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가는길

   
   
 
 

골안마을 갈림길-596봉-신풍저수지-자초산-유현-꼭두방재 (☞지도보기)  

*시경계:골안마을갈림길-(1.2km,22분)-596봉-(3.4km,1시간12분)-신풍저수지-(1.5km,1시간)-자초산-(2.7km,57분) -528봉-(2.4km,42분)-안동권씨묘-(2.4km,56분)-유현-(1.9km,53분)-꼭두방재휴게소
=== 도상거리: 15.5km, 순보행 6시간 ===

*기타:죽장면 상사리 평지동-(1.7km,40분)-양숙리 골안마을 갈림길  === 도상거리:1.7km, 순보행 40분 ===

*총도상거리:17.2km, 순보행:6시간 40분, 총소요시간:11시간

*필요지형도: 1/25000(도평,죽장), 1/50000(청송,기계)

*일시:2002년 5월23일
*참가:4명(이재천,이준형,김승현,임상운)

자질구레한 일상사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시경계에 나선다. 생활에 얽매인 이런 저런 일들은 모두 시간이 지나면 해결 될 문제이건만, 쉬이 마음이 허락치 않아 근 한 달만에 갖는 산행이다.
오늘은 죽장쪽 상사리의 평지동에서 북쪽 시경계 주릉에 오른 후 신풍저수지로 내려선 다음 다시 자초산(紫草山)을 올라 꼭두방재까지 이어지는 제법 긴 산행이다. 신풍저수지에서 자초산까지 된비알을 따라 표고차 약 450m 가량을 치고 오르는 것이 많이 힘들고 이후로는 500m 대의 능선을 오르내리게 되므로 체력적으로는 큰 부담이 없었지만 길 흔적이 없는 탓에 성가신 잡목을 헤치고 나서게 되는 구간이 많다.
특히, 짙게 수림이 우거져 한 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시야가 막혀 있으므로 자칫 지능선 하나만 잘못 타게 되면 엄청난 고생이 수반된다. 우리 일행도 유현(柳峴)고개로 내려서는 지능선을 잘못 찾아들어 1시간 30분에 이르는 아르바이트를 했고 전체적으로 휴식시간을 많이 가진 관계로 산행시간이 11시간에 이르게 되었으며 날머리인 꼭두방재에 이르렀을 때는 이미 땅거미가 시작되고 있었다.
오늘 산행에서는 승현이형님도 참석했다. 산에서는 물찬 제비처럼 지칠줄 모르는 저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꼭두방재휴게소에 차량 한 대를 주차한 후 고갯마루를 내려서니 청송땅 부흥이다. 모내기로 바쁜 일손과 경운기가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부흥에서 상사리,하사리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하여 얼마간을 나서면 신풍저수지를 지나치게 되고 상사리 점말마을의 "죽장초등교 상사분교"를 지나자마자 나타나는 갈림길에서 좌회전하여 상사리 평지동쪽으로 꺽어 든다. 오른쪽 길은 구불구불한 옻재를 넘어 합덕리 황정마을로 이어지는 길이다.
산행 들머리는 평지동 마을 조금 못미쳐 왼쪽으로 계곡이 시작되는 부분으로 잡았다. 오른쪽으로는 과수원이 자리하고 있으며 평지동으로 이어지는 전봇대가 과수원 가운데로 분기하는 지점이기도 하고, 왼쪽 들머리로 지능선 하나가 흘러 내려 좌우로 계곡을 형성하는 형세를 하고 있다.
지난 구간때 청송쪽 양숙리 골안마을로 내려섰던 갈림길에 붙기 위해 이번에는 차량이동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하여 죽장쪽 평지동에서 주능선으로 올라붙는 것이다. 도로가 이어지는 쪽으로는 평지동마을이 올려다 보인다. 평지동은 산골짜기 안으로 넓은 평지가 전개되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아래쪽 하사리의 월경마을은 청송과 경계지역에 있다고 하여 월경(越景), 또는 마을 모습이 달같다 하여 월경(月景)이라 부르고 있다고 한다.

8시 36분, 시멘트도로를 벗어나 왼쪽 계곡 속으로 빨려들기를 시작한다. 초입의 채소밭을 지나게 되면 물길을 왼쪽으로 건너선 후 길이 이어지고 있다. 계류를 따라 이어지는 아주 오래된 옛 길로 흔적이 희미하지만 그런대로 흔적을 더듬어 올라설 수가 있다. 이미 잡목이 덮어버린 길을 따라 10분 가량 오르게 되니 희미한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지능선에 붙어 오르는 길이 나타나고, 계류쪽으로도 길은 계속 이어진다. 계류쪽 길을 택해 오른다.
간간이 진한 찔레꽃향기가 코를 자극하고 깊은 원시림 속으로 빠져든 듯하다. 수림은 하늘을 덮어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계곡 상단부에 이르게 되니 그나마 희미하게 이어지던 길은 흔적이 끊어지고 가시넝쿨이 앞을 가로 막는다. 계류를 따라 조심스럽게 가시넝쿨을 헤쳐 오른쪽 지릉으로 붙으니 다시 희미한 길이 나타난다. 그 와중에도 승현형님은 더덕캐기에 여념이 없다. 마치 횡재를 한 듯 두 손으로 흙을 파헤치는 손길이 마냥 바쁘기만 하다.
지능선자락에 붙어 5분 가량 산허리를 타고 오르니 눈에 익은 무덤 1기가 나타나고 시경계 주능선에 붙게 된다. 무덤을 보니 그저 반갑기 그지없다. 지난번 이 자리에서 골안마을로 내려서기 위해 이리저리 헤메던 바로 그 자리다. 들머리에서 40분이 소요되었고 정확하게 경계를 이어가는 부분에 다다르니 마음이 느긋해지고 한참을 쉬어간다.

왼쪽으로 이어지는 오르막으로 접어든다. 여기서 579봉까지는 이미 지난번에 올라와 봤던 지형이라 작은 봉우리 하나를 우회할 줄 아는 요령도 피워본다. 오르막을 올라 평평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오른쪽으로 휘어돈 후 5분 거리에 이장한 흔적이 있는 무덤터를 지나게 된다.
579봉은 왼쪽으로 살짝 트래바스하여 우회하는 길을 따른다. 이후 완만한 내리막에서 무덤 두 군데를 차례로 지나치게 되면 넓직한 산판도로에 이른다. 오른쪽 길은 골안마을로 내려서는 길이고 왼쪽은 하사리 굼마마을로 내려서는 길이다. 굼마마을은 마을이 위치한 지형이 움푹 패인 곳이라 굽은마을, 혹은 굼마을이라 부른다고 하며, 마을 앞에 구멍 뚫린 큰 바위가 있어서 아홉가지 소리가 난다고 하여 구음(九音)마을이라고도 부른다 한다.
산판도로 왼쪽으로는 장비를 이용해 개간한 듯한 넓직한 밭이 전개되고, 시경계는 잠시동안 이 산판도로를 따라 나서게 된다. 왼쪽 아래로는 굼마마을로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산판도로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기도 하다. 오른쪽으로 올려다 보이는 봉우리가 596봉이고 정면으로는 앞으로 지나야할 능선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개간한 밭을 지나 30m 정도 나서게 되면 오른쪽으로 596봉으로 오르는 숲길이 나타난다. 여기서 계속해서 산판길을 따르게 되면 596봉을 오르는 수고를 덜 수 있다. 길은 596봉을 올라선 후 다시 이 산판길과 접하게 된다.

596봉으로 올라서기를 한다. 길은 제법 힘든 오르막으로 이어지고 596봉 조금 못미쳐 제법 너른 억새밭이 널널하게 펼쳐진다. 산판도로에서 5분 정도 올라서니 596봉이다. 사방이 숲으로 가로막혀 조망은 나오지 않는다.
정상부는 작은 참호 하나가 자리하고 있으며 남서로 이어지는 능선을 30m 정도 내려오게 되면 "T" 字형 참호를 넘어서게 된다. 참호를 지나쳐 평지성 능선길을 따라 5분 정도 내려서면 무덤이 있고 다시 무덤 2기가 있는 곳에 이르니 되니 다시 산판도로와 만난다. 산판길은 산록을 넘어 오른쪽 하갈미마을로 이어지고 있다.
정면 숲으로 들어서게 되면 626봉을 왼쪽으로 두고 산허리를 타고 시경계가 이어지게 된다. 승현형님은 연신 허리를 굽혀 더덕사냥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다. 제법 엄지손가락 굵기의 더덕들을 무우 뽑듯 잘도 뽑아낸다. 하지막 결국 노획한 더덕들은 모두 점심반찬거리와 술안주가 되고 말 운명들이다.
산허리를 돌아 나서니 오른쪽 숲 사이로 하갈미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이어서 답답하던 숲 길이 갑자기 뻥 뚫리더니 무덤3기가 있는 넓직한 터에 이른다. "기계유씨무덤" 이다. 무덤 주위로 나무를 잘라 놓아 시원하게 느껴지고 무덤 오른쪽으로는 고사목과 진녹색 떡갈나무가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갈비골마을의 정자나무와 그 건너로 올려다 보이는 자초산
갈비골 마을의 정자나무와 그 건너로 보이는 자초산무덤을 지나 5분 거리에 오른쪽으로 희미한 갈림길이 나타나고 이 길은 하갈미마을로 내려서는 길로 추측된다.
정면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얼마지 않아 이깔나무가 쭉쭉 뻗은 숲이 짧게 나타난다. 이깔나무 숲을 지나 2분후 능선이 왼쪽으로 휘어 돌게 되는데 편편한 길로 제법 또렷하게 이어진다. 하지만 이 길은 하사리 홍골못 상단계곡으로 떨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기서는 북서쪽 내리막으로 접어 들어야 한다.
길은 다시 평평하게 이어지더니 무덤 하나를 지나치면서 상당히 급한 오르막을 치고 올라서야 570봉이다. 570봉은 죽장며, 부동면, 현동면을 가르는 분기점이다. 무심코 부동면과 현동면의 경계를 따라 북서로 계속 진행하기 십상인 곳이다. 570봉에서는 서쪽으로 급하게 떨어지는 골짜기가 시경계가 된다.
골짜기로는 워낙 급하게 떨어지는 내리막이라 쉬이 내려설 틈을 보이지 않는다. 왼쪽 남으로 이어지는 길로 접어들어 남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사면을 내려서면 오른쪽으로 경계계곡을 끼고 자그마한 지릉이 뻗어 나간다. 이 길을 따라 5분 후에 "파평윤씨묘"가 있는 2기의 무덤을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오른쪽 아래로 빤한 길이 열려있다.
계곡으로 떨어지는 길이다. 내리막 숲을 비집고 내려가면 잠시후 넓직한 길을 만나게 되는데 아주 오래된 길로 흔적이 끊어진지 오래인 듯하다. 그러나 이 길도 몇 발자국 나서지 않아 끊어지고 만다. 사면을 타고 계곡으로 내려서야 한다. 계곡에 이르러서도 길의 흔적은 찾을 수 없고 잡목과 넝쿨을 헤치고 내려서야 한다. 짧은 억새밭이 전개되는 지점을 지나치면서부터 희미한 길 흔적을 찾아 내려서게 된다.

계류를 따라 내려서게 되면 곳곳에 시멘트로 만든 지적경계가 자주 나타난다. 잡목숲 지대를 벗어 나면서 널널한 밭이 전개되고 5분 후에 갈비골 상단의 시멘트도로에 접하게 된다. 계류가에 이르러 땀도 닦아내고, 손도 씻고, 승현형님이 애써 노획한 더덕을 씻어 된장에 찍어 삼켰더니 알싸한 향이 그저 그만이다.
이후 시멘트 길을 따라 5분 정도 내려서니 당산목인 큰 느티나무가 있는 갈비골 도로변에 이른다. 시멘트 길을 내려오며 올려다 보이는 자초산이 자못 시선을 압도하고 그 표고차가 미리부터 기를 꺽어 놓는다. 570봉에서 갈비골 도로변까지는 35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갈비골은 마을 가운데로 흐르는 실개천을 중심으로 갈비짝 형태를 갖는데서 유래된 이름이라 한다. 도로변의 만수위가 된 신풍저수지가 한없이 평화로워 보인다. 갈비골 입구의 거대한 느티나무 당산목 건너로는 포항시 죽장면, 청송군 현동면의 경계를 알리는 도로 입간판이 멀쭉하게 서 있기도 하다.

미쳐 소주를 준비하지 못했던 차에 어느틈엔가 승현형님이 마을 가게에 들러 소주 2병을 확보한 연후에야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자초산을 오른다.(11시 32분)
자초산 초입에 들어서기도 전에 미리 겁부터 먹고 저 가파른 사면을 올라설 수 있을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자초산(紫草山)은 갈비골에서 올려다 보면 마치 독립된 봉우리처럼 보인다. 한약재 또는 예전에 염색제로 사용되던 자초(紫草)(지초)라는 들풀이 많아서 자초산이란 이름이 붙여 졌으리라는 막연한 추측을 해 본다. 만수위가 된 저수지 탓에 계류를 건너지 못하고 도로를 따라 올라서다가 적당한 지점에서 물길을 건넌다.
왼쪽으로 과수원을 끼고 넓직한 길을 따라 오르니 숲 사이로 "포항 JC" 와 "포항등산학교17기" 표지기가 나란히 걸려있다. 오른쪽으로 쭉쭉 뻗어 오른 이깔나무 숲을 두고 급경사로 올라선다. 어두컴컴한 숲속 분위기가 음침하기 그지없고 한 발 올라서면 두 발 미끌어지기가 일쑤다. 사면에는 길이 제대로 없고 나뭇가지를 붙들고 힘겹게 올라서야만 하고 오른쪽 지능선자락을 향해 치받아 올라야 한다.
승현형님은 그 힘든 와중에도 여전히 더덕 캐는 손길을 멈추지 않는다. 숨이 턱까지 차고 기진맥진 해서야 겨우 지능선자락에 당도하게 되고 모두들 털썩 주저앉아 벌컥벌컥 물을 들이킨다.
안간힘을 쓰며 580봉에 이르니 길이 다시 완만해지기 시작하지만 그것도 잠시, 된비알은 또다시 체력을 시험하고 있다. 580봉은 봉우리 직전에서 우회할 수도 있다. 580봉에 올라서서 쳐다보는 자초산은 사뭇 당당한 기세로 버티고 있다.
아직도 표고차 180m 정도를 치고 올라서야 한다. 선 채로 숨을 고르는 횟수가 많아지기 시작하고 자초산 직전 전위봉에 올라선 후 왼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이르러서야 겨우 안도의 숨을 내쉰다.
이후 평지성 능선을 지나 5분 정도 거리가 자초산(763.4m) 고스락이다. 신풍저수지를 출발하여 휴식시간까지 포함하여 1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자초산정상(763.4m)◀자초산(763.4m) 정상의 헬기장
넓직한 헬기장으로 이루어진 정상부에는 인천제철 "인포산악회"에서 설치한 스텐레스 표식이 세워져 있다. 사진을 찍기 위해 표식 옆에 서니 다리가 후들거리는게 오늘 구간에서 최고로 힘을 쏟아부은 탓이다.
북서쪽으로 안덕면일대가 너르게 펼쳐져 보이고 남서로는 베틀봉, 민병산이 어림된다. 다음 구간 꼭두방재에서 이어나가야 할 능선들이 한 눈에 조망된다. 죽장쪽은 숲에 가려 조망이 터지지 않는다. 정상부의 따가운 햇살을 피해 남쪽 무덤을 지나 숲으로 들어선 후 꿀 맛같은 점심식사가 이어진다.
 

13시 22분, 다시 행장을 꾸리고 힘을 추스려 시경계를 이어간다.
4분 정도 남쪽으로 내려서니 무덤 3기에 상석이 반듯한 "밀성박씨묘"가 나온다. 여기서 잠시 길을 잘못 들어서게 된다. 전상적인 시경계는 이 무덤 직전에서 왼쪽으로 급하게 떨어지는 능선을 타야만 했다.
"밀성박씨묘"를 지나 40m 정도 내려서게 되면 오래된 임도가 시작된다. 아마 무덤을 위해 닦여진 길인 듯싶다. 이후 임도를 따라 내려서게 되니 방향이 계속 남서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상적인 길은 남동으로 진행해야 하건만, 어쨋든 곧 왼쪽 지릉으로 이어지리라 속단하고 13분 정도를 더 내려서게 되니 아주 잘 닦아놓은 "밀성박씨묘"가 또 나타난다.
무덤에서 시야가 트이는 지점으로 나서보니 저 아래로 눌인리 은계동마을과 꼭두방재에서 도평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내려다 보이고 왼쪽으로 시경계를 이어가는 능선이 시야에 잡힌다. 다행히도 무덤 왼편으로 산허리를 휘어도는 희미한 길을 찾아내고 동쪽으로 트래바스 된 길을 5분 정도 따르니 다시 시경계능선에 붙을 수 있다.
능선과 합류하는 부분에는 무덤1기가 있고 20m 후에 눌인리와 하사리로 내려서는 희미한 소로를 만나게 된다. 이후 4분만에 하사리 월경마을에서 이어져 올라오는 넓직한 임도를 만나게 된다. 임도 왼편으로는 해묵은 갈대밭이 있다.
길은 고속도로처럼 넓게 이어지고 걷는 동안 준형이가 "이런 길만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고 한마디 한다.

3기의 무덤이 있는 "청송심씨묘"를 지나쳐 오른쪽으로 송이꾼들이 쳐 놓은 줄이 계속 이어지게 되고 북으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길이 오른쪽(동쪽)으로 꺽이는 지점이 532.8봉이다. 532.8봉은 정상 직전에서 오른쪽으로 우회할 수도 있다.
이즈음부터 길이 희미해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잡목이 성가시게 굴기 시작한다. 두 손을 휘휘 내져으며 잔가지에 얻어맞기를 몇 차례 하고서야 523봉에 도착한다.(14시 30분)
청송심씨무덤을 지나쳐 "S" 字 모양으로 휘어 돌아온 셈이다. 523봉에서 4분 거리에 528봉에 오르게 되지만 지형도에 표시된 삼각점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흔적이 없다. 이후 무덤 1기를 지나쳐 8분 거리에 다시 무덤 1기를 만나게 되는데 무덤 뒤로 돌들이 잔뜩 쌓여있다. 이 무덤에서 오른쪽으로 급하게 꺽어드는 능선을 따르게 된다. 길은 계속해서 잡목들이 앞을 가로 막는다. 잡목에 가려 시야가 막히지만 계속 나타나는 짧은 지릉들을 버리고 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나선다.

15시 28분, 573봉 도착. 둔덕같은 봉우리 하나를 내려서니 간벌로 인해 시야가 확 트이는 무덤에 이른다. 바로 아래로 잘록이가 어림되고 정면으로 봉우리 하나가 버티고 있다. 언뜻 숲 사이로 잘 단장된 무덤이 오름길로 보이기도 한다.
잘록이에 내려서니 왼쪽으로 상사리 방면으로 내려서는 넓은 길이 나타난다. 정면길로 올라서니 멋진 소나무를 배경으로 서 있는 "안동권씨무덤"가에 이른다.(15:36) 커다란 봉분에 잘 가꾸어진 무덤이고 어른 키를 훨씬 넘는 호화스러운 비석에 갓까지 씌어 놓았지만 비문으로 보아 벼슬은 없었던 무덤이다.
넓었던 길은 이 지점에서 끝이 난다. 아마도 조상을 모시기 위해 닦여진 길인 모양이다.
안동권씨무덤을 지난 오르막에서는 왼쪽(동)으로 이어지는 수더분한 능선으로 잠시 접어든 후 다시 오른쪽(남)으로 꺽어드는 능선을 찾아야 한다. 자칫 평평한 능선을 따르게 된다면 604봉으로 빠져 들 수가 있다.

봉우리를 내려선지 10분 후에 무덤3기(함안조씨)를 지나치게 되고 다시 5~6분 후에 능선 분기점에 닿는다. 여기서는 남서쪽으로 난 능선을 이어가도록 하자. 남쪽 내리막으로 떨어지는 능선은 비개실저수지가 있는 점말로 떨어지게 된다. 능선분기점을 지나 내려서면 오른쪽으로 눌인동 속곡저수지로 내려가는 또렷한 소로길을 만나게 된다.
서서히 꼭두방재가 가까워짐에 따라 여유를 부리며 갈림길에서 한참을 쉰 연후에야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16시 24분, 속곡저수지 갈림길 바로 앞의 504봉을 넘어선 후 무덤2기를 지나치니 왼쪽 아래로 합덕리 황정마을이 빤하게 내려다 보인다. 여기서 500m 정도 완만한 능선을 따라 올라서는 봉우리에서 그만 길을 잘못 들고 만다.

[방향이 오른쪽으로 살짝 전환 후 이어지는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꺽이는 내리막 지릉으로 떨어져야 하는데 그만 이 지릉을 놓치고 평평한 길을 따라 북서쪽 568봉을 넘어서고 말았다. 왼쪽으로 꺽어지는 능선을 찾아야 하는데 도무지 나오지가 않는다. 잘못된 길을 따라 이어지는 평탄한 능선에서 "숙부인 월성최씨묘"를 지나치고 이어서 무덤 3기가 있는 지점까지 이르렀다. 여기서 왼쪽으로 내려서는 또렷한 갈림길이 있다.
약간의 의심이 있은 터라 나름대로 방위각을 측정하여 유현고개로 내려서는 길로 판단하고 내려서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 뚜렷한 능선길은 꼭두방재 포장도로를 넘어서서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도는 도로변에 있는 계전마을로 내려서는 길이다. 지능선 방향이 유현으로 내려서는 방향과 일치하면서 이어지므로 별 의심없이 내려 섰지만 시야가 트이는 지점에서 바로 앞 계전마을을 확인하고서야 잘못된 길임을 알아 차렸다.
온 길을 되짚어 얼마간을 나서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유현고개의 위치를 파악하려고 계곡까지 내려서 보니 유현고개 서쪽 아래 지계곡 합수점이었다. 유현까지는 불과 300m의 거리지만 계곡의 잡목이 울창하여 헤쳐 올라서기가 만만치도 않을뿐더러 능선의 일행에게 소리쳐도 들리지 않을 만큼 많이 내려왔다.
일단 유현의 위치를 파악한 후 사력을 다해 다시 지능선으로 올라 붙었다. 그리고 유현으로 갈라지는 능선분기점까지 되돌아 온다. 모두들 맥이 풀린 표정으로 말없이 꾸역꾸역 걷기만 했고 그럭저럭 1시간 30분을 소비하고 말았다. 하기야 한 치 앞 능선도 가름할 수 없는 길은 수림 속에서 지금까지 길을 잘 헤쳐왔다고 스스로 위로하며 인적없는 시경계 마루금타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18시 10분, 잘못된 길로 접어든 능선까지 다시 회귀 후 유현으로 떨어지는 내리막 길로 접어든다.
"월성최씨묘" "선산김씨묘"를 차례로 지나치니 10분 만에 유현(柳峴)에 도착이다. 유현은 청송쪽 계전마을과 죽장쪽 점말을 잇는 자그마한 고개길이지만 발길이 끊어진지 오래인 듯 잡목만 무성하다. 자그마한 돌무더기가 쌓여있는 성황당터도 보인다. 유현에서 남쪽으로 5분을 올라서니 496봉이고 다시 10분 후에 528봉에 이른다.
이미 늦어진 시간이건만 모두들 여유를 잃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승현형님은 더덕사냥은 종결짓고 이리저리 숲 속을 들락거리며 고사리 사냥으로 전환했다. 늦고사리가 심심찮게 무리지어 있다. 재천형님과 준형이도 거든다.
528봉에서는 행장속의 먹거리를 모두 처리하고 나서야 길을 재촉한다. 그러나 여기서도 남서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야 하건만 또다시 계전마을로 접어드는 능선으로 얼마간 진입후에야 겨우 꼭두방재휴게소 뒤 능선을 건너다 보고서야 다시 돌아 나선다. 바로 앞의 뚜렷한 능선조차 보이지 않으니 그저 숲에서는 답답할 뿐이다.

528봉을 지나 능선이 오른쪽으로 꺽어지는 지점에서 죽장방면(왼쪽)의 숲사이로 월평리 참나무지가 언뜻 내 비친다.
북서로 방향을 꺽어 5분 가량 나서니 531봉이고 봉우리 직전에 허물어져 가는 무덤 옆으로 "눌인동 부락답묘" 라고 씌여진 자그마한 비문이 새겨져 있다.
이후 "거창신씨무덤"을 지나면서 길이 또렷하게 이어지고 꼭두방재휴게소 지붕이 숲 아래로 살짝 내 비치더니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는 519.6봉에 이르게 된다.(19시 16분)
519봉은 삼각점이 박혀 있고(기계 407), 발 아래로 차량 지나가는 소리가 지척이다. 멀리로는 보현산까지 이어지는 스카이라인이 아련하다. 안덕면 일대의 마을들도 평온한 모습으로 저녁을 맞고 있다.

때마침 서녘하늘이 붉어지며 장엄한 일몰의 시간을 맞는다.
하늘을 불태우며 조용히 하루를 마감하는 낙조를 바라보고 있는 마음이 숙연해진다. 어쩌면 이 아름답고, 장엄한 광경을 맞기 위해 우린 이 깊은 수림을 이리저리 헤메며 시간을 맞췄는지도 모를 일이다. 꼬박 하루를 채우며 잡목과 씨름하며 고달팠던 산행이 붉은 노을빛에 젖어 모두 보상받고 있는 순간이다. 일몰과 때를 맞춰 우리의 산행도 마감되고 있다.
태양이 그렇게 먼 하늘 아래로 자취를 감춘 후에야 퍼뜩 정신을 차려 꼭두방재로 내려서기를 시작한다.(19시 30분)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는 숲 사이를 비집고 내려서니 휴게소 뒤쪽 산허리를 자른 절개지가 나타나고 오른쪽으로 삥 돌아 나서게 되면 도로변에 이르게 된다.
꼭두방재휴게소 마당에 이르른 일행은 서로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고 짙어지는 어둠 속에서 그렇게 또 고단한 하루의 날개짓을 접는다.(19시 40분)

*교통안내:-포항 우방토파즈-꼭두방재휴게소 (45km), 꼭두방재휴게소-죽장면 상사리 평지동 (14km)
-우방토파즈를 출발하여 달성4거리- 죽장면소재지까지는 35km, 죽장면소재지에서 청송방면으로 좌회전하여 잠시 달리다가 구불구불한 고갯길을 올라서면 꼭두방재휴게소에 이른다(50분 소요)
고갯길을 내려서게 되면 일명 "도평 아웃토반"으로 불리우는 곧은 길을 따라 나서게 되고 청송쪽 도평리 조금 못미쳐 "상사리,하시리,성불사" 이정표가 서 있는 지점에서 우회전 하여 잠시 나서면 신풍저수지에 이른다.
저수지 왼쪽 길을 따라 차도가 이어지고 하월경마을을 지나치면서부터 비포장길이 시작되지만 승용차 통행에도 큰 무리는 없다. 다리 하나를 지나치게 되면 폐교가 된 점말마을의 "죽장초등교 상사분교"가 나오고 이어서 나타나는 갈림길에서 시멘트도로가 시작되는 왼쪽 길로 접어들어 2km 정도 나서게 되면 평지동마을에 이른다.(포항-평지동 59km) 산행초입은 평지도 못미쳐 왼쪽으로 골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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