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 최고의 오지 너구마을(2014.9.5)
아직은 짱짱한 여름인 9월초. 주왕산 사무소 특별봉사 요청이 있어 취지도 모른채 참석한다.
늘 그러하다. 운영진이나 사무소측에서 사전에 행사의 요점을 간략하게나마 알려 준다면 거름지고 장에 가는 일이 없을 것이다.
아마 인원요청의 취지는 추석을 앞두고 월외리 너구마을 주민들과의 간담회(?)에 따른 인원동원인 듯하다
너구마을은 마지막으로 남은 주왕산 국립공원 최고의 오지일것이다. 정확한 지명은 청송읍 월외2리다.
이곳 너구마을에서 분지골을 따라 금은광이삼거리로 이어지는 코스는 월외코스라 부르고 주방천 일대의 번잡함에 비해 호젓한 코스다.
그도 그럴것이 월외코스는 뚜렷이 내세울만한 특별한 경관이 없을 뿐더러 월외리 탐방지원센터에서 본격적인 산행들머리가 되는 너구마을까지는 약 3.4km가 되는 시멘트길을 꼬박 한시간동안 지루하게 걸어야하기 때문이다.
도중에 달기폭포, 또는 월외폭포로 부르는 폭포가 하나 있어 그나마 볼거리를 제공하는 편이지만 주방천에 있는 폭포에 비해서는 초라할 뿐이다.
너구마을 주민들은 모두합쳐도 채 10명이 되지 않는듯하다. 현재 7가구가 산다지만 상주하고 있는 가구는 5가구 뿐이다. 모두가 연로하신 노인분들 뿐이다.
행사가 오후에 있었던 관계로 오전엔 주민들의 일손을 도왔다.
두 개조로 나누어 한 조는 제초기를 동원하여 묵정밭에 풀베기 작업, 또 한 조는 주민 과수원에 난 잡초를 제거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점심으로 달기약수터 근처에서 시원한 냉면으로 배를 채우고 다시 너구마을로 들어갔지만, 행사시간까지 시간이 남아 하릴없이 너구마을 구석구석을 어슬렁 거린다.
▲너구마을로 들어가는 길에서 이장님과 만나다. 이장님께선 송이 출하하러 공판장 가는 길이란다.
덕분에 큼직한 송이 두 놈을 얻어 술 안주로 대신한다. 올해는 송이 풍년을 예상하지만 기대만큼 그리 풍성하지 못한 모양이다.
소주 한 잔에 송이 한 점을 입안에 넣자 특유의 송이 향이 한동안 입안을 향긋하게 해 준다.
그렇게 이장님이 볼일을 보고 오실 동안 이집 저집을 기웃거리다.
▲너구마을인 월외2리 마을표석- 지형도엔 너구동으로 표시하고 있다.
저 앞 개울을 건너는 잠수교를 지나면 분지골을 따라 금은광이로 이어지는 한적한 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지금은 주왕산 외씨버선길로 통한다. 가을 빛 좋은 날 그 길을 걸으면 세상의 모든 시름을 잊을 잊을 만큼 호젓하고 깨끗한 길이다.
▲왕고들빼기
▲강활인지, 구릿댄지, 누릿댄지... 늘 볼때마다 햇갈리는 식물이다.
▲가시오가피
▲ 배풍등
▲ 뉘 집 텃밭엔 당근이 자라고
▲참취꽃도 지천으로 피어있다.
▲쥐손이풀
▲닭의장풀
▲이것도 왕고들빼기
▲개똥쑥 같은데...
▲이름이 뭐였더라...
▲일행들의 왁자한 소리에 달려가 봤더니 짖궂은 이가 살모사의 배를 갈라 새끼를 꺼내놓았다.
덕분에 살모사 새끼가 나오는 진귀한 과정을 지켜보게 되었지만 죄 받지 않을런지...
▲새끼 살모사가 껍질(?)을 뚫고 나왔다. 새끼라고 얕봐선 안된단다.
방금 태어난 놈이지만 독이 있다고...
점심먹고 와서 다시 그 자리로 가 보았더니 모두들 어디론가 사리지고 없었다.
▲머루
▲하수오 같은데...
▲하수오 씨방
▲이놈에 대해선 늘 헷갈리지만, 좀더 공부하여 쉽게 구별하는 능력을 키워야 겠다.
▲익모초
▲같은 익모초지만 위에 있는 넘과 잎모양이 다르다. 익모초도 종류가 있나?
아니면 아랫잎과 윗 잎의 모양이 원래 저렇게 다른건지...
▲고마리
▲역시 헷갈려...
▲물가엔 물봉선도 지천이다.
▲며느리밑씻게
▲이건 모르겠다.
▲꽃층층이꽃인지... 헷갈려...
▲좀깨잎나무(거북꼬리와 비슷하지만 꽃이 피니 구별이 쉽다)
▲달맞이꽃
▲돌나물
▲너구마을 개울가 마지막 집
마당엔 어른이 들어가고도 남을 큼직한 항아리가 있길래 안을 살펴봤더니 항아리에 몇 개의 구멍이 뚫려있다.
마을 어른들께 물어봤더니 예전 술을 담그기 위해 밥을 찌던 항아리란다.
▲오후 행사를 위한 준비
▲구기자꽃
▲구기자 열매
▲또 구기자 꽃이네
▲마을에서 예전에 보지못했던 유독 돋보이는 가옥이 있어 올라가 보았다. 매번 산행시간에 쫒겨 궁금증이 있었던 집이다.
일반주택인가 하였는데 다가가서 보니 "우천사"란 절집이었다.
우천사는 절집이라기보다는 병원에서 치료가 되지 않는 난치병을 치료해 주는 곳이라 한다.
마당에는 다양한 석상들이 서 있어 이채롭다. 모두가 금색칠을 하여 보기에는 돌로 보이지 않지만 모두 석상이라고 한다.
주인장이 7년 전 이곳으로 이사와 혼자서 가꾸고 꾸몄다고 한다. 지난 2011년 문을 열었다.
▲우천사 12지신상
▲이건 무었을 의미하는지...
▲좁은 마당에 너무 많은 석상이 있어 좀 난잡해 보인다.
▲가오리가 여기 온 까닭은?
▲문어도 있네...
▲아직 금칠을 하지 않은 석상도 있고
▲우천사에서 내려다 보이는 마을... 모두 사람이 살지 않는 버려진 집들이다.
▲우천사는 너구마을과 어울리지 않는 현대식 가옥이다.
▲우천사 쥔장이 서 있다.
그는 지금의 절집을 꾸미기까지 7년을 가꿨다고 한다.
▲수까치게
▲초롱꽃
▲마을 어른들을 위한 본격적인 행사가 이루어지고...
▲개울가에 내려가서 올려다 보다
▲넉줄고사리
▲귀포길에 들른 꽃밭등농원의 꽃사과
▲먹음직스런 자두, 종류가 추희라고 했던가.
가을 자두로 맛과 당도가 뛰어나다. 큰 놈은 사과만하다.
▲꽃밭등농원에서 한동안 자두따기
▲약 한시간반 정도 자두를 따 주고, 노력한 것보다 훨 많은 자두를 선물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