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록 포항 출발 즈음에 잔뜩 찌푸린
하늘은 안개비를 뿌려댄다. 다행히도 영천을 벗어 나면서 날씨는 맑아
지는 듯 하다. 선재부 직원들로 구성된 알파산악회에 동승하여 충청도
보은 땅의 구병산을 향한다. 참가 인원이 적은 탓에 자리가 넉넉하다.
11시 42분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는 구병산
남쪽아래의 적암휴게소가 된다. 상주와 보은을 연결하는 25번 국도변에
위치한 정암휴게소 분위기가 마냥 한가하게만 보인다. 휴게소 오른편으로
난 적암마을로 들어서는 시멘트길로 진입하게 되며 초입에는 구병산
이정표와 함께 검문소가 위치해 있다. 탱자나무 울타리를 따라 100여m
쯤 마을 길로 들어서면 왼편으로 마당 한 켠에 잡초 무성한 "관기초등교
적암분교'가 나타나고 이어서 "적암 반선교회"가 붙어있다.
교회 앞 쪽으로 "Y자"형 갈림길이 나타나게 되는데 여기서
853봉쪽으로 오르려면 하천을 따라 이어지는 오른쪽 길로 접어 들어야
한다. 왼쪽 길은 마을이 밀집해 있는 돌담길 옆으로 이어져 구병산
정상쪽으로 오르는 길이다.(하산로로 이용함) 다리를 건너 길은 계속 하천뚝을 따라
오르게 되는데 시멘트 제방이 끝날 즈음부터 전모를 드러내는 구병산의
삐죽 삐죽한 암봉이 줄곧 시선을 붙잡는다. 계류를 오른쪽에 두고 북쪽
골을 따라 평평한 길로 이어지게 되는데 오랜 가뭄 탓에 계류는 바짝
말라 있고 마른 계류은 상대적으로 계곡미를 반감시킨다.
휴게소를
출발한지 23분 만에 절터로 올라서는 갈림길이 왼쪽으로 나타난다. 절터로
올라서는 길 초입으로는 표지기들이 빼곡하고 이정표에는 절터 1.3km라고
적혀있다.(실제 절터까지의 거리는 지형도상으로 0.7km 정도임)
방향은 계속 북으로 이어지면서 작은 지류를 타고 오르게 되며 운치있는
통나무다리를 건너게 되면서 길은 줄곧 된비알로 이어지게 된다. 제법
숨이 가빠질 즈음 몇몇 돌무더기터가 나타나면서 곧이어 정수암지 샘터에
닿게 된다. 축대 아래로 가는 물줄기가 떨어지면서 한 켠에 화강암으로
새긴 샘터 내력이 있다.
<정수암지 옹달샘의 전설> 지금으로부터 500여년 전 조선시대
불교가 번창할 때 정수암자가 있었으나 지금은 그 절터의
흔적만 있고 스님들이 사용해 왔던 옹달샘만 남아있다.
당시 속세를 떠나 정수암자에 와서 불심에 정진하던 스님들이
6개월을 못 넘기고 암자를 떠났다는데 그 이유는 이 옹달샘을
음용하면서부터 정력이 넘쳐 주체를 못하므로 속세로 하산하였다
하니 전설치고는 참으로 웃기는 전설이라 아니할 수 없다.
또한 물 한 모금을 마시면 7일간 생명이 연장되었다 하니
주일마다 한 모금씩 마시면 불로장생 할지어니... 쉬고
떠나시는 등산객들이시여! 다음 주에도 또 찾아 주시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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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암지는
제법 터가 너르고 돌 축대의 이끼만이 세월이 무상을 일깨워준다.
여기서 왼쪽의 풀밭으로 난 길은 853봉을 거치지 않고 구봉산으로 오르는
길로 2.3km의 거리에 있다.(이정표: 853봉 1.8km, 정상 3.3km) 계속되는 직진 오르막을 따른다. 절터를
지나면서부터 길은 더욱 가팔라지기 시작하고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나무계단길을 지나고 돌밭으로 이어지는 오름길을 올라서서 숨을 고르며
뒤돌아 보니 적암리마을의 민가가 개딱지 만하게 보인다.
절터를 지나
가파른 오르막을 50여분 정도 올라선 후에야 겨우 주능선 안부에 이르게
된다.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니 이제야 조금 여유가 생긴다. 시원한 한
줄기 바람이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다. 여기서 853봉은 왼쪽(서)
능선길로 300m거리에 있고 구병산까지는 1.5km이다.(실측거리 기준)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암봉 너머로 백두대간상의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길로 11.7km의 거리에 형제봉이 있다. 이제 왼쪽 길로 접어들면
시원한 전망대가 있고 마치 분재를 가꾼 듯한 노송이 멋지다. 이후 자그마한
암릉길이 나타나며 오른쪽으로는 암릉을 우회하는 길이 반 듯하게 나
있다. 친절하게도 부녀자, 노약자는 우회하라는 안내판이 걸려있다.
외골스럽게 암릉길을 고집하여 오르니 왼쪽 아래로는 아찔한 절벽이고
마로면 일대의 전경이 한 눈에 펼쳐진다.
▼적암휴게소
뒷편으로 올려다 보이는 구병산 주릉▼ 시간은 이미 오후 1시25분, 점심식사후 후미가
도착하는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853봉까지 미리 답사를 해본다. 후다닥
853봉까지 갔다 오니 이제야 후미가 도착하고... 그럭저럭 점심식사로
1시간이 지났다. 오후 2시 25분 다시 853봉을 향하여 발길을 재촉한다.
자일 한 동 정도가 필요한 테라스구간을 넘어서야 하는데 가장 위험한
포인트로 생각된다. 오른쪽 아래 우회로를 따르면 톱날같이 솟은 암봉미를
즐길 수는 없지만 853봉 너머의 안부까지 안전하게 이를 수 있다.
왼쪽 아래로 단애를 이룬 암릉길을 따라 세 개정도의 밋밋한 암봉을
넘어서면 853봉에 이른다. 853봉 정상에 서면 자그마하게 세운 4개의
돌탑이 반긴다. 남쪽 아래로는 절벽을 이루고 있고 건너편으로 두 개의
봉우리가 건너다 보이는데 뒤쪽에 있는 봉우리가 구병산 정상이다.
853봉에서 구병산으로 이어지는 내리막 길은 급경사 지대를 이루고 위험구간에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853봉에서 내려서게 되면 움푹 패인 첫 번째
안부를 만나게 된다. 적암마을로 내려서는 길이 뚜렸하다.(이정표: 적암휴게소
3.9km, 구병산 0.9km) 853봉에서 구병산까지는 4군데의 안부를 만나게
되는데 각각 좌우로 적암리와 내속리면 구병리로 내려서는 길이 또렷하고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다. 돌무더기가 쌓여 있는 구병산 직전의
봉우리를 내려서면 4번째 안부를 만나게 되는데 구병산정상은 여기서
100m 거리에 있다. 왼쪽 내림길은 가파른 계곡을 따라 한국통신 위성기지국쪽으로
내려서는 길이다.(이정표: 구병산 0.1km, 위성지국 2.5km)
잠시 휴식
후 5분을 올라서니 구병산 정상이다. 853봉에서 구병산까지는 대략 40분
정도가 소요된 셈이다. 짙은 연무현상으로 또렷하지는 않지만 북쪽
속리산 천왕봉이 희미하게 윤곽을 드러내고 속리산~형제봉~봉황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연릉이 희미하게나마 어림된다. 정상의 구병산
표석 뒷면에는 1999년 10월 17일 구병산 일대를 "충북알프스"라
명명하여 특허청에 업무표장등록을 기념하는 보은군수 명의의 안내문구가
새겨져 있다.
하산은 남쪽
아래로 흘러 내리는 지능선으로 내려선다. 내림길 초입으로 가파르게
잠시 내려서면 다소 완만한 길로 이어지고 10여분 후에 지능선이 갈라지는
지점에 이르게 되고 여기서 왼쪽 능선으로 길이 잘 나있다. 이후
약 6분 만에 왼쪽 사면으로 트래바스되며 갈라지는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더 이상은 능선을 탈 수가 없다. 이 갈림길에서 정면 능선쪽의
암릉 끝에 서게 되면 아래로 아찔한 절벽이 더 이상의 진입을 허락하지
않는다. 여기서 왼쪽 사면길을 7분 정도 돌아 나서면 구병산 직전
안부에서 적암리로 내려서는 갈림길과 합류하게 된다. "V자"형
협곡을 이룬 계곡을 따라 5분 정도 내려서면 나무사다리를 만나게 된다.
이 지점에서 20m정도 더 내려오면 오른쪽의 거대한 암벽 아래 자연동굴을
만나게 되고 동굴 입구쪽으로 움막터가 있다. 무속인들의 기도처 정도로
생각된다.(등산로를 약간 벗어나 있으므로 그냥 지나치기가 쉽다.)
계속되는 급경사 계곡길을 따라 두 개의 나무 사다리를 더 지나치게
되면 왼쪽의 지류와 합류하는 지점에 이르게 되는데 첫 번째 사다리를
통과한 후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지점이다. 돌담으로 축대를 쌓은 흔적이
서너곳 보이는 것으로 보아 절터 또는 집터였으리라 추측된다.
이제부터
계곡길은 완만하게 이어지며 20여분 정도를 내려서니 적암마을의 논뚝길에
이른다. 코 앞에 거대한 한국통신 위성이 다가선다. 한국통신 철조망
울타리를 우측으로 끼고 농로길을 내려선 후 왼편으로 야트막한 구릉지대쪽으로
올라서야 적암휴게소에 이르게 된다. 거대한 느티나무에서 올려다 보이는
구병산 정상부의 병풍바위들이 못내 아쉬워 자꾸 뒤돌아 보게 된다.
야트막한 담장을 두른 민가 마당에는 예외없이 감나무가 심어져 있고
늦은 오후의 햇살을 받아 번들거리고 있다. 민가를 돌아 나서니 다시
적암 반선교회에 이르고 곧이어 적암휴게소에 이른다. 오후 5시
18분 휴게소에 이르러 알파산악회 회장님께서 준비한 시원한 음료수와
막걸리로 목을 축이니 이제서야 산행이 끝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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