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가는길

   
   
 
 

경남 합천군 대병면 가회면, 산청군 차황면
(황매산지도보기)


 

▼ 철쭉제단에서 장승 뒤로 올려다 보이는 황매산

경남 합천군 가회면에 속하는 황매산은 큰골, 작은골, 천왕재, 느리재로 나뉘어져 있는데, 큰골 중앙 정상에 세 개의 봉우리가 솟아 있어 상삼봉이라 불리기도 한다. 1983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황매산은 합천호의 푸른 물에 하봉, 중봉, 상봉이 산 그림자 되어 내려앉으면 세 송이 매화꽃이 물에 잠긴 듯하다 하여 '수중매(水中梅)'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합천호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주봉(1,180m)을 비롯하여 예리한 산들이 종횡으로 뻗어 있고, 크고 작은 바위들이 누적되어 기암절경을 이루고 키가 작은 관목과 식물이 번성하고 있다. 황매산에서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는 곳은 영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모산재이다. 그 빼어난 자연전경으로 인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곳이다. 모산재는 해발 767m의 암봉으로 삼라만상형의 기암괴석으로 형성되어 있어 어느 방면에서 쳐다봐도 아름다운 바위산 절경에 도취되어 한없이 오르게 만드는 곳이다.
황매산 산자락에 위치한 영암사지(사적 제131호)에는 영암사지귀부(보물 제489호), 영암사지 쌍사자석등(보물 제353호), 무학대사 사적지 등의 문화유적이 있어 유적답사 산행지로도 적당하다.
정상 부근의 약 6만 평에 이르는 철쭉군락지는 전국 최대의 규모를 자랑한다. 합천군청에서는 매년 5월 초순경이 되면 황매산 정상 부근에서 철쭉제를 개최하고 있다. 진홍빛 철쭉이 아름답게 수놓은 황매산 철쭉제에는 가족 등반대회, 사진촬영대회 등의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관련사이트: 윤환근-황매산

*영암사지:사적 제131호.1964년 지정. 면적 3,812m2. 경남 서부의 가야산과 지리산을 연결하는 중간 지점의 황매산(黃梅山) 남쪽 기슭에 있으며, 영암사라는 절 이름도 주민들 사이에서 구전되어 오지만 자세한 연혁은 전하지 않는다. 다만 서울대학교 도서관에 탁본으로 남아 전하는 <적연국사자광탑비(寂然國師慈光塔碑)>(1023년 건립)의 비문을 통하여 고려시대 이곳에 영암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절터에는 금당지(金堂址) ·서금당지(西金堂址) ·중문지(中門址) ·회랑지(廻廊址) 등의 건물터와 3층석탑 ·쌍사자석등 ·귀부(龜趺) ·석조(石槽) ·기단 ·계단 등의 석조물이 남아 있다. 1984년 발굴조사 때에는 통일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에 이르는 각종 와편(瓦片)과 토기편, 금동여래 입상 등이 발견되었다. 현존하는 유구(遺構)와 유물들로 보아 경남지방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유서깊은 대찰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으며, 늦어도 9세기 중엽에 창건되어 고려 말까지 존속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출처: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모산재:영암사터를 품에 안고 있는 모산재(767m)는 그 모양이 기암괴석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등산로가 개설되어 있으며 등산애호가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또한 모산재를 등반하다보면 무지개터, 황매산성, 순결바위, 국사당을 잇는 산행코스는 쳐다 보기만해도 또 오고 싶은 충동을 준다.

*무지개터:한국 제일의 명당자리로 알려져 있는 곳으로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용마(龍馬)바위가 있어 예로부터 이곳에 묘(墓)를 쓰면 천자(天子)가 태어나고 자손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리는 반면에 온나라가 가뭄으로 흉작이 든다하여 묘를 쓰지 못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황매산성터:임진왜란 당시 의병활동의 근거지로서 이곳에 성을 쌓아 왜병과 싸운 격전지로 알려져 왔으며 외적의 침략에 항거하여 피흘리며 싸웠던 곳으로 지금도 이곳에서 싸우다 순국한 이들의 이름없는 무덤들이 널려있다.

*순결바위:남녀의 순결을 시험할 수 있는 곳으로 이 바위는 평소 사생활이 순결치 못한 사람은 들어갈 수가 없으며 만약 들어간다 해도 바위가 오무라들어 나올 수 없다는 전설이 있다.

*국사당:태조 이성계의 등극을 위하여 천지신명에게 기도를 올렸다는 곳으로 지방관찰사로 하여금 매년 사찰토록 하였으며 그후 고을 현감, 면장으로 이어져 왔으며 지금도 음력 3월 3일에는 평안을 기원하고 있다.

황매산 군립공원 이용요금(2002년 9월 기준)

◎ 입장요금 (금액: 원)

어  른

청소년 학생

어린이

개인

단체

개인

단체

개인

단체

800

600

500

400

300

200

◎ 주차료

승용차

버  스

화물차

영업용

비영업용

마이크로

비정기

4톤미만

4톤이상

1,000

2,000

3,000

4,000

2,000

3,000



1.영암사입구-철계단-모산재-철쭉제단-황매산-중봉-황매교-둔내리주차장

 

☞승용차:*포항-대구-88고속도로-고령IC- 합천읍-용주면-대병면-두심마을(180km)  3시간20분 소요
*
88고속도로-해인사 인터체인지-야로면 분기로타리-봉산대교-108 지방도로-하금리-황매산

☞시내버스:봉산면-하금리 간 완행버스, 합천읍-하금리 간 완행버스, 합천읍-삼가면-가회면 둔내리 간 완행버스  이용



1.영암사입구-철계단-모산재-철쭉제단-황매산-중봉-황매교-둔내리주차장

 

억새와 산구절초가 흐드러진 핀 황매산

*일시:2002.9.27   *참가:거북이 11명

*산행코스:영암사입구(황매산식당)(11:40)-모산재(12:55)-철쭉제단(13:18~13:55)-황매산(14:50)-중봉(15:30)-황매교(16:55)-둔내리주차장(17:20) ==== 총 소요시간: 5시간 40분 ===

*GUIDE

황매산은 철쭉으로 인해 최근 들어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산이다.
온통 붉은 산상화원을 이룬 철쭉군락지는 봄산행의 대표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으며, 2000년 봄 산청군 차황면의 신촌마을에 들어선 영화촬영 세트장에서 1000년 시공을 뛰어넘은 다섯 남녀의 애절한 사랑을 담은 "단적비연수" 촬영으로 인해 관광과 산행을 겸한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철쭉제로 유명한 산이기도 하지만 하늘거리는 억새 너머로 올려다 보는 황매산 역시 다시 찾고 싶은 산으로 기억될 곳이다.

88고속도로 고령인터체인지를 내려서서 합천읍내를 지나자 곧바로 오른쪽으로 "황매산 군립공원 22km"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황강을 거슬러 오르며 이어지는 도로변의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꽃길이 길 떠난 나그네의 마음을 마냥 설레이게 만든다.
합천호 보조댐을 지나면서부터 왼쪽으로 악견산이 펼쳐지고 등산로를 알리는 표지판을 지나니 거대한 합천호 수문이 나타난다. 푸른 만수위를 자랑하는 합천호를 오른쪽으로 끼고 도는 길을 잠시 올라서게 되니 대병면 소재지 못미쳐에 다시 황매산을 알리는 이정표가 왼쪽 방향으로 안내하고 있다. 차량은 이미 황매산 자락에 접어든 셈이다.
어느 사이 저만치서 아주머니 한 분이 뛰쳐나와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차량을 저지시킨다. 입장료 인당 800원, 주차료 대당 2000원, 일행은 모두 11명, 입장료 1명분은 서비스...
둔내리 대형주차장에 차량 1대를 주차시킨다.  덩그러니 우리차 1대만이 그 너른 주차장을 독차지하게 된다.
나머지 차량 2대를 이용해 산행 들머리가 되는 돌고개에 있는 황매산식당 주차장에 이르게 되고 초반부터 조껍데기주로 목을 축인다. 포항을 출발하여 그럭저럭 3시간 20분이 소요되었다.

11시 40분,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보무도 당당하게 황매산을 향한다.
때마침 관광버스 한 대가 들어오고 대전에서 오신 40~50대의 산행객들이 뒤를 따른다. 황매산 등산로를 알리는 시멘트 길을 따라 얼마간을 올라서게 되니 소형주차장이 나타나고 산행시작 7분 만에 갈림길에 이른다. 여기서 길은 영암사쪽과 철계단을 올라 황포돛대바위로 오르는 길로 갈라진다.
당연히 마음은 국보3점(쌍사자석등, 삼층석탑, 귀부)가 있는 영암사로 향하지만 워낙 늦은 출발인지라 짧은 왼쪽길을 택해 모산재로 오르기로 한다.(여기서 왼쪽 길은 철계단 경유 모산재까지 1.2km, 영암사를 경유하는 길은 1.7km)

암릉 끝자락 삼각형모양을 한 바위가
황포돛대바위이고, 왼쪽이 순결바위쪽 암릉이다.

제법 팍팍하게 이어지는 오름길을 따르게 되니 곧 바위지대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이즈음부터 건너편 순결바위쪽 암릉이 시선을 사로잡기 시작한다. 가쁜 숨을 몰아 쉬게 하는 오름길이지만 순간순간 펼쳐지는 전경은 그 어는 유명산에 비하여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연세 지긋하신 대전 산객 한 분께서 결코 금강산에 뒤지지 않을 암릉미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과연 하얀 속살을 부끄럼 없이 드러낸 미끈한 암봉이 갖가지 형태로 마치 수석전시장을 방불케한다. 암벽 사이사이로는 흰 도화지에 녹색 물감으로 쭉쭉 줄을 그어놓은 듯한 소나무들이 곱게 도열하고 있다. 저 건너 어디쯤으로 남녀의 순결을 시험하여 순결치 못한 사람이 바위틈에 들어가면 바위가 오무라져 나올 수 없다는 전설을 갖고 있는 순결바위가 있을 터...
건너편의 암릉을 "잣골듬"이라 하며 진주일대의 크라이머들에 의해 암장도 개발된 상태라고 한다. 가끔씩 뒤돌아 내려다 보는 대기저수지 모습이 또한 그림처럼 아름다워 초행의 발길은 더디기만 하다.
저수지 건너로 보이는 것이 금성산 , 악견산인가?

이윽고 가파른 바위벽에 붙은 80 철계단을 올라서게 되니 넓직한 암반이 펼쳐지고 그 끝자락에 정말이지 돛대모양을 한 "황포돛대바위"가 아슬아슬하게 가부좌를 틀고 앉아 인간세상을 내려다 보고 있다. 바위 옆을 돌아 난간에 서게 되면 아래로는 아찔한 절벽지대다. 건너편 순결바위쪽 암릉 또한 손에 잡힐 듯 지척간으로 다가선다.
이 황포돛대바위에서 건너편 순결바위까지 구름다리를 놓는다면...
주차장을 출발하여 황포돛대바위까지는 쉬며 놀며 느릿느릿 55분이 소요되었다.

이후 완만해진 암릉을 따라 300m 가량 나서게 되니 산정에 자그마한 연못이 있는 무지개터에 이른다. 이곳은 한국제일의 명탕터로 알려진 곳이며 이곳에 묘를 쓰면 천자가 태어나고 자손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리지만 나라에 가뭄이 들어 비록 명당이라 하지만 결코 무덤을 쓸 수 없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일설에 의하면 불과 20~30년전 이곳 합천 가회면과 산청 신등면 일대에 몇 년동안 극심한 가뭄이 들어 주민들이 이곳 무지개터를 파자 시멘트로 포장된 묘가 나타나고 이를 파헤친 후 돌아서 내려오는 길에 장대같은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으며 그 이후로는 아무도 무덤을 쓰는 이가 없었고 아무리 가물어도 이 웅덩이는 물이 마른 적이 없다고 한다.

무지개터에서 모산재까지는 불과 270m 거리로 모산재 돌탑이 빤히 건너다 보인다. 5분 다리품에 화강암 표석과 돌탑이 서 있는 모산재(767m)에 이른다.(12:55)
이곳 모산재만을 목표로 오르는 산객도 적지 않고 대전에서 오신 분들도 모산재를 반환점으로 하여 순결바위, 국사당을 거쳐 영암사로 하산한다. 모산재에선 북서쪽으로 황매산이 올려다 보이고 중봉, 하봉을 거쳐 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꽤 멀게 보여지기도 한다.
모산재 이정표(천황재:2.5km, 철쭉군락지:0.6km, 순결바위:0.8km, 국사당:1.2km, 영암사지:1.7km)를 뒤로 하고 황매산을 향한다. 모산재 주위로는 석축을 쌓아 올린 황매산성터의 흔적이 남아있고 임란당시 의병의 근거지가 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모산재를 지나면서부터 길은 지금까지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게 활엽수림 사이로 난 부드러운 오솔길로 이어진다.
모산재에서 20분 정도의 다리품에 대리석으로 된 "황매산 철쭉제단"에 이르게 된다. 가을바람에 유연하게 흔들리는 억새 너머로 황매산-중봉-하봉-삼봉을 연결짓는 능선이 자못 당당한 기세로 다가선다.
봄이면 온 산을 연분홍 빛으로 물들일 철쭉의 향연을 상상하니 개화기에 때 맞춰 꼭 다시 한번 찾고 싶은 마음이다.
철쭉재단 아래에 자리를 잡고 앉아 각자 도시락을 펼쳐 놓으니 이내 산상부페가 차려진다. 이렇게 오붓하게 모여 앉아 음식을 나누어 먹는 시간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산행 재미중의 하나임이 틀림없다.

13시55분, 철쭉제단을 뒤로 하고 황매산을 향한다. 철쭉재단 옆으로 눈을 부릅뜬 장승이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초원을 지키고 있고 그 뒤로 황매산이 기세 좋게 솟아있다.
눈 앞으로 억새가 하늘거리고 저 아래 목장지에는 젖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초원지대는 지극히 목가적인 풍경으로 마치 알프스의 어느 한 모퉁이를 걷고 있는 기분이다. 모산재 오름길의 바위군상들과는 전혀 새로운 모습의 거대한 황매평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목장 때문에 이렇듯 어마어마한 초원이 전개되는 것일까? 한때 이곳은 부농을 꿈꾸는 농심으로 인해 대규모 목장이 들어 섰으나 결국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하나 둘 떠나고 지금은 두 세 군데 정도의 목장주들만이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황매산의 입장에서 본다면 퍽이나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왼쪽 산능성을 올려다 보며 산꼭대기에 웬 화장실이 지어졌느냐는 물음에 일행모두는 대소를 터뜨린다.
아직은 산에 익숙치 않은 이의 눈에 보인 화장실같은 산불감시초소쪽을 우회하여 부드러운 융단을 펼쳐 놓은 듯한 초원지대를 가로 지른다.
그렇게 초원에 심취하여 풀밭을 걷고 있는 동안 왼쪽 아래로 초가집들이 옹기종기 내려다 보인다. 산청군 차황면쪽에 생긴 영화촬영지로 "단적비연수"가 촬영된 곳이다. 어쩌면 젊은 연인이 이 부드러운 초원을 함께 걷게 된다면 그 사랑이 1000년은 이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신촌마을로 내려서는 초입으로 이정표가 서 있다.(신촌마을:4.1km, 베틀굴:0.6km, 황매봉:1.3km)
왼쪽 아래로는 영화촬영 세트장, 오른쪽으로 목장을 두고 초원지대를 걷는 길, 봄의 철쭉이 있을 자리를 대신하여 산구절초를 비롯한 이름모를 야생화들이 소복소복 군락을 이루며 피어있고 하늘거리는 억새를 헤치는 발길은 마치 꿈 속을 거니는 듯하다. 게다가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주니 분위기 만점의 황매산 능선을 걷고 있는 것이다.

◀황매산 오르는 초원길엔 억새와 산구절초가...

신촌마을로 내려서는 임도 갈림길을 지나면서부터는 목장 철조망을 따라 넓직하게 이어지는 길을 따른다.
이윽고 황매산 전위봉 직전의 가파른 오름길 앞에 선다. 오름길 직전으로 먹거리를 팔았음직한 휴게소터로 검은 차양이 덮여있다. 아마도 철쭉재가 열리는 시기에 맞춰 막걸리 한 사발로 지나가는 산객들을 유혹했으리라.
급하게 치솟은 된비알을 오르며 몇 번이나 숨을 고르는 사이 뒤돌아 본 황매평전 일대는 여전히 평화롭기 그지없고 차황리 신촌마을에 들어선 촬영장의 초가들이 마치 장난감처럼 자그마하게 내려다 보인다.
급한 오르막을 13분 가량 치고 오르니 바로 건너로 황매산정상이 코 앞으로 다가온다. 이 일대도 암릉으로 이어진다. 모산재쪽의 매끈한 화강암 바위와는 상당히 대조적인 다소 투박하고 거친 기운을 내비치는 날등을 따라 다시 10분 가량 발길을 재촉하니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암봉으로 이루어진 황매산 정상(1108m)에 도달한다.(14:50)
철쭉재단에서 55분이 소요되었다.

정상표석 뒷면으로 "경상남도 합천군 가회면 둔내리 산219번" 임을 알리고 있다. 북동쪽 건너로 보이는 세 개의 암봉 너머가 중봉, 그 다음이 하봉쯤일게라고 이야기하는 사이 스믈 스믈 안개가 올라오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주위를 덮어 버리고 만다. 즐거움에 겨워 경망스럽게 떠들어 댄 탓에 아마도 황매신령께서 노한 탓일까?
사위는 이내 짙은 운무에 싸여 지척을 분간하기조차 힘들어 지는가 싶더니 땀이 식으면서 으슬으슬 추워지는게 날씨는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한 기세다. 황매산이 주는 아름다움을 속속들이 보고자 했던 욕심이 운무속으로 고스란히 사그러져 버리는 순간이기도 하다.

15시 00,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황망히 운무 속을 헤치며 북동으로 방향을 잡고 중봉쪽을 향한다. 1분 거리의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니 "삼봉 3.0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다. 이젠 운무가 더욱 농밀해지며 바로 앞 사람도 제대로 보이지 않고 몇 번이고 불러 세워 확인을 해 가며 진행한다.
"상봉3.0km" 이정표를 지나 3분 가량 나서니 돌탑 2기가 서 있는 갈림길이다. 아마도 정면 방향은 떡갈재 방향인 것같아 오른쪽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초행길인 황매산에 대한 정보라곤 고작 손바닥만한 개념도와 나침반 뿐인데 이 짙은 안개바다를 헤쳐 나가려니 그저 막막하고 방향만 가름하고 북동으로 진행한다.
모산재를 지나 황매산까지는 고속도로같이 훤한 길이 이어졌지만 상봉쪽으로 연결되는 길은 잡목이 곳곳으로 삐쳐나와 제법 걸리적거리는 길이다.

정상을 출발하여 30분 만에 중봉(1103.6m) 쯤으로 추측되는 봉우리를 우회한다. 어짜피 아무 것도 볼 수 없을 바에는 좀더 쉽게 내려서자는 요량이었다. 이후 다소 위태로운 암릉을 밧줄에 의지해 내려선다.(이 암릉 오른쪽으로도 우회로가 있다.) 이쯤 이라면 멀리 합천호를 내려다보는 조망이 멋질 법도 하건만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안개가 야속타.
이후 나타나는 갈림길에서는 오른쪽 능선길로 접어든다.
16시 정각, 오른쪽으로 오래된 철조망이 나타나더니 안내판이 설치된 작은 안부에 이른다.(정상:0.54km, 주차장갈림길:1.6km) 헉! 여기서 정상이 불과 540m, 그렇다면 1시간 동안 겨우 540m를 진행했다는 결론인데.... 이정표상의 정상은 아마도 중봉을 나타내는 모양인가?

이젠 제법 고도가 낮아진 듯하고 오른쪽 지능선 하나를 넘어 목장지대가 흐릿하게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좋은 임도길을 마다하고 바로 앞의 바위봉을 우회하는 듯한 길로 들어섰지만 또렷하던 길은 흐지부지 꼬리를 감추고 이리저리 흩어지기 시작하더니 오른쪽 아래로 떨어지는 잡목숲으로 이어진다.
잡목지대를 빠져 나오게 되면 바로 아래로 또 다른 목장지대가 내려다 보이지만 길은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왼쪽 산록으로 바짝 붙은 후 다시 한번 잡목숲을 빠져 나오게 되니 전봇대가 가지런히 올라서고 있는 시멘트길에 접하게 된다.(16:45) 이후 시멘트 길을 따라 한동안 내려서게 되니 작은골의 황매교가 나타나고 다리 바로 계곡 상단으로는 사방댐공사가 진행중이다.

황매교를 지나 오른쪽에서 내려오는 넓직한 길과 만나게 되고 우리가 내려온 길은 "황매산 진입도로"로 적혀있고 오른쪽 길은 "철쭉 군락지, 황매산정상 등산로"로 표시되어있다. 얼마 후 "철쭉재단 지름길"로 오르는 길과 합류하게 된다.
왼쪽으로 삼봉(830.4m)에서 두심마을로 이어지는 능선상으로 매끈한 슬랩성 암반이 눈길을 잡아둔다.
비록 오늘 산행은 황매산이 주는 아름다움의 절반밖에 보지 못한 셈이지만 합천호를 내려다 보는 조망을 숙제로 남겨두고 덩그러니 우리 차량 한 대만이 너른 터를 지키는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늘 산행이 마감되는 순간이다.(17:20)
북서쪽 멀리로 있는 황매산은 여전히 짙은 안개에 휩싸여있다.
(귀포길 대병면 소재지를 지나 합천호를 오른쪽으로 끼고 거창방면으로 나서다가 묘산으로 접어든 후 고령IC로 올라섬--->합천호를 끼고 도는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가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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