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삼신봉(2012.9.9 비많이 옴)

*코스:청학동-삼신봉-내삼신봉-상불재-불일폭포-쌍계사

 

오랜만에 찾는 지리산 언저리다.

삼신봉. 이미 서너차례 찾았던 곳이지만 값싼 경비와 편안함에 편승하여 알프스 산악회의 꽁무니에 이름을 붙인다.

 

최근 산행에선 비를 자주 만난다.

아니, 뻔히 비가 오는줄 알면서 길을 나섰고, 빗 속에서 산문으로 들었다.

금산 성치산이 그랬고, 밀양 정각산이 그랬다.

내심 오늘만큼은 현지에서 비가 오면 산행을 접고 쌍계사와 불일폭포에서만 노닥거릴 예정이었다.

 

추석을 앞둔 벌초행렬들이 88고속도로를 점령하고 있으니 정체와 서행의 반복이다.

차의 길에 대해선 베테랑이신 한동의 이사장님은 고령에서 국도로 갈아탄다.

누렇게 변해가는 들판은 이제 가을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간간이 비를 뿌리는 차창밖 풍경으로 산으로 가는 환희는 멀어지고 마음은 착 가라앉는다.

골골이 파고든 안개가 꽤 운치있다.

가까운 산자락 허리를 휘감고 있는 산안개는 몽환적이다.

 

삼신봉 들머리가 되는 청학동이 가까워지자 하늘은 훤해지기 시작한다.

결국 청학동에선 잠깐 말개진 하늘에 속아 또 산욕심이 생긴다.

꽃놀이나 즐기려던 생각은 갈팡질팡하더니 결국 산으로 향하는 걸음에 묻힌다.

 

아니나 다를까 삼신봉에 올라서자 잘 참아주던 빗줄기의 기어이 호기를 부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빗줄기는 기세등등해진다.

결국 또 빗물에 밥말아 먹다.

 

비는 간간이 약해지긴 하지만 시종 끊이지 않는다.

안개에 휩싸인 길에서 눈에 익은 풍경들이 나타나면 떠듬떠듬 이 길에서의 옛 기억을 꺼내본다.

송정굴, 쇠통바위, 상불재, 긴 돌길....

물의 풍요로 불어난 불일폭포는 장관을 이룬다.

산에서 만나지 못했던 풍경에 대한 아쉬움은 거대한 물기둥으로 인해 일시에 보상 받는다.

 

비내리는 산길

늘 그러했던 것처럼 일행의 꽁무니에 서서 비에 젖은 들꽃과 눈맞춘다.

그냥 스쳐지나가면 의미없는 꽃일진데 자세히 보면 예쁘다.

가만히 앉아 오래지켜 보아야 사랑스럽다.

이름을 불러주면 꽃도 좋아한다.

사람도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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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엔 조 아래 주차장에서 10여분 발풀을 팔아야 했지만 삼신봉 들머리인 지리산식당휴게소가 있는 곳까지 차로 올랐다.

즉, 탐방지원센터 코 앞까지 대혀버스 진입이 가능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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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방지원센터 앞에서는 잠깐 말개진 하늘에 속아 산문으로 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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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안개에 쌓있 슾에서 길섶 풀꽃에 눈길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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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이곳을 신선샘이라 불렀는데, 이 샘터를 만나면 주능선이 멀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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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능선에 올랐다. 이제 삼신봉까지는 500m 거리다. 낙남정맥 접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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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산죽 사이를 헤치고 들어가면 낙남의 길이다. 온통 산죽으로 덮힌 길을 따라 외삼신봉을 넘어 고운동재까지 갔던 낙남의 길이 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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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신봉에 이르자 하늘은 비를 뿌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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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부엔 말안장처럼 생긴 바위도 있고, 시야는 한 치 앞도 허락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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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주능선의 조망대라는 삼신봉은 온통 안개바다다. 안내판으로 조망을 대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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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내리는 삼신봉에서 점심식사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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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사까지는 8.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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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산길에서 산오이풀, 바위채송화, 바위떡풀, 구절초와 노닥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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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는 내삼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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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삼신봉 아래 바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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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굴

송선굴은 길이 10m 정도의 넓직한 관통굴로 조선시대 학자였던 송선 하수일 선생이 임란당시 이곳에 피난하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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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통바위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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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독바위 갈림길이 있는 1301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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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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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일폭포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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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일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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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리느 비와 습기로 인해 보이는 것에 비해 제대로 된그림을 얻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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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 불일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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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고들빼기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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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봉명산장이라 불렀는데... 백발의 집주인은 몇 해전 세상을 떠났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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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학대-신라말의 고운 최치원이 지리산에 은거할 때 학을 타고 다녔다고 전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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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 쌍계사  몇 해전 직장동료들과 구석구석을 둘러봤으니 그냥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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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영루의 9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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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계사에선 올해 처음으로 꽃무릇도 만나다.

 


*2012.9.9 (비)
*청학동-삼신봉-내삼신봉-상불재-불일폭포-쌍계사(청학동-삼신봉: 2.5km, 삼신봉-쌍계사: 9.0km)

*10:50 청학동 출발(매표소 앞까지 차량이동)
*11:30 샘터(삼신봉 0.8km)
*11:43 주능선(낙남길)
*11:58~12:30 삼신봉, 점심
*12:54 내삼신봉
*13:11 송정굴
*13:40 쇠통바위
*13:56 독바위 갈림길(쌍계사 5.8km)
*14:23 상불재(쌍계사 4.9km, 삼성궁 2.3km) 상불재 이후 계속되는 돌계단길의 연속(무릅이상)
*15:28 불일폭 갈림길(불일폭 0.3km)
*15:35 불일암, 불일폭
*15:57 봉명산방
*16:28 쌍계사
*16:46 주차장
=== 이정표거리: 11.5km, 총소요: 6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