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가는길

   
   
 
 

질고개-피나무재-별바위-대궐령 ☞지도보기 ☞낙동11구간 사진모음

*일시:2003.10.5
*날씨:맑고 화창

*산행상세
질고개-(2시간)-피나무재-(1시간 18분)-별바위-(2시간)-대궐령
질고개출발(07:46)-무덤(08:01)-함안조씨묘(08:28)-헬기장(08:37)-611.6봉 헬기장(08:41)-능선갈림길(08:57)-능선분기점(우측으로)(09:15)-무포산 삼거리봉(09:18)-무덤(09:24)-임도(09:31)-549.9봉(09:40)-피나무재(09:52~10:00)-능선갈림길(우측 내리막)(10:08~10:15)-국립공원표석(10:20)-701봉(10:50~11:00)-헬기장(11:06)-통천문(11:26)-별바위(745m)(11:38~12:08)-주산재(12:19)-신술골안부(12:25)-무덤(13:15)-숭전대부동지중추부사청송심공지묘(13:24)-집터안부(13:29)-798봉 헬기장(13:53)-갈전골안부(14:10)-청련사삼거리(14:16)-대궐령(14:23)

*기타 탈출로:대궐령-(7분)-갓바위-(15분)-북동릉(움막터)-(1시간)-용전저수지상단-(16분)-용전분교
대궐령(14:30)-갓바위(14:37)-북동릉 갈림길(14:45)-삼거리(움막터)(14:55)-전망대(15:21)-462.8봉 삼각점(15:27)-안부갈림길(15:33)-계류건너 임도접(15:53)-용전저수지상단(15:56)-용전분교(16:12)

*도상거리:15.8km(정맥)+4.0km(탈출로)=19.8km
*총소요시간:8시간 36분(순보행-정맥:5시간 18분, 탈출로:1시간 42분)

*참가: 백호산악회 23명
김상권, 최부근(부회장), 김지용, 정현근, 정태영, 권진만, 최호우, 박준희, 이재천, 김승현, 조동범, 한백기(대장T), 정홍조, 주영기, 이병목, 이경모, 박춘하(대장L), 김재권, 김용배, 정길영, 성기봉, 황병수, 임상운

 

=== 일망무제의 별바위에도 가을이 물들고... ===


이번 구간은 정상적으로 운행한다면 대궐령~피나무재~질고개로 진행해야 하나 대궐령에 이르는 어프로치구간이 부담스러워 역으로 진행한다. 낙동정맥의 산줄기는  하루가 다르게 부드러운 갈색톤으로 색조를 바꾸고 있었고 사뭇 별바위를 바라보며 마치 거대한 요새를 향하듯 다가선 별바위에선 일방무재로 터지는 조망으로 환상속에 사로잡혀야만 했다. 게다가 티없이 맑은 하늘과 청명한 날씨는 최적의 산행조건을 만들어 주었다.
대체적으로 질고개~피나무재 구간은 잡목과 희미한 등로를 보여 지금껏 이어오던 정맥길 중에선 가장 상태가 안좋았던 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피나무재 직전의 임도를 제외한다면 피나무재~ 왕거암~황장재구간은 정맥의 허리를 넘는 단 한군데의 임도도 없는 관계로 청정산길, 때묻지 않는 낙동의 오지구간이라고 감히 단정지어 본다.
대궐령에서 갓바위골로 내려설 때는 지난번 하산시 골짜기 건너로 보이던 대궐령 북동암릉길을 밟아 봄으로 또 한번의 낙동정맥 외유가 즐거운 기억으로 남는다.

▼질고개 출발에 앞서-청송군 부동과 부남의 경계로 땅이 질어서 질고개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07시46분, 청송군 부동면과 부남면의 경계를 알리는 도로안내판이 있는 932번 지방도 질고개를 출발한다. 경계표지판뒤 초입으로 빨려들자 길은 이내 어수선하게 흩어진다. 북으로 난 희미한 길의 족적을 쫒자 양 옆에 돌비석을 세워둔 "인동장씨묘" 뒤 또렷한 오솔길로 정맥표지기가 나풀거린다.(07:48)
가끔씩 눈에 띄는 구절초를 벗삼아 10여분 후 작은 산봉 하나를 넘어선다. (07:58) 맨 후미에 느지막히 출발한 터라 이 산봉에서야 후미 박대장을 만난다. 3분 후 어둑한 숲길을 빠져나오자 갑자기 하늘이 뻥 뚫리면서 돌담이 가지런히 쌓여있는 무덤1기를 지나친다. (08:01) 다시 2분 가량 더 나서자 질고개 아랫마을인 이현에서 올라오는 길인 듯한 소롯길 하나를 만난다. (08:03) 이 갈래길을 만나자 길은 능선을 곧장 따르지 않고 산허리를 타고 돌더니 다시 주릉에 접한다.(08:05) 산줄기는 북동으로 서서히 휘어간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뒤섞인 오붓한 오솔길이 어느 사이엔가 소나무는 사라지고 참나무가 주종을 이루는가 싶더니 오른쪽 아래로 나곡마을로 내려가는 또렷한 능선길을 지나친다.(08:18) 숲 사이로 옹기종기 모여 앉은 마을 일대가 안온하게 내려다 보이고 간간이 새들을 쫓는 총성 소리가 계곡을 파고 들며 시종일관 따라온다. 아마 약삭빠른 새들은 이미 적응이 되어 가짜 총성에는 아랑곳하지 않을 것이다.

08시 22분, 산줄기가 다시 한번 왼쪽으로 슬쩍 꺽더니 넓직한 안부에 이르렀다.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최부회장님이 몇 키로나 진행했느냐 물어 보신다. 얼른 13.5km 지점이라고 대답하고 보니 뭔가가 이상하다. 오늘은 산줄기를 역으로 타는 관계로 지형도에 표시된 거리는 남은 거리를 알리고 있는 셈이 된다.
넓은 안부를 지나 제법 가파른 오르막을 잠시 올라섰더니 봉분이 거의 내려앉은 넓은 무덤터인 "함안조씨묘역"에 이른다.(08:28) 여기서부터 진행 내내 저 앞 북동 방면으로 별바위를 비롯해 주왕산 가메봉이 깨끗하게 건너다 보인다. 워낙 맑은 날씨 덕분으로 그리 멀리로는 보이지 않는다.
08시 37분, 블록이 깔려 있는 제법 넓은 헬기장에 올라섰다 억새가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이름 모를 야생화가 소복소복 무리지어 있다. 잠시 후 또 다른 헬기장이 자리하고 있는 622.7봉에 이른다.(08:41) 헬기장은 이미 싸리나무가 빼곡하게 점령하고 있었고 둘레로는 석축을 쌓았던 흔적도 보인다. 건너편으로는 무포산을 향해 올라가는 임도가 산허리를 타고 허연띠를 두르고 있고 남서방면으로 산줄기 하나가 뻗어 나가는 능선분기점이다.
정맥은 헬기장 오른편의 바위가 평평하게 자리하고 있는 북쪽으로 꺽어 든다. 칡넝쿨을 헤집고 얼마를 더 진행하자 이미 싸리나무 천국으로 변해있는 폐헬기장 하나를 더 지나친다.

지금껏 이어왔던 길을 대체적으로 희미한 편이었고 거친 잡목이 등로를 비집고 앉아있어 팔 다리에 훈장 몇 개를 장식해야만 했지만, 등로 곳곳에 피어있는 구절초며 쑥부쟁이들이 반갑게 맞아주는 덕분에 오히려 들꽃과 함께하는 산행이 즐거움으로 다가선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길 상태는 더욱 악화되어 한동안 잡목과 더 씨름해야 하며 그나마 희미한 족적에는 낙엽이 덮고 있어 표지기만을 살피며 새 길을 내다시피하며 진행한다.
08시57분, 짧은 오르막을 올라 왼쪽으로 짧은 산줄기가 갈라지는 능선 마루에 오른다. 정맥은 오른쪽(북동)이다. 10여분 길을 잇자 왼편으로 무덤실, 아래긴골쪽 상단계류로 떨어지는 희미한 옛길이 안부에서 갈라지고 있다.(09:06) 이 갈래길을 지나쳐 바로 앞으로 무포산을 향한 668.3봉이 우뚝 올려다 보이는 산봉에서 짧은 휴식을 가져본다.(09:07~09:12) 각각의 행장에서 나온 먹거리들을 서로 권하는 정(情)이  무척이나 보기 좋다. 달콤했던 휴식을 뒤로 하고 3분 가량 진행한 능선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꺽어나간다. 왼쪽 바로 건너로 무포산을 향한 임도가 어지럽다.

09시18분, 무포산(霧抱山,716.7m)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봉에 올라선다. 정상부는 20여평 정도되는 밋밋한 둔덕을 이루고 있으며 주위로 나무를 잘라놓은 흔적이 있다. 바로 앞 북쪽으로 668.3봉과 그 뒤로 무포산이 우뚝 솟아 제법 높게 보인다. 무포산은 정맥에서 약 800m 정도 북쪽으로 물러나 앉아있는 산봉이라 다녀올 요량으로 잠시 발길을 꺽어 보았지만 워낙 가파르게 치솟아 있어 지레 겁을 먹고 발길을 접어야 했다.
정맥길은 무포산 삼거리봉 직전에서 이 산봉을 오르지 않고 산허리를 트래버스해 나가게 되므로 삼거리봉 일대에는 족적이 거의 없는 편이라 일부러 확인하기 전까지는 그냥 지나치게 되기 쉽다. 이제부터 정맥은 부동면과 부남면의 경계를 가르는 지형도상 일점쇄선을 버리고 동쪽으로 꺽어 나간다.
09시24분, 봉분이 다 허물어진 무덤 앞을 돌아 나간다. 주위로는 소나무가 삥 둘러쳐져 있는 너른 터지만 후손이 돌보지 않는가 보다. 무덤을 지나쳐 1분 가량 나서게 되면 왼쪽 아래로 내림길 하나를 지나치게 되는데, 이 길은 정면으로 보이는 산봉을 우회하여 다시 마루금에 붙는 지름길이다. 우회로를 무시하고 올라선 산봉에서는 뒤돌아본 무포산이 뾰족하게 솟아 있어 높아만 보인다. 이후 급하게 내리꼿는 길을 따라 잠시 떨어지면 조금 전 지나쳤던 우회로와 합류하게 되고 20~30m후 무명무덤 하나를 지나친다.(09:29)

◀피나무재에 선 후미 박대장님
길은 능선을 끼고 오른쪽으로 약간 치우쳐 내려서더니 잔돌들을 빼곡히 깔아놓은 임도를 가로지른다.(09:31) 이 임도는 피나무재에서 이전리 방면으로 조금 내려선 지점의 914 지방도에서 좌지동을 연결하는 길로 노면상태가 좋아 승용차도 통행이 가능하다.
09시34분, 임도 절개지를 올라서면 봉분 큰 무덤에 이어 30m 후에 무덤 하나를 더 지나치게 된다. 왼쪽 바로 아래로 임도길과 피나무재 오르는 차도가 보이고 간간이 차량 지나가는 소리도 들린다. 무덤을 지나 약 5분 거리에서 길은 정면으로 난 능선상의 549.9봉을 직접 오르지 않고 왼쪽으로 빗겨가는 사면길을 따르고 있다. 대부분의 정맥꾼들이 549.9봉을 우회하는지 산봉으로 향하는 길은 족적이 희미하다. 거미줄을 걷어내며 잠시 올라서는 동안 선두 대장님의 노고를 알 만하다.
549.9봉은 별 특징없는 산봉으로 왼쪽으로 약간 치우친 북동방면으로 내려서게 되니 봉분 위로 싸리나무와 억새가 뒤덮인 "여강이씨묘"를 지나치면서 족적이 거의 없는 상태다. 잡목을 헤치고 나가기가 곤혹스러워 왼쪽 사면을 타고 내려서기도 한다. 그러나 바로 아래로 있어야 할 정상적인 등로는 보이지 않는다.
별수없이 왔던 방향으로 많이 치우칠 정도로 한참을 되짚어 나가서야 표지기가 붙어있는 정성적인 길을 만났다. 하지만 사방팔방으로 이리저리 헤맨 탓에 분지성 지형에선 방향감마져 상실할 지경이다. 괜시리 549.9봉을 확인하기 위해 올라섰다가 시간 낭비만 한 셈이다.
이어서 교통 참호와 이동통신 안테나를 지나쳐 낙석방지망 아래 개구멍을 통과하여 피나무재에 이른다.(09:52) 피나무재는 구불구불한 험준한 산길, 우설령을 지난 914지방도가 내룡리를 지나 이전리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의 굽도는 부분이다. 후미팀들이 사진촬영을 위해 기다리고 계신다.

10시, 피나무재를 출발한다. 5분 가량 올라서면 오른쪽아래로 피나무재 올라오는 도로와 설티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이 지점부터 능선은 평지성길을 따르게 된다. 정맥은 이 평지성능선을 3~4분 가량 따르다가 오른쪽 아래로 급하게 떨어져 내리지만 무심코 정면능선을 계속 잇다가 또 한번의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밋밋한 능선 끝부분에 이르자 길은 잔돌들이 깔린 길로 가파르게 떨어진다. 앞서가던 최부회장님이 저 아래 계곡을 보고서야 이상하다며 멈춰선다. 그제서야 퍼뜩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역시 엉뚱한 길로 접어들었었다. 많이 내려서지 않은게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되돌아 올라오는 길은 서너 배 이상 힘들게 느껴진다. 능선끝자락까지 되돌아와 30m정도 되짚어 오자 북동방향으로 내려서는 길 초입으로 표지기까지 달려있는게 아닌가? 최부회장님, 정길영님, 본인 이렇게 셋은 두런두런 정담을 나누다가 이 갈림길을 미쳐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것이다. 오늘은 진짜 왜 이렇게 헤메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남은 길이 걱정스럽다.

10시 15분, 7~8분 가량 시간을 허비하고 북동쪽 가파른 길을 내려서서 얼마지 않은 안부에서 주왕산국립공원을 알리는 표석을 대한다.(10:20) 이쯤에서 박대장님이 허겁지겁 되돌아 내려오며 안색이 좋지 않다. 아마도 피나무재에서 쉴 때 무전기를 흘린 모양이라며 찾아 나선 까닭이다.
앞서가서 기다리고 있겠다는 얘기를 건네고 얼마지 않아 천만다행으로 최부회장님이 낙엽 속에 숨어있는 무전기를 찾아낸다. 박대장께 무전기를 찾았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쳐 보지만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박대장님을 기다리던 주영기님외 몇몇 분들과 합류하자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쉬어가기로 한다.(10:23) 잠시후 고함소릴 듣고 되돌아온 박대장의 얼굴엔 화색이 돌고 거금 몇십 만원을 날릴 뻔한 안도의 빛이 역력하다.
◀701봉에서 별바위를 배경으로-최호우님

10시 27분, 한바탕 무전기헤프닝을 마치고 701봉을 향한다. 푸석돌이 깔린 가파른 오르막이 무척이나 미끄럽다. 701봉까지는 오르막과 평지 길을 세 번 정도 반복하여 올라서야 한다. 혼자는 외로워 무리지어 있는 흰색, 보라색의 구절초며 쑥부쟁이 꽃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고달픈 오르막의 피로를 보상하기에 충분하다.
저 건너 오른쪽으로 별바위의 전모가 드러나자 마치 거대한 석상을 쌓아놓은 듯한 바위 군락지가 앞을 막는다 (10:48) 바위암릉 왼쪽을 끼고 올라서자 시원한 바람이 환영하는 701봉이다. (10:50)
가야할 별바위가 뚜렷하고 가메봉-왕거암을 잇는 능선을 비롯하여 주왕산일대의 준봉들이 굽이치며 시야에 잡힌다. 오른쪽 아래로는 당골마을도 내려다 보이고...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털썩 주저앉아 조망을 즐긴다.

11시, 701봉을 출발한다. 6분 만에 평평한 분지성 지형을 지나 이름 모를 야생화가 잔뜩 피어있는 헬기장에 이른다. 평소 별관심이 없던 야생화들이지만 너무나도 앙증맞은 모습에 연신 셔터를 눌러 대지만 결국 제대로 된 놈은 한 건도 건지지 못한다. 또한 가까이 다가갈수록 거대한 철옹성마냥 위엄을 드러내는 별바위의 멋진 모습이 신비스러워 카메라에 담으려 이리저리 나서보지만 숲으로 인해 촬영은 무의로 끝나고 가슴 속에만 새겨두어야 했다.
이윽고 암릉이 가까워지자 길은 암릉을 직접 넘지 않고 왼쪽 사면을 휘휘돌아 된비알로 된 돌밭길을 따른다.
11시 26분, 헬기장을 지나 20분만에 암릉 아래로 휑하니 구멍이 뚫린 통천문에 다다른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통천문 아래로 내려다 봤더니 아찔한 절벽지대다. 아차하는 순간에 미끌어지기라도 하면 통천문이 아니라 황천으로 가는 문이다.
통천문상단 암릉 위에 올라섰더니 위태롭기 짝이 없다. 대신 별바위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암릉하나는 볼 만하다.

11시38분, 통천문에서 가파른 돌길을 올라 6분 만에 하늘을 향해 창끝을 치켜세운 별바위정상(745.4m)에 다다른다.
정상부 좁은 공터는 작은 돌탑과 삼각점이 있고 북쪽과 서쪽은 벼랑을 이루고 있어 많은 인원이 공유할 공간을 못된다. 별바위에 서면 사통팔달, 일망무제의 전경이 펼쳐진다. 서쪽 벼랑아래로 왕버들로 유명한 그림같은 주산지와 이전리 일대가 내려다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팔각산을 비롯하여 내연산, 동대산, 향로봉이 아스라히 어림된다. 북으로는 주왕산 일대의 크고 작은 준봉들이며 가메봉~왕거암-대궐령을 잇는 능선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동쪽 봉산저수지 너머로 푸른 동해의 물결까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별바위는 오늘 산행에서 최고의 조망을 선사하는 곳으로 옛날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가 이 별바위 사이에 떠오른 별을 보고 소원을 빌었더니 장원급제했다는 전설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사진을 찍기 위해 별바위에서 중식을 하며 기다리시던 김상권, 이재천님등 몇몇 분들과 합류하여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12시 08분, 별바위에서 중식을 마치고 조망의 유혹을 뿌리치며 주산재로 향한다. 별바위에서는 왔던 길로 5~6m정도 되돌아 나가 표지기가 붙어있는 동쪽 내림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정상 바로 아래 북쪽으로 난 길은 절골로 내려서게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내리막 10분만에 영덕과 청송을 경계짓는 주산재에 다다른다.(12:19)
주산재는 약간의 공터를 제공하는 삼거리 갈림길로 오른쪽으로 산허리를 타고 나가는 길은 우설령으로 내려서는 길이고, 정맥은 왼쪽(북)으로 크게 꺽는 내리막으로 접어들어야 한다. 주산재를 지나서는 능선을 오른쪽으로 끼고 사면길을 타게 된다. 뒤돌아 본 별바위는 우뚝하게 솟아있지만 전혀 바위봉이라고는 여겨지지 않을 만큼 육산의 형태를 보이게 되므로 진행방향에 따라 별바위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주산재를 지나 6분 가량 내려서자 뚜렷한 십자로인 신술골안부에 이른다.(12:25) 역진행시에는 주산재로 착각하기 쉬운 곳으로 왼쪽 아래 신술골로 내려서는 길 초입으로 표지기들이 수두룩하다. 오른쪽은 굴바위가 있는 봉산저수지로 내려서는 길이지만 족적이 희미하고 누군가가 나무를 베어 길을 막아놓은 상태다.

 ▶별바위(745.4)정상에 선 김승현님-뒤로 주산지가 보이는 별바위는 최고의 조망을 제공하는 곳이다.

신술골 안부에서 올라서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 오른쪽으로는 우설령 올라오는 차도가 간간이 보이고 왼편으로 신술골을 바짝끼고 이어지는 능선을 따른다. 황토빛 봉산저수지 아래로 봉산리 일대가 내려다 보이고 정맥의 산줄기는 여름날 왕성하게 푸른 기운을 자랑하던 싱싱한 생명력은 이미 기력이 쇠잔한 듯 부드러운 갈색톤으로 색조를 바꾸고 있다. 산에서 맞이하는 계절의 변화는 늘 신비롭다.
저 앞으로 798봉이 높다랗게 올려다 보이는 산봉에 올라 잠시 쉬어간다. 별바위에서 볼 때 798봉을 대궐령으로 착각하였지만 실제 대궐령은 산행내내 보이지 않다가 798봉을 올라서야만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짧은 휴식을 뒤로 하고 밋밋한 평지성길을 슬쩍 올려치자 송진채취 흔적이 있는 아름드리 노송군락이 짧게 이어진다.(12:57)
앞서가시던 김재권님이 송이하나를 뽑아 든다. 모두들 와! 하고 달려들어 정확하게 8등분으로 나눠 즉석에서 시식한다. 뒷맛이 향긋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일대에선 욕심을 앞세워 눈을 크게 떠 보지만 어설픈 필부에게 귀한 송이가 보일 리 만무하다. 그러는 동안 그럭저럭 10여분 이상을 소비해야 했다. 욕심을 버리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다.

13시17분, 돌담이 쌓여있고 봉분이 무너져가는 무덤1기를 지나치자 길은 능선을 우측으로 두고 왼쪽 산허리를 타고 오른다. 그 길이 능선과 다시 만나는 지점으로 넓은 초원이 분지를 이룬 지형이 펼쳐진다.(13:24) 등로 오른쪽으로 무덤은 보이지 않지만 "숭전대부 동지중추부사  청송심시묘"를 알리는 오래된 비석이 세워져있다. 비석 앞으론 수수하게 차려입은 문관석(文官石) 1쌍이 세월의 이끼를 덮어쓰고 닳고 닳은 모습으로 빈 숲을 지키고 있다.
왼쪽 아래로 계곡을 바짝끼고 오르기를 5분 후, 너른 터에 돌담의 흔적이 남아 있는 안부에 이른다.(13:29) 이곳은 신술골 최상단계류가 시작되는 곳으로 청송쪽 신술리에서 영덕쪽 덕산리를 연결하는 옛고갯길로 여겨지고 곳곳에 무너진 돌담과 집터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이후 바위가 듬성듬성 박힌 오르막 숲길을 빠져나와 "정부인 경주김씨묘"를 지난 오르막 정정에 서게 되면 시멘트로 깔끔하게 닦여진 헬기장이 있는 798봉에 이르게 된다.(13:53~13:58) 이제 오르막은 끝이라는 안도의 한숨은 덥석 주저앉아 물만 벌컥벌컥 마셔댄다. 지형도는 남은 거리를 1.6km정도 가리키고 있다. 798봉을 지나서는 바로 건너로 대궐령일대의 밋밋한 봉우리를 건너다 보는 급경사 내리막이다. 가파른 사면을 떨어져 다시 밋밋하게 올라서자 이제 대궐령은 손에 잡힐 듯하다.(14:06)

송이채취구역을 알리는 경고판이 붙은 십자로 안부에 이르자(14:10) 왼쪽 갈전골, 오른쪽 청련사로 내려서는 길이 또렷하고 주위로는 박카스병을 비롯한 쓰레기가 너저분하다. 깊고 깊은 낙동정맥의 심심수림에 웬 쓰레기....
<갓바위 0.6km, 청련사 1.0km>를 알리는 삼거리를 지나(14:16) 밋밋한 산봉에 올라서면 우측으로 갈래친 능선이 있고 초입으로 <청련사 1.2km>를 알리는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워낙 뚜렷한 능선이라 역진행시 정맥길로 착각하기 쉬운 갈래능선이다. 200m 후 정맥산행의 목적지 대궐령(740m)에 이른다.
오늘이 일요일인 관계로 영덕, 부산에서 오신 산객 두 팀이 너른 풀밭에 앉아 담소를 즐기고 계신다. 대궐령은 얼마 전 부산일보 테마산행에 갓바위가 소개되면서부터 찾는 이가 부쩍 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갓바위 0.2km, 청련사 1.4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대궐령 정상부도 머지 않아 돌기둥 하나가 들어 설지도 모를 일이다. 갓바위 전망대로 나서서 조망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대궐령-북동능선-용전분교>
14시 30분, 대궐령을 뒤로 하고 갓바위로 내려선다. 지난번 하산시 갓바위쪽 능선을 곧장 내려서면서 왼쪽으로 건너다 보이던 암릉에 매료되었던지라 오늘은 내심 대궐령 북동능선을 타 보기로 작정했었고 사전에 부산일보 테마산행기사를 탐독해 두기까지 했었다.
갓바위 아래를 지나쳐 두 번째로 만나는 로프를 타고 내려온 바위 아래에서 왼쪽을 유심히 살피면 건너편 산자락으로 연결되는 희미한 초입으로 노란 표지기 하나가 나풀거린다.
14시 45분, 이재천님께 행적을 알리고 건너편 능선을 향해 산허리를 타고 돈다. 단체산행에 있어서 홀로 떨어져 샛길로 샌다는 것은 팀의 분위기를 저해시키는 크나큰 배신인지 알면서도 미답의 산길에 대한 유혹을 쉽게 떨쳐버릴 수 없음은 큰 병이기도 하다. 최대한 일행들과의 하산시간에 맞추기 위해 속보로 진행한다.

기존의 등산로를 벗어나 산허리를 타는 비탈길은 너덜밭을 가로지르며 위태롭게 이어지고 있다. 산허리 하나를 돌아들자 "Y"자 형태로 합수곡을 이루는 암반으로 된 계곡 하나를 넘어서서 또 한 굽이를 돌아들고 있다. 길은 억지로 낸 듯하고 그나마 쓰러진 나무들이 길을 막고 있어 까탈스럽기 그지없다. 뒤돌아 본 갓바위는 또다른 모습으로 아래를 굽어보고 있다. 마치 거대한 화산이 폭발할 때 생기는 구름버섯 모양을 하고 있다.
기존 등산로를 벗어나 두 개의 산허리를 굽어 돌아 10분 만에 건너편 북동능선에 붙게 된다.(14:55) 능선에 붙게 되면 삼거리 갈래길. 왼쪽 오름길은 대궐령으로 올라붙게 된다. 삼거리를 지나자마자 파란 천막에 구들장이 깔린 그럴 듯한 움막터를 지나친다. 최근에는 기거하지 않은 듯 천막이 너덜너덜하다. 역시 건너다 보는 갓바위는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변화를 보인다.
◀북동릉에서 올려다 본 갓바위

움막터를 지나 5분 후에 듬성듬성 바위와 소나무가 조화를 이룬 지점에서는 바위를 우회하여 오른쪽 아래로 내려선 길을 따라 계곡까지 내려서게 되니 족적이 희미하다. 허겁지겁 바위를 우회했던 지점까지 되돌아 올라야 했다.
결국 바위를 우회하여 내려선 지점은 갈림길이 있고 정면은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고, 능선길은 바위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가야 한다. 바위를 돌아 올라서게 되면 몇 발자국 후 또다른 갈래길이고 왼쪽으로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을 만나지만 정면 능선으로 올라 붙어야 한다.
그러고 보니 이 바위가 놓인 지점은 능선좌우 계곡을 연결하는 고갯길인 셈이다. 이어지는 능선엔 거대한 바위를 우측으로 바짝끼고 20m 가량 이어진다. 잠시 후 또 다시 바위손을 잔뜩 붙이고 있는 큰 바위가 길을 막고 여기서도 왼쪽으로 돌아 나간다. 길은 곳곳으로 끊어지고 이어지기를 반복하지만 그런데로 부산일보 빨간 표지기를 비롯한 몇몇 표지기들이 충실한 길안내를 하고 있다.

15시 21분, 시야가 훤히 트이는 전망바위에 선다. 알바한 시간을 빼면 움막터를 지나 2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발 아래로 용전저수지며 입암마을 일대가 그림처럼 내려다 보이고 계곡 아래로는 용암사 절집이 또렷하다. 또한 대궐령에서 왕거암을 잇는 능선이 올려다 보이게 되므로 낙동정맥을 한 발 물러나 조망할 수 있는 시원한 전망대다. 미답의 길에서 뜻밖의 조망을 얻으니 발걸음이 헛되지 않는 즐거움을 얻는다.
전망대를 내려서니 또 하나의 움막터를 지난다.(15:25) 이번 움막터는 구들장을 깔았던 자리만 평평하게 남아있는 곳이다. 왼쪽 바로 아래로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잠시 후 삼각점이 반듯한 462.8봉에 서게 된다.(15:27) 여기서 길은 잠시 희미하지만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치우쳐 몇 발자국 후에 숨어있는 내림길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아래로 저수지를 내려다 보며 걷게 된다. 먼저 도착한 일행들에게 누가 될까봐, 또는 하산주가 동이 나기 전에 도착해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에 걸음이 빨라진다.

내림길 끝으로 우측으로 희미한 갈림길이 있는 안부에 도착한다.(15:33) 여기서 우측으로 몇 발 나서보았더니 족적이 희미하길래 되돌아 왔고 이로 인해 온 산을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는 수고를 해야 했다.
이 희미한 갈래길을 지나쳐 20m 가량 직진하자 또다른 우측 내림길이 있어 따라 내려섰더니 희미한 길은 계류가에 이르게 된다. 그대로 내려서도 무방하지만 제대로 된 정상적인 길을 찾고자 다시 능선마루로 올라와 정면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 돌폐산(398.4m)쪽을 향하여 올라섰지만 이곳 역시 흐릿한 흔적만 있을 뿐 단 하나의 표지기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산복 직전 무덤까지 갔다가 처음 만났던 갈림길까지 되내려 온다. 결국 462.8봉을 내려와 처음 만나는 안부의 우측 내림길이 정상적인 길이었던 것이다. 그럭저럭 15분 가량을 허비하고서야 처음 만났던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내려선다.(15:47)

길은 희미하게 이어지며 산허리를 휘어돌아 왔던 방향으로 되돌아 가는 듯한 기분이 들지만 잠시 후 표지기들을 다시 만나게 되고 갈래길을 만나 왼쪽으로 꺽어들게 되면 갓바위골 계류를 끼고 내려서게 된다. 계류 건너 비포장 임도를 두고 가던 길은 이윽고 차량 4~5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터 옆으로 내려서며 임도길(용암사 가는 길)과 만나게 된다.(15:53) 갓바위골 북동릉을 따라 내려서는 길은 애매한 곳이 몇 군데 나타나지만 갈림길에는 하나같이 표지기들이 모습을 감추는게 흠이라 할 수 있다.
15시 56분, <갓바위 1.3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용전저수지 상단에 이르러서는 시멘트 길을 내쳐 달려본다.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길에 이어 나타나는 쑥부쟁이 군락을 지나자 수확을 기다리는 벼의 사열이 계속된다.
16시 12분, <용암사>와 <갓바위 3.0km>를 알리는 도로변에 도착하여 비로서 오늘의 산행을 마친다. 용전리 도로 위로 농수로가 가로지르는 지점이다. 선두 한대장님이 15:00에 도착했다고 하니 오늘도 선두와는 1시간 이상차를 보이고 맨 꼴찌로 용전분교에 이르러 한대장님이 권하는 마지막 남은 막걸리 한 잔이 달기만 하다.
귀포길 조동범님이 쏜 IT 1급 기념 양주에 노획한 송이를 선뜻 희사하신 김상권, 이재천님의 송이가 곁들여지니 그 절묘한 앙상블을 이룬 감미로운 한 잔 술에 산행피로가 녹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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