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2리-에딘버러CC-돛대봉-낙조대-마천대-수락폭포-수락리주차장
*일시: 2012.3.8
*도산2리 버스정류장-(3분)-시군 경계능선 초입-(10분)-밀양박씨묘(에던버러 골프장시작)-(15분)-삼각점(368.6봉)-(50분)-돛대봉-(1시간 20분)-낙조대-(35분)-마천대-(35분)-군지구름다리-(13분)-수락폭포-(25분)-수락리 주차장
=== 총소요: 6시간 25분, 순보행: 4시간 45분 ===
대둔산 정상인 마천대에서 본 월성봉방향▶
호남의 금강이란 수식어가 따라 다녔던 대둔산은 그 유명세만큼 수려한 중부내륙지방의 명산이다.
충남의 논산, 금산, 전북의 완주와 접경하고 있다. 정상부를 중심으로 기암괴석과 바위 봉우리가 즐비하고 남동 산록에도 수많은 기암괴석이 능선을 이루고 있어 일찌기 충남, 전북 두 지방 모두 도립공원으로 지정하였다.
오래전부터 사시사철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그 유명세는 한때 지금의 금강구름다리의 전신인 "금강적교" 가 놓여있던 시절 300원의 통행세를 내야만 다리를 통과할 만큼 호사를 누리던 시절도 있었다. 허나 케이블카가 설치되고 산에 여러 인공시설물들이 들어서면서부터 산꾼들에게는 오히려 외면당하고, 관광지로 더 부각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아직 숨겨진 보석 같은 바위능선이 하나 있으니 바로 낙조대 북릉능선으로 알려진 ‘돛대봉 릿지’ 길이다.
사실 본인도 대둔산은 두어 번 밖에 와 보지 않은 터라 정상부 일대만이 대둔산의 전부라고 알고 있었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이번 산행을 통해 대둔산을 남북으로 이을 수 있는 보석같은 코스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낙조대와 정상부인 마천대 일대의 빼어난 암릉미는 이미 세상 밖으로 알려진 터이지만 북릉상에 있는 돛대봉과 낙조대를 있는 아기자기한 바위능선은 크게 위험하지도 않고 정상부 일대처럼 번잡하지도 않아 오롯이 산을 즐기기에는 안성맟춤인 코스라 할 수 있다.
◆대둔산 북릉코스 시발점
대부분 도산리와 수락리 전원마을쪽에서 접근한다.
68번 지방로에서 수락리로 꺾어지는 지점이 도산2리 마을이다. 버스정류장이 있고 그 앞으로 "도산2리"를 알리는 마을 표석이 있다. 표석에는 도산2리 섬뜸, 큰뜸, 장고터라고 적혀있다.
사실 이곳 도산2리 버스정류장에서 북릉 오르는 들머리는 안내판이 없으니 그리 명쾌하지가 않은 편이다. 어떤 선답자의 산행기에는 빗돌 뒤 산기슭쪽으로 이어지는 농로길을 통해 지능선으로 접어들었다고도 한다. 우리 일행은 지형도 상의 금산군과 논산시의 경계를 따르기로 한다. 도산2리 버스정류자에서 도산교를 건너 하천을 오른쪽에 끼고 100m 가량 이동한 후 다시 하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산기슭으로 난 농로길을 따라 들어간다. 농로길은 산 골짜기 안으로 연결되어 있고 골짜기 저 뒤쪽으로 돛대봉이 살짝 고개를 내 밀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농로가 본격 꼴짜기로 진입하는 지점에서 왼편으로 금산, 논산의 경계를 가르는 자그마한 봉우리가 시작된다. 도산2리 버스정류장에서 3~4분 정도 걸어왔다.
산비탈 초입으로 낡은 표지기 두어 개가 걸려 있을 뿐 도무지 길이 라고 여겨지지 않는다. 사실 지형도상의 논산시 벌곡면과 금산군 진산면의 경계가 시작되는 능선 초입부는 제대로 된 길이 없다. 일행의 선발대는 돌격대가 되어 무조건 비탈을 치고 오른다. 나는 농로길을 따라 진행해 보기로 한다. 50m 정도 진행하자 왼편으로 시군경계능선의 잘록이로 붙는 희미한 족적이 나타나고 그 길을 따르자 이내 능선에 붙게된다.
▼삼각점이 있는 368.6봉을 지나 돛대봉 오르는 길에서는 시종 에던버러 골프장을 발 아래에 두고 간다.
능선을 따라 올라서면 희미하던 길은 점점 뚜렷해지기 시작하고 7~8분 완만하게 올라서면 거북상까지 갖춘 잘 꾸며진 묘지인 "밀양박씨" 무덤을 지난다. 무덤을 지나치면 곧 눈 앞이 훤히 트이는 골프장이 나타난다(에던버러CC). 몇몇 분들이 한가로이 골프를 즐기고 있다. 어느분 왈 "우리만 팔짜가 좋은지 알았더니 우리만큼 팔자좋은 사람도 있네그려 ㅎ"
이후 능선길은 골프장과 수림의 경계를 따라 진행하게 된다. 골프장을 벗어나면서부터 길은 사정없는 된비알로 돌변한다. 골프장 시작점에서 15분 가량 부지런히 올라서면 삼각점(금산440)과 삼각점 안내판이 서 있는 368.6봉이다. 주변으로 나무를 잘라 놓아 아랫동네가 훤하게 보인다.
368.6봉에서 북릉상에 있는 돛대봉까지는 왼편 아래로 골프장을 줄곧 시야에 두고 가는 외길 능선이다. 크게 분기하는 능선이 없다는 말이다. 368.6봉에서 2분 정도 진행하면 오른쪽에서 합류하는 또렷한 갈림길 하나를 만난다. 아마도 수락리 전원마을이나 출발지였던 도산2리 마을표석이 있는 곳에서 산기슭을 따라 난 농로길을 통해 능선에 붙어 오는 길로 여겨진다. 만약 하산시에 이 갈림길을 만난다면 무심코 또렷한 길을 따라 수락리 방면으로 내려설 수도 있을 것이다.
368.6봉에서 15분 정도 올라서면 다시 높다란 봉우리 하나가 버티고 있는 오름길 직전에서 오른쪽 사면을 타고 오는 등산로와 합류한다. 그 길로는 노란 표지기들까지 걸려있다. 이 길 역시 수락리 방면에서 올라와 시군 경계능선으로 붙는 길로 여겨진다. 이 갈림길 이후 산길은 잠시 고추선다. 힘겹게 올라서면 그제서야 저 앞으로 돛대봉이 제대로 된 모습을 드러내고 듬섬듬성한 바윗길이 이어진다.
길 좌우로는 벼랑 끝에 자리한 소나무들도 눈길을 끌기 시작한다. 뒤로는 행정리 일대와 골프장이 훤하고 오른쪽으로는 수락리 전원마을도 빤히 내려다 보인다. 가야할 돛대봉 앞으로 우뚝한 봉우리 하나가 전위봉을 이루고 있다.
대둔산 북릉상에 우뚝 선 암봉인 돛대봉▶
수락리에서 오는 갈림길을 만나 후 30여분 능선길을 진행하면 10여m 정도의 자일이 걸린 수직암벽이 앞을 막는다. 자일이 걸려 있어 다행이지만 바위에 얼음이 얼어붙는 겨울이라면 각별히 조심해야 할 구간이다. 힘겹게 자일에 의지하여 바위벽을 오르면 바로 앞으로 드디어 돛대봉이 전모를 드러낸다. 이름 그대로 우뚝선 돛대의 모습이고, 마치 뾰족한 창검을 치켜들고 하늘을 찌를듯 서 있는 기세라 그 분위기가 상당히 위압적이다. 돛대봉까지는 좌우로 벼랑을 이룬 바위날등이다. 사진을 찍느라 코 앞에 있는 돛대봉 올라서기까지는 예상외의 시간이 걸렸다.
삼각점이 있던 368.6봉에서 돛대봉까지는 5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발 아래로 지나온 암릉길이 멋스럽고 왼편으로 수락저수지와 월성봉이 멋스럽게 펼쳐진다. 멀리로는 대전시가지 일대가 아스라하고 그 왼편으로 계룡산도 또렷하다.
◆돛대봉~낙조대간 명품 암릉길
돛대봉에서의 조망을 즐기고 내려서는 곳으로 짧은 로프가 걸려있다. 바위에 쓸려 닳아버린 로프가 위태로워 보이지만 아직은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편이다. 암릉길을 내려와 바람 피한 안부자리에서 점심을 먹는다.
돛대봉 이후 낙조대까지는 아기자기한 바윗길과 전망이 훤히 트이는 조망터가 소나무와 어우러져 멋진 경관을 자아내는 곳이 수시로 나타나 발길을 잡는다. 돛대봉에서 50분 가량 진행하면 암릉 왼편 아래로 태고사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그 앞으로 오대산 방면 능선길이 멋지게 펼쳐진다. 오대산 뒤편 멀리로는 충남제일의 명산인 서대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이후 조릿대 가득한 능선에서 태고사로 내려서는 갈림길 하나를 지나쳐 올라서면 다시 큼직한 암릉이 앞을 막는다. 암릉 직전에서 왼편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다. 앞선 일행들의 일부는 우회로로 진행하고 일부는 바위를 타고 올라 암릉길을 따른다. 암릉으로 올라서자 예상외로 반듯한 암릉길이 이어진다. 암릉길인 만큼 주변 경관도 시원하다. 우회로로 접어들었던 일행은 한참을 내려갔다 다시 올라서는 수고를 해야만 했다. 결론적으로 왼편 우회길은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힘도 배로 들게 되므로 암릉길로 올라서는 것이 시간도 단축되고 조망도 즐길수 있다.
▼낙조대에서 마천대로 이어지는 길은 명품 암릉길이다. 곳곳에 도열한 기이한 바위들이 눈길을 끈다.
바윗길을 내려서면 우회로와 합쳐지는 안부를 지나 다시 암릉길이 이어진다. 태고사가 빤히 내려다 보이는 암릉을 지나고 재미있는 뜀바위도 건넌다. 느긋하게 바위전시장을 감상하며 20분 정도만 더 오르면 낙조대다.
낙조대는 이곳에서 보는 석양이 아름답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지나왔던 돛대봉 능선길이 아득하다. 그 뒤로 충남의 명산들이 파노라마를 이루고 있고, 마천대 방변으로도 온통 바위전시장같은 암릉이 날카롭게 서 있어 눈을 즐겁게 한다.
낙조대에서는 길이 두 갈래로 갈린다.(이정표: 수락주차장 2.78km, 마천대 1.02km) 이정표상의 수락주차장 방면은 낙조대 서릉을 타고 수락리로 내려서는 길이다. 남쪽 마천대 방면으로 길을 잡는다. 낙조대~마천대 구간은 대둔산에서 가장 번잡하고 볼거리를 많이 제공하는 구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낙조대에서 300m 쯤 진행하면 태고사 갈림길이다.(이정표: 태고사 0.75km, 마천대 0.9km) 태고사 갈림길을 지나 3~4분 이면 바로 앞으로 칠성대가 보이는 조망터가 나타난다. 뛰어난 암릉미로 인해 대둔산의 단골 포토존으로 사랑 받고 있는 곳이다. 이후 용문굴 4거리안부(이정표: 용문굴 400m, 마천대 600m, 안심사/옥계천 4km, 태고사/낙조대 400m), 케이블카와 금강구름다리 갈림길(이정표: 마천대 150m, 케이블카/금강구름다리 500m, 낙조대 0.9km)이 있는 매점 앞을 차례로 지나친다. 이후 철제 계단길을 올라서면 탐방로 안내판이 서 있는 마천대 직전 갈림길에 올라선다. 바로 앞으로 인공 조형물인 개척탑이 우뚝 보인다.(이정표: 안심사 3.4km, 옥계천 5.5km, 케이블카 650m, 용문골삼거리 600m)
개척탑이 있는 마천대에 올라서면 사방팔방으로 거침없이 펼쳐지는 조망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발 아래로 금강구름다리가 빤히 내려다 보이고 멀리 이름을 알 수 없는 봉우리들이 저마다 의연한 모습으로 솟아올라 첩첩으로 펼쳐지는 산줄기에 시간 가는줄 모르고 늑장을 부린다.
◆마천대~군지구름다리~수락리
수락리로 내려서기 위해 직전 갈림길로 되내려와 이정표가 가리키는 안심사 방향으로 난 넓직한 사면길을 따른다. 7~8분 내려서자 안심사와 수락계곡 갈림길이다.(이정표: 안심사 3.4km, 수락계곡 3.1km, 마천대 250m)
여기서 왼편의 안심사 방면 갈림길은 허퉁봉을 지나 옥계천으로 이어지는 길로 대둔산 남릉을 따르는 길이다. 돛대봉~마천대 그리고 남릉상에 있는 허퉁봉(서각봉)을 이어 옥계천으로 내려서는 길이 이른바 대둔산 남북종주코스가 된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엮어보고 싶은 길이다.
안심사갈림길을 지나 잠시만 내려서면 또다시 갈림길이다.(이정표: 직진방향-수락리주차장 3.26km, 좌측-구름다리 1.43km) 이 갈림길은 능선이 둘로 갈리는 지점으로 어느쪽으로 내려서도 군지구름다리 지난 지점에서 만난다. 죄측 구름다리 방면으로 길을 잡는다. 멋진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 전망터를 지나자 계단길이 시작된다. 오른쪽 건너로도 암릉길에 놓인 계단길이 빤하게 건너다 보인다. 산길, 인생길이 그렇듯 가보지 못한 건너편 능선길이 훨씬 멋스러워 보인다.
◀수락폭포
계단 이후 "대둔 03-8" 표지목이 있는 무덤터를 지나면 길은 한동안 조릿대숲으로 이어지다가 석천암, 깔닥고개 방면의 갈림길이 있는 4거리를 지난다.(이정표: 석천암 0.66km, 마천대 1.16km, 수락주차장 2.5km, 안심사 2.75km)
이정표의 안심사 방면은 깔딱고개로 올라서는 길이다. 이 갈림길에서 15분 정도면 새로 놓인 붉은색 구름다리를 건넌다. 군지골의 이름을 따 "군지구름다리" 불리고 있다. 구름다리 지나 다시 계단길을 잠시 올라서면 안심사 갈림길 이후 만났던 두 갈래길에서 직진방면의 수락주차장 방면 능선으로 내려서는 갈림길과 합류한다.(이정표: 수락주차장 1.76km, 구름다리 0.07km, 마천대 1.9km) 여기서부터 군지골로 내려서는 330계단이 시작된다. 오르내리는 계단에 각기 숫자가 적혀있어 몇 계단을 지났는지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해 두었다.
주변은 마치 분재 전시장을 방불케 하듯 명품 소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낸다. 계단 끝지점 쯤에서 낙조대에서 오는 길과 만나게 되고(이정표: 낙조대 1.87km, 마천대 1.77km, 구름다리 0.27km, 수락리주차장 1.56km) 마지막 계단을 내려서면 수락폭포다. 이후 석천암/낙조대 방면 갈림길과 선녀폭포, 대둔산승전탑, 월성봉 갈림길을 차례로 지나쳐 내려오면 수락리 주차장이다.
☞사진으로 보는 산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