있어 볼거리를 제공한다. 통통하게 살이 찐 소나무 숲 길을 걷는 산객의 마음도 덩달아 풍요로워지기 마련이다.
응봉산 능선길은 이웃한 울진 백암산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산이다. 특히 아름드리 적송이 그렇다. 백암산 오르는 주릉길을 따르게 되면 거기에도 역시 울울창창한 소나무 숲길이 전개되는 곳이다. 또한 들머리에는 응봉산의 덕구온천처럼 백암온천이 자리하고 있는 것하며, 북쪽 너머의 선시골은 응봉산의 용소골과 비교할 만한 곳이기도 하다.

응봉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외통수 능선길이다. 특이한 갈림길이 없으므로 그저 서쪽으로 향하는 편안한 능선길을 휘적 휘적 따르기만 하면 된다.
처음 만났던 원탕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쳐 10여분 만에 반듯하게 닦여진 민씨묘를 지나치게 되고, 다시 경사도를 높여가며 10분 정도를 더 나서게 되면 응봉산 구조4번지점 안내판이 붙은 갈림길에 이른다. 여기서는 이정표가 가리키는대로 정면 능선으로 올라붙는 "정상가는길"을 따라 숲으로 들어서면 곧 바로 무덤 1기가 나타나고 20m 후에 헬기장 하나를 지나치게 된다. 헬기장 이후로는 다소 오름길이 가팔라 지는가 싶더니 다시 10분 만에 정상까지 2770m 남았음을 알리는 표석을 대하게 된다.
정상까지는 절반 정도 올라온 셈이고 이 지점에 서게 되니 남쪽 아래 온정골에서 올라오는 시원한 바람이 마치 감로수인양 옷깃을 파고든다. 산행출발 50분 만에 솔향기 가득 싣고 올라오는 골바람에 취해 두 다리 쭉 뻗고 다리쉼도 해 본다.

얼마간의 휴식에 다시 원기를 회복하고 오름짓을 이어간다.
지릉이 다시 가팔라지는가 싶더니 고사목이 있는 시원한 전망대를 지나친다. 왼쪽 아래로 온정골의 굴곡이 확연하고 오른쪽 건너인 북으로는 경상도와 강원도를 경계짓는 도계능선이 빽빽한 송림을 거느리고 시원스럽게 뻗어간다. 사위는 온통 푸른 신록에 둘러 쌓여있고 그 끝은 겹겹이 하늘금을 그리고 있다.
특이한 것은 반생반사(半生半死)의 고사목이다. 전체적으로는 틀림없는 고사목이건만 남쪽으로 뻗은 가지 한쪽켠으로 푸릇푸릇 새 잎이 돋아나고 있다. 죽어가고 있는 것인지 살아나고 있는 것인지 분간이 안간다. 끈질기게 이어가는 생명의 신비가 그저 경이롭기만 하다.

건너편으로 보이던 도계능선과 만나는 능선교차점에 다다르니 구조요청 11번 지점인 반듯한 헬기장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이제 1320m가 남았다. 처음 다리쉼을 한 곳에서 25분이 소요되었고, 왼쪽으로 올려다 보이는 정상까지는 다시 25분을 더 올라서야 정점에 이르게 된다.
남서로 꺽이는 도계능선을 따라 마지막 힘을 쏟아부어 참나무수목을 빠져 나오게 되니 이윽고 헬기장이 있는 정상부에 이르게 된다. 헬기장 왼쪽 아래로 온정골 내려가는 초입부로 이정표가 친절한 안내를 맡고 있기도 하다. 여기서 정상표석이 솟아있는 고스락은 불과 10여 m 정도. 덕구온천 능선마루에서 정상까지는 대략 2시간 1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정상에는 높이 2m 정도 되는 대형표석이 가운데에 정좌를 하고 있다.
응봉산의 표고가 998.5m 이고 표석의 높이를 더한다면 1000m 가 넘는 셈이다. 기어이 수치계산으로 1000m 대에 맞추기 위해 이렇게 큰 대형표석을 세운 것일까? 표지석 뒷면으로는 응봉산에 대한 간단한 유래와 관광울진, 환경울진을 기원하기 위해 군 헬기의 도움으로 표석을 설치했다는 울진군수 명의의 명판이 붙어있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수목에 가려 있으므로 헬기장쪽이 훨씬 시원하게 터진다.
표석이 있는 자리에서 오른쪽(북쪽)으로 내려서는 희미한 족적이 있다. 초입부는 나무를 잘라 놓았고 50m 정도 따라 내려 갔더니 그런대로 희미하지만 길을 이어가고 있는 흔적이 보인다. 이 능선길은 정상 북서릉을 타고 덕풍마을로 내려서는 길이다. 용소골로 내려 서려면 정상표석 뒷면의 이정표가 빼곡히 붙어있는 좁은 숲 길로 들어서야 한다.

정상에서는 30여분 정도를 느긋하게 보낸 후 드디어 용소골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긴다.
남서쪽으로 난 떡갈나무 숲을 10m 정도 헤쳐 나오게 되면 구조 16번지점 팻말이 붙은 오래된 헬기장을 지나친다. 용소골로 내려가는 길에는 돌아가라는 경고 표지판이 붙어있다. 용소골이 워낙 험하고 만만찮을 뿐 아니라 계곡이 길고 지루한 탓에 이런 팻말을 붙여놓은 모양이다.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능선길을 이어간다. 이 길은 지금까지의 분위기와 사뭇 다르게 키 큰 떡갈나무가 주종을 이룬다. 발 아래로 잔뜩 젖어 있는 낙엽길이 푹신하다. 한여름의 무성한 활엽수림은 하늘을 덮어 음습한 분위기마져 풍긴다.
길은 주릉을 직접 밟지 않고 왼쪽으로 살짝 빗겨진 사면을 따라 이어진다. 그렇게 쿠숀 좋은 낙엽길을 따라 15분 정도 내려서게 되니 능선이 갈라지는 지점에 이정표가 붙어있다. 원탕가는길과 덕풍가는 갈림길이다(17번 구조지점).
정면의 주릉을 곧장 따르게 되면 도계능선을 따라 낙동정맥의 삿갓재로 이어갈 수 있다.
오른쪽으로 살짝 꺽이는 듯한 덕풍가는길로 접어들게 되면 산허리를 하나 휘어 돌아 나서게 되고 방향은 거의 남쪽을 향하고 있다. 오른쪽 아래로 용소골로 어림되는 골이 내려다 보인다. 그리 험해 보이지도 않건만 저 속에 어떤 비경이 있단 말인가? 저 건너로는 덕풍에서 석포로 넘어가는 길로 보이는 구불구불한 고개길도 보인다.

완만하던 내림길이 서서히 고개를 수그리는가 하더니 급기야는 가파른 내리막으로 쏟아진다.
바로 아래로 우렁찬 물소리가 들려온다. 다소 위험하다 싶을 정도로 느껴지는 내리막을 통과하니 흩뿌리는 물보라가 얼굴을 스치운다. 작은당귀골 계류에 이른 것이다.
처음 만나는 계류부터가 범상치 않다. 10m 정도 되는 폭포에서 흘러내리는 수량이 대단하다. 그 거센 물줄기는 표호하는 산짐승마냥 하얗게 부서진 채로 포물선을 그으며 떨어지고 있다. 물줄기가 서로에게 부대끼며 내는 굉음이 좁은 계곡으로 가득 울려퍼지는 용소골의 서막은 이렇듯 거대한 물기둥으로 나를 압도하며 첫 선을 보인 것이다.
정상을 출발한지 50분 만에 용소골의 한 귀퉁이에 서게 되었고 앞으로 전개될 본류에 대한 기대는 야릇한 흥분마져 일으킨다.

이후 완만하게 그러나 풍부하게 흘러 내리는 계류를 따라 10여분을 내려서게 되면 작은당귀골과 큰당귀골이 만나는 합수점에 이르게 된다. 역시 예상대로 열 이틀동안 내린 비의 뒤끝이라 계곡수량이 대단하다.
물길을 따라 이리저리 돌출된 바위 위를 겅중거리며 용케도 신발을 적시지 않고 내려섰지만 이 합수점을 건너기에는 역부족이다. 여학생들이 없는 틈을 타 잽싸게 준비해 간 샌달과 반 바지로 변신을 한 연후에야 계류를 건너선다.
무릎까지 차오른 계류와 물살의 세기가 보통이 아니다. 합수점에는 "매봉산 2.5km"를 알리는 작은 이정표가 붙어있다.
두 계류가 합쳐지는 부분쯤에 넓직한 소(沼)가 하나 나타나게 되는데 처음에는 여기가 제3용소인가 추측했지만 용소골이 자랑하는 용소중 3용소는 합수점에서 30m 정도 위쪽에 자리하고 있다.

제 3용소! 10m 정도되는 폭포에서 하얀 포말로 부서지는 물보라는 실로 대단한 기세다. 사진으로 보아 오던 모습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물을 가두어 두는 소(沼) 또한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심연하고 와류로 인해 움푹 패여 들어간 바위굴 속에는 쉼없이 파도가 인다.
3용소 계곡가에 자리를 틀고 앉아 느긋한 점심식사를 즐긴다. 맑디 맑은 옥수도 벌컥 벌컥 마셔본다.
후미에 내려온 일행이 식사를 마칠 동안 또 한참을 쉰다.
그러는 동안 대학생으로 보이는 대여섯명의 남녀가 3용소로 올라선다. 아래쪽 계류 상황을 물으니 키 큰 학생이 허리까지 차는 물길을 건너느라 무진장 고생을 했단다.
헉! 그렇다면 숏다리인 나에겐 가슴까지 차 오를텐데... 걱정이 앞선다.

용소골 계곡전경▶

13시 40분, 베낭속의 잡동사니를 대형 비닐 속에 다시 패킹하고 긴장된 마음으로 물길을 따라 내려선다.
계류 옆으로 난 옛 길의 흔적을 따라 한 길이상 되는 산죽군락을 빠져 나가 얼마지 않아 물길이다. 미련없이 첨범 첨벙 건넌다. 모두들 이미 젖은 터라 등산화를 신은 채 바지가랑이를 적셔가며 용감하게 백 패킹을 즐긴다.(?)
용소골은 이런 물길을 수도 없이 건너서며 내려서야 하므로 비가 내릴 때는 들어설 엄두를 내지 못하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길은 간간이 석축을 가지런히 쌓아 올린 옛 길을 따라 이어지게 되는데 이 길들은 일제 강점기시절 응봉산의 아름드리 목재를 수탈해 가기 위해 닦여진 길이라 한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간간이 물속 또는 길가에 엿가락처럼 휘어져 널브러진 간이 협궤용 레일토막을 볼 수 있는데 이 모든 것이 민족의 아픔을 간직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서서 애잔의 그림자만 남기고 있을 뿐이다.

계곡풍치에 취해 30분 정도를 내려서니 2~3평 정도되는 막영한 흔적이 있는 곳을 지나치게 된다. 군불을 넣을 수 있는 구들장까지 깔려 있는 곳이다. 하지만 원시의 용소골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쓰레기가 흉칙하게 모여있다.
이곳은 예전에 건너편에 쌓아둔 목재가 무너지면서 사상자가 생겼다는 사고터라고 한다. 널브러진 쓰레기를 비닐에 줏어 담아 내려 오시는 어느 님의 모습이 용소골의 아름다움보다 더 아름다와 보인다.
계곡길은 가지런한 석축을 따르기도 하고 이리저리 물길을 수십차례 건너며 이어진다. 한 굽이 돌아서면 기암괴석이 앞을 막고, 또 한 굽이 돌아서게 되면 펼쳐지는 절승(絶勝)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물길을 건너는 곳곳에 큰 돌로 징검다리가 놓여져 있는 곳도 있지만 불어난 수량으로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물의 유속도 상당히 빠른 편이다. 지칫 방심하게 되면 물살에 휩쓸려 들게 되므로 물길을 건너는 곳에서는 최대한 흐름이 잦아드는 곳을 찾아 조심스럽게 건너야 한다. 일행 모두는 허리까지 잠기는 물 속을 건너면서도 마냥 즐거워한다.
30여명이나 되는 많은 인원이 일시에 이동하는 터라 물길을 건너는 곳 또는 협곡을 우회하는 길에선 정체와 서행이 반복되고 덕분에 계곡풍치를 맘껏 즐기는 여유도 얻게 된다.
뒤돌아 올려다 보는 용소골의 모습은 척박한 바위벼랑에 마치 분재를 가꾸어 놓은 듯한 모습으로 정녕코 한 폭의 동양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용소를 출발한지 1시간 만에 마치 거대한 홈통을 파 놓은 듯한 협곡에 다다르게 된다.
협곡 좌우로는 붉은 빛을 띤 수백 길 바위벼랑이 하늘을 향해 치솟은 곳으로 마치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듯한 수로의 형상을 하고 있는 "자연수로" 에 이른 것이다. 수로가 끝나는 부분에는 어김없이 소가 형성되어 있다. 바위 벼랑 위로 올려다 보이는 한 뼘 하늘도 수로의 형상 그대로다.
그렇게 감탄사를 연발하며 벗어 내린 베낭을 다시 짊어지니 30분 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고 있다.
자연수로를 지나 40분 정도 물길을 겅중거리며 내려서게 되니 하얗고 반반한 바위들이 즐비하다. 암반 건너로 큰터골과 합쳐지는 지점이다. 초입부로 "큰터골" 이라 씌여진 자그마한 팻말이 걸려있고 계곡 안으로는 길을 안내하는 표지기 하나가 나부끼고 있다. 큰터골을 따라 2시간 정도면 덕풍에서 응봉산 오르는 주능선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용소골은 그렇게 좌우에서 작은 폭포를 이루며 주계곡과 합류하는 지류를 수 없이 만나며 끝간데 없이 이어져 내리고 있다. 계곡을 따르는 발길이 피곤을 느낄 때쯤이면 어김없이 계류를 넘어서게 되고 시원한 계류 속에서 발끝으로 전해지는 물흐름은 지루함과 피로를 일소시키는 청량제 역할을 한다.
물길이 작은 낙차만 보이면 거기엔 반드시 폭포가 형성되고 물길이 잠시 쉬어가면 영락없이 맑은 소를 형성하게 된다. 한껏 늑장을 부리며 느릿느릿 걷는 발걸음은 새로운 경이를 갈망하는 호기심만 가득할 뿐이다.
얼마나 내려 왔을까?
물길을 따라서도 내려서기가 곤란한 작은 소의 상단부에서는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다소 위태로운 길을 로프에 의지해 넘어서게 되니 예의 범상치 않은 폭포와 소가 형성되어 있다. 굉음을 내고 떨어지는 물소리는 온 산을 삼킬 듯하고 당장이라도 바위벽을 쪼갤 듯한 기세다. 깍이고 패인 바위사면 한 켠으로는 물뱀 한 마리가 그 소용돌이 치는 와류에서 헤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하다.
처음에는 이곳이 제2용소인가 하고 생각했었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위용을 자랑하는 2용소는 10여 분간 다리품을 더 팔아야만 그 모습을 나타낸다.

▼용소골 제 2 용소
사람마다 느끼는 강도는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게 2용소는 오싹한 공포를 자아내는 위압감으로 다가섰다. 용소 상단부 물이 낙차를 두기 시작하는 부분에는 하얀 물보라가 사정없이 휘몰아 친다.
과연 저 곳을 내려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앞세우며 바위옆으로 다가서자 다행히도 거기에는 굵은 밧줄이 메어져 있다. 밧줄이 없다면 감히 내려설 엄두조차 내지 못했으리라. 마치 물보라 속을 헤집고 들어가듯  조심스럽게 밧줄을 잡고 있는 극도의 긴장된 마음은 그저 위태로울 뿐이다.
표호하는 포말 속에 두 발을 묻고 서너 발자국 진행하자 다행히도 물줄기와는 적당히 떨어진 간격을 유지한다. 그러나 젖은 바위벼랑에서 잠시라도 방심하면 온통 새하얀 이빨을 드러낸 저 깊고 깊은 용소의 재물이 될 것같아 조바심과 긴장감은 젖은 로프를 부여잡고 안간힘을 쓰고 나서야 겨우 소 아래로 내려선다.
휴! 하는 한숨소리가 절로 난다. 수량이 적을 경우는 그렇게 위협적이지는 않으리라는 생각도 해본다.
아래에서 올려다 보는 용소와 폭포의 모습은 당연 압권이다. 계곡 안으로 햇살이 비치면 물보라는 찬란한 무지개로 변하게 된다고 일러주는 어느 분의 말씀에 공감한다.
과연 용소골은 인간의 발길을 쉬이 허락하지 않는 것이 이런 바위벼랑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음 이리라.
3용소를 출발하여 2용소까지는 그럭 저럭 3시간 30분이나 소요된 셈이다.

2용소를 출발하여 20m 정도 내려서니 처음으로 인공시설물이 나타난다. 오른쪽 벼랑을 바짝 끼고 철다리가 설치되어 있지만 우리 일행들에겐 무용지물이었다. 이번 장마로 인해 상단부의 바위 덩어리가 떨어져 나오면서 철다리를 동강내 버린 탓이다. 일행들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건너 선다.
이후 간간이 나타나는 철다리 덕분에 크게 힘들이지 않고 2용소를 출발한지 40분 만에 1용소에 이른다.
1용소 또한 2용소와 마찬가지로 폭포 왼쪽 벼랑을 타고 로프를 설치해 놓았으므로 안전하게 내려설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특이한 것은 폭포 옆을 돌아 나서게 되면 왼쪽으로 90도 꺽여 돌아 나가게 되므로 초입부에서는 이 폭포와 소를 제대로 볼 수가 없고 벼랑에 붙어 서야만 제대로 된 1용소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협곡을 굽이쳐 돌아 나가는 모습은 마치 용이 꿈틀거리며 하늘로 비상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1용소를 빠져 나오게 되니 이번에는 계류 왼쪽으로 바위벽이 무너지면서 너덜밭을 이루어 물길의 절반정도를 메꾸어 버렸다. 어쩔 수 없는 자연현상이다. 오랜 세월이 지나면 상처난 부위는 스스로 치유의 과정을 겪어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하리라. 1용소를 지나 가끔 설치된 철다리로 인하여 물길에 발을 적시는 일은 없어진다.
그렇게 20여분을 따라 나서게 되니 시멘트로 만든 수로가 나타난다. 논에 물을 대기 위한 농수로라 한다.
이렇게 맑고 청정한 물을 근본으로 하는 곡식들은 얼마나 달디 달을까 하는 상념도 잠시 계곡과 점점 멀어지는가 싶더니 넓직한 경운기길이 나타난다. 왼쪽으로는 숲에 둘러 쌓인 계류 건너로 인간의 발길을 불허한다는 문지골 초입이 훤하다. 기회가 닿는다면 응봉산 줄기가 빚어 낸 또다른 계곡 문지골로 들어서 보고자 하는 욕심마져 생긴다.
이후 넓은 길을 따라 7분 정도 더 내려서게 되면 "덕풍산장"이 자리하고 있는 덕풍마을에 이르게 되고 비로서 용소골은 그 굽이굽이 이어지는 비경의 속살을 다 내보이고 막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이것으로 결코 용소골은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이다.
덕풍마을에서 풍곡매표소까지 이어지는 6km의 덕풍계곡이 바로 그것이다. 마치 물고기 비늘처럼 은빛 물방울을 튀기며 흘러내린 물은 풍곡을 지나면서 또다시 가곡천으로 흘러 들어 굽이치며 넓은 내(川)를 형성한 후 원덕쪽의 월천유원지를 거쳐 동해바다로 스며들며 그 이름을 감춘다.

18시 37분, 길고도 아득했던 5시간의 용소골 계곡산행은 그렇게 내 망막과 가슴에 깊이 각인되며 즐거웠던 오늘 산행을 접는 순간이다.
두 가구가 민박과 식당을 겸하고 있는 덕풍에서 풍곡매표소까지 이어지는 6km의 덕풍계곡도 빼 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지만 주최측의 배려로 1톤 트럭에 몸을 싣고 풍곡으로 이어지는 덕풍계곡을 주차간산(走車看山)격으로 훝으며 빠져 나온다.
도보로 1시간 30분 걸리는 거리지만 차량으로는 불과 20분이 소요되었다. 풍곡에서 덕풍으로 오르는 차도는 일반 차량이 통제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통행료(?) 5000원을 내면 통과가 가능하다는 말에 괜시리 씁쓸한 마음이 든다.
땅거미가 어둑어둑해 질 무렵, 아름다운 용소골의 비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게 해 준 거북산악회에 감사를 느끼며 하루를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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