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가는길

   
   
 
 

강원 양양군 서면 오색리, 인제군 기린면 ( 지도보기)

▼점봉산에서 건너다 보이는 대청봉
설악산국립공원 남부를 차지하고 있는 점봉산은 강원도 양양군과 인제군에 걸쳐 솟아 있다. 점봉산은 한계령을 경계로 설악산과 별개의 산괴를 형성하고 있지만, 두 산괴가 만나는 계곡에 숨어 있는 고래골과 주전골, 십이담계곡 등의 선경을 뚫고 능선에 올라서면 완전한 육산으로 탈바꿈한다. 설악이 날카로운 산세에 비한다면 점봉산은 한없이 부드러운 산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점봉산도 설악의 권역에 속한지라 한계령~점봉산 주릉에서 약간 빗겨 형성된 칠형제봉 능선과 만물상 능선은 한계령 도로에서 볼 때에는 좋은 경관을 제공하지만, 감히 범접하기 힘들 정도로 험악한 암릉을 이루고 있다.
산의 동쪽 비탈면을 흘러내리는 물은 주전골을 이루어 오색약수를 지나 백암천에 합류한 뒤 양양의 남대천으로 흘러든다.
정상 부근에 주목군락이 있고, 곰취,얼레지 많아 고산다운 면모를 보이며 일대에 펼쳐진 원시림에는 갖가지 희귀식물을 비롯하여 여러 종류의 산나물이 자생한다. 특히 한반도 자생식물의 남북방한계선이 맞닿는 곳으로서 한반도 자생종의 20%에 해당하는 8백 54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어 유네스코에서 생물권 보존구역으로 지정하기도 하였다.
산자락에 12담계곡· 큰고래골· 오색약수터· 망월사· 성국사 등 명소가 많으며, 오색약수를 거쳐 오르는 주전골은 단풍명소로서 흰 암반 위를 흐르는 계곡물과 협협한 암골미는 단풍과 어우러져 매우 아름다운 풍경을 빚어낸다.
정상에 서면 북동쪽에 대청봉(1,708m), 북서쪽으로 가리봉(1,519m), 남서쪽에 가칠봉(1,165m) 을 비롯해 설악산의 영봉과 푸른 동해를 조망하는 것이 점봉산 산행의 백미라 할 것이다.
산행들머리는 오색 한계령, 인제쪽 귀둔과 진동리를 들 수 있지만 아쉽게도 어느방면에서나 점봉산을 향하는 등산로는 전체가 출입금지구역이다. 자연휴식년제 공고 기한이 끝난 상태지만 점봉산일대는 여전히 국립공원 샛길, 자연환경 보전구역이란 이름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쉽지 않은 곳이다.
현재 유일하게 점봉산 언저리를 밟아 볼 수 있는 곳은 옛날 위폐범들이 계곡에서 불법으로 엽전을 만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의 주전골과 엽전을 줄줄 흘리고 다녔다는 흘림골 구간만 통행이 가능하다.
따라서 대부분이 흘림골로 들어서서 등선대를 지나 주전골을 거쳐 오색약수로 내려서는 짧은 산행이 일반적이지만 12폭포, 용소폭, 선녀탕 등의 경관만으로도 훌륭한 자연탐방로가 된다.

오색약수와 주전골
◀협협한 암골미를 자랑하는 주전골
설악을 넘는 네 개의 고개 중에서도 가장 험하고 아름답다는 한계령자락에 묻혀 있는 계곡이 주전골이다.
오색온천입구에서 약수터라는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면 주전골이 시작된다. 왼쪽에 늘어선 상가를 지나면 작은 다리가 나오고 다리 아래로 넓은 암반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장면은 보게 된다. 그곳이 유명한 오색약수터다. 바위에 두세 개의 구멍이 뚫려있고 그곳에서 천연약수가 쏟는다.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녹내가 많이 나고 선뜻 마시기가 쉽지 않지만 위장병엔 특효라는 소문이 있다. 똑같이 바위에서 쏟아 나는 약수는 계곡 안에도 또 한 곳 있다.
유서 깊은 오색석사. 지금은 성국사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절이다. 지금은 퇴락하여 두칸짜리 산사로 남아있지만 마당에는 보물로 지정된 신라시대의 3층 석탑을 비롯해 돌사자와 기단석, 탑으로 쓰였던 석재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옛날 오색선사 시절 의 영광을 대변하고 있다.
양쪽으로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쳐져 있고 그 사이로 암벽을 뚫고 흐르는 물 줄기가 실로 절경이다. 그리고 그 협곡사이로 등산로 가 만들어져 있다. 옛날 산적들이 주전틀을 훔쳐 돈을 찍어냈다는 골짜기가 바로 이곳으로 주전골(鑄錢)이라는 이름도 거기에서 연유한다.
특히 여름에는 울창한 숲이 하늘을 가리지만, 가을이면 바위와 함께 계곡물에 어리는 단풍의 아름다움은 선경이 따로 없다. 겨울에는 계곡마다 눈꽃이 피어 자연 모습 그대로가 한폭의 동양화다. 오색약수에서부터 용소폭포에 이르는 한시간여의 산행길이 내내 단풍터널이다. 올라갈 때의 단풍 모습과 내려올 때의 단풍모습이 달라, 내내 환상적인 단풍절경에 취할 수 있는 것도 주전골만의 특징이다.




1.오색-홍포수막터-점봉산-망대암산-십이담계곡-주전골-오색(6시간 30분)
2.
한계령-서북릉-대청봉-희운각-마등령-저항령-황철봉-미시령(백두대간)

 

*승용차: 포항 → 7번국도 → 울진 → 강릉 → 양양 → 양양 초입삼거리(오색방향) → 오색주차장


 

[오색-홍포수막터-점봉산-망대암산-십이담계곡-주전골-오색]

*산행상세
오색주차장-(7분)-마지막민박(강릉민박)-(1시간 5분)-단목령3거리-(25분)-홍포수막터(점봉산 1.0km 이정표)-(25분)-점봉산-(25분)-망대암산-(25분)-고개안부(12담계곡 갈림길)-(50분)-십이폭포-(1시간10분)-오색주차장
=== 순보행: 4시간 52분, 총소요: 6시간 30분 ===


점봉산은 설악산 국립권역에 속해 있는 산으로 남석악 지역에 포함되지만 산세나 규모로 보아서도 당연히 설악산과 구별되는 독립적인 산봉으로 분리해도 좋을 법하다.
산기슭로 오색약수를 비롯해 가야동계곡의 축소판인 주전골, 얼마전 개방된 흘림골등 빼어난 계곡미도 갖춘 산이다.
점봉산 오르는 길은 오색을 비롯하여 백두대간을 따라 한계령에서 망대암산을 거쳐 오르는 길, 귀둔리에서 용소골 방면 또는 곰배골을 거쳐 곰배령에서 오르는 길, 강선리에서 올라서는 길 등이 여럿 있지만 아쉽게도 현재는 그 어느 곳을 통해서라고 점봉산 오르는 길은 출입금지구역이다.
점봉산에서 출입이 자유로운 곳은 주전골과 흘림골 밖에 없는 셈이다.

▼한계령과 점봉산을 잇는 백두대간 마루금에 자리하고 있는 망대암산 전경 - 뒤로 보이는 산은 가리봉
여기서는 점봉산으로의 접근이 가장 용이한 오색에서 점봉산 오르는 길을 소개한다. 하산은 망대암산을 거쳐 십이담계곡, 주전골, 큰고래골 순이다.
이 길은 오색에서 남쪽으로 곧장 뻗은 지릉을 따라 백두대간 상의 단목령 3거리에 이른 후 대간길을 따라 정상 오르는 길로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관계로 등산로가 가장 뚜렷하고 외통수 능선에서는 아름드리 소나무 숲길의 연속이다. 간간이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는 북쪽 건너로 대청봉을 비롯하여 귀때기청으로 이어지는 서북릉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고 한계령 근처의 만물상 경관이 볼 만하다.

산행은 양양에서 한계령 오르는 도로변의 넓직한 오색 주차장에서 시작된다.
주차장에서 오색 상가쪽으로 접어들지 말고 안내판이 가리키는 남쪽의 민박촌 방향으로 난 작은 다리를 건넌 후 산허리를 돌아 들면 안터골 민박촌과 상가를 따라 난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오르게 된다.
10여분 민박촌을 따라 오르면 마지막 민박집인 "강릉민박"이 나타난다. 여기서는 민박집 마당을 가로질러 가도 되지만, 민박집 왼편 아래로 난 숲길을 돌아들면 넓직한 비포장 차도에 올라서게 된다. 5분 가량 넓은 길을 따라가면 공터가 나타나면서 임도는 끝이나고 본격적인 오솔길이 시작된다.

왼편으로 계류를 두고 잠시 이어지던 오솔길은 곧 된비알 오름으로 변하고 10여분이면 지릉으로 올라서게 된다.
지릉은 날등을 따라 이어지는 외길이다. 주변으로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도열하고 있어 산행 분위기를 돋군다.
지능선이 백두대간의 단목령 3거리를 만나기까지는 된비알 오름의 연속이지만 간간이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 건너다 보는 설악의 남사면이 눈 맛을 시원하게 해 준다.
오색주차장을 출발하여 대략 1시간 30분 정도면 단목령 3거리에 올라서게 된다. 백두대간과 만나는 단목령 3거리엔 번듯한 이정표가 오른쪽으로 점봉산을 안내하고 있다.(이정표: 점봉산 2.1km, 오색 3.0km, 단목령 4.1km, 너른이골 4.5km)

이제부터는 백두대간을 따라 오르는 길로 지금까지의 된비알에 비해 한결 유순해지는 순한 오름이다. 5분쯤 진행하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지나면서부터 통나무계단길이 나타난다.
이어서 20분 정도면 너른이골로 갈라지는 갈래길이 있는 이정표를 대한다.(이정표: 점봉산 1.0km, 너른이골(샘터) 5.4km, 단목령 5.2km) 이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이 홍포수막터로 왼편 아래 너른이골 방향으로 50m 쯤 내려서면 텐트 2동을 설치할 수 있는 공터가 있고 지계곡이 시작되는 부분으로 샘터가 있다.

홍포수막터를 지나 다시 25분이면 점봉산 정상으로 큼직한 표석과 삼각점이 있다.
점봉산 정상부 일대는 키 작은 관목 숲 일색으로 건너로 대청봉이며 서북릉상의 귀청, 안산을 비롯하여 가리봉, 망대암산도 지척이고 한계령 휴게소 건물도 내려다 보인다. 남으로는 대간 줄기로 착갈할 정도로 묵직한 능선이 작은 점봉산을 거쳐 가칠봉쪽으로 몸을 낮추고 있다. 남쪽 아래로는 귀둔리 마을도 옹종하게 내려다 뵌다.
정상에서는 각각 한계령, 단목령, 곰배령, 귀둔으로 내려서는 내림길과 이정표가 있다.

하산은 출입금지 팻말이 걸려있는 정상 북서쪽 아래의 철쭉나무 고샅길로 내려선다. 대간 등줄기라 특별한 지능선 갈림길도 없는 한없이 부드러운 길이다. 키 작은 관목 사이로 야생구기자도 눈에 띄고 이따금씩 주목도 나타난다.
마치 마을 뒷산처럼 평온한 능선을 따라 20분 가량 내려서면 왼쪽 아래로 귀둔리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바로 앞으로 짧게 올라서는 바위 봉우리가 망대암산(1235m)이다.
고스락은 돌출된 여러개의 바위로 이루어져 있고 북쪽 아래 주전골에서 위폐범들이 불법 엽전을 만들어 낼 때 관군의 접근을 망보던 곳이라 해서 망대암산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망대암산 바위는 특별한 표식도 없고 왼쪽 아래로 우회하는 길이 있으므로 자칫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망대암산 바위 아래에서는 오른쪽으로 돌아 내려선다. 25분 가량 연속되는 내리막을 따르면 평평한 안부를 이룬 고개에 닿게 되는데 이 곳이 십이담계곡 갈림길이다. 무심코 좋은 길을 따라 한계령쪽으로 진행하기 쉬운 곳이다.
여기서는 대간능선을 버리고 우측 아래 사면을 따라 내려선다. 허리춤까지 오는 조릿대 숲길을 지그재그로 내려서면 곧 마른 계류가에 닿게 되고 이후 길흔적은 희미하다. 달리 뚜렷한 길이 없으므로 계곡을 따라 잠시 내려선 후 우측 사면으로 붙어 내려오면 두 계곡이 만나는 합수부에 이른다.
합수부 이후로는 물길이 곧 길이 된다. 지난 여름 수해로 골짜기에 아무렇게나 뒹구는 바윗돌을 뛰어넘거나 쓰러진 나무를 피해가며 내려서야 한다. 첫 합수부를 지나 3분 후 다시 왼쪽에서 흘러드는 지계곡을 지나게 되고 이어서 자그마한 폭포를 만난다. 이후 두어 개의 소(沼)를 만나게 되지만 십이담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수해에 망가진 모습을 대하게 된다.

주능선에서 내려선지 50여분 이면 큼직한 바위틈 사이로 물이 떨어지는 엉성한 폭포를 지나게 되고 이 폭포를 지나자마자 흘림골 방면의 등선대쪽으로 오르는 갈림길이 있는 12폭포에 이른다. 12폭포는 비스듬한 와폭으로 흘러내리는 물이 마치 실비단을 걸쳐 놓은 듯한 모습으로 12단 12폭으로 굽이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출입금지 팻말과 이정표(흘림골 매표소 2.6km, 용소폭포 1.0km)가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 사면으로 오르면 등선폭포와 등선대를 만날 수 있다. 십이담계곡은 여기서부터 주전골로 이름을 바꾸게 되고 용소폭포가 있는 용소골과 만나면서 다시 큰고래골로 이름을 바꾸지만 일반적으로 주전골로 부르는 것이 보편화 되어있다.

▼선녀탕 주변모습 - 선녀탕~십이폭포 구간이 주전골 계곡미의 하이라이트가 된다.
주전골은 예전 많은 철다리가 있었지만 수해로 모두 망가져버렸고 전체적으로 등산로 대부분이 유실되어 있는 상태다. 따라서 길 상태도 험해 졌으므로 오색까지의 소요시간도 많이 걸린다. 12폭포 아래에도 철계단이 있었지만 지금은 임시로로프만 걸쳐놓아 바위사면을 조심스럽게 내려서야 한다. 12폭포를 지나면서부터는 주전골의 명성에 걸맞는 계곡미가 펼쳐지기 시작하고 협곡 양쪽을 병풍처럼 둘러싼 암괴가 기경을 이루게 된다.
12폭포에서 1km 가량 내려오면 왼편으로 큼직한 골짜기가 있는 용소골이 건너다 보이는데 용소폭포 갈래길 입구에 등산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용소폭포 0.5km/15분, 매표소 2.7km) 여기서 왼쪽 계곡을 거슬로 오르면 주전골에서 가장 아름다운 용소폭포를 만나게 된다.
용소폭 갈림길을 지나 50m 거리로 금강문이 있고 이어지는 계곡 아래로 선녀탕 등 아름다운 명소가 산재해 있다.
아쉬운 것은 지난 여름의 폭우로 계곡미가 많이 훼손된 점이고 그나마 위안인 것은 계곡 양쪽 위로 도열한 기묘한 암봉이다. 마치 골짜기 지키기 위한 사천왕인 듯도 하고...

성국사가 가까워질 즈음 계곡 건너편으로 큼직한 구멍이 뚫린 굴을 만나게 되는데 옛 이야기 속 도적들이 엽전을 주조하던 주전굴로 예전에는 나무와 바위에 가려 있었지만 이번 수해로 모습을 드러내 세간의 화재가 되었던 굴이다.
주전굴을 지나면 곧 성국사 절마당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예전 오색석사가 있던 자리로 오색리 삼층석탑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성국사에서부터는 차량이 다닐 만큼의 넉넉한 길이 오색주차장까지 이어진다.
매표소를 지나면 나타나는 오색약수에서 탄산약수로 목을 축이고 상가촌을 따라 7~8분 이면 오색주차장이다.
(2006.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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