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가는길

   
   
 
 

경남 밀양시 단장면 
☞지도보기-부산일보
   ☞지도보기2  

▼정각산 북동쪽으로 있는 폐광굴-굴 내부는 제법 넓은 터를 이루고 있고 건너로 재약산쪽 조망이 좋은 곳이다.
밀양에서 동쪽으로 위치해 있는 정각산은 영남알프스의 재약산 줄기에서 뻗어 나온 곁가지로 산의 명성보다 동쪽 아래 정승골로 더 알려진 산으로 영남 산꾼들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주변의 내노라하는 영남알프스 준봉들의 위세에 가려 크게 빛을 발하지 못하는 알프스의 변방이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때가 덜 묻고 발길 뜸한 청정산길 자체로 매력이 있는 산이다.
정승골을 중심으로 정각산, 정승봉(828m), 영산(구천산,888m)이 타원형으로 감싸안고 있는 형국이라 이들 능선을 한바퀴 돌아보는 재미도 각별할 것이다. 주능선 일대에서는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영남알프스의 재약산, 수미봉, 향로산을 비롯하여 북쪽 건너로 북암산, 억산, 운문산, 가지산쪽을 둘러보는 눈 맛 또한 시원할 것이다.
정상 동쪽 골짜인 정승골은 신라때 어느 왕이 병을 고치기 위해 재약산 표충사에 머물고 있을 때 수행한 정승이 이곳에 머물며 대기했다고 전해져와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며, 해마다 여름이면 많은 피서객들이 찾아드는 곳이지만 이로 인해 골짜기 곳곳으로 팬션이 들어섬으로 인해 자연미를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산행들머리는 산내면 송백 임고방면, 정승골의 구천마을, 정산 남쪽에 있는 범도리와 사연리쪽에서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고 정상 서쪽의 승학산과 연계하는 산행도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정상 북동쪽 가까이에 있는 폐금광굴은 정각산의 볼거리 중 하나가 된다.




1. 구천마을-녹색산장-폐광굴-정각산-정승봉-정승골-구천마을
2. 도래재-정승고개-정승봉-정각산-처매듬골(정각폭포)-녹색산장-구천마을



☞*포항-경주-(경부고속도로)-서울산IC(언양)-석남사-석남터널-남명3거리까지 간다.
*남명3거리에서는 "추곡,내촌"방향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하여 도래재 지나 내려서면 구천마을 입구 버스정류장이다.
*이 길은 2006년 말까지 2차선 포장공사가 진행중이고 2006년 8월 현재 내촌마을 일부 구간만 비포장으로 남아 있지만 승용차로도 통행이 가능하다.(남명3거리-구천마을: 7.5km)
*포항 대잠4거리-구천마을:99km
*남명3거리에서 밀양방면 국도를 따를 경우는 밀양방면(국도24호)-송백-금곡삼거리(표충사방면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단장면(지방도1077)-밀양댐입구(S.K주 유소)-약 1Km후 구천이정표에서 좌회전(직진은 표충사)-구천마을 입구 순서로 진행하면 된다. 약 30km)
 



1. 도래재-정승고개-정승봉-정각산-처매듬골(정각폭포)-녹색산장-구천마을
 

[구천마을-녹색산장-폐광굴-정각산-정승봉-정승골-구천마을]

*일시:2006.8.17(김승현) *날씨:땡볕
*산행상세
구천경로당-(15분)-녹색산장-(12분)-임도에서 오솔길로 진입-(50분)-폐광굴-(3분)-주능선3거리-(3분)-정각산-(5분)-조망바위-(8분)-임고 갈림길-(3분)-헬기장-(4분)-헬기장-(7분)-646봉 우회한 능선-(12분)-똘방재(무덤3기, 송백,정승골 갈림길, 이정표 있음)-(5분)-무덤2기-(3분)-무덤2기-(15분)-767봉-(12분)-4거리(우회로, 송백갈림길)-(10분)-805봉-(6분)-실혜산(828봉)-(8분)-우회로 만남-(12분)-조망바위(794봉)-(8분)-정승봉(803봉, 삼각점)-(10분)-폐헬기장(이정표 있음)-(20분)-정승골 계류-(10분)-정승골 쉼터-(25분)-차도,계곡 갈림길(계곡길로)-(25분)-녹색산장-(15분)-구천경로당
===순보행:5시간 23분, 총소요:8시간 ===

☞사진으로 따라가는 산행기

정각산은 1989년 "월간산'지에 밀양의 그랜드캐넌으로 소개되면서부터 부산, 경남 산꾼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오고 있는 산이다. 그동안 마음 속으로만 수없이 찾았던 정각산을 찾는다. 동행은 김승현(산마루)님.
서울산(언양) 나들목을 빠져 나와 밀양방면 국도를 따라 석남사, 석남터널을 내려서면 얼음골 입구를 지나 남명리에 이른다. 남명초등교 옆 3거리에서는 도로 이정표가 가리키는 "추곡, 내촌"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이 길은 남명리에서 도래재를 넘어 구천마을과 표충사로 곧장 이어지는 길이다. 예전에는 표충사쪽으로 가기 위해선 밀양쪽으로 약 30km 정도 삥 돌아 가야 했지만 도래재를 넘어 단장으로 연결되는 길이 포장되면서 많은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되었다. 도래재를 넘는 길은 내촌마을쪽 일부 구간만 비포장 상태로 있고 그 외의 구간은 이미 포장이 완료된 상태이다. 2006년 말쯤이면 전 구간이 2차선으로 개통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공사가 진행중이지만 승용차도 통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아뿔싸!
남명 3거리에서 좌해전 하자마자 그만 자동차 뒷바퀴 빵꾸!!! ㅠ..ㅠ
별 도리없이 뙤약볕 아래서 예비타이어로 교환하느라 금쪽같은 시간은 물론, 산행도 하기 전 한바탕 쑈를 하며 진을 뺀다.

도래재를 내려서면 곧 구천마을 입구가 된다. 도로변으로 장승이 서 있는 구천버스정류장과 구천산림문화회관(경로당)이 있어 쉽게 알아 볼 수 있다. 버스정류장 앞으로 넓직한 공터가 있어 차량 주차도 용이하다.
공터 옆 "구천마을 산촌안내도" 앞에 서면 저 앞으로 산허리에 하얗게 병풍을 친 처매듬바위(치마바위)와 그 왼쪽으로 삐쭉하게 고개를 내밀고 있는 정각산 고스락이 올려다 보인다.

▼마을 입구 경로당에서 올려다 보이는 처매듬바위와 왼쪽으로 솟아오른 정각산
애초의 계획은 부산일보의 정각산~영산(구천산) 안내를 받아 정승골을 중심으로 한 바퀴 돌아설 예정이었지만 한여름의 뙤약볕에 계곡이 그리워 결국은 정승봉에서 반으로 꺽어 정승골로 내려섰다.
산행은 처매듬 아래쪽 기슭으로 보이는 빨간색 건물인 녹색산장을 겨냥하여 오르면 된다.
마을 입구 경로당을 지나자마자 갈림길이다. 왼쪽은 "녹색산장" 이정표를 따라 마을 정자나무 옆을 지난 후 산허리 비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는 길이고, 직진 방향은 마을 가운데를 지나 오르는 길로 어느쪽으로 가더라도 녹색산장에 닿는다.
직진길을 따라들면 곧 개울을 건너는 다리를 지나 왼쪽으로 잠시 내려선 후 담벼락에 "녹색산장" 방면을 알리는 화살표를 따라 오른쪽 골목길로 꺽어든다. 마을을 지나 구천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 다시 갈래길이다. 직진은 구천천 옆으로 난 시멘트 길을 따라 녹색산장에 이르는 길이고, 왼편 대추밭 사이로 난 오르막은 비포장 차도로 올라선 후 버섯재배장을 지나 녹색산장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녹색산장을 들머리로 잡을 경우라면 어느쪽으로 가도 상관없다.

여기서는 왼쪽 대추밭 사이길로 올라선다. 곧 임도를 만나고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얼마 후 버섯재배장이 왼편으로 나타나고 녹색산장도 바로 앞으로 보인다. 전봇대가 서 있는 버섯재배장 입구에서는 왼쪽 위로 올라서는 길로 산행표지기들이 여럿 걸려있다.
정각산이 자랑하는 석성의 계곡 처매듬골로 들어서려면 여기서 버섯재배장쪽으로 난 길로 올라서야 하지만, 바로 앞 녹색산장을 들러보고 다시 되돌아 나와 이 길을 따라 오를 심산으로 녹색산장까지 진행해 버리고 만다.
하지만 이로 인해 처매듬골의 박쥐굴이며 정각폭포를 놓쳐버려 아쉬운 마음을 더하게 된다.

들머리에서 15분 가량 소요된 녹색산장은 막바지 여름을 보내는 한무리 학생들의 수다로 떠들석하다.
녹색산장에서는 등산로가 세 군데로 갈린다. 산장 바로 아래 직진하는 숲길은 정승골(구천천)을 따라 가는 길이고, 산장으로 올라선 후 오른쪽으로 보이는 정자쪽으로 올라서는 길로도 표지기가 여럿 걸려있다. 마지막으로 산장 왼편으로 난 넓직한 산판도로를 따라 올라서는 길도 있다.
여기서는 산판로를 따라 올라서면 버섯재배장에서 오는 길과 만난 후 처매듬골로 이어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조금의 발품이라도 줄여 볼 속셈으로 그냥 산장 왼편 산판길을 따라 오르기로 하였다.

임도는 묵은 길로 지그재그로 산허리를 타고 오른다. 도중에 표고버섯 재배시설도 간간이 눈에 띈다.
그렇게 임도를 따라 12분 쯤 올라서자 갈림길이 나타난다. 표지기들은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 사면으로 난 오름길로 즐비하게 붙어있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여기서는 계속 직진하는 산판길을 따라 가야만 버섯재배장에서 오는 길과 만나 처매듬골을 이어갈 수 있는 길이었다.
이 갈림길에서는 임도를 버리고 우측 표지기가 안내하는 오름길로 접어든다. 길은 사정없는 된비알 오름의 연속이다.
여름 내내 숨쉬기 운동만 해 왔던 터라 오름길이 힘에 부친다. 서너 발자국 옮기고 주저앉아 버리기가 일쑤다.
수도 없이 뒤돌아 보며 보조를 맞춰주는 산마루님이 고마웁다. 그는 오르막 내내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어른 손바닥 보다 큰 영지를 쑥쑥 잘도 뽑아 올린다.

그렇게 답답한 숲길을 40~50분쯤 힘겹게 이어가자 능선마루에 올라서고 이어서 5~6분 능선을 따라가자 왼편 아래로 우물처럼 패인 깊이 3~4m 쯤은 족히 되어 보이는 수직굴이 나타난다. 이 수직굴을 지나 몇 발자국이면 맨 땅이 드러나 있는 폐광굴 상단의 3거리에 이른다.
왼쪽 바로 아래가 폐광굴이다. 미끄러운 길을 내려서면 해골처럼 3개의 구멍이 뻥 뚫린 금광굴로 내부도 상당히 넓은 편이다. 이방인의 방문에 놀라 푸득~푸득~ 박쥐가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굴 속은 안쪽으로도 여러 갈래로 뚫려있다. 일제시대때 금광을 캐기 위해 뚫려진 굴이라 하는데 이제는 정각산의 볼거리 중 하나로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폐광터에선 앞쪽으로 시원스럽게 조망이 펼쳐진다. 발 아래로 구천마을을 비롯해 건너편으로 향로산, 재약산등 영남알프스의 남부산줄기가 아스라히 펼쳐진다.

폐광굴에서 다시 3거리로 올라선 후 서쪽으로 3~4분만 나서면 주능선 3거리로 정각산은 왼쪽으로 다시 3~4분 거리에 있다. 서너평 되는 공터에 삼각점(동곡 335)과 이정표(송백 5km, 임고 5km) 그리고 정상표석 두 개가 있는 정각산 고스락은 사방이 숲으로 가려 있어 다소 답답한 곳이다.
정상에서 올라왔던 방향의 정면쪽으로 뚜렷하게 난 길은 승학산쪽으로 연결되는 길이다.

주능선 삼거리까지 되내려와 허기진 배를 채운다. 산마루님이 준비해 온 얼음 동동 띄운 션한 오이냉국이 한여름 더위에 지쳐 까칠까칠해진 입맛을 한 방에 날려보낸다.
식사 후 주능선 3거리에서 북쪽 정승봉쪽으로 100m 정도만 진행하면 왼쪽으로 시원한 전망을 제공하는 조망터가 있다. 산내면 건너로 육화산, 구만산, 억산을 비롯하여 운문산쪽으로 연결되는 영남알프스의 산줄기가 빤하게 건너다 보이는 곳이다.
조망터를 지나 7~8분 가량 신나게 내려서면 왼쪽 아래 임고방면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있는 안부자리를 지난다. 여기서부터는 마냥 달려도 좋을 평탄한 길이 똘방재까지 이어지게 된다.
안부를 지나면 각각 3분, 4분 간격으로 잡풀에 점령당한 헬기장 두 곳을 차례로 지난다. 두 번째 헬기장을 지나 잠시만 나서면 오른쪽으로 구천골로 내려서는 갈림길 하나가 나타난다.

사실 정각산~정승봉을 잇는 주능선은 워낙 뚜렷한 길이라 설명 필요없이 그냥 능선만 따라가면 되는 편한 길이다.
헬기장을 지나 바로 앞으로 나타나는 646봉은 왼쪽으로 우회한다. 산허리길에서 다시 능선으로 올라서면 두 갈래 갈림길이 나타나지만 3분 정도면 두 길은 다시 만난다.
왼쪽 길은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길이고, 오른쪽은 사면을 돌아가는 길로 우회하는 길이 훨씬 편하다.
두 길이 다시 만나는 곳에서 10분 거리로 4거리 갈림길과 무덤3기가 있는 똘방재에 닿는다. 오른쪽 아래 정승골 팬션으로 내려서는 길이 있고, 무덤 왼편 송백으로 향하는 길은 차가 다녀도 좋을 만큼 넓은 임도길이다. "송백 4km, 정각산 2.5km"를 일리는 이정표에 누군가가 똘방재라 적어 놓았다.

똘방재를 지나 무덤 뒤편으로 난 길은 은근한 오르막이다. 잘 정돈된 무덤2기를 지나 다시 3분 거리로 무덤2기를 더 지나친다. 이어서 한차례 꾸준한 오르막을 올라서면 767봉이다.
767봉에서 10분이면 4거리 갈림길로 왼쪽은 송백으로 내려서는 길이고 직진방향의 능선을 따라 올라야만 실혜산을 거칠 수 있다. 오른쪽 길은 주능선을 우회하는 길로 실혜산과 조망암봉이 되는 794봉의 중간지점에서 만나는 지름길인 셈이다.
주능선을 따라 10여분 올라서면 둔덕을 이룬 805봉이고 이어서 5~6분만 더 나서면 잡목에 가려 조망이 막혀있는 실혜산(828m)이다. 돌무더기가 있는 고스락에는 이곳이 실혜산임을 알리는 "준.희님"의 작은 스텐레스 안내판이 나무에 걸려있다. 실혜산은 밀양쪽에서 가지산을 부르던 옛 이름이라고 한다.
◀조망바위에서 보이는 억산~운문산
실혜산을 지나 2~3분만 진행하면 길은 오른쪽 아래로 90도 꺽어지며 급하게 내려선다. 한차례 내려서면 산허리를 타고 오던 우회로와 합류하게 되고 10여분 후 나타나는 짧은 암릉길을 올라서면 북쪽 건너로 영남알프스의 산군이 막힘없이 펼쳐지는 조망바위(794m)에 올라서게 된다.
왼쪽으로 부터 억산, 범봉, 운문산을 비롯하여 가지산과 가지북릉, 백운산이 마치 파노라마 사진을 보는 듯 유려하게 펼쳐지는 곳이다. 이 암봉은 오늘 산행에서는 최고의 조망터가 되는 곳이다.
때마침 산내쪽에서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주니 마냥 눌러 앉아만 있고 싶은 마음이다.
조망바위에서 다시 10여분이면 삼각점이 있는 정승봉(828m)이다. 역시 실혜산과 같은 모양의 작은 안내판과 돌무더기가 쌓여있다. 정승봉 역시 뛰어난 조망을 제공하는 곳이다.

정승봉은 3거리가 되는 곳으로 왼쪽(북서쪽)으로 남명리로 내려서는 뚜렷한 능선길이 있고 구천산 방면은 오른쪽(남쪽)으로 급하게 꺽어 내려야 한다.
쏟아질듯 급하게 떨어지는 내리막을 10분 가량 내려오면 오른쪽 아래로 정승골로 내려서는 희미한 갈림길이 있고 이 갈림길에서 10m 후 잔소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폐헬기장터로 각각 정각산과 도래재 방면을 알리는 거리표시 없는 이정표가 서 있다.
예정대로라면 여기서 계속되는 능선을 이어 구천산(영산)까지 진행해야 겠지만 한여름의 땡볕 속에서 계곡이 너무나도 그리워 정승골쪽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이미 유명해질대로 유명해진 정승골도 구경하고....

정승골 하산로는 이정표가 있는 헬기장 10m 직전에서 만났던 희미한 내림길을 따른다. 낡은 표지기 한 개만 달랑 달려있는 서쪽 사면으로 이어지는 길은 마치 정승봉으로 되돌아 가는 듯 사면을 타고 나간다.
3분 후 지계곡 하나를 건넌 후 산허리 하나를 돌아들면 지능선에 닿게되고 여기서부터는 지능선을 따라 왼쪽 아래로 내려선다. 이 길은 그리 많이 이용되지 않는 듯 족적이 다소 희미한 편이고 표지기들도 가뭄에 콩 나듯이 어쩌다 한 번씩 마주치게 된다. 그렇게 지능선을 따라 15분 가량 내려서자 좌우로 계곡이 합수되는 계곡가로 내려서게 되고 오른쪽 지류를 건넌 후 고로쇠 호스 옆으로 난 길을 따른다. 이제부터는 하산길 내내 평지길이다.

계류를 오른쪽에 두고 내려서는 길은 곧 산판로처럼 넓어지는가 하더니 이내 넓은 터에 컨테이너 박스가 있는 염소목장이 나타난다. 여기서부터는 줄곧 비포장 차도길을 따른다.
염소목장에서 5분이면 두 계곡이 합수하는 지점으로 정승골쉼터가 자리하고 있다. 쉼터에서 왼쪽 길은 구천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이제부터는 정승골 팬션단지가 연이어 나타난다. 그저 물 좋고 숲 좋은 아늑한 계곡으로 생각했던 정승골은 이미 옛날의 정승골이 아닌 듯 속세의 때가 덕지덕지 묻어있다. 게다가 마지막 여름 더위를 피해 정승골로 찾아 든 차량이 지나칠 때마다 뽀얀 흙먼지로 인해 곤혹스럽기 짝이 없다.

그렇게 흙먼지를 덮어쓰며 20분 정도 차도를 따라 내려오면 "풀하우스맨션" 조금 지난 지점에서 차도를 버리고 오른쪽 아래 정승골(구천천)으로 내려서는 숲길을 만나게 된다.
초입으로 표지기가 많이 걸려있으므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이제 차도를 버리고 숲길을 따라 2~3분만 내려서면 곧 계류가에 닿게 된다. 계속되는 차도길은 산허리를 돌며 재말리마을로 이어진다.(※차도에서 정승골로 내려서는 길은 도로를 조금 더 따르다가 "취무성" 이 있는 곳에서 우측 아래로 내려서는 길을 따라도 된다.)
◀옥수 흐르는 정승골-주등산로는 계곡 우측으로 멀찌감치 떨어져 가게되므로 정승골의 계곡미를 감상하려면 계류를 따라 내려서야 한다.
이곳 계곡가는 차도에서 떨어진 곳이라 다소 한적한 곳이다. 여름산행은 물이 있어야 제격이듯 계류를 만나자 숨통이 트이고 찌든 땀을 씻어내며 한여름 더위를 식히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정승골을 따라 내려가는 길은 곧장 계곡산행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류를 한번 건넌 후 계곡 우측으로 멀찌감치 떨어져 산 사면으로 난 돌밭길을 따르는 길이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등산로를 따르지 말고 계곡을 따라 정승골의 숨은 그림을 찾아보는 것들도 좋을 것이다.
차도를 벗어나 계류 옆으로 난 길을 따라 25분이면 출발지로 경유하였던 녹색산장 앞으로 나오게 되고 구천경로당까지는 정승골(구천천) 옆으로 난 시멘트 길을 따라 15분 정도 더 내려서야 한다.

[숲도 젖고, 몸도 젖고, 마음도 젖고]

시종 앞을 가리는 안개로 답답하기만 했던 걸음. 게다가 비까지 내리니 산행에는 그리 좋지 못한 조건이다.
이번 정각산 산행은 마치 내 주변의 어지러운 현실처럼 어둡고 습했다.
내리는 비에 젖는 것은 숲만이 아니었다. 몸도 마음도 비에 젖는다.
이미 젖어버려 더 이상 젖을 수 없는 몸, 헤질대로 헤져 더 이상 추스릴 수 없는 마음 위로 무심한 비가 내린다.
내리는 비는 산행 내내 걸음을 무겁게 하고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저 어둑하고 습한 숲 속 깊은 곳에 무언가 잡을 수 있는 가닥이 있을까 하여 비내리는 안개숲을 무작정 걸었다.
몸이 비에 적응하자 비로서 숲길은 아늑한 그리움이 번진다.

산행 후반부 비로 불어난 물의 풍요로 위용을 자랑하는 정각폭포가 그나마 위안이었다.
오랜만에 찾은 정각산은 예전보다 더 묵은 듯한 느낌이었다. 영남알프스의 구석구석을 누비는 산꾼들이 많긴 하지만 정각산 일대는 여전히 변방으로 남아 있음이다.
남명리에서 도래재 오르는 길, 예전엔 군데군데 비포장이 섞여 있었으나 이젠 말끔히 포장되어 있다.
어느 뜨거웠던 여름날 이 길을 오르다 타이어 펑크로 인해 산문에 닿기도 전 8월 염천에 비지땀을 흘렸던 기억이 아슴하다.

▼ 동물 이동통로가 새로이 설치된 도래재
산 아래는 빤한 맑음이지만 올려다 보이는 산자락은 하얀 구름모자를 쓰고 있다.
예상대로 산마루는 짙은 안개만 자욱하다.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를 토해낼 듯 잔뜩 웅크리고 있는 태세다. 한바탕 우중산행을 피할 수 없을 것같다. 도래재에서 동물 이동통로로 올라선 후 북서쪽 산자락을 파고든다.
새벽에 내린 비로 숲은 젖어있다. 때가  한여름이고 보니 제멋대로 자란 풀들이 산길을 점령하고 있으니 길은 자연히 잡풀에 덮혀 묵어있다. 쉬엄쉬엄 걷는다. 길섶 여름풀꽃이 발길을 잡지만 애써 찍은 사진이 모두 엉망이다. 아직 카메라에 익숙지 못함이다.

35분 가량 수더분하게 올라서자 영산(구천산)과 정승봉 주능선인 갈림길 안부인 정승고개에 올라선다.
산꾼들은 베낭을 벗어두고 영산을 올랐다가 되내려 오겠다고 일찌감치 올라 자리를 비우고 있으니 고갯마루엔 베낭들만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영산에 올라도 어짜피 안개 자욱한 산에서의 조망은 없을 것이다.
일행을 뒤로 하고 혁달씨와 함께 정승봉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길이 완만하니 걸음은 여유롭다. 길가엔 애틋한 전설을 간직한 며느리밥풀꽃이 지천이다. 저 꽃이 피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버섯시즌이 시작됨을 알린다. 주변을 두리번거려 보지만 잡버섯만 더러 보일뿐 아직은 이르다.
정승봉에서 쉬고 있는 동안 뒤따르던 선두 일행이 도착한다. 일행과 뒤섞여 다시 안개숲으로 빠져든다.
실혜봉은 허리길을 따라간다. 오랫동안 참아주던 하늘은 기어이 비를 뿌린다. 한두방울 떨어지던가 하더니 채 우중채비를 하기도 전 소나기로 변한다. 우중채비라 해봐야 작은 우산 하나다. 거칠게 쏟아지는 비를 피하긴 턱없이 부족하다.

비내리는숲- 실혜산 산허리를 에둘러가다▶

일행은 이미 멀찌감치 앞서 갔으니 음습한 숲길을 혼자 걷는다. 안개 쌓인 숲은 어둑하고 한여름이지만 비 내리는 숲은 서늘하다. 무심한 비는 새벽비 내린 자리 위로 또 쏟아진다. 숲이 젖어드는 것은 순식간이다. 몸이 젖어들자 마음도 젖어든다. 떨어지는 빗소리가 음악처럼 들린다. 비 내리는 숲은 아득하다.
예전 똘방재로 부르던 자리는 끝방재란 이름으로 개명을 했다.
점심 먹을 시간이 지났지만 쏟아지는 비의 기세는 더욱 거세지니 마땅한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일부는 내리는 비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충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지만 그냥 정상 직전의 폐광터까지 진행하기로 한다.

식사시간을 놓쳐 허기가 지고 보니 걸음은 쉬이 지친다. 정각산 직전 폐광터에 닿았다. 이정표는 정상까지는 160m를 알린다. 함께 걷던 몇몇 일행과 뜻을 모아 일단 폐광터에서 식사를 한 후 정각산에 오르기로 한다. 예전 기억으로는 이 갈림길에서 폐광까지는 얼마 되지 않는 거리로 기억되었지만 실제 내려가 보니 꽤 먼 거리였다.(3~4분 소요)
발품은 좀 팔았지만 비를 피한 폐광터에서의 식사는 한결 여유가 있었다.
식사 후 정각산 찍고 내려왔더니 일행은 모두 흔적을 감춘 후였다. 폐광에서 하산길은 둘로 갈린다. 앞선 걸음들은 어느 쪽으로 하산 길을 잡았는지 알 길이 없다. 뒤에 남은 일행 서너 명은 동행이 되어 처매듬골로 하산길을 잡는다.

◀불어난 물의 풍요로 그 진수를 보이고 있는 정각폭포

폐광굴 바로 앞 돌무더기가 깔린 위태로운 길을 내려와 능선 사면을 돌아간다. 길은 사면을 애두르는 임도 수준의 넓은 길을 따르다가 왼쪽 지능선으로 내려서야 한다. 자칫 넓은 길만 따라가면 범도리쪽 능선길로 접어들게 된다.
폐광터에서 15분 정도면 발 아래로 구천리 마을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전망터다. 건너편 산자락은 여전히 안개에 가려있고, 산 아래는 운무가 제 멋대로 산그림을 지웠다 그리기를 반복한다. 전망터 아래로는 천길 벼랑이다. 그 벼랑 아래에 정각폭포가 숨어있다.
전망터 옆 위태로운 바윗길을 내려와 산허리 길을 따라 계곡 쪽으로 다가서면 정각산이 자랑하는 정각폭포를 만날 수 있다. 폭포는 등산로에서 계곡쪽으로 20m 정도 더 올라가야 한다. 여름철이면 숲에 가려 그냥 지나치기도 쉬울 것이다.
정각폭포는 비가 온 직후에야 그 진가를 발휘하는 폭포다. 골이 깊지 않고 보니 항상 건폭을 이룰 때가 대부분이다.폭포 주변으로는 흩어지는 물보라의 위세가 대단하다.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며 흔적을 남겨보려 애써보지만 흩어지는 물보라가 렌즈를 가려 제대로 된 그림 하나 남기지 못한다.

물의 풍요로 불어난 계곡은 곳곳에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소용돌이 치고 있다. 조금만의 낙차만 있으며 어김없이 폭포가 된다.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다.
내리는 비 덕분에 처매듬골의 진수를 만끽하니 오히려 비오는 날씨에 대해 감사해야 할 것이다. 험악한 기세로 달려드는 물길을 두어 번 건너 계류를 따라 내려오면 녹색산장 앞으로 이어지는 임도길이다. 이후 불어나 소용돌이 치는 정승골 계류를 따라 내려선 구천마을회관에서 산행을 마친다.
다시 내려온 산 아래 마을은 비 그치고 햇살 쨍쨍한 빤한 맑음이다.

☞사진으로 보는 산행기

*일시: 2012.8.22(한마음 44명)
[산행상세]
09:37 도래재 출발(동물통로 상단)
10:12 정승고개  10:54 정승봉   13:45~14:51 폐광터(식사후 정각산 왕복)
15:07 전망터  15:15 정각폭포  16:20 구천마을회관
=== 이정표거리: 12km,  총소요시간: 6시간 3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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