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소설 "토지"의 주무대인 악양벌과 섬진강을 굽어보는 맛이 일품]
*산행코스:노전마을입구-청학사-성제봉-신선대-최참판댁갈림길(고소성 왕복)-최참판댁
*2009.3.12(한무리)
*산행상세
노전마을입구 표석-(30분)-청학사-(13분)-공터-(45분)-너덜지대-(5분)-샘터-(35분)-성제봉 북봉-(5분)-성제봉표석-(10분)-헬기장-(13분)-철쭉재단(강선암갈림길)-(10분)-구름다리(신선대)-(1시간)-봉화대-(10분)-통천문-(8분)-최참판댁 갈림길(고소성왕복:20분)-(25분)-최참판댁-(3분)-주차장
===이정표거리: 순보행:4시간 40분, 총소요:6시간===
남해고속도로 하동 나들목을 빠져나와 섬진강을 거슬러 쌍계사로 이어지는 19번 국도변으로 매화꽃이 만발하다. 이 길은 언제 지나쳐도 정감가는 길이다. 매화꽃 지고나면 섬진강변은 다시 벛꽃잔치를 이룰 것이다.
19번 국도에서 최참판댁, 성제봉을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악양면사무소를 지나 노전마을 표석이 있는 3거리에서부터 발품은 시작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라면 마을 안쪽 청학사까지 차량을 이용할 수 있겠지만 대형버스는 통행이 곤란하므로 대부분 단체 산객들은 이곳 노전마을 입구 버스정류장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하게 된다.
노전마을 입구를 알리는 표석과 <형제봉 6.7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지시하는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선다. 높다란 석축을 쌓아 논밭을 일군 노전마을 어귀로 들어서면 저 앞으로 신선대 암봉이 동그랗게 올려다 보이고 신선대를 연결하는 구름다리가 아슬하게 걸쳐져 있는 모습이 보인다.
6~7분 마을길을 따라들면 노전마을회관을 지나치게 되고 계속되는 시멘트길을 따라 10여분 더 올라서면 삼거리로 오른쪽 청학사방면 이정표를 따라 90도 꺽어 나간다. 이제 정면으로 성제봉이 우뚝하게 올려다 보인다.
12분 후 목장승 3기가 서 있는 청학사 입구 3거리에 닿는다. 장승 뒤로 소형차 몇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터가 있다. 청학사가 왼쪽 위로 보이고 <형제봉 4.7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오른쪽 방향의 길을 가리키고 있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오른쪽 길은 성제봉 남동쪽의 수리봉(874m) 쪽으로 연결되는 길로 여겨진다.
장승3구 앞에서는 왼쪽 청학사쪽으로 올라선다. 그리 규모가 크지않은 청학사는 대웅전 뒤로 온통 돌탑과 석문을 만들어 놓은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다. 절마당에선 건너편으로 칠성봉(891m)이 오똑하게 건너다 보인다.
▼청학사 전경-건너편 산자락으로 칠성봉이 보인다.
절집에서 되내려와 절을 오른쪽에 두고 시멘트 길을 따라 몇 발자국 나선 후 전봇대에 성제봉이라 적어놓은 우측길로 접어든다. <등산로폐쇄> 안내문을 지나 임도수준의 넓직한 대숲길이 이어진다. 은근한 오르막이다.
10분 가량 이어지는 대숲을 지나면 넓직한 공터가 나타나며 본격적인 오름이 시작된다. 돌과 산죽이 어우러진 길로 계속되는 급경사 오르막이다. 대개의 산길은 급한 오르막 앞에서 이리저리 굽돌아 가게 마련인데 성제봉 오름길은 예외가 된다. 한치의 여유도 없는 된비알의 연속이다. 오름길 곳곳에 고로쇠를 채취하는 호스가 깔려있다.
청학사를 기점으로 1시간 가량 올라서면 악양면 일대가 내려다 보이는 너덜지대를 지나 큼직한 플라스틱 물통을 받쳐놓은 샘터에 닿는다. 샘터를 지나 잠시 이어지던 돌길은 산죽길로 바뀌면서 더욱 가파르게 고추선다. 도무지 끝을 가름할 수 없는 길고 힘든 오르막이다. 체력이 기진해서야 겨우 주능선에 올라붙는다.
주능선이 가까워지면 길은 다소 수그러지며 오른쪽 사면 허리길을 타고나가서 능선과 연결된다. 샘터에서 좌우로 큼직한 봉우리가 보이는 주능선까지는 3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능선에 올라서면 이정표가 서 있다.<→성제봉 0.17km, →청학사 4.3km, ←신선대 1.74km> 올라왔던 쪽으로는 <등산로패쇄>간판이 붙어있다. 이정표는 오른쪽 건너의 큼직한 암봉을 성제봉으로 표시하고 있지만 성제봉 정상석은 왼편 봉우리에 설치되어 있다. 국립지리원지형도에는 삼각점이 있는 1115봉에 형제봉과 성제봉을 병기하여 두었지만 현지 지형은 1115봉 못미친 이곳 1108봉의 형제처럼 마주보고 있는 두 개의 봉우리를 형제봉이라 부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정표에서 오른쪽 북봉까지는 5분이면 된다. 정상부는 깃대와 성제봉철쭉 안내판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서 계속 직진하여 100m 정도 진행하면 수리봉 능선과 만나는 3거리로 삼각점과 이정표가 있는 1115봉이다.(이정표:활공장 1.2km, 청학사 4km, 형제봉 0.3km) 활공장 방면의 길은 거사봉(1113m) 직전에서 삼신봉이나 쌍계사방면으로 이어갈 수 있는 길이다.
여기서 다시 성제봉쪽으로 되돌아 나온다. 정상석이 있는 남봉까지는 온 길을 되짚어 5분 거리다.
정상석이 있는 성제봉에 서면 북쪽으로 지리산 천왕봉이 시야에 잡히고 그 왼편으로 촛대봉 반야봉 노고단에 이어 왕시루봉까지 펼쳐지는 지리주릉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남쪽으로 백운산까지 또렷하게 꼽아 볼 수 있다.
하지만 성제봉에서 최고의 조망은 역시 섬진강과 악양벌이라 하겠다. 발 아래로 넓게 펼쳐진 악양들판과 유연한 물돌이를 보이는 섬진강이 그림처럼 다가온다. 동쪽 건너 칠성봉, 구제봉 능선 안쪽으로 안온하게 자리잡고 있는 악양면의 넉넉한 벌판이 마냥 평화로워 보인다. 기회가 된다면 악양을 감싸고 있는 울타리가 되는 성제봉-거사봉-칠성봉-구제봉능선을 밟아보고 싶은 욕심이 절로 생긴다.
정상표석 동쪽 아래의 무덤가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이 무덤은 비석을 정상암릉 바위벽에 세겨놓은 모양이 이색적이다. 정상 아래 무덤에서 남쪽으로 10분 가량 진행하면 훤하게 조망이 트이는 헬기장(1054m)이다. 헬기장에서는 악양벌과 섬진강을 더욱 폭 넓게 볼 수 있다. 헬기장 한켠으로는 주변산세를 설명한 안내판이 있어 실제 주변 산자락과 대조하며 일일이 찾아보는 맛도 솔솔하다.
헬기장을 지나면서부터는 성제봉 철쭉군락지와 신선대쪽 철계단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 일대가 성제봉에서 가장 뛰어난 전경이 펼쳐지는 곳으로 여겨진다. 누런 억새와 철쭉나무가 어우러진 길을 따라 내려오면 철쭉재단 앞 이정표가 있는 강선암 갈림길이다.(이정표: 강선암 2.2km, 신선대 0.36km, 고소성 4.2km, 성제봉 1.55km, 약수터 0.05km) 성제봉 철쭉재는 매년 5월초에 열린다고 하니 시기만 잘 맞추면 철쭉과 어우러진 성제봉의 또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헬기장 지난 내림길에서 본 철쭉군락지▶
이정표를 지나면 곧 철다리를 건너게 되고 쇠줄이 설치된 내리막 급경사에 이어 철계단길을 올라서면 구름다리를 건너게 된다. 구름다리를 건너서게 되는 곳이 신선대(903m)다. 역시 확 트인 조망을 선사하는 곳이다.
신선대를 내려서면 큼직한 바윗돌이 약쪽으로 서 있는 석문 아래로 내려서게 된다. 신선대 지난 길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송림 우거진 길로 이어진다. 작은 철계단도 나타나고 올망졸망하게 생긴 기이한 바위들과 조망터들이 소나무와 조화를 이뤄 곳곳으로 나타난다. 또한 요소요소에 현위치를 알리는 포스트 번호가 씌여진 구조표시판이 서 있다.
신선대를 지나 50여분 나서면 14번 포스트에 585봉이라 적은 봉우리에 올라서게 되는데 처음에는 이곳이 봉수대인지 알았건만 이곳에서 왼편으로 보문사 갈림길이 있는 안부를 지나 올라선 봉우리에 봉화대라 적힌 15번 포스트를 만나게 된다.
국립지리원 지형도에선 14번 포스트가 있는 곳이 615봉으로 되어 있고, 봉화대라 적힌 15번 포스트지점은 신선봉(586m)로 표기되어 있다. 봉화대는 밑둥만 남은 고목과 돌무더기가 있다.
봉화대를 지나 10분이면 통천문이라 불리는 좁은 바위틈새를 지나게 된다. 한사람 겨우 통과할 수 있는 바위틈이다.(16번 포스트) 통천문을 빠져 나오면 악양벌이 더욱 드넓게 펼쳐져 보이고 왼편 바로 아래로 최참판댁과 촬영세트장이 내려다 보인다. 통천문을 지나 10분 가량 내려서면 17번 포스트가 서 있는 최참판댁 갈림길 안부에 닿는다.
일행의 산행계획은 이곳에서 최참판댁으로 내려서서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인 최참판댁 관람으로 산행을 종료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초행의 성제봉에서 고소성을 빠트린다는 것이 못내 섭섭하여 고소성까지 들러보기로 한다.
최참판댁 갈림길에서 직진능선을 따라 얕은 산봉 하나를 지나면 불과 5분만에 고소산성을 만나게 된다. 산성초입에 <한산사 0.8km, 주차장 0.9km> 이정표가 있다.
말끔히 복원된 산성축대를 따라 나서면 코 아래로 섬진강 불돌이가 내려다 보이는 곳으로 멋진 소나무 한그루가 산성 축대위에 자라고 있어 운치를 더한다. 소나무 아래로 산성통로가 되는 남문이 있다. 남문에서 왼쪽 아래로 내려서면 고소산성 안내문이 서 있지만 글씨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낡았다.
산성안내판에서 3~4분만 내려서면 외석문방향 이정표를 만난다.(이정표:외석문 35m, 한산사 0.45km, 고소성 0.35km, 신선대 4.2km) 여기서 외석문 방향으로 능선을 계속 타면 외둔마을로 연결된다.
곧장 한산사까지 내려선 후 최참판댁으로 진행할 수도 있겠지만 오늘은 한산사 갈림길까지만 확인하고 아쉽지만 다시 최참판댁 갈림길이 있던 곳까지 도돌이표를 찍기로한다. 되돌아 올라오는 길이 힘에 겹다. 부지런히 서둘렀지만 한산사 갈림길까지 갔다가 최참판댁 갈림길이 있는 안부로 되돌아오기까지는 왕복 30분이 소요되었다.
최참판댁 갈림길이라 표시된 17번 포스트지점에서 우측으로 내려서는 길은 급한 내리막이다. 다소 급한 경사를 내려오면 넓직한 길로 변한다. 20분 정도면 평사리문학관 뒤 담장에 닿는다.
평사리문학관과 최참판댁을 둘러보는 것으로 성제봉 산행은 마무리된다.