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가는길

   
   
 
 

경북 경주시 산내면, 청도군 운문면 (지도:1/25,000(대현) 1/50,000(언양)  
☞지도보기
(지도출처:갈대의산이야기☞지도보기2(한국의산하) ☞지도보기3(운문령~문복산 개념도-부산일보) 

문복산 명물인 드린바위가 숲 사이로 올려다 보이고 그 오른쪽 뒤로 고스락이 보인다.▼  

※개요:문복산은 영남알프스 북쪽 변방에 자리하여 경주와 청도의 경계를 가르며 우뚝 솟아있는 산으로 이웃한 가지산, 운문산, 재약산등의 명성에 가리어져 일반 산꾼들의 발길이 뜸한 곳이다. 때문에 인파를 피해 호젓한 산행을 즐기기엔 안성맞춤일 뿐더러 정상 서쪽 아래로 비경을 갖추고 있는 삼계리 계곡을 품고 있는 산이다. 특히, 원광법사가 신라화랑도의 기본정신인 세속오계를 귀산과 추앙에게 내려준 가슬갑사지가 삼계리 일대인 것이 최근 들어 밝혀지고 있다.
경주 산내쪽에서 올려다보면 8부 능선쯤에 유독 흰 빛을 발하며 불거져 나온 바위가 올려다 뵈는데, 드리워졌다하여 드린바위라 부르며 고헌산악회의 심영근씨가 5년 동안 뼈와 살을 발라 5개의 바윗길을 개척하여 워킹뿐만 아니라 암장을 가진 산으로 바위꾼들의 관심을 끌기도 한다. 주능선은 단석산~고헌산~영남알프스로 이어지는 낙동정맥의 전망대 구실을 하며 산의 높이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산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짧은 암릉과 계곡을 겸비하고 있는 산이다. 주로 경주 산내쪽 중말, 청도쪽 삼계리, 운문령에서 오르는 길이 대표적이지만 문복산-옹강산(832m)으로 연결되는 영남알프스 북부능선을 잇는 아기자기한 산길 이어가기도 또다른 매력으로 다가선다.




☞1.산내(중마을)-드린바위-문복산-운문령삼거리-와항마을
☞2.에델바이스펜션-옹강산-서덤골봉(도수골만디)-문복산-계살피계곡
☞3.운문령-학대산-문복산-삼계리
 

☞승용차:*교통은 언양을 거쳐도 좋고 청도를 경유해도 된다.

※삼계리 가는 길
1.청도방면:포항-건천간 산업도로 이용하여 건천으로 간다 → 건천에서 2 0번 국도를 따라 청도 방면으로 진행 → 산내3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청도, 밀양방면으로 진행 → 지촌3거리에서 계속되는 청도, 밀양방면 국도로 좌회전 → 약 9.5km 후 만나는 운문댐3거리에서 좌회전 → 약 2.5km 후 대천3거리에서 언양방면으로 좌회전(69번 국도) →10km 정도 진행하면 운문사 3거리 →좌측 언양,운문령 방면으로 4km 달리면 산행들머리인 에델바이스펜션 안내판을 만난다.
*참고:에델바이스펜션 입구에서 삼계리 천문사 입구 칠성슈퍼까지는 500m 거리
*포항 대잠4거리~삼계리: 80km, 1시간 30분소요

2.언양방면
포항-경주 국도이용 → 경부고속도로 서울산 나들목 →석남사방면 고속국도 →석남사 앞 덕현교3거리에서 우회전(경주방면) →운문령 →삼계리
*참고:서울산 나들목을 빠져 나와 경주방면으로 직진하면 새로 개설된 울산-밀양간 고속화국도로 연결되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경부방면 국도를 따르다가 "석남사" 이정표를 보고 P턴하면 고속국도로 올라서면 운문령 아래 궁근정3거리까지 쉽게 갈 수 있다.

※산내면 중마을 가는 길
포항 건천간 국도를 이용하여 건천까지 간 후 경부고속도로 건천 나들목을 지나쳐 청도방면  20번 국도쪽으로 직진 →단석산 입구인 우중골, 당고개를 차례로 지나치게 되면 산내면에 이른다. →산내에서는 다시 좌회전하여 언양으로 향하는 921번 지방도로를 따른다. 동창천 주변으로 몇몇 모텔을 지나쳐 도로 우측으로 "정원숯불고기" 간판이 나타나는 지점이 문복산 들머리가 되며 포항공대체육관에서 들머리인 산내면 중마을까지는 68km, 1시간30분 소요.
그외 언양을 경유하여 석남사방면 24번 국도를 타고 궁근정에서 경주방면 이정표를 따라 산내쪽으로 진입할 수 있지만 건천-산내를 경유하는 길보다 소요시간이 길다. 산행완료후 석남사 아래의 "가지산 탄산유황온천"에 들러 산행피로를 푼 후 언양방면으로 접어 들어도 좋을 듯...
 

 

1.산내(중마을)-드린바위-문복산-운문령삼거리-와항마을 

산내(중마을)-드린바위-문복산-운문령 갈림길 삼거리-와항마을

*산행코스:산내 중말입구(921번 도로변)-(5분)-대현3리 마을회관(중말)-(5분)-갈림길-(30분)-드린바위-(25분) -문복산-(40분)-952봉 삼거리-(15분)-894.8봉 삼거리-(30분)-와항마을
=== 도상거리:7.5km, 순보행:2시간 30분, 총소요:5시간(중식시간 포함) ===

*GUIDE
문복산 들머리로는 크게 경주 산내쪽 중마을, 청도 언양방면은 삼계리와 운문령을 들 수 있다.
특히, 산내 중마을에서 오르는 길은 문복산 정상까지 최단코스이고 도중에 문복산 명물인 드린바위를 들러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만 자가차량을 이용하여 원점회귀를 하려면 산행로가 단조로운 편이고 산행시간 또한 반나절이 채 걸리지 않는 편이다. 따라서 일단 중마을에서 문복산을 오른 후 남릉을 타고 운문령과 갈라지는 낙동정맥 접속점까지 길을 이은 후 고헌산쪽으로 내려서는 짧은 낙동정맥 길을 따라 와항마을로 내려서기로 한다.
순보행 3시간 안쪽으로 놀며 쉬며 쉬엄쉬엄 걸어도 4~5시간 안팍이고 와항마을에서 중마을 산행기점까지는 2.5km 정도 차도를 따라 원점회귀를 해야 하지만 두 대의 차량이라면 미리 하산지점에 한 대를 준비해 두게 되면 발품을 절약할 수 있다.

산행기점 대현3리 921번 도로변의 중마을 입구인 "정원숯불고기" 간판이 세워져 있는 지점에서 마을길을 따라 5분 가량 시멘트길을 따라가면 대현3리 복지회관 앞에 이른다. 서쪽으로 문복산 정상부와 드린바위가 빤하게 올려다 보이는 회관 앞을 지나 산자락으로 이어지는 왼쪽 넓은 길을 따라 올라서게 되면 무덤 몇 기를 지나 산으로 드는 초입으로 각종 표지기들이 다닥다닥 길을 열고 있다. 산록으로 난 오솔길을 얼마 나서지 않아(약 1~2분) 곧바로 갈림길을 만난다.
오른쪽으로 올라서는 길은 지릉을 타고 오르는 길이고, 정면으로 난 넓은 길을 계속 잇게 되면 문복산 명물인 드림바위를 지나는 길이다. 정면 넓은 길을 따르기로 한다. 간간이 고로쇠 수액 채취용 호스가 나타나고 왼쪽 저 아래로 계곡을 끼고 오르는 길이다.

갈림길을 지나쳐 30여분 가까이 고도감을 높여가면 짧은 너덜밭 이후로 얼굴바위 앞을 지나치게 된다. 마치 중세 기사들이 가면을 쓴 모습으로 유독 준수한 코 부분이 눈길을 끈다. 그 왼편으로 거대하게 우뚝 솟아있는 수직암벽이 드린바위로 바위 아래로 길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지만 모두 바위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드린바위는 영남쪽 크라이머들의 사랑을 받았던 암장으로 자세히 살펴보면 크랙을 따라 하켄들이 박혀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바위는 95년도 이전엔 거의 등반이 불가능했고 시도하는 차원이었으나 고헌산악회의 심영근씨가 5년간 거의 혼자서 청소와 개척작업을 하면서 다리까지 부러져가며 뼈와 살을 발라 루트5개를 완성지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하드프리(인공암벽)등반이 활성화되면서 인기를 잃어가는 암장중의 하나가 됐다.
바위 오른쪽으로 돌아 나서게 되면 암자터였을 법한 3단으로 된 축대가 쌓여있고 그 위에 작은 바위동굴이 자리하고 있다. 굴 속에는 누군가의 기도처인 듯 양초 한 자루가 피어오르며 그 수명을 다해가고 있고 바위틈으로 흐르는 시원한 석간수 맛이 일품이다. 기도처 한 귀퉁이에 흰 글씨로 "덕영스님토굴" 이란 글귀가 보인다.

동굴을 빠져나와 오른쪽 가파른 암릉을 따라 오르는 길로 접어든다.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산행길을 돕고 있다. 북사면 그늘진 곳으로 겨우내 내린 잔설이 남아 발길이 조심스럽다.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조금만 나서게 되면 드린바위 최상단부에 올라서게 된다. 건너편으로 단석산을 이어 고헌산에 이르는 낙동정맥이 어림되고 발 아래로는 대현리일대가 올망졸망하다. 드린바위 상단 전망대에서 한참을 쉰 후 바로 위로 보이는 짧은 암릉지대를 10분 정도 올라서게 되면 능선삼거리에 이르고 왼쪽으로 꺽어 100m 정도 나서면 문복산 고스락에 이른다.

 
▼저 앞으로 고헌산이, 왼쪽 아래로는 와항마을, 하산해야 할 능선이 오른쪽으로 이어져 있다.

정상부는 청도산악회에서 세운 아담한 정상석이 자리하고 있고 전망이 시원하게 터지는 곳으로 삼거리를 이룬다. 방금 지나쳐 온 길로 이어지는 능선은 옹강산쪽으로 연결시킬 수 있고, 서쪽으로 난 길은 삼계리쪽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
오늘 목적지인 와항마을로 길을 이르려면 남동쪽 능선을 따라야 한다. 왼쪽 바로 아래로 마을을 내려다 보며 이어지는 능선이므로 빤하게 보이는 왼쪽 능선을 이어가기만 하면 된다.
정상에서 남동쪽 운문령방향으로 100m 가량 나서게 되면 반듯한 헬기장을 지나치게 되고 그 뒤로 돌무더기가 쌓여있는 봉우리에 올라서게 된다. 돌무더기가 있는 곳은 삼거리로 오른쪽은 삼계리로 내려서게 되므로 왼쪽 아래로 떨어지는 능선을 잇도록 하자. 간간이 드린바위를 뒤돌아보며 이어지는 편한 능선길로 철쭉나무터널을 따라 나서게 된다. 왼쪽으로 와항마을과 고헌산이 눈을 즐겁게 한다.

문복산에서 삼계리 갈림길인 952봉까지는 대략 40분 정도가 소요되고 도중에 왼쪽 아래 산비탈로 난 희미한 와항마을 내림길을 지나쳐 7~8분만에 바위로 되어있는 952봉 삼거리에 이르게 된다. 952봉 직전으로는 짧은 암릉지대를 지나치게 된다. 952봉은 전망대 역할을 하며 이즈음부터 운문령 도로와 가지산이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줄줄이 뻗어 있는 영남알프스의 각 봉우리를 일일이 꼽아가며 제 이름을 불러주는 재미 또한 각별하다.
952봉에서 오른편 헬기장쪽으로 뻗어나간 능선은 삼계리로 이어지므로 여기서는 왼쪽 아래로 급하게 떨어지는 내리막 능선이 와항마을로 연결된다. 952봉 삼거리를 지나쳐 15분 만에 삼각점이 있는 894.8봉에 이른다.

894.8봉은 낙동정맥과 만나는 곳으로 약간의 공터를 제공하며 고스락 한켠으로는 시원한 소나무그늘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오른쪽 남서쪽으로 갈라지는 능선길은 낙동정맥을 따라 운문령으로 내려서는 길이 된다.
894.8봉에선 왼쪽아래 남동으로 떨어지는 내리막으로 접어든다. 이길 역시 와항마을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길이다. 즐비하게 걸린 정맥표지기들이 또렷하게 길을 안내하고 있다. 경상남도와 북도를 가르는 오붓한 오솔길을 10분 가량 내려서서 작은 산봉 하나를 넘은 뒤 2분 정도를 더 내려서게 되면 왼쪽 아래로 비탈길이 시작되고 다시 10분 후에 와항마을로 연결되는 널찍한 시멘트길로 떨어지게 된다. 오른편으로는 잣나무가 조림된 지역이고 건너편 지능선상에 마치 사자상 모양을 한 바위가 눈길을 끈다. 여기서 산행종착지인 와항마을 불고기단지까지는 시멘트길을 따라 불과 10분 거리.

우성목장 축사를 지나 "장수숯불생고기" "가보자가든"을 차례로 지나치게 되면 921번 도로변 귀착지인 "산마루노래연습장"이 나타난다. 대략 문복산에서 이곳 와항마을 불고기단지까지는 쉬어쉬엄 걷고 쉬는 시간 포함해서 2시간 정도면 너끈하고 미쳐 차량이 준비되지 못했다면 산행초입인 중마을까지는 차도를 따라 30분 가량 발품을 더 팔아야 한다.
=== 2003.3.26(거북이 16명) 맑고 따뜻한 봄날 ===

에델바이스펜션-옹강산-서덤골봉(도수골만디)-문복산-계살피계곡

*산행상세
삼계리 에델바이스펜션 입구(69번 도로변)-(4분)-지릉초입-(40분)-641봉-(15분)-소진리갈림길-(20분)-옹강산 전위봉-(5분)-옹강산-(5분)-능선갈림길(심원사,삼계리재)-(20분)-삼계리재-(4분)-3거리안부-(40분)-전망바위-(15분)-서담골봉(도수골만디)-(10분)-철탑자리(콘크리트옹벽)-(20분)-암봉위-(15분)-대현리(중마을)갈림길-(5분)-드린바위 갈림길-(2분)-옹강산-(2분)-돌탑봉2거리(헬기장)-(2분)-바위전망터-(2분)-헬기장-(20분)-계살피계곡 상류-(30분)-가슬갑사유적지-(30분)-삼계리 칠성슈퍼-(7분)-에델바이스펜션 입구
=== 도상거리:약 14km, 순보행: 5시간 13분 ===

☞참고지도보기  (출처:갈대의산이야기)

영남알프스는 누가 언제 그렇게 불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산꾼들의 입을 통해 그렇게 불리어지고 있다.
밀양, 청도, 울산, 양산, 경주 땅에 걸쳐진 거대한 산군은 9개의 걸죽한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고 최근에는 그 영역을 넓혀 주변 언저리봉에 있는 변방까지 포함시키며 점차 그 권역이 확대되었다. 영남알프스는 1000m 급 산봉뿐만 아니라 그 변방 요소요소를 찾아보더라도 매력있는 산줄기임이 틀림없다.
약 5km 의 거리를 두고 떨어져 솟은 옹강산과 문복산은 이 영남알프스의 최북단에 속해 있는 산이다. 여느 준봉의 명성에 가리워져 상대적으로 찾는 이가 적은 편이지만 그 호젓함으로 인해 오히려 유명세의 반열에 올라있는 산이기도 하다.

▼옹강산 오름길의 전망대에서 본 삼계리 일대 - 뒤로 쌍두봉, 상운산, 가지산이 보인다.
옹강산과 문복산을 한꺼번에 꿰기 위해서는 청도군 운문면의 삼계리를 들머리로 삼는 것이 일반적이다. 두 산을 돌아보고 내려서는 원점회귀에 최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삼계리는 문복산에서 흘러 드는 계살피계곡, 운문령쪽의 생금비리계곡, 쌍두봉쪽의 배넘이계곡 물이 합쳐지는 곳이라 하여 불려지는 이름으로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가 정확한 지명이다.
특히 삼계리는 영남알프스 북부산군의 베이스캠프가 되는 곳으로 운문령, 상운산, 가지산, 쌍두봉, 지룡산, 옹강산, 문복산의 들머리로 이용되는 곳이다. 산행은 삼계리 에델바이스펜션을 시작으로 옹강산~문복산을 연결한 후 계살피계곡으로 내려오게 되고 걷는 시간 5시간, 휴식을 포함한다면 7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계살피계곡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발길이 많이 미치지 않는 곳이라 주변 경치가 청량감을 더해주고 곳곳에 숨어있는 작은 폭포와 소가 눈길을 잡아두기에 충분할 것이다.

[에델바이스펜션-옹강산]
운문사 3거리에서 운문령 방면으로 4km쯤 달려 나가면 길 왼편으로 에델바이스펜션을 알리는 작은 팻말이 산해기점이 된다. 여기서 산행 날머리가 되는 삼계리 천문사 입구까지는 약 500m 정도의 거리다. 에델바이스펜션 입구가 되는 도로변은 적당한 주차공터가 없으므로 도로 갓길에 주차하거나 아니면 삼계리 상가단지 주변 공터를 이용해야 할 것이다.
에델바이스펜션 안내판에서 도로변을 내려서면 신원천을 건너면서 곧 펜션입구를 지난다. 여기서 30~40m 쯤 더 진행하면 <주말농원>이라 씌여진 전봇대를 지나게 되는데 옹강산 들머리는 전봇대를 지나 3~4m 후 왼편 산자락 지릉으로 올라 붙어야 한다. 초입에 몇몇 표지기가 걸려 있지만 주의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69번 도로변에서 들머리까지는 약 100m 거리로 에델바이스펜션 뒤편으로 보이던 지릉을 타고 오르게 된다. 들머리만 제대로 찾아든다면 옹강산까지는 뚜렷한 능선길이므로 크게 길찾기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지릉으로 붙어 오르막 한고비를 극복하면 왼편 아래로 산불로 인해 간벌한 지역이 펼쳐지므로 신원천 뒤로 솟아 오른 지룡산이 또렷이 보인다. 주변으로는 재선충 방제 흔적이 있는 소나무 무덤들도 보인다.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잠시 유순하던 능선은 다시 한동안 된비알로 이어진다. 고도를 높일수록 쌍두봉과 가지산이 훤히 드러나며 둥그스름하게 산머리를 펼치는 문복산은 오히려 뒷걸음을 치게 된다. 삼계리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전망터 한 곳을 지나쳐 오르면 잔돌들이 깔린 공터가 있는 641봉이다. 641봉은 사방이 숲으로 가려있어 답답한 편이고 왼편(서쪽)으로 갈라지는 갈림능선이 있으므로 역진행시에는 641봉에서 왼편 아래로 내려서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옹강산 정상표식
641봉을 지나 밋밋한 능선을 3분 정도 따라나서면 바로 앞으로 봉우리 하나를 두고 왼편으로 우회하는 길과 직접 봉우리로 올라서는 길로 갈린다. 바로 앞 봉우리(638봉)를 올라서게 되면 숲 사이로 옹강산이 모습을 드러내게 되고 곧바로 왼편 아래로 꺽어 내려서게 된다. 봉우리 50m 아래에서 다시 우회로와 합류한 능선길은 두꺼운 낙엽이 깔려 있어 마치 스폰지를 밟는 듯 푹신푹신한 길이다.
641봉을 지나 15분 쯤 나서면 왼편 아래로 뚜렷한 길이 있는 소진리 갈림길 안부를 지난다.
이곳부터 간혹 숲 사이로 운문호가 가끔씩 시야에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바로 앞으로는 옹강산 전위봉이 위협적인 기세로 솟아있다. 한 차례 땀흘려 오르게 되는 옹강산 전위봉까지는 꾸준한 오르막의 연속이다. 전위봉 이후 유순한 풀밭지대를 5분 가량 따라 올라서면 옹강산을 알리는 표식이 서 있는 정상이다.
정상에는 각각 소진리, 오진리, 삼계리재 방면을 알리는 나무이정표가 돌무더기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왼편 오진리 방면은 옹강산의 가장 대표적인 볼거리를 자랑하는 말등바위가 있다.

[옹강산-문복산]
옹강산에서 문복산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오른쪽 숲 사이로 난 삼계리재 방면 이정표를 따라 나선다. 5분 가량 완만하게 나서면 능선갈림길로 좌우 모두 뚜렷하고 표지기들도 즐비하다. 여기서는 오른쪽 아래로 내려선다. 왼쪽은 심원사 방면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갈림길을 지나면서 길은 내리막 일변도로 변한다. 7~8분 후 등산로 왼편으로 심원사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터를 지난다. 건너편으로는 문복산에서 서담골봉을 지나 조래봉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시원스레 뻗어가고 있다.
전망터를 지나 삼계리재까지는 쉴틈없이 내리꽂히는 급한 내리막의 연속이다. 옹강산에서 25분 정도면 넓은 안부를 이룬 삼계리재로 심원사와 삼계리를 넘나들던 옛 고갯마루다. 각각 옹강산, 심원사, 문복산, 삼계리 방면을 알리는 나무표지판이 있다. 정면 문복산으로 이어지는 유순한 오르막은 하늘에 닿을 듯 키를 세운 참나무 숲길이다.

5분이면 바로 앞 참호처럼 움푹 패인 웅덩이가 있는 야트막한 봉우리를 지나 다시 3거리 안부에 서게 되는데 오른쪽 아래로 내려가면 삼계리계곡(수리덤계곡)으로 내려서는 길로 도중에 삼계리재에서 내려오는 길과 합류하여 주망농원, 에델바이스펜션이 있는 출발지로 연결된다.
이후 서담골봉까지는 외길 능선이 꾸준한 오르막으로 이어지고 두어 곳 전망이 터지는 바위전망대를 지난다. 발 아래로 심원저수지가 가까이 내려다 보이고 경주시 산내면 농가 뒤로 단석산쪽이 훤히 조망된다.
바위전망터를 지나 2분 거리로 올라서게 되는 봉우리엔 왼편으로 희미한 지능선 갈림길이 있지만 직진하도록 한다. 잠시 후 길 왼편으로 아름드리 노송이 눈길을 끈다. 노송을 지나 5분 가량 나서면 갈림길로 오른쪽 산허리 길은 바로 앞으로 다가 선 서담골봉을 우회하여 문복산쪽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서담골봉을 거쳐 가려면 직진하는 오르막을 따른다. 3~4분 이면 능선으로 올라붙게 되고 올라선 능선에서 우측으로 꺽어 얼마지 않으면 돌에 <도수골만디(833m)>라고 적어 놓은 서담골봉(835.9m) 이다. 서담골봉(도수골만디) 역시 숲에 가려 조망이 터지지 않는 곳으로 왼편으로 조래봉쪽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능선갈림길이 있다.

◀서덤골봉은 도수골만디로 불리어지고 있다
문복산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오른쪽(남쪽) 아래로 꺽어 내린다. 2분 후 서담골봉을 우회했던 길과 합류하게 되고 길은 낙엽이 짙은 층을 이룬 푹신한 길이다. 인족이 드문 여름 숲이라서인지 간혹 잡풀들이 길을 덮고 있지만 호젓해서 마음을 끄는 길이다.
서담골봉에서 5분쯤 나서면 길 왼편으로 약 5m 쯤 빗겨있는 전망터를 지나게 되는데 발 아래로 경주쪽 산내면과 건너로 고헌산, 백운산쪽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다시 5분 후 바로 앞으로 문복산이 빤하게 건너다 보이는 넓직한 공터에 닿게 된다. 사방으로 너르게 조망이 펼쳐지는 곳으로 이곳은 예전 철탑자리가 있던 곳으로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있다.

공터 아래로 콘크리트 옹벽을 내려 3분 정도 나서면 오른편으로 삼계리로 내려서는 갈림길 하나를 지나게 되고 이어서 전망 좋은 짧은 암릉으로 이어지는 구간을 잠시 지나치게 된다. 암릉길을 지나 얼마지 않으면 바로 앞으로 거대한 암봉이 가로막게 되는데, 길은 바위 오른편 아래로 잠시 우회한 후 로프가 드리워진 왼편 가파른 바윗길을 따라 암릉 정수리부로 올라서게 된다.
암릉위 역시 조망이 뛰어난 곳이다. 암릉 정수리를 지나 완만한 오름길로 15분쯤 진행하면 왼편 아래 산내면 대현리 중마을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을 만난다. 갈림길에서는 오른편 오르막으로 진행한다. 이곳은 역진행시 직진하기 쉬운 곳으로 옹강산으로 능선을 이으려면 반드시 왼편 옆길로 접어들어야 하는 요주의 갈림길이다.
5분 후 서너평 공터를 이룬 3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 역시 드린바위를 거쳐 중마을로 연결되는 길이다. 문복산은 이 갈림길에서 100m 거리, 2분 정도가 더 소요된다.

[문복산-계살피계곡-삼계리]

넓은 공터에 정상 빗돌과 삼각점(언양 301)이 있는 문복산 정상부는 3거리를 이룬다. 정상에서 오른편(서쪽) 능선으로 내려서는 길은 곧장 능선을 타고 삼계리 노인회관 뒷편 능선으로 내려서는 길로 도중에 계살피계곡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있다.
직진방면(남쪽)으로 나서는 길은 운문령을 향하는 길이지만 바로 앞 삼거리 돌탑봉에서도 계살피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 있으므로 그 길을 따르기로 한다.
정상에서 남쪽 운문령 방향으로 2분 가량 나서면 큼직한 헬기장을 지나게 되고 헬기장 바로 위가 돌탑이 서 있는 삼거리봉이다. 왼편 아래 길은 운문령방면, 오른쪽 길이 계살피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문복산쪽으로 되돌아 봤을 때 큼직하게 내려다 보이는 암봉이 문복산의 명물인 드린바위다.

돌탑봉 3거리에서는 오른쪽 지릉을 따라 나선다. 70~80m 나서면 넓직한 마당바위가 나타나는데 문복산에서는 가장 뛰어난 조망터로 정평이 나 있는 곳이다. 이곳에 서면 가지, 운문, 억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의 북쪽 산군을 일목요연하게 꼽아볼 수 있는 곳이다.
마당바위를 지나면 곧 헬기장터 하나를 지나게 되고 잠시 유순하던 능선은 계살피계곡을 향하여 급하게 떨어지게 된다. 급한 내리막은 돌길을 이루고 있어 발목부상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헬기장을 지나 20분 가량 정신없이 떨어져 내리면 비로서 계살피계곡 상류에 닿게 된다. 계류로 내려선 곳에서 물을 건너 숲길로 잠시 들어서면 지계곡 하나를 건너선 후 다시 오른쪽 주계곡으로 내려서게 된다. 계곡 오른편으로 솔옷한 길이 펼쳐진다.
합수점 한 곳을 지나면 잠시 후 황량한 기운마저 감도는 자갈밭길이 70~80m 가량 넓게  펼쳐진다. 자갈길이 끝나는 곳에서 오른쪽 숲길로 접어든다. 이제부터 계살피계곡은 제법 계곡다운 면모를 갖추며 볼거리를 제공한다.

주등산로는 계류 오른편으로 이어지지만 물길을 따라 내려서면 크지는 않지만 앙증맞은 폭포와 소를 자주 대하게 된다. 제법 규모가 큰 용소도 숨어 있어 계곡산행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물길을 따라 30여분 내려서면 특이하게 대숲 터널이 나타나고 그 앞으로 <가슬갑사유적지>를 알리는 작은 비석을 만나게 된다. 가슬갑사는 신라 원광법사가 화랑들에게 세속오계를 설파한 곳이라 전해지고 있다.
가슬갑사지를 지나 몇 걸음이면 갈림길로 왼편 돌길을 내려서는 길은 계살피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고, 직진하는 길은 계곡을 왼편 아래로 멀찌감치 두고 산허리를 계속 타고 나가게 된다. 계살피계곡을 제대로 만나려면 가슬갑사지를 지나면서 왼편 아래 계류가로 내려서야 한다.(직진의 산허리를 타고 나가는 도중에도 중간중간 계류가로 내려서는 희미한 길들이 있음)
계류를 따라 내려가는 길은 바위지대에서 끊어지기 일쑤고 때로는 좁은 협곡이 나타나 산비탈을 우회하기도 하지만 물길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이어지게 된다. 계곡길은 우측 산허리 길에 비해 소요시간이 더 걸리지만 숨어있는 폭포와 소를 만나는 재미가 솔솔하다.
삼계리가 가까워지면 계류를 따르던 길은 넓은 경운기길로 바뀌게 되고 쓰레기 투기금지경고판을 만나게 되고 이후 넓어진 길을 따라 내려서면 삼계리 칠성슈퍼 맞은편 길로 내려서게 된다. 가슬갑사유적지에서 삼계리까지는 30~40분 정도가 소요된다.

▼계살피계곡의 아담한 폭포와 소
※참고
삼계리에서 계살피계곡으로 진입하는 들머리는 두 군데로 나눌 수 있다.
버스 정류장이 있는 칠성슈퍼와 복숭아꽃살구꽃 식당 맞은편의 전봇대가 있는 산자락 길로 접어들어 경운기길을 따르면 오른쪽 산자락으로 붙는 길과 계속 넓은 길을 따르는 길로 갈라진다. 오른쪽 지릉을 따르는 길은 계살피계곡 우측 능선을 타고 문복산과 운문령 사이에 있는 963봉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계속되는 넓은 경운기 길은 계곡을 따라 가슬갑사지유적지로 이어지는 길이다.
또 다른 진입로는 천문사 입구 표석에서 청도 운문사쪽으로 50여m 아래에 있는 신원2교를 건너자마자 오른쪽 마을길로 접어든다. 잠시 후 삼계리 노인회관과 고향집 민박이 나타난다. 고향집 입구에서 계곡을 가로질러 내려가면 계살피계곡 길이고, 왼편으로 가면 문복산 등산로안내판을 만나게 되는데 안내판 뒤편 지릉으로 오르면 계살피계곡 왼편 능선을 타고 곧장 문복산 정상까지 이르는 길이다.

[영남알프스 북쪽 언저리 - (운문령-학대산-문복산-삼계리)]

운문령 오르는 길.
버스 엔진 소리가 힘에 겨운듯 묵직하다. 차창밖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힘겨워하는 차만큼 나도 숨이 가빠진다. 산허리 한 굽이 한 굽이 굽어 돌 때마다 차는 기진맥진이지만 산아래 풍경은 고도가 높아진 만큼 근사해진다.
초록에서  노랑으로 물들어 가는 들판 너머로 옅은 구름띠를 허리에 두르고 있는 산과들의 조화가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이윽고 언양방면에서 구비구비 산길 올라 운문령에 서다. 토요일이건만 고개마루에 진을 치고 오댕이며. 먹거리를 제공하던 포장집들은 몇 집 남지 않아있고 기척은 감감하다.

 
▲문복산 직전 돌탑봉에서 건너다 본 고헌산과 산내면 일대

운문령...  흙먼지 풀풀 날리던 시절부터 인연이 닿았으니 그리 짧은 세월은 아닌듯 하다.
오늘은 가지산쪽을 등지고 문복산을 향한다. 낙동시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이 길을 따라 걸었던 기억이 아슴아슴하다. 그 당시엔 기를 쓰고 멀리 그리고 오래도록 걷는 것이 즐거움 이었다.


▲청도와 경주를 경계짓는 운문령 고갯마루 - 모두가 산으로 들고 우리를 태우고 왔던 버스만 덩그러니

산 빛은 이제 막 노릇노릇해 지기 시작한다. 지난 여름 그 맹렬했던 진초록의 숲터널을 빠져나와 한 템포 느린 박자로 계절은 익어간다. 산 빛은 한결 부드러워졌고  날씨는 청명하고 바람은 쾌적하다. 걸음 역시 가볍다.
오랜만에 걷는 영남일프스의 언저리. 산길은 좀 더 넓어졌고 넓어진 만큼 더 뚜렷하고 편해졌다. 큰 나무가 하늘을 가린 숲은 아늑하다. 때때로 시야가 트이면서 산 아랫동네로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과 옅은 안개에 쌓인 풍경들이 간헐적으로 보인다. 한 폭의 그림이다. 내심 좀더 시야가 터진 곳을 만나면 사진으로 남길 요랑이었지만 그후 그런 아름다운 풍경을 다시 만나지 못했다. 햇살이 퍼지면서 안개도 사라지고 빛의 각도도 달라져버렸다. 아쉽다. 세상살이도 산길 걷는 이치와 같을 것이다. 삶에서 기회가 왔지만 그것이 기회인지 미쳐 알지 못하며 지지부진하게 살아가는 내 일상처럼...

완만한 능선길에서 낙동의 명물로 자리매김한 명물 소나무도 지나친다. 문어발처럼 쳐진 여러 개의 가지를 갖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림 한 장 남기려 했으나 워낙 인기있는 녀석이라 끝내 차례를 포기하고 길을 잇는다.
완만하던 능선이 잠시 고개를 세운다. 그 길에서 예전에 없었던 갈림길을 만난다. 직진하는 된비알을 올라서면 낙동3거리인 895봉이지만 길은 어느새 왼편 산허리를 돌아 우회하는 길이 더 넓고 더 반듯해졌다. 한때 시시콜콜 산의 족보를 캐고 길을 묻던 시절의 열정이 식었으니 걸음은 자연스레 우회하는 길로 옮겨진다.
다시 능선에 올라 길이 반듯해지자 너도나도 행장속 먹거리를 쏟아낸다. 맛있는 부침개에 허기를 속이고 막걸리 한 순배로 산정을 나눈다.


▲능선 오름길에 만나게 되는 기이한 형태의 소나무-문복산 산행에서는 단골 포토존이다

능선에서 삼계리로 내려서는 지릉갈림길이 있는 964봉은 학대산이란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다. 964봉이 언제 어떤 연유로 학대산이란 명찰을 달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기의 키 높이를 이름으로 내세울 때보다는 한결 자랑스러울 것이다. 산꾼들의 입장에서는 기억하기도 쉬워졌다.
운문령에서 문복산을 잇는 길은 영남알프스의 여느 산길에 비해 한결 유순하여 편하기 그지없다. 경상남도와 북도의 경계를 가르며 가까이로는 상운산과 쌍두봉, 오른편으로는 단석산에서 고헌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줄기를 줄곳 시야에 두고 걷는다. 간간이 멀리까지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는 저 멀리가 어디매 쯤인지를 꼽아보느라 끙끙거려 보기도 한다.


▲(좌)새로이 이름을 얻은 학대산- 정상직전에서 왼편으로 삼계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다.
▲(우)문복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은 이제 막 노릇한 가을빛으로 변해가고 있다. 저 앞으로 문복산이 보이고

산 아랫동네 숲은 아직 무성한 초록이지만 고스락을 이루는 능선마루는 노릇노릇해지기 시작했다. 길 섶엔 구절초, 쑥부쟁이를 비롯한 가을 꽃이 한창이다.
꽃. 한때 그 이름을 불러주기 위해 꽤나 열심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꽃이름 하나하나 알아가는 즐거움에 매료되어 스스로를 대견스럽게까지 여겼던 날들도 있었다. 허나 어느날부터인가 관심이 멀어지고 자주 대면하지 못하는 녀석들은 그 이름도 잊었다. 머리속에서만 아슴아슴 맴돌 뿐 자신있게 입밖으로는 나오지 않는 이름.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도 그러하다. 보지 못하면 기억에서 멀어지고 잊혀져 가는 것.


▲용담과 산부추



▲문복산의 명물 드린바위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터에 서다.

휘적휘적 꽃구경하며 걷는 사이 어느새 문복산 고스락이다. 아직은 뜨거운 햇살 가득한 고스락엔 어른 키만한 빗돌이 새롭게 주인행세를 하고 있다. 옛 정상석은 한쪽 귀퉁이에 밀려나 서러운 꼴이다. 주변으로 영남의 올망졸망한 산줄기가 키재기 하고 저 멀리로는 팔공산까지 어림된다. 그 왼편으로는 가야산으로 여겨지는 봉우리가 희붐하다
정상부근 너른 헬기장은 일행들의 점심식사로 한동안 왁자하다. 마침 성수씨가 이번 산행에 동참하게 되어 점심도 같이 먹고 산행내내 말벗이 된다. 요즘 한참 산의 매력에 빠져 들었단다.


▲문복산 직전 삼계리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있는 돌탑봉 - 정상은 이 돌탑봉에서 우측으로 100여m 더 진행해야 한다.



▲문복산 직전 돌탑봉에서 고헌산을 배경으로 추억도 남겨두고, 오른쪽은 문복산의 새 주인



▲저기가 어딘지 구지 알려고 하지마라 - 그저 겹겹으로 포개진 산의 중첩이 좋을 뿐이다.


하산은 문복산 정상에서 곧장 서쪽 숲길로 접어들어 삼계리쪽으로 내려선다. 완만하게 내려서던 능선에서 한바탕 곤두박질치듯 내려서면 계살피계곡 상류다.
영남알프스에선 알음알음으로 꽤 소문난 계곡이다. 무릇 계곡이란 물이 풍성해야 제 소리를 내고 제 빛을 발하는 법이건만 긴 가뭄 끝에 만난 계살피계곡은 옹색하기 그지없다. 실팍한 물줄기만이 계곡의 흉내를 내고 있을 뿐이다.
짧은 대숲을 빠져나와 만나게 되는 가슬갑사유적지 표석을 지나 몇 걸음이면 계곡과 사면으로 갈리는 갈림길이다. 계곡길은 이미 답습한 길이란 핑계로 사면을 따라가는 널찍한 길을 따른다. 계곡을 왼편 저 아래로 멀찌기 두고 가는 편한 길이다.  이후 길은 삼계리에 이를 때까지 계류와 영영 이별이다.
문득 주위를 살펴보니 함께하던 일행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는지 혼자 걷고 있다. 덕분에 삼계리까지의  호젓한 길은 온전히 내 몫이다. 탈방거리며 생각없이 걷는 그 길 끝에 아직도 기다릴만한 희망 하나 걸어둔다.


▲계살피계곡 본류로 내려서기 전 쉬어가기 좋은 전망자리가 있다. ▲ 그 전망터에서 보면 저 멀리로 운문산이 우뚝하다.(가운데는 쌍두봉)


▲짧은 대숲을 빠져 나가면 길섶으로 가슬갑사 유적지 표석이 있다.


▲삼계리마을 돌담엔 담쟁이 열매가 익어가고


▲날머리인 삼계2교에선 저 앞으로 쌍두봉이 우뚝하게 솟아 보인다.


▲돌어오는 길 운문댐 망향정에 들러 운영진에서 준비한 푸짐한 회로 뒷풀이 - 운문댐 건너로 보이는 특이한 모양의 억산은 언제보아도 일품이다.

운문령에서 문복산을 거쳐 삼계리까지는 먹고  노닥거리는 시간을 포함해도 고작 4시간 반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하루를 바치기에는 짧은 발품이다. 허나 그리 섭섭치 않다.
멀리, 혹은  오래도록 걷는 것보다는 내가 걷는 길에서 만나는 소소한 것에 감탄하고 자연에 감동하며 동화되어  간다는 것이 행복한 산행이란걸 조금씩 배워간다. 
아직은 나와 함께 걷는 이가 있고, 아직도 산을 오를 수 있는  튼튼한 다리가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2013.9.18 알프스,
약 9.1km, 4시간30분 소요)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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