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두령-계방산-주목삼거리-노동계곡-이승복생가터-아랫삼거리
*산행코스
운두령-(2.2km/45분)-쉼터-(1.2km/25분)-전망대-(0.7km/20분)-계방산-(0.5km/8분)-주목삼거리-(4.9km/1시간 30분)-제2야영장-(약 2.0km/30분)-아랫삼거리
== 이정표거리: 약 11.5km, 총소요:5시간, 순보행: 3시간 38분 ==
통계에 의하면 태백산에 이어 두 번째 겨울 산행지로 각광 받는 곳이 바로 평창에 있는 계방산이라고 한다.
계방산은 백두대간의 오대산에서 용문산으로 이어지는 한강기맥의 최고봉으로 남한에서는 한라, 지리, 설악, 덕유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산이다. 겨울이면 환상적인 설경이 3월초까지 이어져 겨울 산행지로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산이다. 산행은 홍천과 평창을 잇는 해발 1089m의 운두령에서 시작하여 정상을 오른 후 노동리 아랫삼거리로 내려오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산행 들머리인 운두령이 이미 해발 1089m에 이르고 보니 정상과는 표고차가 불과 488m밖에 나지 않으므로 계방산을 가장 쉽게 오를 수 있는 코스이기도 하다. 등산로 또한 완만한 외길로 곳곳에 정상까지의 거리를 표시하는 이정표가 서 있으므로 길을 잘못 들어 낭패를 보는 일도 거의 없을 것이다.
▼운두령에서 계방산 오르는 들머리는 주차장 건너 등산안내판이 서 있는 침목계단으로 들어선다.
간이 매점과 주차장이 있는 운두령에서 차도 건너 북쪽 절개지의 침목계단이 설치된 곳이 계방산으로 오르는 들머리로 초입에 등산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약 20m 길이의 침목 층계를 올라서면 이미 어느 고산준봉에 오른 듯 발 아래가 시원스럽다. 운두령 건너 보래봉, 회령봉으로 이어지는 한강기맥의 산줄기가 물결치듯 너울져 가는 모습이 사뭇 감동이다.
운두령을 뒤로 하고 완만한 능선이 고만고만하게 이어지더니 나목 사이로 계방산 정상부 모습이 초입부터 시야권 안으로 들어온다. 이미 많은 사람이 다져 놓은 눈길이 위태로워 아이젠을 걸치고 나서야 걸음이 다소 안정된다.
1166봉을 지나면 무릎까지 오는 산죽길에 이어 나무껍질에 허연 얼룩이 진 물푸레나무 군락지가 펼쳐진다. 물푸레뿐만 아니라 신갈나무, 거제수나무도 당당하게 제 이름을 목에 걸고 있다.
운두령에서 완만한 능선을 이어 50여분 이면 현위치를 알리는 등산안내판이 서 있는 쉼터에 닿는다. 쉼터를 지나면 길은 제법 가팔라지게 되므로 미리 숨을 고르고 가라는 배려인 듯 원형의자까지 마련되어 있다.
쉼터를 지난 길은 경사도를 높인다. 쉼터에서 전망대에 이르는 구간이 계방산 오르는 길 중 가장 급경사 구간으로 "계방산 깔닥고개"로 불리기도 하지만 여느 산에 비하면 숨 넘어갈 정도의 거친 길은 아니다. 계방산의 주능선이 워낙 유순한 터라 상대적으로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1496봉 전망대에서 본 설악산(가운데 멀리-사진을 축소했더니 희미...)과 우측 소계방산▶
쉼터에서 30여분 가량 올라서면 나무데크가 있는 1496봉 전망대에 닿는다. 전망대 바로 아래는 넓직한 헬기장이다.
전망대에 서면 강원도의 첩첩한 산줄기에 절로 탄성이 터져 나오게 마련이다. 사방팔방 천지간으로 출렁거리며 파도처럼 너울지는 산줄기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하얀 눈을 덮어쓰고 하염없이 이어지는 산줄기는 벅찬 감동으로 다가온다.
전망대에서 북쪽 가까이 뾰족하게 솟아오른 소계방산(1490m)을 중심으로 왼쪽 멀리로는 설악산 대청과 중청이 쌍둥이처럼 볼록 솟아 있고 그 왼쪽으로 서북릉도 아련하다. 소계방산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오대산도 지척간으로 보인다.
반대쪽으로 눈을 돌리니 홍천, 평창, 정선쪽의 이름을 불러 주지 못하는 산과 산들이 겹겹의 해일처럼 일렁인다. 역시 전망대라는 말이 손색없이 뛰어난 조망을 보여주는 곳이다.
▼계방산 정상부 - 뒤로 보래봉, 회령봉, 흥정산, 태기산으로 이어지는 한강기맥이 아련하다.
바람까지 잦아든 전망대 아래 너른 헬기장에서 점심상을 펼쳤건만 이미 배터지도록 사방의 산들을 채워 넣은 터라 먹지 않아도 배부를 지경이다. 이 겨울 이토록 아늑하고 청명한 날씨도 축복이지만 너른 풍경을 눈에 담고 점심상을 펼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가.
전망대에서 동쪽 코 앞으로 보이는 정상까지는 0.7km의 완만한 오름으로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정상을 알리는 빗돌과 돌탑이 서 있는 계방산 정상 역시 넉넉한 터를 제공한다. 청명한 날씨 덕분에 설악에서 남으로 이어지며 구룡령, 오대산을 거쳐 노인봉, 황병산, 선자령의 풍차까지 선명하게 굽어 볼 수 있으니 계방산이야말로 백두대간의 등줄기를 한 눈에 아우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라 해도 전혀 손색없을 것이다.
정상에서의 하산로는 세 갈래로 갈라진다.
운두령으로 되돌아 가는 길과 남쪽 능선을 따라 아랫삼거리로 내려 가는 길. 그리고 북동쪽 오대산방면의 한강기맥 줄기를 타고 가다가 노동계곡으로 내려설 수 있다.(이정표: ↓운두령 4.1km, →계방산주차장 4.8km, ↑오토캠핑장 5.4km)
이 중 주목삼거리를 지나 노동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 가장 많이 이용된다. 정상 이정표가 가리키는 오토캠핑장 방향의 북동능선을 따라 야트막한 산봉 하나를 넘어서면 8분만에 주목삼거리 안부에 이른다.
정면 능선방향은 오대산이나 소계방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이지만 현재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안부에서는 오른쪽 "제2야영장 4.9km"를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내려서면 주목군락지가 펼쳐진다. 아름드리 곧게 자란 주목이 또다른 볼거리다.
◀이승복생가터
주목군락지를 지나 다소 급한 경사구간을 내려서면 40분 만에 계곡가에 이르게 된다. 이후 완만해진 길을 따라 10여분 나서면 전나무 숲길을 지나 시멘트 옹벽과 철망이 있는 작은 물막이터에서 계류를 건너면 길은 넓직하게 변한다.
잠시 후 하늘을 향해 창검을 세운 듯한 낙엽송 숲이 잠시 이어진다. 넓은 길을 따라 20여분 가까이 내려서면 주차장과 급수대가 있는 제2야영장에 닿는다. 이후 차도를 따라 산행 종착지인 아랫삼거리 "삼거리교" 까지 내려서는 길이 다소 지루하지만 야영장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반공소년 이승복생가터가 지루함을 달래게 된다. 이승복생가터에서 아랫삼거리까지는 25분 가량이 소요된다.(2010.1.26 한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