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2리(북벽교)-화장암-태화산-고씨동굴
*일시:2009.6.18(한마음) *날씨:맑고 더움, 연무로 시계불량
*산행상세
상2리표석-(0.5km/12분)-느티나무-(0.9km/25분)-지능선-(0.7km/12분)-화장암-(2.3km/50분)-1031봉-(0.7km/15분)-태화산-(2.3km/50분)-헬기장-(0.7km/20분)-전망바위(고씨굴 갈림길)-(2.7km/1시간)-고씨굴
=== 이정표거리: 11km, 순보행: 4시간, 총소요: 6시간 10분 ===
☞사진으로 보는 산행기 *태화산지도1 *태화산지도2 *태화산지도3
태화산은 강원도 영월과 충북 단양군 영춘면의 경계에 솟은 산이다.
남한강을 지척에 두고 있는 100대 명산의 반열에 오른 산이기도하다. 산행 내내 남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풍광 좋은 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입소문과는 달리 주능선 좌우로 빼곡한 수목으로 인해 조망은 막혀있는 편이다. 남한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자리는 극히 한정되어 있을뿐더러 전망대라고 명명된 곳에서도 시원스런 강줄기의 전모를 볼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태화산은 여름 보다는 겨울에 찾아야 진면목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찾는 이가 그리 많지 않아 인공의 때가 덜 묻은 호젓한 산길과 더불어 산행 후 정상 동쪽에 있는 고씨동굴을 둘러 볼 수 있는 장점을 꼽을 수 있다.
▼상2리 느티마을 입구로는 북벽과 곡계굴 안내판이 있다 -들머리는 표석 건너편 등산안내판 옆으로 오른다.
단양에서 남한강을 끼고 영월로 통하는 595 지방도를 따라 북벽교를 건너 200m쯤 진행하면 산행 들머리가 되는 단양군 영춘면 상2리 느티마을 입구에 닿는다.
도로 왼편으로 <태화산 등산안내도>가 서 있어 들머리는 쉽게 찾을 수 있다. 도로변으로 <상2리 느티마을표석>과 신단양8경의 제1경인 북벽으로 들어가는 입구로 <남한강 굽이도는 북벽> 표식이 큼지막하게 자리하고 있고, 곡계굴(1951년 1월 20일 미군폭격으로 350여명이 집단 희생된 곳) 표시판과 레프팅 안내판등이 서 있어 들머리 주변은 다소 어수선한 편이다.
도로 오른편 느티마을 건너로 남한강가에 병풍처럼 늘어선 석벽이 눈길을 끈다. 만약 이곳을 날머리로 잡을 경우라면 바로 건너로 보이는 북벽을 따라 남한강가를 둘러보는 것도 꽤나 운치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10시 12분, 도로변 등산안내판 오른쪽의 산자락으로 향하는 시멘트길을 따라 산문으로 들어선다.
시멘트길 오르막은 곧 비포장길로 변하더니 4분 후 양계장 앞에 이른다. 양계장 들어서기 약 10m 전 우측으로 <태화산등산로> 이정표를 따라 수풀이 무성한 임도길로 접어들어 언덕을 오른다. 잠시 후 만나게 되는 <태화산정상 3시간, 화장암 1시간 30분> 이정표에서 좌측으로 꺽으면서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주변으로 탐스럽게 익은 검은 오디의 유혹에 잠시 걸음을 멈춘다. 초여름 산행에서 덤으로 얻는 즐거움 중의 하나다.
양계장을 지나 7~8분 이면 평상이 놓여진 아름드리 느티나무 아래를 지나친다. 느티나무 주변에서는 남쪽 건너로 남한강의 북벽 일대를 훤히 조망할 수 있는 전경이 펼쳐진다.
느티나무를 지나면 길은 줄창 지그재그 오르막 일색이다. 바람 한 점 귀한 뜨거운 여름날, 덥고 습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답답한 숲 속에 갇힌 기분이다. 연신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 내느라 수건은 금새 젖어버린다.
느티나무를 지나 25분 가량 땀을 쏟아내고야 겨우 지능선에 올라선다. 올라선 지릉엔 <태화산정상 2시간 10분> 이정표가 반긴다. 이정표 지나 몇 걸음 더 나서면 길은 곧장 지능선을 따르는 길과 능선 오른쪽 허리를 돌아 화장암으로 향하는 갈림길이다. 화장암 가는 길은 뚜렷한 반면 지능선을 따르는 길은 족적이 희미한 편이다.
산허리를 돌아 화장암 가는 길은 편안하다. 길섶으로는 산딸기가 지천이다. 모두들 길을 버리고 풀숲으로 들어가 산딸기 사냥에 열을 올린다. 달작지근하면서도 시큼한 딸기 한 잎 털어 넣자 새로운 힘이 솟는 듯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화장암 대웅전
지능선 이정표에서 산허리를 타고 10분쯤 편안하게 나서면 드릅나무가 심어져 있는 밭뙤기를 지나 화장암에 닿는다.
화장암은 한때 큰 절이었다고 전하지만 현재는 대웅전 하나와 옹색한 요사채만 있어 옛 영화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대웅전만 없었다면 영락없이 외딴 산골의 여염집 같아 보이는 암자엔 부부로 여겨지는 스님과 보살님이 거주하고 계신다.
아무 생각없이 습관적으로 대웅전 앞을 기웃거리는 사이 느닷없는 보살님의 질타가 쏟아진다. 산에 온 사람이면 산길이나 갈 것이지 왜 남의 절마당을 기웃거리냐는 것이다. 하긴 70명이나 되는 대인원이 지나가며 남의 세간살이를 기웃거리는 모양세가 그리 탐탁치는 않았을 것이다.
멋모르고 화장암 절마당에 발을 들여놓은 죄를 백배사죄하며 화장암에 대한 씁쓸한 기억을 남겨두고 쫒기듯 산 속으로 기어든다. 화장암은 삼거리 갈래길로 암자 앞 연못가에 이정표가 서 있다.(↖태화산정상 1시간 40분, →영춘(오사리), ↓영월(북벽) 연못 오른쪽으로 난 길은 595 지방도로변의 오사리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화장암에서 왼편 산길을 따라 낙엽송 숲길은 5분 남짓 올라서면 다시 능선에 올라서게 되고 <태화산 1시간 30분>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는 안부다. 이곳부터 우측 오르막을 따라 태화산 정상까지는 거의 외길에 가까운 능선이다.
안부에서 제법 깐깐한 오르막을 20분 가량 줄창 올라서면 작은 공터를 이룬 897봉이다. 바람없는 여름 숲은 후덥지근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사방이 수목으로 막혀 있으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897봉 이후 능선은 다소 유순해지지만 역시 이렇다 할 조망은 보여주지 않는다. 897봉 이후 30여분 정도면 강원도와 충청북도의 경계능선이 되는 1031봉에 닿는다. 서너평 정도의 공터를 이룬 1031봉은 정상인 태화산보다 높이로 치자면 4m 정도가 더 높은 편이다.
1031봉을 지나면 능선은 한결 부드러워진다. 5분 정도 나서면 좌측으로 <영월, 흥교> 우측으로는 <정상까지 10분>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다. 왼편의 영월,흥교 방면은 영춘지맥 길이다. 여기서 오른쪽 내리막을 따라 안부 하나를 지나 올라서면 다시 이정표가 서 있는 <달곳> 갈림길이다.(이정표: ←달곳 3.0km, ↑태화산성 2.5km, 큰골 2.8km)
이 갈림길을 지나 30~40m 만 더 오르면 태화산 정상(1027m)이다.
삼각점(영월23)을 가운데 두고 단양과 영월에서 세운 각기 다른 정상석 두 개가 나란히 서 있다. 정상석 뒤편 북쪽으로 영월읍내가 보이지만 연무로 인해 그저 뿌옇게 보여 아쉬움만 더 한다. 정상에서 남쪽 방면인 소백산 쪽으로도 그저 산자락만 희붐하기는 매 한가지다.
▼태화산 지난 전망대에서 보이는 굽이도는 남한강과 마대산 - 연무로 선명한 시계를 제공치는 못한다.
뙤약볕을 피한 숲그늘에 앉아 점심을 마치고 고수동굴 방면으로 길을 진행한다.
13분 후 <↑큰골 2.4km, ↓태화산 0.4km> 이정표에서 왼편 밧줄이 쳐진 길을 따라 정면의 작은 암봉을 우회하면 곧 나무다리를 지나친다. 나무다리 지나 2~3분이면 큰골로 내려가는 갈림길 이정표를 만난다.(이정표: ←큰골 2.2km, ↓태화산 0.6km, →고씨굴 5.1km) 흥월쪽 큰골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 고씨굴 방향으로 5분 가량 나서면 벤치가 마련된 전망대에 닿는다. 모처럼 남한강이 시원스럽게 내려다 보이는 곳으로 남한강 건너로 마대산이 빤하게 건너다 보인다.
이후 고씨굴까지는 촘촘히 거리 표시를 하고 있는 이정표를 자주 대하게 된다. 태화산에서 50분 가량 능선길을 따라 나서면 풀밭을 이룬 넓직한 헬기장을 지난다. 헬기장을 지나면 곧 <고씨굴 3.36km> 이정표가 있는 안부를 지나게 되는데 안부 왼편 사면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족적은 팔괴리 오그란이쪽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이다. 이 안부에서 3분만에 올라선 봉우리인 915봉엔 이정표까지 갖춘 오그란이 방면 갈림길이 있다.(이정표: ←팔괴리 1.7km, 태화산성 0.3, →고씨굴 3.3km, ↓태화산 2.4km) 915봉은 예전 산성터였음을 알리는 돌무더기 흔적들이 보인다. 왼편 팔괴리 방면으로 태화산성 이정표가 있는 걸로 봐서 이 일대부터 산성터가 시작되는 듯하다.
915봉을 지나 5분이면 예전 철탑이 있었던 흔적의 받침대만 남아있는 널널한 평지지형에 닿는다. 철탑자리에서 몇 걸음만 더 나서면 <←고씨굴 3.0km> 이정표를 만나게 되는데 이정표 오른쪽 아래의 뚜렷한 갈림길로 표지기가 여럿 걸려있다. 그 길은 영춘지맥으로 이어지는 길로 영월에서 내려오는 남한강과 옥동에서 흐르는 옥동천이 합수되는 각동마을로 내려서는 길이다.
철탑터에서는 이정표가 지시하는 왼편 고씨굴 방향의 능선을 따른다. 봉우리 하나를 오르내리면 10여분 후 <→고씨굴 2.7km, ↓태화산 3.0km> 이정표가 있는 전망대 아래에 닿게 된다. 바로 앞 전망대 역할을 하는 바위 위에 오르면 동강이 보이고, 남한강 줄기와 함께 북쪽 건너로 영월읍과 별마로천문대가 있는 봉래산이 가깝게 보인다.
전망대에서 되내려와 사면 내림길인 남동쪽 바위 안부를 넘어 고씨굴 방면으로 내려서는 길은 사면을 비스듬히 진행하는 지릉을 타는 길로 고씨굴까지는 특별한 갈림길 없이 내리막 일색으로 이어진다. 또한 곳곳으로 고씨굴까지의 남은 거리를 알리는 이정표가 300~400m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어 든든한 길잡이가 된다.
하지만 고씨굴이 가까워지면서 급경사 구간이 있으므로 산행막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지능선 날머리 부분의 묘 1기를 지나면 능선상으로는 더 이상 길이 없고 좌측 산사면을 돌아 나간 후 건너편 지릉으로 갈아탄 후 급경사 지대를 내려서면 바로 아래로 남한강과 고씨굴교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테크에 닿는다. 이 전망대에서 철계단과 통나무 계단길을 내려서면 고씨굴 입구에 닿는다. 입구로는 식수대가 있다.
주능선에서 방향을 전환하여 고씨굴 입구까지 약 3km 구간을 내려서는데는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하산 후 산악회측에서 고씨굴 관람을 위한 매표를 미리 해 두었기에 고씨굴 관람 후 고씨굴교(길이 263m)를 넘어서면 고싸굴주차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