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휴게소-성황당골-도계능선-신선봉-구병산-백지미재-안도리(저수지공사장)]

 

*산행코스: 속리산휴게소-(4km/1시간12분)-신선대-(2.9km/1시간30분)-구병산-(5km/1시간39분)-안도리갈림길(605봉)-(2km/25분)-안도리(저수지공사장)
*일시:2009.2.27(한무리)
*산행상세
속리산휴게소-(5분)-적암리경로당-(5분)-입산통제소-(5분)-절터갈림길-(10분)-성황당(느티나무)-(10분)-도경계 능선안부-(25분)-홈통바위-(10분)-충북알프스주능선-(2분)-신선대-(25분)-절터갈림길-(25분)-853봉-(5분)-절터갈림길-(5분)-구병리갈림길-(25분)-위성지국갈림길-(5분)-구병산-(15분)-쌀개봉(삼가저수지갈림길)-(15분)-갈평리갈림길-(15분)-백지미재-(10분)-삼가저수지갈림길-(15분)-샘터-(6분)-685봉(무덤봉)-(23분)-605봉(안도리갈림길)-(20분)-계류-(5분)-댐공사장 하부(안도리)
===이정표거리:약 14km,  순보행:4시간 45분, 총소요:7시간 ===

*산행기록
예전같으면 포항에서 구병산 들머리인 적암마을까지 3시간 이상 소요되는 거리였건만 중부내륙과 청원-상주간 고속도로가 개통됨으로 해서 구병산 들머리까지는 휴게소에서 머문 시간까지 포함하여 2시간 30분 안쪽으로 소요되었다. 세상 참 빨라졌다.
적암리 기점 구병산 산행은 일반적으로 상주 보은간 25번 국도인 적암휴게소에서 출발하는 것이 통례였지만 이번 산행은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상에 있는 속리산휴게소에서 출발한다. 차량회수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단체산행의 장점이기도 하다. 산행은 속리산휴게소에서 성황당골을 따라 경상북도와 충청북도의 경계능선으로 올라선 후 도계능선을 따라 충북알프스 주능선에 접한 후 구병산을 지나 서원리 정부인소나무가 있는 서원리 안돌마을로 내려서기로 계획되었다.
일반적인 산행이라면 충북알프스의 들머리이자 날머리가 되는 서원리 고시촌까지 잇는 것이 정석이지만 산악회측에서 서원리 소나무쪽으로 내려서는 코스를 잡았으니 그 길에 대한 궁금증으로 따라 나서 볼 일이다.

출발시 옅은 가랑비 내리던 포항 날씨와는 달리 충청도 땅은 그런대로 맑은 편이지만 하늘빛은 여전히 잿빛으로 우중충하다. 속리산휴게소 건물 맞은 편으로 우뚝 서 있는 시루봉이 아침햇살을 등지고 험상궂은 모습을 하고 있다. 영락없이 시루를 엎어놓은 모습이다.
휴게소 오른쪽 가장자리에 있는 조경시설물 가운데에 서 있는 "행복의길" 이라 세겨진 빗돌 뒤편으로 나 있는 울타리 쪽문을 빠져 나가면서부터 발품은 시작된다. 건너로 위성기지국의 안테나가 보이고 적암리 사기막마을 뒤편으로 울퉁불퉁 솟아오른 구병산의 바위봉들이 무슨 열병식을 치루고 있는 듯 올려다 보인다.
휴게소에서 100여m 나서면 기존의 적암휴게소에서 올라오는 마을 시멘트길을 만나고 잠시후 적암리 경로당 앞을 지나친다. 경로당을 지나면 갈림길로 왼편은 숨은골을 따라 구병산 정상까지 곧장 오르는 길이고, 오른편 구병산 안내도가 서 있는 다리를 건너는 길이 성황당골을 따라 들어가는 길이다.

오른편 길을 따라 5분 가량 개울을 거슬러 오르면 컨테이너 박스가 있는 입산통제소다. 통제소 바로 옆으로는 "구병산 포장마차"가 있어 간단한 먹거리를 팔고 있다.
통제소 앞 작은 다리를 건너 계속되는 골짜기 안쪽을 파고든다. 마을길은 이제부터 분위기 좋은 넓직한 오솔길로 바뀐다. 오솔길 옆 쉬어가기 좋은 정자 하나를 지나쳐 2분이면 이정표(←구병산, 853봉)가 서 있는 갈림길이다. 왼편 표지기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길은 절터골을 따라 정수암지쪽으로 올라서는 길로 구병산 산행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길이다.
여기서는 이정표가 지시하지 않는 직진방향의 계곡길을 따라 곧장 진행한다. 5분 후 왼편 산비탈쪽으로 난 갈림길 하나를 만나게 되는데 초입으로 표지기들이 여럿 걸려있다. 지형도로 봐서는 신선대까지 곧장 이어지는 지능선 길로 여겨진다. 여기서도 계속 계곡을 따라 직진하는 성황당골 안쪽을 파고든다. 4분 가량 오솔길을 따라 들어가면 계류 옆 고목느티나무를 만나게 된다. 느티나무 왼편 비탈에 성황당이 있다. 성황당 뒤편으로 붉은 빛을 발산하는 아름드리 노송 한 그루가 이채롭다.

▼도계능선을 따라 주능선을 오르는 길에 통과하게 되는 홈통바위-바위 위로 올라서면 적암리 일대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kubyung-04.jpg성황당을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되고 제법 팍팍한 오름으로 변한다. 낙엽이 수북히 쌓인 마른 골짜기지만 낙엽 아래에서 풋풋하게 올라오는 봄기운 탓인지 몸은 데워지고 송글송글 땀이 맺힌다. 혹여 이른 봄꽃이라도 만날까하여 주변을 유심히 살피며 오르지만 마른 계류가에 봄을 알리는 화신은 아직도 가뭇하다.
성황당에서 10여분 가량 오르막 끝으로 도계능선 안부에 도착한다. 경상북도 상주시와 충청북도 보은군을 경계짓는 능선이다. 올라선 안부에서는 왼편으로 몸을 돌린다. 20m 후 무명무덤 1기를 지나면서 쉼없는 오르막이 연속된다. 한차례 된비알을 올라서면 지나온 성황당골과 적암리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자리를 지난다.
도계능선을 따라 25분 가량 올라서면 양쪽으로 거대한 바위가 옹립한 U자형 바위틈새를 지나게 된다. 한사람이 겨우 통과할 수 있는 홈통 오름길이다. 홈통바위를 지나 10분 가량이면 충북알프스 주능선에 닿게된다. 주능선에 닿는 부분은 특이한 지형지물이 없는 편이고 주능선 올라서기 직전 암봉 하나를 넘어서게 된다.

올라선 충북알프스 주능선에서 오른편은 장고개를 지나 형제봉으로 연결되는 길이다. 신선대는 왼편으로 2~3분 진행하여 밧줄이 드리워진 곳을 올라서게 되면 만난다. 신선대 올라서기 직전의 밋밋한 안부에서 왼쪽 아래에서 올라오는 길은 성황당골 오를때 절터 갈림길과 성황당 중간쯤에서 보았던 왼쪽 오름길과 연결되는 길이다.
신선대(785m) 정상부는 "구병산 신선대"를 알리는 작은 빗돌이 있다. 휘늘어진 소나무 아래 반석에 앉아 동쪽 건너 상주땅을 바라보는 맛은 시원하기 그지없다. 북쪽 건너 나무가지 사이로 속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이 시야에 잡히고 그 오른쪽으로 형제봉까지 이어지는 대간능선이 살아서 꿈틀대듯 역동적이다.

신선대를 지나면서부터 왼편 아래로 적암리 일대를 내려다보며 본격적인 암릉지대를 걷게 된다. 조망으로 더디어진 걸음은 824봉 암릉을 넘어 절터골에서 올라오는 안부 이정표까지 25분이나 소요되었다.(이정표:←절터 1.3km, ↑853봉 0.3km, 구병산 1.8km)
이 안부에서 구병산 최고의 암릉을 자랑하는 853봉으로 이어지는 바윗길을 통과하는데는 불과 300m 정도지만 853봉에 닿기까지는 25분 가량을 소비했다. 더러 위험한 구간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바위를 부둥켜 안고 넘어서는 짧은 모험들은 희열에 가까울 만큼 한발한발 암릉을 넘어서는 즐거움이 동반하는 길이다. 게다가 턱없이 눌러대는 카메라 셔터로 걸음은 고무줄처럼 늘어난다.
853봉까지 조심해야 할 바윗길은 두 곳 정도 나타난다. 구병산은 예전에 비해 보강된 밧줄이며 발판이 있어 안전산행을 돕고 있지만 길이 다소 위태롭다고 여겨지면 우회로를 타는 것이 안전하다. 암봉 위험구간에는 표지판과 함께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우회로가 있다. 수도 없이 오르내리는 암봉을 넘어선 끝자락에 853봉을 알리는 빗돌 하나가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 했노라 위로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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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3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오름길▶
853봉에서 다시 수직의 밧줄구간을 내려서면 절터에서 올라오는 갈림길과 853봉을 우회한 길과 만나는 안부에 닿는다.(이정표: ↓853봉 0.2km, ←절터 1.3km, ↑구병산 0.9km) 안부를 지나 암릉 초입에 위태롭게 걸려 있는 가는 로프를 타고 오르면 815봉에 올라선다. 815봉은 바위 오름길 직전으로 오른쪽으로 우회로가 있다.
815봉을 넘어서면 구병리 갈림길이 있는 안부다.(이정표: →구병리 1.3km, ↑구병산 0.9km) 이 안부에서 구병산 정상과 비슷한 높이의 이웃한 봉우리(873봉)을 우회해 나가면 20여분 후 숨은골에서 올라오는 갈림길과 만난다.(이정표: ←위성지국 2.5km, ↑구병산 0.1km) 여기서 급경사 바윗길을 5분 올라서면 구병산 정상이다.(이정표: ↑서원리 7.7km, ↓형제봉 13.2km)
정상 북쪽 삼가저수지 뒤로 뽀족하게 솟은 속리산 천왕봉을 비롯해 그 왼편으로 마치 여인네의 젖꼭지처럼 봉긋하게 솟아오른 문장대며 관음봉 묘봉으로 이어지는 충북알프스의 연릉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남쪽 아래로는 마로면을 가로지르며 일자로 뻗은 청원-상주 고속도로가 시원스럽고 그 너머로 민주지산이 아련하게 시야에 잡힌다. 좀더 맑은 날이라면 덕유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하산은 충북알프스의 끝자락이자 시발점 이기도 한 서원리로 이어지는 서쪽 능선을 따른다. 이정표의 서원리라 표시된 서쪽으로 몇 발자국 내려서면 갈림길로 오른쪽 "돌아가는길" 이정표가 있는 곳은 위성지국 갈림길이 있는 안부로 이어지는 길이고, 왼편 아래 스텐레스 사다리를 내려서는 길이 서원리 방향이다.
사다리를 내려서면 우리나라 3대 풍혈 중의 하나라는 구병산 풍혈을 만나볼 수 있다.(3개소) 이 풍혈은 2005년 발견되었다고 한다. 바람구멍 속에 손을 넣었더니 실제로 제법 온기를 느낄수 있었다. 풍혈을 지나 10분 정도 서릉을 따라 나서면 삼가저수지 갈림길이 있는 쌀개봉이다.(이정표: ↓구병산 0.8km, ←서원리 6.9km, →삼가저수지 3.3km)
쌀개봉에서 15분 후 왼편 갈평리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3~4분 후 무덤 1기를 지나친다. 쌀개봉 이후의 능선길은 노송 우거진 솔숲길로 솔가리 깔린 푹신한 길이 지금까지의 암릉길에 비해 훨씬 걷기가 수월하다.
10여분 후 로프를 타고 오르는 짧은 슬랩지대를 올라선 후 50m 정도 더 나서면 두번째 무덤을 만난다. 이 무덤에서 2분 후 왼편 갈평리 뱀골방면으로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이곳이 안내도의 백지미재쯤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어떤 지형도에는 백자미재로 표기되어 있기도 하다. 별 특징없는 그저 펑퍼짐한 잘록이로 오른쪽 아래로는 길이 있어 보이지 않는 백지미재는 마을과 마을을  잇는 옛 고개의 개념은 아닌 듯하다.

백지미재 이후 10분 가량 긴 오르막을 올라서면 삼가저수지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3거리 봉우리에 올라선다.(이정표: ↓구병산 2.6km, ↑서원리 5.4km, →삼가저수지) 이 봉우리에서 15분 가량 잔봉을 오르내리면 펑퍼짐한 안부에 닿게 되는데 여기서 길은 정면의 능선을 곧장 치받아 오르지 않고 오른쪽 산허리를 크게 돌아 나간다.
안부에서 오른쪽 허리로 돌아가는 길섶에 돌로 다듬어 놓은 엉성한 샘터를 만나게 되는데 "멧돼지샘터"라 부르는 곳이다. 이 일대로는 구병산의 깍아지른 산세와는 상반되는 펑퍼짐한 분지형 지형을 이루고 있다. 이 일대로 예전 화전민의 흔적이 있다고 한다.
안부에서 7~8분 올라서면 봉우리에 무덤1기와 이정표가 있는 685봉이다. 이정표는 "서원리 4.0km, 구병산 4.0km" 를 알리고 있어 구병산과 서원리의 딱 중간지점이다. 무덤봉을 지나 잠시 육산을 따르다 보면 정면으로 다시 암릉길이 나타나는데 이 일대의 암릉을 칼바위암릉이라 부른다. 이미 수많은 암봉을 오르내렸다는 핑계로 이 암릉지대는 우회하기로 한다. 처음 나타나는 암릉은 왼쪽으로 두번째 나타나는 암릉은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이후 급경사지대를 올라 마지막으로 나타나는 5m 정도의 암릉을 올라서면 오른쪽 아래로 저수지 공사장이 내려다 뵌다. 암릉에서 5분만 더 올라서면 안도리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605봉에 닿는다.(이정표: ↑서원리 3.0km, →안도리 2.0km, ↓구병산 5.0km)

처음의 산행계획대로 서원리 정부인소나무쪽으로 내려서려면 여기서 서원리쪽으로 봉우리 두 개를 더 오른 후 우측으로 내려서야 할 것같은데 우리의 선두대장님께서는 여기서 안도리 이정표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서 버렸다. 지금도 왜 그쪽으로 내려섰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분명 서원리 소나무쪽과는 한참 떨어진 곳으로 암릉에서 보았던 저수지 공사장쪽으로 내려서는 길이건만...
아무튼 이 삼거리봉에서 안도리쪽으로 방향을 잡고 우측 지능선을 따라 내린다. 길은 주능선에 비해 통행이 별로 없었던 듯 호젓한 길이지만 잠시 유순하게 이어지던 능선은 급경사 내리막으로 돌변한다. 바로 아래로 저수지 공사장을 내려다 보며 굴러 내리듯 20분간 떨어지면 마른 계류가에 내려서고 계류 건너 우측 사면을 따라 5분 가량 돌밭지대를 지나면 저수지 공사장 바로 아래인 서원계곡에 닿게 된다.

유의해야 할 것은 계류 건너는 지점부터는 길 흔적이 뚜렷하지 못하다. 간간이 낡은 시그널들이 걸려있긴 하지만 역진행시에는 세심하게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아무튼 주능선에서 안도리 방향 이정표를 따라 내려서는 길은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길이다. 역으로 이 길을 찾아 거슬러 오르려면 저수지 댐 공사장 하부에서 계류 오른편으로 건너다 보이는 지계곡으로 진행해야 한다. 지계곡 초입으로 큼직한 바윗돌들이 있으므로 참고한다.
저수지 공사장에서 서원리 소나무까지는 약 1.4km 가량 떨어져 있다. 또한 저수지 공사로 인한 발파작업으로 서원리에서 속리산으로 연결되는 삼가터널입구 3거리부터 저수지 방면의 서원계곡쪽은 차량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산행후 속리산 정이품송의 부인격이라 불리는 서원리 정부인소나무에 들러 짧은 추억을 남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