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소동(보현산휴게소)-법용사-부약산-보현산-입석지-용소동]

 

*산행상세
용소동(보현산휴게소)-(20분)- 식수기념비(입석지 갈림길)-(25분)-법용사-(5분)-체육시설(공터)-(12분)-석이덤 전망터-(6분)-부약산-(15분)-822봉(전망터)-(30분)-팔공보현기맥갈림길(철망팬스)-(12분)-보현산 시루봉(천문대, 상봉 왕복 20분 소요)-(22분)-절골, 입석리 갈림길(가-22팻말)-(15분)-솔숲무덤-(15분)-안부-(3분)-전원주택-(12분)-입석지-(13분)-35번 국도-(3분)-보현산휴게소
=== 약 10kn, 순보행: 3시간 18분, 총소요: 6시간 ===


 

용소동에서 법용사 부약산을 거쳐 보현산을 올랐던 오래 전 기억들이 낡은 흑백사진처럼 아득하다. 허나 기억은 선명하다.
추억 속 그 길에서 함께 웃고 땀흘렸던 사람들의 이름을 꼽아본다. 이미 20년이 가까워진 세월이다. 기록을 들춰봤더니 그 당시 세 번 정도 이 길을 지나쳤었다.
사실 용소동에서 보현산을 올랐을 경우 원점회귀가 마땅치 않아 외면당할 수도 있는 코스지만 최근 들어 보현산 시루봉에서 남릉을 타다가 입석지쪽 지릉으로 갈아탄 후 입석동쪽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소개되므로 해서 원점회귀에 가까운 산행코스가 알려졌기에 그 길을 따라 걸어본다. 이 코스는 초반 법룡사까지의 임도와 후반부 입석동에서 출발지인 용소동까지의 차길을 따라 걷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원점회귀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다. 능선에서는 거대한 바위덩어리인 석이덤에서의 뛰어난 조망이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35번 국도변의 법용사 안내판- 법용사 초입으로는 보현산 등산안내판이 있어 쉽게 들머리를 찾을 수 있다.
bohyun08.jpg산행 출발지인 용소동은 영천에서 청송으로 통하는 35번 국도변이다. 도로변에 " S-Oil 보현산주유소" 와 "보현산 종합휴게소" 가 나란히 있어 산행 기점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영천에서 진행할 때는 화북을 경유하여 국도변 댐공사 현장을 지나면 곧바로 용소동이다. 보현산 댐공사는 2014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생태계의 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물 빛과 어우러진 주변의 풍광이 한층 어울릴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용소동 보현산휴게소 옆으로는 "법룡사 2.2km"를 알리는 안내판과 보현산등산안내도가 있어 초행이라도 쉽게 초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안내판은 보현산 천문대까지 5km를 표시하고 있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자 휑한 풍경이다. 20년 전과 별반 달라진게 없다. 시멘트 길이 끝나고 흙길로 들어선다.
과수나무 아래로 쑥이며, 냉이가 파릇하게 자라고 있고, 광대나물도 분홍 꽃대를 올리고 있다. 따스한 햇살 가득한 3월 말의 보현산 기슭엔 지난 겨울을 대견하게 견딘 봄이 숭~숭~ 돋아나고 있다. 노란 생강나무꽃 피어오르는 임도를 따라 타박타박 걷는 동안 내 마음도 어느새 봄물에 젖어 드는 듯 하다.
20여분 가까이 올라 산길이 크게 왼쪽으로 굽도는 지점으로 식수기념비가 서 있다. 이 지점으로 "보현산 5번구조점"과 차량교행불가 안내판이 서 있다. 입석동쪽 입석지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부약산 법용사 가는길" 이라 적힌 하얀 빗돌이 가리키는대로 계속되는 임도를 걷는다. 차가 다니는 길치고는 거친 오름이다. 차의 길에서 두 번의 지름길을 따라 임도를 벗어나 다시 합류하면 곧 법용사에 닿는다. 출발지에서 천천히 걸어 45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bohyun09.jpg▶법용사(法龍寺)-법용사는 1910년경 황재준이라는 이가 몹쓸 병을 앓고 눕자 그의 아내가 이 산에 와서 백일기도 끝에 얻은 산삼으로 치유되고 나서 세운 절이다. 그 산삼을 캔 봉우리 이름도 남편 약을 내려주었다고 해서 부약산(夫藥山:791m)이라고 했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별반 변한 것없는 법용사는 기척없다. 아니, 예전에 비해 요사채와 스님의 차고가 새로 생겼지만 분위기는 20년 전만큼이나 고즈넉하다. 절마당에서 왼편 산자락으로 보이는 부처바위에 한동안 눈길 준다. 철철 넘치는 샘터 앞에서 물 한 바가지 시원하게 보시받고 다시 길을 잇는다.
법용사 산신각을 지나쳐 5분 가량 비탈을 오르면 난데없는 체육시설물이 설치된 공터가 나타난다. 이 높은 곳에 체육시설이라니.... 좀 생뚱맞다는 생각이다.
체육시설 뒤편으로 거대한 석이덤 바위가 철옹성마냥 솟아 있다. 정상적인 길은 바위 왼편 능선을 애돌아 오르도록 되어있다. 승현형님, 철균형님 두 분 일행은 이미 능선마루를 향해 저만큼 앞서가고 있다.

▼석이덤 상단 전망터에서는 입석동일대와 별빛마을로 넘어가는 간여재가 그림처럼 내려다 뵌다 - 왼편 뒤로 기룡산
bohyun10.jpg이 체육시설물이 있는 곳에서는 등산로를 선택할 수가 있다. 능선으로 향하는 반듯한 길은 석이덤 왼편을 돌아 오르는 길이고, 다른 길은 족적은 없지만 사면을 따라 곧장 바위 아래로 진행한다면 석이덤 바위 아래에서 약 10m 정도 길이의 바위굴을 통과하는 스릴을 맛 볼 수도 있다. 거대한 두 개의 자연바위가 만들어 낸 좁은 미로는 워낙 틈새가 좁아 베낭을 맨 채로는 절대 통과할 수가 없다. 바위굴을 통과하여 가파른 사면을 기어 오르면 주등산로의 "보현산 가-11" 팻말이 있는 능선에 닿게 된다. 석이덤 전망터를 약 20m 정도 지나친 지점으로 능선 바로 왼편이 석이덤바위 상단 전망터가 된다.
소나무 그늘과 벤치가 마련된 전망터에서의 조망은 시원하기 그지없다. 왼편으로 가야 할 부약산과 보현산이 보이고, 저 앞으로는 기룡산과 그 너머의 운주산이 아득하다. 오른쪽 멀리로는 팔공산 정상부의 시설물까지 시야권 안으로 들어온다.
발 아래로는 입석리 일대와 입석에서 보현산 별빛마을이 있는 정각동으로 통하는 고개길인 간여재 주변이 그림처럼 아름답게 펼쳐진다. 이곳에서 건너편 산세를 보고 있노라면 보현산 시루봉에서 간여재를 지나 815.6봉을 이은 후 입석리로 떨어지는 코스에 욕심이 절로 생길 것이다.

조망터에서 막걸리 한 순배를 돌리는 동안 맵싸한 바람에 한기를 느낀다. 산 아래는 봄기운 그득하지만 산정은 아직 봄이 가뭇한 모양이다.
석이덤바위 전망대에서 6~7분 이면 거치게 되는 야트막한 산봉이 부약산(791m)이다. 이렇다 할 특징도 없이 워낙 펑퍼짐한 곳이라 봉우리로 여겨지지도 않지만, 옹이진 소나무가 양 팔을 펼친 듯 의자모양으로 자라고 있는 곳이다. 이후 능선을 따라 15분 정도면 작은 바위전망터를 지난다. 능선 중간지점쯤으로 가야할 시루봉과 지나온 석이덤이 잘 보이는 곳이다. 전망터 아래로 "보현산 1.4km, 법룡사 1.4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전망터를 지나 은근한 오르막 능선 30분 이면 팔공보현기맥과 만나는 3거리인 철망팬스에 닿는다.(이정표; 법룡사 2.4km, 보현산 0.4km)  왼편은 팔공기맥을 따라 35번 국도상의 노귀재로 연결된다. 철망팬스를 따라 오른쪽으로 12분 정도면 보현산 시루봉이다. 시루봉은 활공장으로도 사용되는 곳이다. 건너편 상봉까지는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오랫만에 천문대를 둘러보고 점심 먹는다고 노닥거리는 사이 1시간 30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원점회귀를 위해서는 시루봉에서 산불초소가 내려다 보이는 남릉을 따라 정각동 별빛마을쪽으로 내려선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12분 가량 내려서면 "보현산 가-22" 팻말이 서 있는 갈림길이다.
여기서 오른편 시그날 몇 개가 걸려 있는 지능선으로 갈아타야 입석동 방면이다. 정각동으로 이어지는 직진 능선길이 워낙 뚜렷하여 길을 놓치기 쉬운 지점이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측 지능선길로 접어들면 제법 가파른 길이 잠시 이어진다. 10여분 내리막을 치달으면 왼편으로 간여재로 연결되는 듯한 희미한 갈림길을 지나치게 되고, 다시 10여분 이면 지능선 상의 작은 돌탑을 지나친다. 7분 후 솔숲 능선상에서 무덤을 만난다. 우측 건너로는 간간이 석이덤이 보이기도 한다.

 

▼지능선을 타고 20여분 내려서면 양 팔을 벌린 듯 굽어 자라는 소나무 사이로 작은 돌탑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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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옆으로 마치 벽돌로 쌓아 올린 듯한 기이한 자연석 바위를 지나쳐 내려서면 3분 후 반듯한 무덤2기를 만난다. 무덤 바로 아래로 4거리 안부다. 이 안부에서는 좌우 어느쪽으로 내려서도 전워주택단지 지역으로 내려서게 된다. 안부 오른쪽길로 내려서자 계곡 옆으로 전원주택 한 채가 나타난다. 이후 차길을 따라 내려서면 연속된 전원주택단지를 지나 10분 후 입석지 옆을 지나치게 된다. 입석지에서 시멘트 길을 따라 15분 이면 출발지인 용소동 보현산휴게소에 닿는다. 마을이 끝나는 지점에서 우측 과수원 사이로 난 시멘트 길을 따르면 원점까지의 발품을 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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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제공 산행개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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