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헌-평해황씨 해월종택(황여일 고택)- 울진군 기성면 사동리] *2015.10.18
 
풍수를 공부하는 사람들에 섞여 "간산" 이란걸 따라가다. 나에겐 간산이란 용어자체가 생소하다.
사전을 찾아보았더니 "간산(看山): 명당에 묘를 쓰기 위해 산을 돌아보는 것" 이라 적혀있다.
일종의 풍수지리 현장학습 정도로 여겨진다.
답사지는 울진 기성에 있는 해월헌, 근남면에 있는 남사고 부친묘와 남사고묘, 영덕 영해 괴시리마을의 이색 생가터로 짜여져 있었다.

 
풍수에 대해서는 좌청룡우백호란 말만 들어보았을 뿐, 풍수의 풍자도 모르는 얼뜨기가 멋 모르고 따라 나선 길이다.
대부분이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로 공직생활을 마치고 풍수에 관심을 두고 지속적으로 공부해 오신 분들이라 한다.
지도교수는 대구에 계신 양동주교수으로 열정적으로 강의를 해 주셨다.
처음 듣는 생소한 단어들이 대부분이라 "소귀에 경읽기"지만 나름대로 귀한 시간이었다.
대구, 언양, 포항에서 모이신 분들은 나를 포함하여 모두 23명.

첫 번째로 찾은 곳은 울진 기성에 있는 해월헌이다.  평해황씨 해월종택으로 조선중기 문관이었던 황여일의 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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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국도변에서 해월헌이 있는 사동마을을 바라 본 모습이다.
마을 들어서기 전 멀리서 전체적인 지형과 집이 들어선 위치에 대한 지형설명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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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겨본 마을 모습
해월헌 주소는 울진군 기성면 해월헌길 70(사동리 433). 건물은 사동리에 소재하는 사동초등학교 동편 골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양택이라고 하며 주산엔 울창한 소나무가 자라고 있고 집 바로 뒤에는 작은 대숲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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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차로 가까이 접근하여 마을 입구에서 걸어 들어간다.
예전엔 해월헌이란 안내판이 있었으나 지금은 "평해황씨 해월종택" 이란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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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판을 따라 마을 안길로 들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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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월헌에 들어서기 전 다시 산의 형세와 고택의 위치에 대한 설명을 듣다.
현재 해월헌이 있는 집터를 강릉 이남에서 제일 좋은 집터라고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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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으로 해월헌 대문채.
입구인 대문채는 맞배지붕을 하고 있으며1993년에 복원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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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강, 열공중.
담장안 소나무가 명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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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해황씨 해월종택 안내도.
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156호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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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채로 들어서면 고색 짙은 해월헌이 입구 우측으로 반긴다.
해월헌은 정면 4칸, 측면 2칸 규모의 팔작지붕을 한 기와집이다. 주위로는 토석담장을 둘렀다.


해원헌은 공조참의(工曹參議)지내고 이조참판에 추증 되었던 해월(海月) 황여일(黃汝一, 1556~1622)의 별구(別構)이다. 처음에는 기성면 사동리 마악산에 건립되었다. 해월이 33세에 지은 일종의 정자(亭子) 기능을 한 건물이다. 서장관으로 임명되어 명나라를 간 해월은 명 황제의 오해를 풀고 양국의 우호를 증진하는데 이바지한다. 해월은 황제의 질문에 “조선은 3천 리 밖에 안 되지만 저의 집 앞에는 만 리 창해가 보입니다.”라고 답하였다. 사실 해월이 살던 집에서는 바다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귀국 후 급히 마악산 아래 바다가 보이는 해월헌 옆에 정침을 지었다는 일화가 있다. 이 정침은 50년 후 불에 타 없어진다. 1588년(선조 21)에 건립된 후 1847년(헌종 13)에 후손들이 현 종택 내로 이축하였다.(인터넷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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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밖에서 명품으로 보였던 소나무.
가지가 무려 7개 정도 되어 보인다. 칠지송(七枝松)?
나무그늘 아래에는 돌식탁과 돌의자가 마련되어 있어 운치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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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월헌(海月軒)'편액
해월헌의 편액은 아계(鵝溪) 이산해 선생의 친필이라 한다.

아계 이산해 선생은 조선조 선조대에 영의정을 지낸 정치가이자 뛰어난 문인으로, 문장이 매우 빼어나 ‘문장 8가(文章八家)’로 일컬어졌다고 한다.
해월헌의 편액과 건립 기문은 아계선생이 당파에 휩싸여 기성면 황보리에서 유배생활을 할 때 썼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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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채에서 본 해월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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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도에는 정침으로 표시되어 있는 건물이다.
편액에는 모고와(暮古窩)라 적혀 있다. 살림집으로 현재 평해 황씨의 14대 종손 황의석씨 부부가 살고 있다.
뒤편 산줄기는 우백호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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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청룡쪽
백호와 청룡에는 붉은빛 아름드리 소나무가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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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로 만들어진 굴뚝 모양새가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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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툇마루엔 수세미가 말라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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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침 사랑채 현판에는 모고와(暮古窩)라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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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고와(暮古窩)??
저물어가는 시간 옛 것을 생각하게 하는 집???
툇마루 아래 장미가 씨방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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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해황씨 해월종택은 민속문화재 1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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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살이가 있는 정침내부에서도 열강해 주신 양동주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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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되어 있는 주방 선반엔 낡았지만 반짝거리는 냄비와 작은 상, 큰 상들이 장식하고 있다.
종가집 종택이라서 인지 엄청나게 많는 상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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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침은 정면 7칸, 측면 5칸 규모의 ‘ㅁ’자형 건물이다.
교수님 말씀으로는 아늑한 기운이 감돈다지만, 사방이 막혀 있어서 답답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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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상들이 계속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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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붕엔 곳곳에 와송이 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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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입구엔 빗장이 걸려져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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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쿠리라 해야 하나... 가운데 걸린 건 쌀이나 콩을 거를때 쓰던 것인데 이름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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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이라고 생긴 곳에는 모두 와송이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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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침엔 황씨 종가댁 부부가 기거하고 있었다.

모든 세간살이를 공개하는 격이니 그들의 심기가 편치만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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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툇마루엔 도토리가 마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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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월헌 뒤편으로 자리잡고 있는 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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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쪽에서 해월헌과 모고와 사이로 보이는 대문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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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하게 만들어진 해월헌 대청 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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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드리 기둥엔 나무결이 그대로 살아 있고, 고색이 창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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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월헌은 딸에게 물려 주었다고 하는데...
해월헌은 옛날부터 강릉 이남의 길지로 이 기운을 이어가려면 딸에게 집을 물려주어야 한다고 했다.
지금부터 약 400수십년전 세종대왕때 정선군수를 지낸 권조(權組)라는 사람이 평해에 입향하여 이 집터에 집을 짓고 살았는데 그 후 중종때 그 사위가 되는 이명유(李命裕)라는 사람이 홍천군수로 있다가 중종사화에 몰리어 벼슬을 잃고 돌아 오니 권씨 말이 "이 집터를 사위에게 물려줘야 영원히 이름난 터(基)로서 가치가 유지된다고 하니 자네에게 물려 주네" 하면서 이명유에게 물려 주었다.

이명유는 그 뒤 사위인 정담(鄭湛)장군의 부친인 정창국(鄭昌國)에게 물려 주니 정창국은 판결사 황응징(黃應澄)-(해월선생의 부친)에게 물려 주었으나 황판결사는 딸이 없어 사위에게 물려주지 못하고 대대로 황씨(黃氏) 종손이 살아 왔는데 지금의 해월헌의 안채가 바로 이 집터이다.
딸에게 물려주는 전통을 이어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아는 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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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월헌 마루엔 시 편액들이 빼곡하게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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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당엔 겨울을 나기 위한 땔감이 즐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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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손께서 알려 주신 뒤편 연못을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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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월헌 뒤편 대 숲 사이로 연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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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숲 연못에서 본 해월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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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입맥하는 내룡자락 바위 틈 새로 나오는 샘물이 있다.

양교수님께서는 마음이 맑아진다고 모두에게 세수(洗手)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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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못은 황씨 종손이 복원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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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의 근원을 찾기 위해 샘터의 물을 비우고 물줄기의 원천을 찾아보다.
낮은 야산 자락이지만 바위틈에서 샘물이 솟아 난다는게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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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밭사이에 서 본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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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강 열공 중

사각을 이룬 연못은 땅이요, 가운데 동그란 섬의 형태는 하늘을 의미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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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편에서 본 해월종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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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세와 맥의 흐름을 직접 보고 배우는 풍수지리 강의는 계속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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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 담장 너머에서 훔쳐 본 장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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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강의는 계속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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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택에서 보이는 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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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뒤편으로 울창하게 자라고 있는 소나무 숲. 모두 적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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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자락에서 본 해월종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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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채에서 부친과 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황의석 종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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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봉, 특이한 모양의 기형감이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