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가는길

   
   
 
 

덕항산

전남 구례군 문척면 
*오산,둥주리봉 지도보기(국제신문)  

[오산, 둥주리봉 개요]
 전라남도 구례군 문척면에 있는 해발 542m의 산으로, 동쪽으로 계족산을 마주보고 있고, 남쪽으로 백운산 갈미봉과 이어져 있다. 주봉과 매봉(528m), 자래봉(524m), 솔봉(566m), 광주리를 엎어 놓은 형상인 둥주리봉(690m)등의 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산의 형상이 섬진강 물을 마시는 자라 형상이라 자라 오(鰲)자를 써서 오산이라 불린다. 원효, 의상, 도선,진각 4성인이 수도한 정상 사성암을 중심으로 있는 오산12대의 기암과 선바위, 용의 보금자리였던 용서폭포가 일품이다.
『봉성지 鳳城誌』에서는 “그 바위의 형상이 빼어나 금강산과 같으며, 옛부터 부르기를 소금강”이라 하였다. 암자 뒤편으로 돌아서면 우뚝 솟은 절벽이 전개되는데, 풍월대, 망풍대, 신선대 등 12비경으로 절경이 뛰어나다.
정상까지 걸리는 시간도 1시간 내외에 불과하지만 산꼭대기 고스락은 분수처럼 비밀을 내뿜는 화수분 같은 산이다. 오산 사성암 전망바위에서 내려다 본 구례들판. 문척면 나들목인 신·구 문척교와 그 아래로 넉넉하게 흐르는 섬진강이 한눈에 들어오며 지리산 북서쪽 자락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근래 오산에 있는 사성암이 더욱 유명해진 것은 오산의 절경뿐만 아니라 깎아지른 절벽 앞에 커다란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건물을 올려놓은 유리광전[약사전(藥師殿)] 때문이다. 원래는 조그만 초막이었다고 하는데 화엄사에서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약사전을 지었다. 그 모습이 금강산 보덕암과 비슷하다.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 약사전에 이르면 산아래 마을들과 섬진강,강 건너편 구례읍과 지리산의 연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산행들머리인 문척면 일대는 섬진강 벚꽃길로 유명하고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매년 4월초에 벚꽃축제 행사가 열리고 있으므로 시기를 잘 맞추어 찾으면 아름다운 섬진강 벚꽃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 오산 정상에서 본 구례읍과 곡성평야 일대, 흐린 날씨로 인해 오른쪽 지리산 일대는 구름 속에 갇혀 있다.

 

[사성암[四聖庵)]
문척면 죽마리에 위치해 있는 오산에 있는 암자. 현재 전라남도 문화재 22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건축양식은 금강산에 있는 보덕암의 모습과 흡사하다. 사성암 암자를 중심으로 풍월대, 망풍대, 배석대, 낙조대, 신선대 등 오산이 자랑하는 12비경이 있다.
‘오산을 오르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고 두 번 다시 가지 않아도 후회할 것이다’ 라는 말이 있는데, 사성암 부근의 기암괴석이 어느 산에 뒤지지 않을 만큼 아름답기 때문이고 정상에서 바라보는 섬진강 물줄기 또한 일품이기 때문이다. 정상에 자리한 사성암은 기암절벽에 지어져 그 독특한 건축양식에 관광객의 감탄을 자아 내며, 기도의 효험 또한 높다 하여 최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곳이다.
백제 성왕 22년(544년)에 연기조사가 처음 건립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원래는 오산암이라 불리다가 이곳에서 4명의 높으신 승려인 의상대사, 원효대사, 도선국사, 진각선사가 수도하였다 하여 사성암이라 부르고 있다. 사성암에서 약간 내려와 50m 정도 남쪽으로 돌면 높이 20m가 넘는 벼랑의 암벽에 약사전이 있으며, 그 안 쪽 암벽에 부처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는데 이것이 마애여래입상(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220호)이다.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세겼다고 전해지며, 전체높이는 3.9m로, 주형거신광배에 두광이 있으며 소발의 머리에 육계가 솟아 있습니다. 얼굴의 모양은 원만하며 눈과 양미간, 코, 입 등은 선각으로 간략히 나타냈으나, 그 기법은 옛 전통을 따랐다. 목에는 삼도(三道)가 있다. ===출처: 구례군청 ===

 [오산12대]
 사성암 주위의 기암괴석으로 사람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평평한 쉬열대, 거센 바람 불어대는 풍월대, 화엄사를 향하여 절하는 자리의 배석대, 향을 피워 놓은 향로대, 진각국사가 참선했다는 좌선대와 우선대, 석양을 감상하기 좋은 낙조대, 병풍을 펼쳐놓은 듯한 병풍대, 선녀가 비단을 짠 신선대, 하늘을 향하는 앙천대, 연기조사가 마애불로 화했다는 아미타불 닮은 관음대, 크고 붉은 색을 띤 괘불대.



1.☞죽연마을-사성암(오산)-자래봉-둥주리봉-능괭이-동해마을(9.8km/5시간 20분)



* 네비게이션 "오산사성암 등산로주차장" 검색(전남 구례군 문척면 죽마리)
* 포항-대구-서대구IC-88고속도로-남원IC-구례방면 18번 국도-사성암주차장(약 266km, 3시간30분 소요)



1.☞죽연마을-사성암(오산)-자래봉-둥주리봉-능괭이-동해마을

[사성암-오산-둥주리봉](2015.4.1 한마음)

*산행코스:죽연마을-사성암(오산)-자래봉-둥주리봉-능괭이-동해마을(9.8km/5시간 20분)

▼바위벼랑에 아슬하게 기대어 선 사성암 유리광전
담장 아래에서 본 사성암은 마치 허공에 걸린 제비집처럼 아슬하다.
저 깍아지른 벼랑에 암자를 매달 생각을 한 사람은 도대체 어떤 이 였을까?
자연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독특하게 지어진 사성암은 웬지 모를 위엄을 풍기고 있다.
마치 절벽에 공중부양하여 가부좌를 한 듯한 모습같아 절로 탄성이 나오고,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아마도 어느 간절한 이의 소망이 화엄의 힘을 빌어 저렇듯 위엄있는 법력을 자랑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구례로 향하는 길, 하늘은 낮다.
한 차례 비를 예보한 날씨는 가는 내내 옅은 빗발과 함께 안개 자욱이다.
지리산 조망대라 불러도 손색 없다는 오산에 올라도 섬진강과 지리산을 볼 수 없을까 하여 내심 조바심이다. 다행히 구례가 가까워지자 구름 뒤로 옅은 햇살이 반긴다.
노심초사하던 마음도 일시에 환한 맑음이다.
그제서야 길가에 활짝 핀 개나리, 벚꽃들이 시야에 들어오고 가슴을 달뜨게 만든다.
오늘산행의 들머리, 날머리가 되는 구례군 문성면 죽연마을~동해마을 구간은 섬진강 벚꽃으로 유명하다. 이미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당당히 그 이름을 내걸고 있기도 한다. 매년 벚꽃축제가 열리고 올해는 4월4~5일 행사가 열린다고 하니 벚꽃 시기도 잘 맞춘 것같아 미리부터 기대된다.

오늘 산행은 죽연마을~사성암~오산~둥주리봉~동해마을 순이다.
허구 많은 구례의 산중에서도 오산은 옛부터 구례의 진산으로 기록되어 있다. 높이라 해봤자 고작 530m밖에 되지 않는 작은 산이지만 섬진강과 구례를 한 눈에 아우를 수 있는 위치에 있어서 진산 대접을 받고 있을 것이다.
사실 산보다는 사성암으로 더 알려진 산이기도 하다. 그 유명세 탓인지 오늘 한마음 식구들은 버스 두 대를 동원한 대군단이다. 구례읍을 지난 버스는 물빛 좋은 섬진강을 넘어 벚꽃축제 행사장 조금 못미쳐 있는 죽연마을 오산(사성암)등산로 소형주차장에 멈춰 선다.
도로변으로 오산등산안내판이 큼지막하게 자리하고 있다. 사성암에 오르기 위해서 승용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곳은 세 곳이 있다. 죽연마을 주차장과 우리가 멈춰선 산행들머리에 소형주차장, 그리고 벚꽃축제 행사장이 있는 주차장이다. 대형버스는 죽연마을주차장이나 축제행사장쪽에 안전하게 주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크고 작은 돌탑이 수없이 늘어선 오름길 주변으로 산벚꽃 분분히 피어난다▶

역시 섬진강벚꽃 유명세에 걸맞게 빼곡한 벚나무 가로수는 거의 만개에 가까운 수준으로 멀리서 온 산객을 꽃노래로 반긴다.
도로변 오산 2.2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과수원 사이 시멘트길로 올라선다. 몇 걸음 오르지 않아 뒤돌아 본 섬진강과 죽연마을은 한 폭 그림이다.
시멘트길이 벚꽃축제 행사장에서 올라 오는 길과 만나면서 이내 산길로 들어선다. 길은 산허리를 돌아든다. 길섶 너덜길엔 크고 작은 돌탑들이 무수하다.
푸른 이끼가 다닥다닥 붙은 돌탑에서 세월의 무게가 느껴진다. 돌탑길 주변으로 산벚꽃이 분분히 피어나고 있다. 지난 가을을 채 삭이지 못한 낙엽 사이를 비집고 올라오는 이름 모를 풀, 키 작은 나무가지엔 손톱만한 새순들이 일제히 기지개를 편다.
산자락은 이미 연두에 물들어 가고 있다. 돌틈 사이로 핀 보라색 제비꽃이며 솜나물이 간간이 발길을 잡는다. 봄은 이미 절정으로 치닫고 있음이다. 산 아래 축제 행사장에선 흥겨운 뽕짝풍의 노래가락이 골짜기를 따라 올라온다. 


▲돌탑이 서 있는 너덜지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섬진강 물빛이 곱다 - 가운데로 벚꽃축제 행사장 간이 시설물들이 보인다.

흐렸던 날씨에 한 줌 햇살이 내려 쬐자 숲은 후텁해진다.
비탈은 은근히 긴 오르막이다. 등줄기는 이내 흥건해지고, 이마엔 송글송글 땀이 흘러내린다. 비례해서 호흡도 거칠어진다.
게을러진 몸은 마음과 달리 곤욕을 치룬다. 허나 그 유명한 사성암을 만나러 가는데 길인데 이정도 수준의 통과의례는 기본일 것이다.
30분 가량 바득바득 올라서니 근사한 전망대역할을 하는 정자가 기다린다. 션한 바람부는 정자에 올라 겉옷을 벗고 한 숨 돌린다.
한차례 된비알을 더 올라야 사성암 입구가 되는 주차장 도로에 닿는다. 화장실과 기념품점이 있다. 고요하던 산길에서 차의 길로 올라서자 갑자기 사람들로 붐빈다. 관광객과 참배객들이 어울려 도로는 왁자하다. 사성암은 축제행사장에서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모두들 그 버스를 타고 올라왔던 모양이다.

▼사성암 유리광전에 모셔져 있는 마애약사여래불 - 원효스님이 선정에 들면서 손톱으로 그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시멘트 길을 한 굽이 더 올라서면 드뎌 사성암이다. 사성암까지는 천천히 걸어 1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사성암은 지리산 화엄사의 말사라고 한다. 백제 성왕때 연기조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확실한 기록은 없다. 본래 오산에 있는 암자라고 해서 오산암이었으나 원효, 의상, 도선, 진각 등 4명의 고승이 여기서 수행했다고 해서 사성암으로 불렸다고 한다.
절 집에 들어서자 돌담 위로 기와를 포개 놓은 담장 위로 유리광전이 제일 먼저 시야에 들어온다. 바위벼랑에 의지한 건물을 굵직한 기둥이 받치고 있다. 마치 허공에 떠 있는 듯하다. 자연에 기대어 선 건축물의 구조가 절묘하다.
유리광전(瑠璃光殿)은 약사전(藥師殿)이다. 약사전은 약사여래를 모신 법당을 말함이고, 편액에 유리광전이라 한 것은 약사여래가 동방 유리광세계의 교주이기 때문이라 한다. 가지런한 돌계단 길을 올라 약사전 앞에 선다. 법당 안엔 중년의 보살님이 무언가를 간절히 간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다리꼴 모양의 법당 안에는 원효스님이 득도하여 손톱으로 그렸다는 마애약사불이 정면으로 보인다. 마치 대형 유리액자로 틀을 만들어 걸어 놓은 듯하지만 유리 바깥은 자연암벽이고 그 암벽에 마애불이 그려져 있다. 정확한 이름은 마애약사여래입상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이는 바위암벽 약 25m높이에 그려진 마애불을 모시기 위해 절벽에 법당을 짓고 마애불 앞으로는 유리를 세워 부처를 모시기 위한 특이한 형태이다. 원효스님의 전설도 신기하지만 마애불을 모시기 위해 이곳에 법당을 세웠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절집에서 내려다보는 섬진강과 구례읍, 곡성평야의 넉넉한 모습을 보노라니 도를 닦는 다는 것이 뭔지 조금은 알 것같다.

 ▼사성암에서 내려다 보이는 섬진강 풍경

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은 한 폭 그림이다.
가까이로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그 너머로 구례, 곡성 일대가 훤하다. 오늘 진행해야 할 솔봉, 둥주리봉쪽 능선도 빤하게 보인다.
이렇듯 깍아지른 절벽 중간에 절묘하게 터를 잡은 유리광전에서의 조망은 정말 탁월하다.
유리광전을 되내려와 극락전을 향하는 돌계단으로 올라선다. 몇 걸음 올라서자 고목 느티나무 두 그루가 벼랑을 안고 서 있다.
수령 800년된 귀목나무라고 적혀있다. 귀목나무는 느티나무의 다른 이름이기도 한다. 주변으로 앉기 좋은 큰 돌을 동그랗게 놓아두었다. 한여름 나무그늘 돌의자에 앉아 섬진강을 내려다보며 땀을 식히기 좋은 장소다.
나무는 절집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을 것이며, 아랫마을 사람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들이 고달프게 살아왔던 일상을 지켜보았을 것이고, 그들의 애환도 말없이 지켜보며 긴 세월동안 이 자리를 지켰을 것이다. 아슬한 벼랑 위에 뿌리 내리고 있는 고목은 아직도 나이에 비해 늠름하다.

몇 걸음 더 올라서자 극락전, 소원바위, 산왕전, 도선굴이 거의 한 곳에 몰려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소원바위(뜀바위)엔 옛날 뗏목을 팔러 하동으로 내려간 남편을 기다리다 지쳐 세상을 떠난 아내와 아내를 잃은 설움에 숨을 거둔 남편의 애절한 전설이 깃든 애틋한 사연을 그림으로 표현한 부조동판이 있다. 그 오른쪽으로 미소 짓는 부처님상을 한 자연바위가 있는데 소원바위에 소원지를 걸 때 미소부처를 친견하는 이는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산왕전 역시 건물 오른쪽으로 자연관세음보살의 모습을 한 바위가 있어 흥미롭다. 산왕전 옆 도선국사가 참선했다는 도선굴을 빠져 나오면 아찔한 벼랑이다. 그 허공에 나무데크길을 만들어 놓아 참배객이나 관광객들이 바위벽 외곽을 다닐 수 있도록 해 두었다.

▼오산 정상에 있는 전망대 - 구례 시가지와 지리산을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자리지만 흐린 날씨로 제대로 된 그림을 만나지 못해 조금 아쉬웠다.
이곳저곳 둘러보느라 사성암에서는 30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주변으로 일행들은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어지간히도 늑장을 부렸는가보다.
도선굴을 빠져 나와 계단길을 올라서니 오른쪽으로  평평한 바위가 보인다. 섬진강 물굽이가 한 눈에 보이는 좌선대다. 저런 곳에서 수양을 한다면 절로 득도할 수 있을 것이다. 사성암에서 5분 남짓 올라서면 오산 정상석과 멋들어진 정자가 있는 오산 정상이다.
정상 직전 소나무 그늘아래로 섬진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조망터도 있다. 일행들은 모두 정상 주변에 옹기종기 자리잡고 점심식사에 한창이다.
오산은 지리산의 남서전망대로 활처럼 굽어 도는 섬진강과 구례읍, 그리고 지리산 일대를 한꺼번에 아우를 수 있는 것이 산행의 정점일 것이다. 허나 아쉽게도 지리산 일대는 구름에 꼭꼭 가려져 있고 구례읍마져도 옅은 안개가 살포시 깔려있다. 그러나 비 그치고 이만큼이라도 조망을 허락하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지리산조망은 설치된 관망도를 보는 것으로 대신한다.

오산에서 점심식사 후 잠시 나서면 삼각점이 있는 530.8봉이다. 5분 후 매봉 표식이 있는 봉우리다. 봉우리지만 이렇다 할 조망을 없다. 목적지인 둥주리봉까지는 4.2km가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다. 한 차례 내려서면 사성암 도로쪽 갈림길이 있는 매봉능선삼거리다.
도립공원이지만 국립공원 못지 않게 길이 갈릴 때마다 이정표가 길안내를 맡고 있어 든든하다.
매봉능선삼거리에서 10분쯤 올라선 표식없는 밋밋한 봉우리를 국제신문 안내기사에서는 자래봉으로 표기하고 있다. 여기서 3~4분만 더 나서면 선바위전망대 갈림길이란 표식을 만나게 되는데 봉우리를 이루고 있다. 최신 지형도에 따르면 자래봉(524m)으로 표기된 곳이다. 자래는 자라의 방언이라고 한다. 오산의 "오(鰲)"자 역시 자라를 뜻하는 이름이고 보니 오산과 자래봉이란 이름은 결국 한자와 한글로 표기했을 뿐 중복되는 이름인 셈이다.

선바위갈림길에서 선바위전망대까지는 250m 거리지만 한동안 내려섰다 되올라야 하므로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 발 빠른 진선대장님께선 이미 선바위전망대까지 들렀다고 되올라 오고 있다. 허나 허약체질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길을 줄이기에 급급하다.
자래봉 이후 진달래 꽃길이 반긴다. 꽃무더기 건너로 가야할 솔봉과 둥주리봉이 위협적인 기세로 솟아 위압감을 준다.
마고실마을로 내려가는 나무계단길이 있는 선바위삼거리 지난 안부에서 한 차례 올라서면 사방으로 조망이 툭 터지는 바위가 나타난다. 바위 위에 올라섰더니 지나왔던 능선방면으로 멋들어진 전망바위가 보인다. 구불구불 동해마을로 내려가는 산간임도도 내려다 보인다. 바로 앞으로 솔봉이 우뚝하고 그 왼편으로 계족산이 큰 덩치를 자랑하고 있다. 둥주리봉쪽은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이후 날씨는 급격히 변하여 순식간에 산안개가 몰려든다. 따라서 솔봉 이후로는 더 이상의 조망은 없었고 안개밖에 만나지 못했다.

 솔봉 우회길에서 만난 히어리 ▶
히어리라는 이름이 마치 외국어처럼 들리지만 순수 우리 이름이다. 발견 당시 마을 사람들이 뜻을 알 수 없는 사투리로 '히어리'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이것이 그대로 정식이름이 됐다. '송광납판화'란 별칭도 있다. 송광(松廣)은 히어리를 처음 발견한 곳이 송광사 부근이어서 그대로 따왔고, 납판화란 중국 이름을 빌려서 만들었다. 순천 등 전남지역에서는 거리를 표시하기 위해 십오리(약 6km)마다 심었다고 해서 '시오리나무'라고 불린다.

기세좋게 솟아있던 솔봉은 오른쪽 허리로 돌아간다.
그 우회길에서 히어리군락을 만나다. 치렁치렁한 종모양의 노란 귀걸이같다.
히어리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종으로 환경부 멸종위기보호수종 2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귀한 히어리꽃을 이렇게 무더기로 만나는 것도 행운이다.
솔봉을 돌아 내려서면 임도가 가로지르는 솔봉고개다.
동해마을과 마고실마을을 연결하는 산간임도로 고개마루에 화장실까지 갖추고 있다. 건너편으로 전망대가 있어 올라보지만 안개로 인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오리무중이다. 고갯마루에서 행장을 비우며 한동안 쉬어간다.

솔봉고개에서는 왼편 임도를 따라 내려선다. 동해마을로 연결되는 임도다. 도중에 민가터도 보인다.
400m 가량 임도를 따르다 동해마을삼거리 이정표에서 왼편 산허리쪽으로 접어든다. 둥주리봉 가는 길로 초입 이정표엔 둥주리봉까지 1.8km를 알린다.
이정표 뒤 민가에서 쳐 놓은 울타리 그물엔 각종 표지기들이 무당집처럼 가득히 걸려 있다.
일행들 중 일부는 둥주리봉은 거치지 않고 계속되는 임도를 따라 동해마을까지 따라 가는 분들도 계신다.
다시 숲으로 들자 일시에 산안개가 달려들어 길을 삼켜버린다. 안개가 삼켜버린 길에선 앞선 일행을 놓쳐 버리면 어디로 가야 할지 분간조차 되지 않는다.

동해삼거리에서 10여분 힘겹게 올라서자 중산능선갈림길이 있는 이정표다. 둥주리봉까지는 아직도 1.5km나 남았다. 조망없이 답답한 길은 은근히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아니 지치게 만든다기 보다는 둥주리봉이 한없이 멀게만 느껴진다. 5분 가량 더 나서자 배바위삼거리다.
그 안개 속에서 큼지막한 암봉이 불쑥 나타난다. 배바위(550.8m)쯤으로 여겨지는 암릉 위에는 멋진 전망데크까지 마련되어 있지만 사방이 안개숲이고 보니 조망에 대한 아쉬움만 커진다. 이후 짧은 암릉길이 이어진다. 암릉 날등으로 목책이 설치되어 있는 걸로 봐서 아래는 낭떠러지인 모양이다. 안개숲에서 허우적거리느라 그 벼랑깊이가 얼마나 되는지는 가름할 길이 없다.

둥주리봉(690m) 정상부 - 전망대가 있지만 짙은 안개로 인해 조망은 꽝이다▶

한동안 안개숲을 뚫고 나서서 큼직한 암릉 오른쪽으로 돌아 로프가 걸린 비탈을 올라서니 멀게만 느껴졌던 둥주리봉(690m)이다.
통신탑 뒤로 멋진 전망대와 함께 둥주리봉을 알리는 작은 오석이 있다. 오산에서 2시간 10분 가량이 소요되었다. 역시 전망은 꽝이다.
둥주리라는 말이 생소하여 사전을 찾아보았다. 둥주리는 "둥우리의 방언으로 짚이나 댑싸리 따위로 바구니와 비슷하게 엮어놓은 그릇"이라고 적혀있다. 아마도 산의 모양세가 바구니를 엎어놓은 모양에서 나온 이름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사방이 안개지만 둥주리봉에 올랐다는 자족감으로 정상부를 어슬렁거린다.
그러던 차 다른 지역에서 오신 단체산객들이 일시에 올라오자 비좁은 정상은 금새 시장통이다. 정상인증샷을 위하여는 줄을 서야 할 판이다. 사람에 밀려 쫓기듯 둥주리봉을 내려선다.

안개는 더욱 짙어지더니 급기야 한 치 앞도 가름하기 어려울 정도의 지독한 안개숲이다. 안개에 묻어온 비가 생강나무 꽃망울에 구슬처럼 맺혀있다. 수목은 안개비에 젖어 후둑후둑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까지 낸다. 젖은 숲기운 탓인지 마음 마져도 착 가라앉는다.
10여분 내려서자 장골능선 이정표에 이어 능괭이삼거리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이다. 능괭이가 무슨 의미인지 자못 궁금하지만 결국 알아내지 못했다. 왼편으로는 용서폭포가 있는 용서마을 방면이다. 우측 "동해마을 1.5km" 이정표를 따른다. 안개속이라 볼거리가 없으니 부지런히 걷는 것이 전부이다.
우측으로 큼직한 바위를 두고 내려서자 솔봉이정표가 나타난다. 바로 위로 임도가 있다. 이후 길은 산허리를 크게 에돌아 가는 내리막 일변도의 길이다.
긴 내리막에서 무릎이 시큰거릴 즈음 숲 사이로 모습을 보이는 섬진강이 무척이나 반갑다. 섬진강이 보이면 곧바로 동해마을이 지척이다. 마지막 계단길을 내려서자 벚꽃 반기는 동해마을이다. 도로 양쪽으로 화사하게 핀 꽃들이 부실한 체력으로 먼 길 오느라 수고했노라고 환하게 맞이하는 듯하다.
둥주리봉에서 날머리 동해마을까지는 1시간이 소요되었다.

동해마을에서 출발지였던 죽연마을까지는 이른바 "섬진강 벚꽃길"로 알려져 매년 벚꽃 만개시기에 맞춰 벚꽃축제가 열리고 있다.
버스로 잠시 이동하다가 꽃놀이 유혹에 못이겨 벚꽃길따라 축제장까지 쉬엄쉬엄 걷는다. 이제 만개를 2~3일 정도 앞둔 벚꽃길은 벌써 축제기운이 감돈다.
그 길에서 선남선녀들이 저마다 추억남기기에 바쁘다. 덤으로 얻은 벚꽃길 산책은 이번 산행의 보너스인 셈이다.

▼날머리인 동해마을과 죽연마을로 이어지는 강변길은 섬진강 벚꽃길 -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중의 하나이다.


▲흔적(클릭): 장천재주차장-양근암-연대봉-환희대(구룡봉왕복)-금강굴-장천재-주차장(8.7km/5시간)

☞오산,둥주리봉(사성암-오산-둥주리봉-동해마을)20150401_sw.gpx
☞오산,둥주리봉(사성암-오산-둥주리봉-동해마을)20150401_sw.k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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