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짐 짚고 떠나는 선비문화탐방 - 함양 (2012. 5/11~12)

 

▲ (좌상)단짝인 김,정 총괄님의 다정한 포즈(용추계곡 용추폭포), (우상) 벽송사 미인송

▲ (좌하)수승대, (우하) 수승대 있는 510년 된 은행나무 보호수

 

유난스럽게도 올 봄은 날씨 변덕이 심한 것 같다.

춥다, 덥다, 비오다의 반복, 꽃피는 시기도 갈팡질팡...ㅎ

우물안 개구리라고 맹날맹날 공장과 집만 왔다갔다 하다보니 세월이 가는지, 오는지, 봄이 얼마나 깊어졌는지 조차 잊고 살다.

하여, 뜨거운 계절이 오기 전 동료 다섯 명은 의기투합하여 서로의 신뢰와 소통을 더욱 다지는 의미에서 일탈을 꿈꾸며 뜻깊은 여행을 다녀오다.

그것도 1박2일 씩이나...

 

요즘이야 여수 엑스포가 대세지만, 얄팍한 주머니 사정과 나라경제를 염려한 아주 저렴한 여행이었다.

먹고 마시는 여행문화에서 벗어나 자연과 벗하며 걷고, 보고, 배우는 아주 건전하고 검소한 여행.

하지만 내용은 알차고 소중하기 그지없는 시간들이었다.

 

대상지는 경남 함양! 정총괄님의 고향동네...

함양은 과거 벼슬아치들이 ‘울고 왔다 울고 간다’고 할 정도로 오지 중의 오지로 꼽혔던 곳이지만,
유학을 대표하는 선비의 고장으로 산수가 수려해 곳곳이 누각과 정자가 산재해 있고, 사대부와 관련된 문화재가 많은 양반 골이기도 하다.

또한 지리산과 덕유산 자락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과 정기로 사계절 청정한 기운이 휘돌면서 빛어낸 함양8경을 품고 있는 곳.

 

천년의 숲과 구슬같은 계류가 흐르는 골짜기, 그리고 곧은 선비정신이 살아 숨쉬는 함양땅.

늦은 봄, 혹은 이른 여름의 서정을 느끼며 떠난 B조의 함양여행!

죽장의 삿갓은 아니지만 시커먼 선그라스 끼고 이 계곡, 저 정자로 옮겨다니며 풍류를 읊는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세삼 느껴보다.

 

함양으로 함 떠나보면 분명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함양의 사계절은 틀림없이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화림동계곡의 정자 중 최고로 풍광이 좋다는 동호정 차일암에 앉아

 

▲ 추어탕과 어탕국수로 유명한 거창 구구추어탕에 들러 점심식사를 하는것으로 여행은 시작되고.... 반주로 소주 한 잔은 필수

 

▲ 함양여행에서 제일 먼저 만난 것은 용추계곡의 심원정, 용추사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다.

   고풍스런 정자 ‘심원정’에 오르면 마음까지 맑아진다는 청신담이 내려다 보인다. 맑은 물, 바위 ,나무가 어우러진 모습을 보며 풍류를 즐겼을 함양의 선비들...

 

▲ 용추폭포와 용추사 - : 용추계곡에서 인증샷을 날리고 몇 걸음 올라서면 용추사

 

▲ 용추사는 고풍스런 맛은 없지만 단아하고 아담한 절집이다. 절 계곡길을 따라 올라가면 용추자연휴양림이 있다는데..... 걍 패스~

   박수석은 뭘 저리도 간절히 갈구하는지...ㅋ 사실은 컨셉~

 

▲ 용추계곡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물레방아 공원에서 잠시 들러본다.

   연암물레방아 공원은 박지원선생이 청나라에서 본 물레방아를 처음으로 만들었던 것을 기념하기 위한 공원.

   손님과 주인장의 목조동상이 웃음을 자아낸다. 물레방아 옆으로는 사암정이란 정자도 있다.

 

▲ 동호정

   용추계곡을 빠져나와 찾은 곳은 화림계곡, 동호정은 함양을 대표하는 정자중 가장 경치가 좋고 화려하다고 한다.

   여기서부터는 계곡 옆 탐방로를 따라 욜씨미 걷는다.

 

▲동호정 주변 화림계곡

 

▲ 자연을 벗삼이 유유자적... 함양8경의 제5경인 화림풍류 동호정~거연정간 꽃길 탐방로를 따라 걷다.

 

▲ 동호정에서 거연정까지는 한참을 걷다. 중간중간 나타나는 정자에 들러 시 한수씩 읊어보다.

   탐방로에선 손바닥만한 취나물도 한 웅큼 채취하다. 이 취나물은 저녁때 돼지수육과 궁합을 이뤄 최고의 인기를 얻게되니...

 

▲ 거연정까지의 정자탐방은 계속 이어지고

 

▲ 화림풍류 탐방이 끝나고 안의에 있는 광풍루도 들러보다. 금호강변을 지키고 있는 수목의 반영이 눈길을 끌다.

 

▲ 이제 정총괄님의 고향동네인 개평마을에 도착.

   마을에서 젤루 먼저 찾은 곳은 명가원, 이번에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한국전통주란다. 정촐괄님은 주인내외와 집안이라 카고...

   김총괄님은 이것 저것 전통주를 시음 삼매경에 빠져있구...

 

▲개평마을은 안동의 하회마을과 비슷하지만 규모는 작다.

  이곳에는 조선시대의 유학을 대표하는 동방5현의 한 사람으로 추앙받는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택이 있다.

  정총괄님은 정여창 선생의 18대손이구요. 아주 뼈대있는 가문의 자손이랍니다.

  어릴적 이 고택에서의 이야기를 술~술~ 풀어 놓습니다. 고택 이곳저곳을 둘러보기도 하고 어릴적 한학을 배웠던 흉내까지 내보다.

 

▲마을을 둘러보고 일두선생 산책로를 따라 작은 동산에 올라서다.

  언덕 위에 있는 정일품농원은 한옥체험, 전통활동체험장, 전통장류 체험장이 있어서 옛 사람들의 생활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곳.

  발 아래로는 개평마을이 한 눈에 보이고, 뉘 집 개가 새끼를 몇 마리 낳앟는지도 훤히 꿰어 볼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국수였던 사초 노근영 선생의 사적비가 세워져 있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적혀있다.

  집을 번 떠면 1년 동안 들어오지 않고, 있는 것 없는 것 모두 가난한 사람께 나눠주고.... 집에 들어올 때는 누더기 차림이었다니

 

▲ 개평마을을 둘러보는 동안 어느덧 해는 뉘엇뉘엇~

   말을 몰아 함양읍내에 있는 늘봄식당을 찾다. 이곳 역시 함양 맛자랑의 한 곳으로 점심때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집이라데...

   주 메뉴는 오곡밥, 덤으로 돼지수육이 나오는데 낮에 노획한 취나물을 데쳐서 싸 먹는 맛은 증말 끝내주다.

   식사 후 상림 숲.... 야간 산책에 이어, 함양읍내에서 쵝오로 깔끔한 모텔로 숙소를 정하고...

 

   담날 아침은 일찍 일어나 상림 산책로를 따라 한바퀴~~~~ 다들 왜 그리 부지런한지...ㅎ

 

▲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오도재로 올라서다. 고개마루엔 지리산제일관문이 거대한 성루처럼 버티고 있고.

   성루에 올라 주변을 조망하는 맛이 끝내주지만 옅은 박무는 그리 멀리까지는 허락하지 않네.

   가까운 곳에 삼봉산이 있어 잠깐 산책을 겸한 등산도 하다.

   근데 이게 뭡니까? 아직 아무도 손대지 않은 두릅이며, 연한 나물들이 지천으로 깔려있네요...

 

▲ 오도재 주변으로는 장승공원이 있어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도재에서는 포항에서 공수해온 싱싱한 문어를 안주삼아 한 잔 거하게 마시다. 그러다보니 꽤 오랜 시간을 지체하게 되고.

    사실은 함양 아짐씨들 때문에 시간은 고무줄처럼 늘어납니다.

 

▲ 오도재를 넘어 서암석불에 도착.
   오도재를 넘으면 지리산 칠선계곡과 백무동계곡으로 들어설 수 있고, 칠선계곡 초입의 산중턱에는 함양 8경중 제6경인 ‘서암석불’이 있다.

 

▲ 서암은 인근 벽송사의 암자로서  사찰의 역사와 규모에서 벽송사에 비할 바 아니지만 방문객의 발길이 잦은 곳.

   바위로 뚫어 만든 ‘대방광문’이란 문을 지나 굴법당에 들어서면 탄성부터 나온다. 불상은 말할 것도 없고 벽이며 천장까지도 섬세한 조각들로 가득.

   아쉽게도 사진촬영을 금지하고 있어 굴법당 내부 흔적은 남길수가 없었네요.

 

▲ 내친김에 벽송사도 둘러보다.

   벽송사는 지리산 둘레길 4코스에 속해 있고, 멋들어진 미인송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 오는 길에는 수동면에 있는 청계서원도 잠시 들러보다.

   이곳은 경상남도문화재자료 제56호로 조선연산군때 학자인 김일손이 수학하던 서원이라네요.

   사실 함양땅이 워낙 선비의 고장이고 보니 곳곳에 널린 것이 서원이고 정자이다보니 뭐 그리 세삼스러울 곳도 없는 것 같다.

 

▲ 귀포길에는 거창의 수승대도 둘러보다.

   수승대야 국민관광휴양지로 지정될 만큼 유명란 곳이니 설명은 패스~

 

▲ 수승대를 끝으로 1박2일의 아쉬운 여행을 마감하다.

 

▲ 함양에서 만난 풀꽃들...

 

 

일상이 무료하다고 느껴지면 여행을 떠나보세요.

혼자도 조코, 둘도 조코, 가족, 혹은 동료, 연인과 떠나는 여행

반드시 삶의 활력을 재충진 할 수 있는 기회임을 확신합니다.

단, 뒷짐 짚고 팔자걸음으로 느리게 느리게 걸어보십시오.

참 편합니다. 마음도 여유로워집니다.

 

*조직활성화로 1박 2일 함양여행 즐겁게 다녀올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고.... 견문을 넓힐 수 있도록 알뜰한 여행코스 계획해 주시고 안내해 주신 정총괄님 감사합니다.

*맛있는 문어 준비해 주시고, 삼봉산 산책길에서 노획한 지리산표 청정 무공해 두릅을 튀겨와 입을 즐겁게 해준 김총괄님 감사합니다.

*아직은 조직의 분위기에 익숙치 못하지만 묵묵히 잘 따라준 박수석님 감사합니다.

*시종 분위기 메이커로 즐거운 여행 될 수 있도록 굳은 일 맡아주신 손수석님 감사합니다.

 

==== 주위를 둘러 보면 감사할 일들이 너무 많아 행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